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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넌 졌어.”

“우리 강씨 집안은 지금까지 너라는 외부인에게 할 만큼 했어.”

노부인이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넌 여전히 그대로구나. 할 말 끝났으니 이제 가. 아줌마, 손님 가신다.”

노부인의 말투는 너무나도 단호했고 눈빛엔 냉담함과 혐오감이 가득했다.

노부인은 확실히 김남주가 싫었다. 그 여자가 아니었다면 영수는 학창시절 그토록 많은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니 말이다.

아줌마가 말했다.

“네. 사모님.”

“아가씨, 이쪽으로 오세요.”

김남주는 도저히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어 소리쳤다.

“제가 이 일을 영수에게 알려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당신이 아니었다면 저와 영수의 관계는 지금처럼 망가지지 않았을 거예요.”

노부인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5년 전 넌 우리 강씨 집안에 발을 들이지 못했어. 지금도 마찬가지야. 난 절대 네가 또다시 내 손자를 해치게 놔두지 않을 거야.”

김남주는 그렇게 강씨 저택에서 쫓겨났다. 위풍당당하던 자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대신 처참히 무너져버린 패배자의 모습만 남아있었다.

그녀는 강영수가 이렇게 쉽게 자신에 대한 마음을 놓았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김남주는 한 번 또 한 번 익숙한 번호에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건 없는 번호라는 야속한 기계음뿐이었다.

그녀가 돌연 얼굴을 굳히더니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

「당신과 손잡을게요. 하지만 절대 그 사람을 다치게 하면 안 돼요.」

문자를 보내고 발걸음을 뗀 순간,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졌다. 고개를 들어보니 하늘 전체가 어둠에 잠식되어 버린 것 같았다.

김남주는 돌아오기 위해 연속 며칠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하여 순간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이다.

...

장소월은 하교할 때가 거의 되어서야 왜 학생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았는지 알 수 있었다.

소현아가 매점에서 잡지 하나를 사와 그녀에게 가져다주었다. 자신과 강영수가 해성에서 다정히 산책하는 모습이 표지에 담겨있었다.

대체 왜 몰래 찍은 것도 모자라 표지에까지 올려 곳곳에 뿌린단 말인가.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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