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88화

“좋아. 어떻게 가만두지 않을 건데? 날 깨물 건가? 아니면 단단히 끼워서 나오지 못하게 할 건가? 응?”

배은란은 수줍은 얼굴로 입술을 깨물었다.

“서철용!”

“형수, 또 하고 싶어?”

배은란은 서씨 집안에서 늘 순한 성격이어서 시부모님이 꾸짖어도 화를 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화를 참지 못하고 손에 든 가방을 그대로 내려치고, 하이힐을 신은 발로 그의 발등을 힘껏 밟았다.

서철용은 숨을 들이켜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배은란은 얼굴을 붉히며 가방을 들고 고개도 돌리지 않고 도망갔다. 뒤에 있는 사람이 행여나 쫓아올까 봐 두려웠다.

차에 앉아 거울을 통해 목에 남은 자국을 보고는 눈썹을 찡그렸다. 파운데이션을 꺼내 치욕스러운 붉은 자국을 가렸다.

지난번 그날 이후로 그녀의 몸은 성한 곳이 없었다. 심지어 거짓말을 하고 외지에 가서 진찰을 받고 일주일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시동생과 관계를 맺은 사실을 집안 사람들이 알게 되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감히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절대 이대로는 안 돼. 적당한 타이밍을 봐서 깔끔하게 정리해야겠어.’

남천 그룹.

기성은은 서류를 전달하려고 노크를 하고 사무실에 들어섰다. 하지만 전연우는 보이지 않고 우연히 그 문서를 보았다.

DNA 감정서.

누구와 유전자 검사를 한 것일까?

“뭘 보는 거죠?”

전연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휴게실에서 나오더니, 휴지로 손에 묻은 물기를 닦았다.

“아닙니다!”

기성은은 바로 시선을 옮겼다.

“대표님, 이건 오늘 정리한 회의 문서입니다. 그리고 대표님이 사인하셔야 할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알겠어요.”

기성은이 사무실을 떠난 후, 전연우는 그 문서를 분쇄기에 넣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적어도 영수는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강요하지 않아.”

“넌 절대 영수랑 비교가 안 돼!”

전연우는 지금처럼 짜증 나고 마음이 심란한 적이 없었다.

저녁 8시, 그는 전화를 받고 사무실을 나왔다.

기성은이 마침 문밖에 있었고, 그는 전연우의 뒤를 따라갔다.

“대표님, 지금 누군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