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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그저 초췌한 얼굴로 낮은 목소리로 말할 뿐이었다.

“네 물건 모두 정리해서 가져가. 그리고... 다시는 오지 마.”

방에 들어가 보니 누군가 이미 청소를 해놓은 것처럼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다.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잠그고 책가방을 내려놓고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이불을 덮고 침대에 누웠다.

바깥에서 싸우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머리가 너무 아파 전혀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이 얼마간 지속된 후, 그녀는 스르르 잠이 들었다.

새벽 한 시.

브레이크 소리가 깊은 밤의 적막을 깼다. 강영수가 차에서 내려 집을 올려다보니 거실 불이 아직 켜져 있었다.

그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현관에 들어갔을 때 도우미가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도련님, 소월 아가씨와 함께 계신 거 아니었어요?”

강영수의 얼굴이 굳었다.

“소월이 안 돌아왔어요?”

돌연 그에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도우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네. 아가씨가 운전기사한테 오늘 밖에서 잘 거라고 하셨대요. 그래서 전... 도련님과 함께 있는 줄로 알았어요.”

강영수는 병원에서 나온 뒤 핸드폰을 봤었지만 부재중 통화나 읽지 않은 문자 메시지는 와있지 않았다.

그가 한 번 또 한 번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줄곧 꺼져있는 상태였다.

뼈를 에일 듯한 차가운 분위기가 그의 몸에서 분출되었다.

“왜 똑바로 물어보지 않은 거야! 소월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다들 내 눈앞에서 꺼져버려야 할 거야! 멍하니 서서 뭐 하고 있어! 얼른 나가 찾아보지 않고!”

“네... 도련님.”

도우미는 강영수가 이토록 불같이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도우미가 나가자 다리가 또다시 발작을 일으키는지 강영수의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그는 소파에 앉아 손으로 이마를 짓눌렀다. 그는 너무나도 무섭고 불안했다. 오늘 김남주에게 가는 게 아니었다.

만약 장소월이 그 일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그는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경호원이 학교 부근의 호텔과 술집들을 샅샅이 뒤져보았으나 장소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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