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80화

창밖에서 날이 저물 때까지 자고 있던 장소월은 책을 넘기는 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그녀의 침대 옆에 강영수가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베이지색 스웨터를 입고 목의 푸른 문신을 드러내고 있었고 부드러운 불빛이 그의 옆얼굴에 떨어졌다.

하지만 그가 고개를 돌렸을 때 전연우의 얼굴이 보였다.

장소월은 화들짝 놀라 손을 짚고 일어나 거리를 두었고, 그의 얼굴을 완전히 보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강영수는 책을 덮고 말했다.

“미안, 시끄러웠지?”

장소월은 벌렁이는 가슴을 안고 쉽게 진정할 수 없었다.

“아니야, 방금 악몽을 꿨어.”

그녀는 머리를 쓸어넘기고 이불을 껴안고 침대에 걸터앉았다.

“왜 여기 왔어?”

“방금 너한테 전화했는데 안 통하더라고.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들어왔는데 자고 있어서, 잠시 보다가 가려고 했어.”

장소월은 그의 다리 위에 똑같이 덮인 이불을 보았고, 강영수는 덤덤하게 입꼬리를 치켜 올리며 그녀가 오해할까 봐 설명했다.

“추워서, 담요를 못 찾았거든...”

장소월은 걱정스러운 듯 다가가 말했다.

“또 다리가 아프기 시작한 거야? 내가 좀 주물러줄까?”

강영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붙어 있으면 따뜻해서 안 아파.”

장소월이 이번에 느낀 심장 박동은 놀라움이 아니라 두근거림이었다.

그녀는 그의 어깨에 기대어 손을 뻗어 머뭇거리다가 그의 허리를 껴안았다. 이것도 동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장해진 쪽에도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 이번 한 번만.

그의 다리 위에 놓인 책을 보며 물었다.

“이 책 재밌어?”

“그럭저럭, 소련 전쟁 시기 사랑 이야기인데 들어볼래?”

“응, 듣고 밥 먹으러 갈래.”

밤하늘의 달빛이 내리쬐고 은빛 빛이 어두운 방에 녹아들어 유리를 통해 창문 앞에 떨어졌다.

따뜻하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방에서 울려 퍼졌고, 남자는 여자의 작은 몸을 끌어안고 있었다. 참으로 아늑한 모습이었다...

같은 시각. 서울.

백윤서는 상인들의 모임 규칙에 익숙하지 않고 술을 마실 줄도 몰랐기 때문에 혼자 조용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