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릉공항.비행기가 착륙했다.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 슬리퍼를 신은 청년이 공항에 나타났다.그건 바로 최서준이었다.진릉시에 온 최서준은 그저 최우빈한테서 받은 은행카드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짐도 없었다. 그래서 굳이 짐을 찾으러 가지 않아도 되었다.그는 바로 공항을 나와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다.“저기요, 저기요.”옆에서 누군가가 계속 소리쳤다.최서준이 고개를 돌리자 옆에는 마스크, 선글라스, 캡모자를 쓴 여자가 한여름에 꽁꽁 싸매고 최서준을 보고 있었다.최서준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손가락으로 자기를 가리켰다.주변에는 최서준을 제외하고 아무 사람도 없어 보였다. 다들 짐을 찾으려고 그쪽에 몰려있었다.“네 맞아요. 제 부탁 좀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여자는 애걸복걸하면서 얘기했다.“무슨 부탁이요?”최서준은 바로 거절하지 않았다.“짐 좀 찾아주면 안 돼요?”여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비행기 티켓을 건네주었다.“왜 직접 찾지 않고 이렇게 수상하게 행동해요? 설마 테러리스트는 아니겠죠?”최서준이 미간을 찌푸리고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여자는 잠깐 멈칫하더니 마스크를 내리고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을 드러냈다.“이제는 알겠죠?”여자는 마스크를 벗어 얼굴을 보여준 후 다시 마스크를 썼다.미친 사람인가.얼굴을 보여주고 뭘 알라는 건지.최서준은 속으로 생각했다.귀찮다고 여긴 그가 바로 떠나려고 할 때.“잠깐만요, 저기요, 절 몰라요?”최서준이 바로 가려고 하자 여자는 멍해 있다가 바로 달려와 물었다.“내가 꼭 알아야 하나요?”최서준이 되물었다.“진릉 사람 아니죠.”여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심 가득한 눈으로 그를 보았다.“어떻게 알았어요?”이번에는 최서준이 놀랐다.“안녕하세요, 저는 임지아라고 해요. 그쪽은 이름이 뭐예요?”여자는 당당하게 하얀 팔을 내밀었다.“최서준입니다.”최서준은 거절하지 않고 악수를 했다.“죄송해요. 짐을 안 가지셨길래 진릉 사람인 줄 알았어요. 이렇게 해요. 내 캐리어를 찾아 주면 제가 밥을 사
최서준은 자기 옷을 슬쩍 쳐다보고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도대체 무슨 문제란 말인가.“이분은 제 친구예요.”임지아가 손에서 카드를 꺼내 어색한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죄송합니다, 이쪽으로 모시죠.”블랙카드를 본 직원은 그제야 연신 사과를 했다.이건 대하의 모든 은행과 콜라보 한 블랙카드다. 수많은 권한이 있는데 레스토랑뿐만이 아니라 사계 호텔까지 살 수 있을 정도다.그들은 구석지면서도 풍경이 예쁜 곳을 찾아 앉았다.임지아는 최서준에게 메뉴판을 건네며 물었다.“먹고 싶은 거 다 시켜요.”“계란 볶음밥이요.”최서준은 메뉴판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얘기했다.“어... 그래요. 그럼 계란 볶음밥 두 개 주세요.”임지아는 옆의 직원에게 얘기했다.이곳에서 계란 볶음밥을 시킨 사람은 거의 없었다.처음으로 최서준 같은 사람을 본 임지아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저도 모르게 경계심을 내려놓고 가식을 내려놓았다.마스크를 벗자 예쁜 얼굴이 드러났다. 이윽고 모자를 벗자 길고 부드러운 검은 머리카락이 어깨에 드리워졌다.최서준은 저도 모르게 그 모습을 힐긋 쳐다보았다.물론 그냥 한번 보고 시선을 떼버렸다.하지만 계란 볶음밥을 서빙하는 직원은 놀라서 두 눈이 동그래졌다.그러나 호텔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했다.“서준 씨는 어디 사람이에요? 진릉에 여행 온 거예요?”임지아는 쉴 새 없이 물었다. 눈앞의 계란 볶음밥에는 관심도 없는 것 같았다.“남양 사람이에요. 음, 여행 온 거 맞아요.”최서준은 대충 대답했다. 그는 얼른 밥을 먹고 무술 협회를 찾아가려고 했다.“그럼 제가 가이드 해줄까요?”임지아가 계속 물었다.이때 마침 누군가가 그녀를 불렀다.“지아야, 마침 너도 여기 있네.”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테이블 옆에 평범하지 않아 보이는 두 남자가 걸어왔다. 앞장선 남자는 30대로 보였는데 용모는 꽤 단정했으나 행동은 거칠기 그지없었다. 그는 알아서 의자를 당겨오더니 그대로 앉아버렸다.“너도 지아를 쫓아다니는 남자 중 한 명이
“너, 뭐라고 한 거야? 다시 말해봐.”이도건은 순간 자기 귀를 의심했다.“당장 꺼지라고. 못 들었어?”최서준은 이도건을 보면서 다시 얘기했다.“이 새끼가 죽고 싶어? 진릉에서 나한테 그런 태도로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네가 첫번째야. 그리고 곧 마지막이 될 거야. 바로 죽을 테니까!”말을 마친 이도건은 최서준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최서준은 바로 손을 들어 이도건의 뺨을 후려쳤다.짝.경쾌한 소리가 레스토랑에 퍼졌다.“너, 너, 네가 감히 날 때려?”이도건은 부은 반쪽 얼굴을 부여잡고 얘기했다.“오진택, 얼른 이 자식을 죽여버려!”오진택은 이도건 뒤의 남자였다.이도건이 뺨을 맞은 것은 본 이도건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호주머니에 넣어 권총을 꺼냈다.“서준 씨, 조심해요!”임지아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탕.오진택은 바로 총을 쐈다.총소리가 레스토랑을 울렸다.“사람을 죽였어!”레스토랑 내부의 손님들은 어느새 사라져버렸다.오직 이도건만이 죽일 듯이 최서준을 노려보고 있었다.“거지 같은 자식, 이래도 안 죽어?”이도건이 놀란 이유는 최서준이 두 손으로 총알을 받았기 때문이다.“맨손으로 총알을 잡다니, 설마 고대 무술 수련자?”이도건이 놀라서 소리쳤다.“음? 고대 무술을 알아?”최서준은 그 말을 듣고 두 사람을 죽이려던 생각을 잠시 접었다.진릉의 일반인이 아무렇지 않게 고대 무술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보니 고대 무술 수련자는 비밀스러운 얘기가 아닌 듯했다. 최서준은 총알을 던져 이도건 뒤에 있는 오진택의 미간에 구멍을 냈다. 이윽고 오진택은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시체를 쳐다보는 듯한 차가운 시선에 이도건은 바로 무릎을 꿇고 빌었다.“최서준 형님, 제발, 죽이지 말아주세요! 원하는 건 다 드리겠습니다. 전 진릉 명문가 이씨 가문의 외동아들인 이도건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원하시는 건 다 가져다드릴 수 있습니다.”“아, 그래?”최서준은 흥미롭다는 듯 웃었다.“그럼 무술 협회가 어디
“어휴, 됐어요. 그만 해요. 서준 씨, 지금 진릉 공항으로 데려다줄 테니까 얼른 진릉을 떠나요. 이번에는 저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요. 어차피 저는 연예인이라 이씨 가문에서도 저를 어쩌지는 못할 거예요. 다만 지금처럼 자유롭지는 못하겠죠.”임지아는 잠깐 고민하다가 최서준이 도망가게끔 도우려고 했다.“괜찮아요. 길가에 절 내려주면 됩니다.”최서준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전혀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에 임지아는 더욱 걱정했다.“죽을까 봐 두렵지 않아요?”“두려워해야 하는 건 그들일 텐데요.”최서준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린 채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어휴, 마음대로 해요.”임지아는 이 일이 자기 때문에 일어난 것은 맞지만 그를 설득할 수 없으니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 것이다.임지아와 인사한 후 최서준은 다시 사계 호텔로 돌아왔다.다시 돌아온 이유는, 이도건도 다시 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방 하나 줘요.”최서준은 몸에 지닌 유일한 물건을 꺼냈다.바로 은행카드였다.직원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카드를 받다가 고개를 들고 블랙카드를 보자마자 정신을 차렸다.테이블 위에 놓인 것은 임지아와 똑같은 블랙카드다.신분 검사도 필요 없었다. 직원은 바로 최서준에게 가장 좋은 로얄 스위트룸을 잡아주었다.이 카드를 지닌 사람에게 신분을 묻는 것은 무례였다.진릉시 이씨 가문.이도건은 나는 듯이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아버지, 오늘 다른 사람이 절 괴롭혔어요!”“누가 감히 널 괴롭혀. 괴롭혀도 네가 다른 사람을 괴롭혀야지!”50대로 보이는 남자가 정장 차림으로 걸어 나왔다. 바로 이씨 가문의 가주 이충임이었다.“아버지, 얼른 봐요!”이도건은 뺨을 맞은 오른쪽 얼굴을 내밀었다. 얼굴에는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었다.진릉시에서 널 때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그래!”그러자 이충임은 깜짝 놀랐다.그는 진작 이도건에게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들을 알려주었다. 그러니 이도건이 멍청하게 그들
반 시간 후, 최서준이 고급 주택으로 찾아왔다.남겨놓은 기운이 눈앞의 주택 구역에 있다.최서준은 다른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주택으로 들어섰다.호화로운 별장 내부에는 수영장이 있었고 남녀가 10명 정도 있었다.이도건은 마침 사람들과 섞여 있었는데 오만하던 전의 모습과는 달리, 지금은 그저 심부름꾼 같아 보였다.“형님, 이번에 제가 조직한 파티, 어때요?”이도건이 옆의 남자한테 공손한 태도로 얘기하면서 술을 부었다.남자는 자기 몸 위에 있는 여자를 데리고 놀면서 한 손으로 술을 받았다.“괜찮네, 도건아. 역시 네가 놀 줄 알아. 우리와는 다르지. 맨날 집에서 무술이나 연습하라고 말을 들으니까 말이야.”“윤학 형님, 겸손 떨지 마세요. 저도 형님들처럼 무술 고수가 되고 싶은데요.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무술을 할 운명이 아니었나 보죠. 어쩔 수 없이 다른 길을 찾아야죠, 뭐.”이도건이 억지로 웃으면서 얘기했다.“이 연예인들을 데려오느라고 돈을 엄청 많이 썼어요.”“하하, 그래도 도건이 네가 일을 잘한다니까. 네가 해마다 이런 파티를 주최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도 견지하지 못했을 거야. 걱정하지 마. 최서준이라는 자식 때문이 아니야? 네가 맞은 것만큼 되돌려줄게.”다른 사람이 또 얘기했다.“형님들이 이렇게 얘기하시니 저도 시름을 덜었네요. 뺨을 맞은 것을 갚아야 할 뿐만 아니라 죽여버릴 겁니다!”이도건은 그날의 일을 떠올리자 화가 갑자기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손에 잡히는 여자를 끌어안아 마음껏 주무르면서 여자의 신음소리를 들었다.“기다릴 필요 없어. 내가 직접 왔으니까.”최서준은 그 꼴을 보면서 나타났다. 더 지켜보고 있었으면 좋지 않은 풍경을 보게 될 것 같았다.낯선 목소리에 사람들이 시선을 돌려왔다. “넌 누구야.”“윤학 형님, 저 자식이 바로 최서준입니다. 날 때린 사람이요!”이도건이 먼저 입을 열었다.“그래, 최서준. 도망가지도 않고 직접 찾아온다는 거지.”“너희들은 먼저 가.”이도건은 연예인들을 먼저 내보냈다.
“아무리 남양시의 최 대가라고 해도 우리 네 명이 힘을 합치면 도망갈 수 없어!”...“내가 바로 최 대가다.”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 그 말을 들은 네 사람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하하하, 웃기네. 진릉에서 네가 최 대가라고? 하하하, 다른 사람이 들었으면 무술 고수들이 널 쫓아다녔을 거야.”“하하하, 정말 뭘 모르나 본데, 아무리 진릉과 남양이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도 적지 않은 사람이 이곳에서 남양으로 가서 최 대가의 얼굴을 보고 왔어.”“최 대가 배후가 누구인지만 알았다면 진릉시는 이미 최 대가를 죽이러 갔을 거야.”그 배후를 생각한 조윤학은 흠칫했다. 대단한 실력의 배후는 조윤학도 겁을 먹게 만들었다.“지금 최 대가의 머리는 2조에 달한다고!”그 숫자를 얘기한 조윤학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이 금액에 설레지 않을 사람은 없다.“됐어. 네가 우리를 웃게 해줬으니 그냥 무릎 꿇고 사과하고 뺨을 맞으면 없던 일로 하고 목숨을 살려줄 수 있어.”조윤학이 얘기했다.네 명 중, 손항준만이 최서준을 보면서 의아해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이지만 생각이 나지 않았다.아마도 조무석을 남양으로 데려다준 후 떠났기에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 같았다.도강에서 싸울 때 손항준은 그 자리에 없었고 그 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더욱 몰랐다.“그래도 너희들이 무릎을 꿇는 게 낫겠어. 그러면 내가 살려줄지도 모르잖아.”최서준은 차가운 시선으로 네 사람을 쳐다보았다.이 네 사람은 무조건 무술 협회와 관련된 사람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많은 정보를 알 리가 없었다.무술 협회의 사람이라면 한 명도 빠짐없이 죽여야 한다!최서준은 남양 주씨 가문과 최우빈의 일이 다시 일어나게 할 수 없었다.“뭐라는 거야.”“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가자!”네 사람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음속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각각 다른 방향에서 최서준을 향해 돌진했다.“죽어!”조윤학이 먼저 나섰다. 그는 늑대처럼 손을 휘둘러
손항준은 그제야 최서준을 어디서 봤던지 떠올랐다.선조의 손에는 최서준이 11살 정도 됐을 때의 사진이 있었다. 12년이 지나갔지만 자세히 보면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지금 손항준의 머릿속에는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얼른 이곳에서 도망쳐서 가문으로 돌아가 선조에게 알려야 한다!최서준이 혈혈 단신으로 진릉에 왔으니 지금이야말로 그를 죽일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그를 죽인다면 모든 실수를 만회할 수 있다.최서준은 네 사람의 반응을 지켜보다가 손항준 앞에 다가왔다.“너, 날 알아?”최서준은 손항준의 목숨을 손에 쥐고 있는 악마처럼 사악하게 웃었다.“아, 아, 아니.”손항준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그런데 왜 그렇게 두려워하는 거야.”“난, 난, 두려워한 적 없어. 그냥 네가 나보다 강하니까 그런 거야.”손항준이 진정하려고 할수록 몸은 말을 듣지 않고 벌벌 떨려갔다.“아, 그래?”최서준이 천천히 다가왔다.최서준이 주는 압박감 때문일까, 손항준은 그 순간 바지에 오줌을 싸버렸다. 찌른내가 코를 찔렀지만 손항준은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노조, 살려줘요!”“누가 와도 널 살려주지 못할 거야.”최서준은 바로 손항준의 머리를 밟았다.“그때의 일을 솔직하게 말하면 시체는 거둬줄게.”최서준은 정말 단서를 찾게 될 줄은 몰랐다.아마 선조도 그를 구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손항준은 빌기 시작했다.“말하겠습니다, 말할게요! 제발 살려주세요. 그때는...”말을 다 하기도 전에 손항준의 머리가 뚝 꺾이더니 그대로 죽어버렸다.그 모습을 본 최서준은 갑자기 화가 나서 그를 수영장으로 던져버렸다.왜서, 매번 대답을 얻으려고 하면 다 죽게 되냔 말이다!최서준은 고개를 돌려 남은 네 사람을 쳐다보았다.다른 세 사람과 이도건은 같이 부둥켜안아 벌벌 떨고 있었다.“손씨 가문 위치를 아는 사람?”“제가 알아요!”“저도 알아요.”네 사람이 너나 할 거 없이 먼저 손을 들었다.“길을 알려줄 사람은 한 명이면 되는데.”
“말이 많네.”말을 마친 최서준은 손가락 끝으로 기운을 튕겨냈다.조윤학은 그저 입을 크게 벌린 채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숨이 끊어졌다.“이제는 셋뿐이야.”말을 마치자 한초성은 빠른 속도로 칼을 꺼내 엄지운의 가슴을 갈랐다.엄지운은 죽기 직전까지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되뇌었다.“너... 너...”엄지운의 숨이 끊어지자마자 한초성은 피가 가득 묻은 손으로 이도건을 향해 걸어갔다.“초성이 형, 날 죽이면 안 되지. 우리는 친한 친구였잖아! 우리 아빠는 진릉 갑부라고! 날 죽이면 안 돼!”이도건은 죽기 직전까지도 발악하고 있었다.하지만 한초성은 거기에 흔들릴 사람이 아니었다.한초성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이도건은 재빨리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 총구를 한초성에게로 겨누었다.이도건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한초성을 맞히지 못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한초성의 실력을 간과했다.일반인인 이도건은 한초성 앞에서 반항 한번 하지 못했다. 아무리 총을 들고 있다고 해도 총을 겨누지도 못한 채 죽고 말았다.“최 대가님, 저는 진릉 고대 무술 전승 가문, 한씨 가문의 한초성입니다. 최 대가님을 따르게 승낙하여 주십쇼!”한초성은 다른 사람들을 죽인 후 최서준 앞에 무릎을 꿇었다.그러자 최서준은 약간 놀랐다.“넌 왜 날 미워하지 않는 거지?”최서준이 의아해하면서 물었다.“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 손씨 가문 선조는 우리 아버지를 죽인 범인입니다. 전 아버지를 위해 복수할 겁니다. 하지만 제 능력으로는 털끝도 건드릴 수가 없죠. 그리고 이 자식들을 진작에 죽이고 싶었으나 그동안 실력이 되지 않아 참아온 것입니다.”한초성이 슬픔에 잠겨 이를 꽉 깨물고 얘기했다.“아, 손씨 가문 선조가 네 아버지를 죽인 범인인데 평소에도 같이 놀아온 거야?”최서준은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손씨 가문은 제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대외적으로는 한씨 가문 가주가 해외를 돌아다닌다고 하지만 저는 제 아버지가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 당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