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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작가: 차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11-15 19:00:00
“까먹었어. 다음엔 꼭 챙길게.”

“응.”

장소월은 강영수의 차에 탔다. 차 안은 에어컨을 켜서 별로 춥지 않았고, 그 외투는 여전히 그녀의 몸에 걸쳐 있었다. 이미 늦은 시간이라 장소월은 차 시트에 기대어 긴 속눈썹을 감고 잠이 들었다.

진봉은 백미러로 확인하고, 차 안의 불빛을 어둡게 조정했다. 차 안은 조용해서 그녀의 얕은 호흡이 잘 들릴 정도였다.

강영수는 담요를 꺼내 조심스럽게 그녀의 몸에 덮어주었다. 장소월은 편안해서 자세를 가다듬더니, 인기척을 느끼며 천천히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를 통해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미안, 깼어?”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장소월은 고개를 숙여 담요를 내려다보고는 졸음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도착했어?”

“아직 좀 남았어. 도착하면 깨워줄 테니까 계속 자.”

“응.”

장소월이 다시 자려는데 문득 따뜻한 손이 그녀를 감싸 안았다. 장소월은 강영수에게 몸을 반쯤 기대고 그의 어깨를 베고 있었다.

장소월은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순간 머리가 맑아졌다.

자세가 친밀해서, 남들이 보기에 영락없는 커플이었다.

하지만 장소월은 그를 밀어낼 수 없었고, 그가 껴안도록 내버려 두었다. 사실 그녀는 이런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이유를 말할 수 없지만, 그냥 별로였다.

진도가 너무 빨라서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장소월은 마음을 늦게 여는 타입이라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전연우는 그들보다 먼저 도착했으니 아마 이미 올라갔을 것이다.

장소월이 가든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차는 성인 남성이 달려서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로 늦게 달렸다.

아파트 밑.

“나 혼자 올라가면 돼. 이미 늦었으니 빨리 돌아가! 도착하면 전화하고!”

강영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응.”

장소월은 총명해서 그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오늘 그의 행동은 이미 장소월에게 들켰다. 강영수는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작별 인사를 한 후, 그녀의 뒷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떠났다.

장소월은 엘리베이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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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베이터를 나선 뒤 서철용이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송시아가 저렇게 날뛰는 것도 한때일 뿐이에요. 전연우의 개인적인 일일 뿐이니 부디 송시아에게 자비를 베풀어주길 바라요.”강지훈이 말했다.“그런 거 나한테 말할 필요 없어요. 당신은 그냥 전연우의 목숨만 살리면 돼요.”“당연하죠.”서철용은 익숙한 길을 따라 수술준비실로 향했다. 이미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고 있던 심장외과 과장이 서철용을 보고는 구세주라도 발견한 듯 달려나갔다.“서 원장님!”서철용이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내가 없는 동안 수고 많았어요. 시간이 급박해서 수술 끝나면 바로 다시 돌아가 봐야 해요. 들어와서 어시스턴트 해요.”“네.”서철용은 무균 수술복을 입고 안으로 들어갔다. 호흡기 단 채 수술대에 누워있는 남자를 본 그의 입꼬리가 위로 씩 올라갔다.“오랜만이야, 전연우!”전연우의 이렇게까지 망가진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소민아는 차가 막히는 바람에 조금 늦게 병원에 도착했다. 수술실 앞에 가보니 한 사람이 더 기다리고 있었다. 소민아는 바로 호흡을 가다듬고 말했다.“이... 이런 우연이! 형부도... 여기 계셨어요?”강지훈은 눈을 감은 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강지훈은 왜 여기에 왔단 말인가?소민아는 강지훈이 앞에 있으니 사나운 호랑이 앞에서 쪽잠을 자고 있는 토끼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무언가 생각났는지 핸드폰을 들고 기성은에게 문자를 보냈다.[서 선생님이 대표님의 수술을 하고 계세요. 대표님 곧 깨어날 수 있을 거예요. 그럼 기성은 씨도 돌아오는 거 맞죠!]소민아는 이번에도 기성은의 답장을 받지 못했다.그녀는 송시아와 임정희가 대체 어떻게 된 건지 너무나도 알고 싶었다.대표님의 수술이 눈앞에 닥쳤는데도 나타나지 않다니.시간이 점차 흐르고 다섯 시간 뒤, 바깥에선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수술 어시스턴트가 땀을 훔쳤다.“서 선생님, 호흡 가다듬으세요. 모든 수치 이상 없습니다.”그때, 상처를 잡고 있던 다른 어시스턴트가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54화

    엘리트 개인 병원.새벽 12시, 담당 간호사가 의식불명 상태로 침대에 누워있는 남자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전연우의 심장 박동 수치가 현저히 내려가기 시작해다. 그녀는 깜짝 놀라 긴급 호출 버튼을 눌렀다.당직 의사가 다급히 달려왔다.“무슨 일이에요? 환자 상태는 어때요?”간호사가 급히 말했다.“환자분의 상처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아물지 않습니다. 약을 발라주려고 보니까 상처에서 대량의 출혈이 발견되었어요. 다른 간호사한테 혈액을 준비하라고 말했습니다.”“지금 당장 임정희 선생님한테 수술을 해야 한다고 알려요. 이제 더는 미룰 수 없어요.”“하지만 저번 회의에서 임 선생님이 말씀하셨잖아요. 이 환자분 심장에 박힌 조각은 제거하기가 너무 힘들다고요. 조금만 빗나가면 심장 혈관을 건드릴 수도 있어요. 지금은 서 선생님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이 수술 못 해요.”“병원에서도 서 선생님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잖아요. 이렇게 해요! 일단 환자분의 가족한테 연락해 병원에 나오라고 해요. 어찌 됐든 이 수술은 반드시 해야 해요.”간호사가 말했다.“아까 이미 연락해봤어요. 하지만 송시아 씨는 연락 두절이에요.”의사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뭐라고요?”그때 소민아는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돌연 걸려온 병원의 전화를 받고 소식을 들은 뒤, 그녀는 바로 전화를 끊고 서철용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서철용은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 상대는 다름 아닌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장소월이었다.핸드폰 너머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장소월이 물었다.“저한테 할 말 있으세요?”서철용은 고개를 돌려 잠들어 있는 배은란과 깨어있는 두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별거 아니에요. 그냥 병원에서 전화가 왔는데 전연우의 상태가 엄청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어요.”“소월 씨, 지금은 전연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요?”핸드폰 너머 오랫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 전화가 끊겼다.이어 핸드폰에 소민아의 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53화

    “하지만 서 선생님, 지금 당장 병원에 가시면 송시아가 또 무슨 짓을 저지를까 봐 겁나요. 또한... 송시아라면 일찌감치 사람을 시켜 선생님을 감시하도록 했을 거예요. 연구원을 나서는 순간 위험해져요.”서철용은 들고 있던 담배를 한 모금 피우고 재를 툭툭 털어냈다. 확실히 니코틴은 머리를 맑게 해주는 데에 효능이 있었다.“송시아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에요? 서울에 머리가 달린 사람이 송시아밖에 없는 줄 알아요?”“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다른 사람한테 기생해서 사는 기생충일 뿐이에요. 한 번 맞춰봐요... 송시아는 왜 성세 그룹 대표 자리에 앉은 지 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권한은 없는 걸까요?”소민아가 되물었다.“그 이유가 뭔데요?”서철용이 옆에 누워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말했다.“그 답은 내가 알려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스스로 찾아야죠. 그런데... 기성은이 처음에 아무것도 안 알려줬어요?”소민아가 고개를 저었다.“저한테 많은 걸 숨기고 있어요.”서철용이 웃으며 말했다.“몸에 손발도 붙어있고, 입도 있는데 알아보지 못할 게 뭐가 있어요. 모르겠으면 많이 질문하고 조사해봐요. 그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머리를 써야 한다는 거예요. 그 누구보다 치밀해야 해요. 이래서야 송시아랑 싸울 수 있겠어요?”소민아는 입술을 깨물고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전 송시아와 싸우겠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단지 나쁜 짓을 하는 걸 막고 싶을 뿐이에요. 언니는... 송시아는 예전엔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었어요. 제 눈엔 정말 그 누구보다 좋은 언니였거든요. 대체 뭐가 송시아를 이렇게까지 바뀌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목표를 위해서라면 아무리 부적절한 일이라도 전혀 서슴지 않아요. 계속 이렇게 그릇된 길로 가게 놔둘 순 없어요. 일이 아직 되돌릴 수 없는 수준까지 간 건 아니니까 기회는 있어요.”서철용이 시선을 떼고 창밖을 쳐다보았다.“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이 있긴 있었네요.”“성세 그룹이 여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52화

    서철용이 들고 있던 서류를 한쪽에 툭 던져놓았다.“전연우 정도의 치유 능력이라면 별문제 없을 거예요. 지금은 말 그대로 식물인간이에요. 의식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그놈 운명에 달렸겠죠.”전연우처럼 죄를 많이 저지른 사람이 과연 깨어날 수 있을지는 그야말로 미지수다.소민아에겐 그리 나쁘지 않은 소식이었다. 그녀가 문득 무언가 떠올라 말했다.“참, 대표님의 주치의는 송시아가 데려온 임정희라는 의사예요. 이 자료도 그 사람이 준 거고요. 여기에 오기 전 서 선생님한테 전해주라고 했어요. 두 분의 길고 짧음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기회가 생기면 서 선생님과 다시 한번 겨뤄보고 싶다고요. 제가 이해하기로 그분은 서 선생님이 돌아가 함께 전 대표님을 치료하기를 바라는 것 같았어요.”그 익숙한 이름을 서철용이 어떻게 잊겠는가. 그는 옅은 미소를 짓고는 갓 아이를 낳고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말했다.“난 흥미 없다고 전해줘요.”소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기회가 되면 그 말 전해드릴게요.”“시간이 늦었어요. 더 귀찮게 하지 않고 이만 가볼게요.”소민아가 시계를 확인해보니 이미 근무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그녀가 문을 나선 순간 병실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배은란이 물었다.“민용 씨, 그 임정희라는 사람과 무슨 사이야?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인데...”서철용이 그녀에게 따뜻하게 이불을 덮어주었다.“학교 후배야. 신경 쓸 필요 없어.”소민아는 걸음을 늦추고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배은란이 서철용을 부르는 호칭을 들은 순간, 그녀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정말 민용 씨라고 한 거야?소민아는 길옆에서 택시를 잡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배은란은 대체 무슨 이유로 서민용의 이름을 부른 걸까, 마주하고 있는 사람은 분명 서철용임에도 말이다.미친 게 아니라면 설명이 안 되는 일이다.하지만 배은란은 겉으로 보기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만약 지금 기성은이 옆에 있었다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51화

    그때, 송시아는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놀랍게도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은 아직 혼수상태에 있는 전연우였다.어젯밤 한의준은 완전히 미쳐버렸는지 전연우의 앞에서 그녀와 관계를 가졌다.밤새 시달린 탓에 그녀는 이제야 간신히 몸을 회복했다. “정말 네 말이 맞았어. 그 사람들 한시라도 빨리 전연우를 깨우려 하고 있어. 송시아, 전연우가 의식을 되찾으면 첫 공격 대상이 네가 될 거라는 거 생각해본 적 없어?”송시아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임정희, 넌 아직 전연우에 대해 잘 몰라.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그 사람이 의식불명 상태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해 보살피고 회사 관리까지 도왔어. 전연우도... 누가 진정으로 자신을 위하는 사람인지 알게 될 거야. 만약 정말 날 건드릴 생각이라면, 정신을 차리고 똑똑히 보라지 뭐, 지금 성세 그룹에서 자신의 발언권이 어느 정도인지.”“전연우를 깨어나게 할 가능성이 제일 큰 사람은 서철용이라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어.”송시아는 전화를 끊고 침대 옆으로 다가가 남자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의 눈썹부터 입술까지... 여자의 눈동자엔 미친듯한 집착이 가득 차 있었다.“당신은 결국 내 것이 될 거라고 말했잖아요. 당신이 의식을 회복하면 나한테 복종할 때까지 방에 가둬놓고 나만 볼 거예요.”그날을 떠올린 송시아는 돌연 하하 웃음을 터뜨렸다.그 순간이 오기를 얼마나 갈망하고 있는지 모른다.지금의 송시아는 마치 악마에게 영혼을 빼앗기기라도 한 듯 점점 더 미쳐가고 있었다.소민아는 바로 급히 군의원으로 달려갔다.하지만 통행증이 없어 문 앞에서 가로막히고 말았다.그녀는 서철용의 전화번호를 받았던 것이 생각나 곧바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 번째 전화벨이 울려서야 통화가 연결되었다.핸드폰 너머로 아이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배은란이 출산한 건가?“무슨 일이에요. 말해요!”소민아가 말했다.“대표님의 검사 결과지 가져왔어요. 저 지금 병원 문 앞에 있는데, 혹시 얘기할 시간 있으세요?”서철용이 병실 창문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50화

    신이랑이 차를 몰고 소민아를 회사에 데려다주는 길, 그녀가 노트북을 접고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지하철역에 내려줘요. 따로 들를 데가 있어서요.”신이랑이 물었다.“어디에 가는데요? 내가 데려다줄게요.”소민아는 입술을 꽉 깨물고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아니에요. 그냥 뭐 좀 사고 바로 회사에 갈 거예요.”“그래요.”신이랑은 더는 묻지 않고 앞쪽 지하철역에서 차를 세웠다. 소민아는 차에서 내린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급히 지하철역 안으로 내려갔다. 믿음을 얻지 못했다는 생각에 상처받은 슬픈 신이랑의 눈동자도 보지 못한 채 말이다.엘리트 병원은 전부 송시아가 장악하고 있었다. 소민아가 프런트에 걸어가 말했다.“안녕하세요. 전 성세 그룹 직원인데요, 대표님을 만나러 왔어요. 이건 제 사원증이에요.”프런트 직원 두 명은 서로 마주 보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예약은 하셨나요? 송 대표님의 전화가 없으면 올라가실 수 없어요. 현재 15층 VIP 병동은 완전히 봉쇄된 상태거든요.”소민아는 이마를 찌푸렸다. 송시아의 집착이 이렇게까지 심각했다니.“그럼 전연우 씨의 검사 결과서만 볼 수 있을까요?”간호사가 말했다.“저흰 잘 몰라요. 새로 오신 임정희 과장님께 물어보는 게 좋을 거예요. 거의 모든 일은 그분 승인이 있어야 할 수 있거든요.”소민아는 명함 하나를 받고는 임정희의 사무실에 찾아갔다. 문 앞에서 안을 들여다보니 아무도 없었다.얼마 후, 복도에서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환자 상태가 많이 안정됐어. 이제부턴 자극 치료법을 쓸 거야. 매일 침으로 환자 혈 자리를 자극해 의식을 찾게 할 생각이야.”“네, 과장님.”임정희는 사무실 문 앞에 서 있는 소민아를 발견하고는 아래위로 훑어보다가 물었다.“누구세요?”“안녕하세요. 전 소민아라고 합니다. 대표님에 관해 궁금한 게 있는데, 저와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임정희는 옆에 있던 어시스턴트들을 보내고는 그녀와 함께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그녀가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말했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49화

    “괜찮아요. 나도 민아 씨를 도울 다른 방법 찾아볼게요. 나와 결혼하겠다고 한다면 기꺼이 해줄 거예요... 오늘 백화점에 갔을 때 반지도 하나 봤어요. 민아 씨가 좋아할지 모르겠네요.”신이랑이 호주머니에서 검은색 실크 상자 하나를 꺼냈다. 뚜껑을 여니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소민아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 고요한 방 안엔 그녀의 고른 호흡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신이랑이 소파에서 일어나 그녀 앞에 무릎 한쪽을 꿇고 앉았다. 그는 조용히 반지를 꺼낸 뒤 진심 어린 눈빛으로 소민아를 바라보았다.“내가 좀 성급하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더는 못 기다리겠어요. 민아 씨...”“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든, 민아 씨가 쉽게 나한테 이혼을 요구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이건 신이랑의 욕심이다. 그렇다... 소민아가 처음으로 결혼을 입에 올린 그 순간부터 그는 단 한 번도 이혼을 고려해본 적이 없다.신이랑은 소파에 기대어 앉아있는 여자를 안아 침실에 눕히고는 신발을 벗기고 이불을 덮어주었다...소민아는 이불 속에 들어가 꼼지락거리며 편한 자세를 취했다.다음 날 날이 밝아올 때까지 여자는 깊이 꿈나라에 빠졌다.몽롱한 정신으로 눈을 떴을 때, 옆에 누워있는 남자를 본 순간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신이랑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놀란 마음이 천천히 진정되었다. 그녀는 이마를 찌푸리고 침대에서 내려와 신발을 신고는 머리카락을 잡고 거실로 걸어 나왔다.소민아는 목이 말라 컵에 물을 따르고는 몇 모금 마셨다. 그녀가 창가에 서서 잠을 깨고 있을 때,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뒤돌아보니 신이랑이 줄무늬 잠옷을 입고 다가오고 있었다. 사이즈가 맞는 듯했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 헐렁했다. 소민아가 기성은이 이 집에 왔을 때를 대비해 준비한 잠옷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기성은은 한 번도 입지 못했다. 그리고 신이랑이 신고 있는 슬리퍼까지...소민아는 시선을 거두고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인사했다.“좋은 아침이에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48화

    송시아가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 송시아의 약점.소민아는 송시아의 약점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사람 사이엔 상성이 있는 법이다. 전연우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송시아를 통제할 수 없다.소민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히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감사합니다, 서 선생님.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 같아요.”서철용은 침대 옆으로 걸어가 잠이 깰 기미를 보이는 여자를 품에 안고 다독였다.소민아가 물었다.“왜 그래요?”서철용이 옅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가요.”밝게 빛나는 조명을 쳐다보고 있으니 눈앞이 흐릿해졌다.‘전연우, 난 네가 네 퇴로를 만들어놓았다는 거 알고 있어. 사실 넌 이 모든 걸 예상했잖아. 송시아, 장소월 모두 네 계획 중 일부였던 거야. 아니면 내가 왜 널 천년 묵은 구미호라고 하겠어.’‘기성은은 계획 중 일부인 동시에 네 장기 말이기도 해. 하지만 이번엔... 전부 소민아에게 걸었던 거야. 소민아야말로 네 제일 중요한 장기 말 맞지?’‘결혼식을 준비하면서부터 넌 이럴 작정이었던 거야.’전연우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서철용 역시 소민아와 송시아의 관계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전연우는 대체 어떻게 두 사람이 자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걸까.‘전연우... 넌 정말 무시무시한 놈이야!’‘모든 사람을 꿰뚫어 보고, 이번엔 자신까지 장기판 위에 올려놓았어.’‘이번 도박이 맞아떨어지길 바랄게...’소민아는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누군가를 발견했다. 다름 아닌... 신이랑이었다.이 깊은 밤에 왜 이곳에 나타났단 말인가? 이 추운 날 뭘 하려고!소민아는 얼른 차를 세우고 뛰어내렸다.“이랑 씨, 지금이 몇 시인데 여기에 있어요!”신이랑이 몇 번 기침을 하고는 말했다.“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왔어요. 얘기는 잘 됐어요?”그녀는 신이랑에게 전부 말해주고 싶지 않아 화제를 돌렸다.“곧 비가 쏟아질 것 같아요. 우리 얼른 돌아가요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47화

    서철용은 고개만 끄덕일 뿐 더는 말하지 않았다.전연우는 반평생 지독한 악인으로 살아왔지만, 결국엔 이 길을 선택했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장소월의 마음을 돌리려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그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장소월은 결코 그의 목숨 때문에 뒤돌아보지 않았다...전연우 본인이 쌓은 업보이니 그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 누구도 절대 끼어들 수 없다.전연우와 장소월... 두 사람 사이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선이 존재한다...어찌 됐든 성세 그룹은 서철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또한 송시아 역시 전연우가 선택한 사람이다.조금 전 소민아는 송시아가 장소월의 위치를 찾아냈다고 했지만, 절대 그럴 리가 없다.어느 날 장소월이 제 발로 걸어 나와 전연우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 아무도 그녀를 찾을 수 없다.누구에게나 아쉬움은 남는 법이다...소민아는 차를 몰고 나가 한참을 달려서야 배은란이 말한 만두 가게에 도착했다.그녀가 돌아와 말했다.“식어서 맛이 떨어질 테니까 지금 가서 데워올게요. 양념장은 사장님께서 이미 만들어주셨어요.”배은란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아가씨, 부탁할게요.”“괜찮아요. 당연히 해야죠.”배은란은 소민아가 가져다준 만두를 먹고 잠이 들었다. 그때 시간은 어느덧 저녁 12시였다. 그녀는 문 앞 으슥한 곳에 앉아 덜덜 떨며 쪽잠을 잤다.그녀가 고개를 떨구었을 때, 눈앞에 남자의 가죽구두가 나타났다.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어 자리에서 일어섰다.“서 선생님, 주무시려고요? 5분만 내어주실 수 있으세요? 서 선생님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요.”서철용이 시간을 확인하고는 말했다.“이제 4분 30초 남았어요.”“저와 송시아는 어린 시절 헤어졌던 자매였어요. 제 원래 이름은 송화영이고요. 송시아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신씨 가문과 손을 잡고 신군회를 시장 자리에 앉히려 하고 있어요. 지금은 소월 언니 목숨으로 절 협박하며 신씨 집안 아들과 결혼하라며 강요하고 있고요.”“오늘 서 선생님을 찾아온 목적은 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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