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강을 떠난 후, 최서준은 그제야 핸드폰이 계속 울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이었고 문자도 가득 와있었다. 아마 무강에서는 신호가 잡히지 않는 모양이었다.최서준은 핸드폰을 열어보았다. 누나들도 연락이 왔고 최우빈도 연락을 했으며 주씨 가문 어르신도 연락을 해왔다. 심지어 천사부의 장천사도 연락을 해왔다.메시지를 확인한 최서준은 그제야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았다.어제, 이름 모를 남자가 용호산 천사부 입구에 나타나 최 대가와 싸우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천사부의 제자가 나와서 그를 막으려 했지만 그 남자는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천사부의 제자를 때려버리고 안으로 쳐들어갔다고 한다.장천사는 최서준의 독보를 막고 싶은 사람이 쳐들어온 것인가 싶어 대충 얘기하고 그를 쫓아내려고 했다.“최 대가님은 이제 천사부에 계시지 않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서 찾아보십쇼.”“당신이 바로 장천사인가? 천사부의 천사가 이런 쓸데없는 녀석이라니.”남자가 비웃으면서 얘기했다.“감히 내 앞에서 천사부를 모욕해?”아무리 장영화라고 해도 코앞에서 자기를 모욕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다.창영화가 움직이려고 할 때,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 장영화를 때려눕히고 얘기했다.“10일 후, 최서준이 이곳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난 천사부를 피로 물들일 거다. 그리고 남쪽으로 가면서 최서준과 연줄이 있는 사람을 모조리 죽일 거야.”“최 대가님과 싸울 거라면서, 왜 천사부까지 이 일에 휘말려야 하는 거야!”“왜냐하면 무혼전의 사람이 여기서 죽었으니까. 만약 10일 후 최서준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너희가 다 죽어야 할 거야.”“너... 도대체 누구야.”장영화는 가슴을 부여잡고 피를 울컥울컥 토했다.“무혼전의 석중식이라고 한다.”남자는 이름을 알려준 후 사라졌다.석중식?!“선배님, 석중식이 누구입니까.”장평녕은 선배님을 부축하면서 그를 치료하면서 물었다.“무혼전의 주인 중 한 명이다.”장영화의 말투에서 진중함이 느껴졌다.많은 사람들이 천사부에서 일어난
“무슨 일이요?”최서준이 다시 물었다.금무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내가 알려줄 수 있는 건 많이 없어. 그 해, 무술계에서는 거의 천재지변 급의 전쟁이 일어났어. 그때부터 지구가 쇠약해지기 시작하고 무왕도 점점 사라지고 비경을 찾아서 살 수밖에 없었지. 하여튼 그래서 지금처럼 나약해지기 시작한 거야. 너희처럼 아무것도 아닌 놈들이 대단한 척하고 다니는 시대가 온 거지. 그리고 나도 그때부터 용문비경에 갇힌 거고.”“그게 무혼전이랑 무슨 관계가 있나요?”“무혼전에는 무왕이 없지만 무후는 많아. 무군도 있을 수 있어.”“그럼 석중식은 무군인가요?”“그건 아니야. 아무리 네가 석중식을 상대할 수 있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은 상대할 수 있을까? 네가 한 명 한 명 죽일 수 있을 것 같아?”“시간을 준다면 가능합니다!”최서준은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만만하게 얘기했다.용분비경이 있으니 가능할 것이다.“왜 굳이 무혼전과 싸우려고 해?”금무명은 호기심에 물었다.“그들이 보육원에 손을 댔으니까요. 저는 한성 보육원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복수해야 해요!”최서준의 그 말에 금무명은 더 묻지 않고 침묵을 지키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앞으로의 수련은 지금보다 더욱 혹독해질 거야. 며칠 만에 네 실력을 올려줄 거니까.”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반대하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 장영화의 전화를 걸었다.“장 천사님, 나 대신 싸움에 응해줘요. 그냥 9일 후에 용호산에서 만나겠다고 전해요.”“최 대가님, 석중식은 무혼전 분회의 주인입니다. 어마무시한 실력을 갖고 있다고요. 들어보니 무후 다섯 번째의 고수라고 합니다! 절대로 경거망동하셔서는 안 돼요!”장영화는 그를 말리려고 얼른 얘기했다.“장 천사님, 전 이미 결정했습니다. 내 주변 사람들이 절대로 다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요. 걱정하지 마세요.”최서준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장영화는 그런 최서준의 태도를 보고 그저 최서준이 싸움에 응한다고 대답했다.그러자 무술계가 발칵 뒤
며칠이 빠르게 지났다. 강주에는 무술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거의 무술인들의 파티가 이루어졌다.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은 용호산에서 장사를 시작했다.이곳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한 상인 앞에서, 두 남녀가 멈춰 섰다. 여자는 매대에 있는 단약 한 병을 집어 들고 보았다.“이 친구, 눈썰미가 참 좋네. 이 단약은 내가 10여 가지 영약으로 제련한 단약이야. 귀혈단이라고. 이름 그대로 치명상을 다 치료해줄 수 있는 약이야.”상인이 얘기했다.하지만 여자는 그저 보기만 하고 약병을 내려놓은 후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다.두 사람은 바로 최서준과 윤청아였다. 최서준은 싸움에 응한 후, 바로 남양으로 왔다. 윤청아는 최서준 옆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최서준이 걱정되어서였지만 그녀의 도도한 성격 때문에 그걸 티 내지 않았다.강주에 오자마자 윤청아는 최서준을 데리고 이곳으로 와서 좋은 물건을 찾아 나섰다. 그래야 최서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누나, 여기 사람은 많지만 좋은 물건은 거의 없어.”최서준은 윤청아 뒤에서 천천히 얘기했다.윤청아의 걱정에 최서준은 몇 번이고 이길 자신이 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윤청아의 걱정은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윤청아를 따라 시장으로 온 것이다.“도담아, 운이라는 건 확정 짓기 어려운 거야. 그러니까 조급해하지 마.”윤청아는 최서준을 데리고 다음 곳으로 넘어갔다.“어? 정말 좋은 물건이 있을 줄이야.”갑자기 금무명이 얘기했다.“지금의 너한테는 소용이 없겠지만 그래도 좋은 단약 제조서야.”금무명이 말하자 최서준도 발견했다.눈앞의 매대에 놓인 몇 개의 단약 제조서 중, 하나가 최서준의 눈에 띄었다.배원단 단약 제조서였다.최서준은 예전에 스승님한테서 배원단이라는 단약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런 배원단은 오직 대단한 세력의 종문에서만 제련이 가능했다. 이런 시장에서 배원단 단약 제조서를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눈썰미가 좋네. 이게 가장 비싼 단약 제조서인 걸 알아본 모양이지?”
그 말에 결국 최서준이 참지 못하고 나섰다.바람이 불어오자 단약 제조서가 눈 깜빡할 사이에 최서준 손에 떨어졌다.“이 자식이 감히 내 물건을 빼앗아? 그 아무도 나, 한종수의 물건에 손을 댈 수는 없어! 죽어!”보라색 옷을 입은 남자가 갑자기 화를 냈다.그리고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듣더니 놀라서 까무러쳤다.“저 사람이 한종수야? 경성 한씨 가문의 아들이잖아. 저 사람도 강주에 오다니!”“최 대가와 무혼전 주인의 싸움에 경성 사람들까지 움직이다니, 생각도 못 했어!”“네가 뭘 알아. 무혼전 본부가 바로 경성에 있어. 한씨 가문은 무혼전이랑 사이도 좋다고 하던데, 게다가 무혼전의 주인 중 한 사람이 바로 한씨 가문 사람이래!”“그럼 이 사람한테 밉보이면 잘못되는 거 아니야?”“그러게 말이야. 이 자식 끝장이네.”사람들은 수군거리며 말했다.이때, 한 그림자가 날아올라 갑자기 나타났다.종사 급의 고수가 나타나 그들의 질서를 정리했다.“여기에서 싸우면 안 됩니다.”그 사람은 허공에 서서 두 사람을 노려보면서 경고했다.“유효민 씨였군요. 아는 얼굴이 왔으니 체면은 차려드리죠. 이 자식이 단약 제조서를 나한테 넘기기로 하면 이 자의 목숨은 살려둘게요.”한종수는 공중에 떠오른 사람을 보면서 얘기했다.“한종수 도련님이셨군요. 너 이 자식, 얼른 물건을 돌려드리지 못해? 아무리 나라고 해도 널 도와줄 수는 없어!”유효민이 최서준을 생각해주는 것처럼 얘기했다.하지만 사람들은 유효민과 한종수가 한통속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봐, 그저 단약 제조서를 넘겨줘. 한종수 님은 네가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그러게 말이야. 단약 제조서 한 장 때문에 목숨을 걸 필요 없잖아.”옆의 사람들이 얼른 나서서 최서준을 말렸다.“빨리 단약 제조서를 돌려주는 게 좋을 것 같은데...”옆의 점주도 얘기했다.“다들 왜 이렇게 막무가내예요? 이 단약 제조서는 우리가 먼저 보고 있었던 거라고요.”윤청아는 지켜보다가 화가 터질 것만 같아서 용기를 내서
“이건 너무 과하잖아!”점주가 차갑게 얘기했다.“당연하죠. 제가 지금 당장 한씨 가문 도련님인지 뭔지 하는 사람을 찾아가서 이 단약 제조서가 가짜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 것 같아요?”최서준이 미소를 지으면서 얘기했다.그러자 그 말에 점주는 바로 정신을 차리고 가식적인 미소를 얼굴에 띄웠다.“아니야, 그만해. 이번에는 내가 졌어. 솔직하게 말해줄게. 진정한 배원단은 일반인이 전혀 만들어낼 수 없어. 사실 들어가는 약재 중 하나가 실력이 강한 무술 가문에만 있는 것이거든.”점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얘기했다.“무슨 약재길래 강한 무술 가문에만 있어요?”“무왕 급 선배들이 기운을 불어넣은 영초, 바로 청낭초야.”점주가 바로 이유를 얘기했다.“점주님은 어느 가문이시죠? 이런 단약 제조서는 일반인이 구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최서준이 아무리 눈치가 없다고 해도, 이 점주가 보통 사람은 아니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최서준이 단번에 단약 제조서가 가짜라는 것을 알아내고, 또 최서준이 단약 전문가라는 것을 안 점주는 감추지 않고 진짜 자기 신분을 얘기했다.“나는 현천약종의 제자 하이현이라고 한다.”점주가 자기 신분을 밝혔다. 하지만 최서준의 무덤덤한 반응에 갑자기 궁금증이 생겨서 되물었다.“당신은...”“저는 최서준입니다.”최서준도 숨기지 않고 얘기했다.“뭐라고? 네 이름도 최서준이야? 네가 설마 무혼전의 주인과 싸운다는 그 최 대가? 내가 성심성의껏 대답해줬는데 겨우 이런 거짓말이라니. 됐어. 내가 운이 나쁜가 보지.”하이현은 최서준의 이름을 듣더니 그저 이곳을 정리하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아까 이미 한종수에게서 돈을 받아냈으니, 만약 한종수가 가문 사람들을 만나 단약 제조서가 가짜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큰일이니까 말이다.최서준은 도망가는 하이현의 뒷모습을 보면서 약간 어이가 없었다. 이제는 진짜 이름을 얘기해도 사람들이 믿지 않으니 말이다.하지만 하이현을 탓할 수도 없었다. 고작 통맥경 수준이니 사람 보는 눈이 아직은 없었다.
한종수가 바로 손을 쓰려고 할 때, 최서준이 얘기했다.“내가 누군지는 궁금하지 않아?”한종수는 저도 모르게 물었다.“네가 누군데.”“난 최서준이야.”“하하하.”그 말에 한종수뿐만이 아니라 옆에 있던 유효민과 뒤에 있던 사람들까지 다 웃음을 터뜨렸다.한종수는 숨도 못 쉴 정도로 웃었다.“유효민 씨, 들었어요? 저 사람이 최서준이라고 합니다.”“하하하, 저 사람이 최서준이면 나는 무혼전 주인이라고 하겠어요.”묶여있는 하이현도 웃으면서 말했다.“도망치고 싶으면 얼른 도망가. 이런 쓸데없는 농담은 그만두고. 살아남는 게 중요하지, 안 그래?”최서준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전혀 화를 내지 않고 그저 그들을 지켜보았다.몇 분 후, 사람들은 웃음을 그쳤다.“재미있는 놈이었네. 이렇게 하자. 널 괴롭히지 않을게. 하지만 옆에 있는 그 여자는 두고 가. 내 시중을 들어주면 없던 일로 해줄게. 어때.”한종수가 사악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아까 시장에서 윤청아를 봤을 때부터, 한종수는 그녀의 미모에 놀랐다.강주 같은 작은 곳에 경성의 여자들보다 더욱 아름다운 미녀가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심지어 우아한 기품은 먼 곳에서부터 발견해 낼 수 있는 것이었다. 한종수는 이런 차갑고 도도한 여자를 좋아했다. 이런 여자를 정복함으로써 쾌감을 느끼는 것이었다.그래서 한종수는 유효민과 다른 부하들을 불러서 그들이 나오기를 기다린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최서준은 경성에서 온 도련님이 이런 곳에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생각할 뻔했다.진정한 목표는 최서준이 아니었다.“죽고 싶어?”최서준이 바로 기운을 내뿜었다.그러자 무후의 기운이 공간을 뒤덮었다.한종수, 유효민 등 사람들은 이런 압도적인 기운 아래 그저 개미와도 다를 바가 없었다. 그들은 그대로 털썩 무릎을 꿇고 말았다.하지만 더욱 무거운 기운이 느껴졌다. 그들은 바닥에 고꾸라져 거의 온몸으로 이 기운을 거부하고 있었다. 물론 최서준이 온 힘을 다하지 않아서 죽지 않은 정도였다.그렇지 않았다면
최서준의 차가운 시선을 본 유효민은 최서준이 그저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최서준이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네가 최서준이야? 나는 무혼전의 집행자다! 이곳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온 거야. 오늘은 우리가 양보할 테니까 여기서 멈춰. 그러면 돌아가서 주인님께 얘기드려 너를 봐줄지도 모르니까...”유효민은 무혼전의 신분으로 최서준을 업신여기면서 얘기했다. 그 순간, 유효민의 몸이 갑자기 터지더니 목소리도 그대로 사라졌다.최서준은 이런 쓰레기의 말을 더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힘을 조금 더 줘서 바로 유효민을 죽였던 것이다. 최서준은 그제야 차갑게 입을 열었다.“질서를 유지하러 왔다고 얘기하면서, 시비를 제대로 가리지도 못하고 권력자에게 붙어먹는 모습이라니... 죽어도 싸다!”최서준이 유효민을 죽이자 한종수는 유효민의 피를 뒤집어썼다. 얼굴에 피가 가득 묻은 한종수가 용서를 빌었다.“최 대가, 날 죽이면 안 돼... 난 경성 한씨 가문의 아들이야. 한씨 가문은 경성에서 아주 명망이 높은 집안이야. 내 할아버지는 무혼전의 주인 중 한 명이고...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이 널 끝까지 쫓아갈 거야.”최서준은 천천히 한종수에게 걸어갔다. 마치 한종수의 머리통을 옥죄어오는 듯한 기분이었다.“최 대가, 내가 잘못했어, 널 건드리지 말았어야 하는데... 여기, 단약 제조서. 너한테 줄게. 아니, 돌려줄게! 제발... 이건 제가 항상 지니고 다니는 보물인데 최 대가님한테 드리겠습니다.”한종수는 긴장한 표정으로 보물을 꺼내놓았다. 하지만 최서준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한종수 앞으로 걸어와 다리를 들어 한종수의 머리로 발을 옮겨갔다.“네가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아. 감히 우리 누나한테 그딴 더러운 생각을 했다는 것이 문제지. 오늘은 그 누가 와도 널 구해주지 못해!”최서준은 머리가 사라진 시체를 보면서 차갑게 얘기했다.다시 고개를 돌린 그의 얼굴에서는 살기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환한 미소만이 남아있었다.“누나
한씨 가문 저택 깊숙한 곳에 있는 종묘.“둘째 삼촌, 어떻게 된 거예요?”현재 한씨 가문 가주인 한민기였다.“한종수가 죽었어.”어르신 한 분이 가주의 말에 깜짝 놀라며 물었다.“뭐, 내 아들 한종수가 죽었다고? 강주로 갈 때 많은 고수가 따라다녔는데 어떻게 그럴 리가 있지?”한민기는 기가 막혔다.“둘째 삼촌,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틀림없어. 한종수의 토큰이 방금 탑 안에서 떨어졌어.”어르신의 손에 토큰이 들려있었는데, 그 위에 ‘한종수’라는 두 글자는 피로 물들어 있었다.“한씨 가문의의 혈맥이 잘 보관된 이 정혈탑은 틀리지 않아. 주인이 죽어야 정혈탑에서 정혈 토큰이 떨어지거든. 하지만 조금 전 한종수의 토큰이 탑에서 떨어졌어.”이 토큰을 보면서 한민기는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둘째 삼촌, 종수는 삼촌이 가장 좋아하는 조카예요.”한민기는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둘째 삼촌 한태호는 직접 나서지는 않지만 한민기는 알고 있었다. 둘째 삼촌은 무혼전에 근무하는 아버지보다 실력이 더 강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둘째 삼촌이 손을 쓰게 한다면 반드시 아들의 원한을 풀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평생 수련하느라 자손이 없었던 자신을 떠올리며 곁을 지켰던 한종수의 눈에는 살기가 감돌았다.“좋아, 그럼 강주에 한 번 가서 종수를 위해 복수하겠네.”한태호가 잘라 말했다.“그럼 둘째 삼촌만 믿겠습니다.”한민기는 직접 일어나 절을 했다....최서준이 윤청아와 길을 걷고 있을 때 뒤에서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최 대사님, 잠깐만요...”최서준이 고개를 돌려보니 하이현이었다.“왜 다시 돌아왔어요?”최서준은 저도 모르게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이 사람은 일을 경솔하게 처리하지만 또 자신과 인연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최 대사님, 이 나이에 이렇게 내공을 쌓으셨는데 도대체 어느 은세종문의 제자이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하이현이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었는데 최서준을 따라잡기 위해 애를 쓴 게 분명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