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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그 대답에 장해진의 찌푸렸던 이마가 스르르 풀렸다.

“너도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야. 남녀 간의 일은 만옥 이모가 너한테 가르쳐줄 거야. 될수록 3년 안에 아이를 가져.”

아, 아이...

장소월은 때때로 자신이 정말 가여웠다. 동시에 두려움이 엄습하기도 했다.

그녀는 영원히 아이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었다.

전생에도 없었고, 이번 생에도 없을 것이다. 두 번 모두...

장소월에게 남은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강만옥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맞은편에 앉은 남자를 쳐다보았다.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빙그레 웃으며 말이다.

식사를 마친 뒤 장소월은 방으로 돌아가 샤워를 했다. 욕실에서 나와 마른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닦고 있을 때 갑자기 들려온 노크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그녀는 악마라도 만난 듯 잔뜩 경계하며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소월아, 자?”

강만옥의 목소리에 장소월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문을 열어주었다.

강만옥이 박스 하나를 안고 안으로 들어왔다.

“이모, 무슨 일 있으세요?”

“네 아버지가 이걸 가져다주라고 해서 왔어.”

강만옥이 상자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장소월이 문을 닫고 상자를 열어보니 CD 하나가 들어있었다.

“오늘 밤 이걸 봐.”

CD에 붙어있는 그림을 본 순간 장소월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위엔 알아볼 수 없는 일본어와 섹시한 차림의 여자들이 야릇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추측할 수 있었다.

장소월은 황당함에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강만옥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여자로서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야. 미리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지. 여자에겐 얼굴뿐만 아니라 침대 위에서의 스킬도 중요해. 소월아, 넌 이미 예쁜 얼굴을 타고났어. 절대 그 미모를 낭비하면 안 돼.”

그녀의 말엔 다른 의미도 담겨 있는 듯했으나 장소월은 모르는 척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만 보고 있었다.

강만옥은 피식 웃으며 방을 나섰다.

아버지는 그녀를 강만옥과 같은 여자로 만들려는 건가? 얼굴과 몸만으로 남자를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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