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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백윤서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길에서, 백윤서는 뾰로통한 얼굴로 조수석에 앉아있었고 전연우는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지그시 눈을 감고 있었다.

두 사람은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숨 막힐 듯한 침묵이 차 안을 짓눌렀다.

학교에 도착하자 백윤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기성은이 말했다.

“윤서 씨, 아침밥을 가져가세요.”

백윤서는 그의 말을 무시해버리고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기성은이 걱정되는 마음에 입을 열었다.

“대표님, 윤서 씨는 아직 어린 아가씨입니다. 그냥... 먼저 사과하는 게 어떨까요?”

전연우가 천천히 눈을 떴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의 눈에 익숙한 모습이 들어왔다.

장소월이 만두를 들고 우유를 마시며 걸어오고 있었다. 그 순간 강아지 한 마리가 그녀의 옆으로 달려와 사납게 짖어댔다. 그녀는 깜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만두와 우유를 바닥에 떨어뜨리고는 황급히 학교 안으로 달려갔다.

그 모습을 본 경비원은 다급히 강아지를 쫓아냈다.

그녀는 한동안 달린 뒤 고개를 돌려 강아지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몇 년 전 그녀는 광견에게 하마터면 물릴 뻔했었다. 하여 강아지에게 떨칠 수 없는 트라우마가 자리 잡은 것이다.

겁에 질려 우왕좌왕하는 장소월의 모습에 전연우의 얼굴에 저도 모르게 빙그레 미소가 피어올랐다.

장소월은 교실로 가던 중 다시 6반에 돌아가 책상에 엎드려 쿨쿨 자고 있는 강용을 발견했다.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었다.

“소월아, 소월아, 소월아!”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장소월이 고개를 돌렸다. 소현아가 만두 두 봉지와 우유를 들고 그녀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장소월은 걸음을 멈추고 소현아를 기다렸다.

소현아가 들고 있던 음식을 그녀에게 건넸다.

“이건 네 것이야. 조금 전 강아지 때문에 놀라 떨어뜨리는 거 봤어. 그래서 내가 같은 거로 사 왔어.”

소현아는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이마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고마워.”

이미 사 왔으니 거절할 수가 없었다.

장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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