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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장소월이 전화를 받았다. 통화 내용은 늘 그랬듯 밥은 먹었냐, 뭘 먹었냐 등 일상적인 대화였다. 강영수는 매일 시간을 보며 그녀의 일정을 체크하는 것 같았다.

대부분은 강영수가 장소월에게 전화를 걸었다. 반면 장소월은 핸드폰을 별로 쓰지 않아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문자를 보냈다.

7,8분 뒤 면이 거의 익자 장소월은 젓가락으로 냄비에서 면을 꺼내 그릇에 담았다.

“강 대표님, 파티를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열어 죄송해요. 저한테 함께 술 한 잔 할 수 있는 영광을 주실 수 있을까요?”

부드러운 목소리가 핸드폰 너머로 들려왔다. 아마 해성 명문가의 아가씨일 것이다.

장소월은 잠시 딴생각을 하다가 조심하지 않아 뜨거운 물에 손이 데었다.

조금 전 파티장에서 걸어 나온 허이경은 베란다에 서 있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고 가까이 다가왔다. 그가 통화를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이내 입을 닫았다.

강영수가 못마땅한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자 허이경은 순간 깜짝 놀랐다.

그가 설명하려고 할 때, 장소월이 말했다.

“바쁜 것 같으니까 더 방해하지 않을게. 얼른 호텔에 돌아가 쉬어.”

말을 마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분명 똑똑히 들었음에도 그에게 아무런 설명도 요구하지 않았다.

순간 강영수에게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 그의 눈동자엔 약간의 실망감도 스쳐 지나갔다.

강영수가 핸드폰을 정장 호주머니에 넣고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으며 허이경을 무시해버린 채 그녀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죄송해요. 통화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강영수가 천천히 걸음을 멈추었다.

“그래요? 그럼 앞으로 조심하세요. 당신은 아직 나와 말을 섞을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지 못해요.”

그때 밖에 나갔던 진봉이 핑크색 선물 박스를 들고 들어왔다.

“대표님, 소월 아가씨가 원하셨던 선물 사 왔습니다. 하지만 무슨 맛을 원하는지는 말씀하지 않으셔서 종류별로 모두 사 왔습니다.”

강영수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래층으로 향하는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잘했어.”

그날의 통화 이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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