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세요.”최서준은 유은석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화장실로 들어갔다.유은석은 최서준이 화장실로 들어가자마자 옆에 있던 청년에게 지시했다.“호운아, 얼른 내가 전에 소장해두었던 전통주를 최서준 씨 방으로 가져다드려.”이호운은 너무 놀라 탓에 눈이 휘둥그레졌다.“매니저님, 그 술은 79년도에 장인들이 직접 담근 귀한 전통주잖아요. 현재 전 세계에 17병밖에 없는데 한 병에 무려 20억이나 하잖아요.”“힘들게 구하신 술을 지금까지 킹스 레스토랑 마스코트처럼 소장해두면서 고가로 사겠다고 해도 안 파셨는데...”짝하는 소리와 함께 유은석은 이호운의 뺨을 내리쳤다.“가져다드리라면 가져다드려. 어디서 대꾸야!”최서준의 환심만 살 수 있다면 유은석은 20억이 아니라 200억이 되는 술이라도 기꺼이 내놓을 수 있었다.이호운은 맞은 뺨을 가리고 이내 유은석의 말대로 술을 가지러 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웨이터들이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우는 음식들을 하나둘씩 테이블에 올리기 시작했다.알마스 캐비어, 크래프트 스테이크, 자연산 송이, 대형 킹크랩...심지어 수저와 그릇도 은으로 되어있었다. 얼핏 보았을 때, 적어도 4000만은 넘을 것 같았다.그뿐만이 아니라 한 병에 240만 원 하는 96년도에 만들어진 모태주 7병도 있었다.도현수는 약간 어이없었다.“민욱아, 너무 과하게 주문한 건 아니니? 아무리 우리가 계산할 필요가 없다고 해도...”“괜찮아요, 아저씨.”오민욱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저었다.“테이블에 오른 것들을 다 합쳐보았자 몇천만밖에 되지 않아요. 킹스 레스토랑에서는 정상적인 금액이에요.”“아저씨, 별다른 생각하지 마시고 얼른 드세요.”오민욱은 음식을 맛 볼 생각에 더는 참지 못했다.다들 수저를 들고 음식을 맛보려고 할 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정장을 차려입은 청년이 술 한 병을 들고 공손하게 걸어들어왔다.“안녕하세요. 이건 유 매니저님께서 특별히 손님들께 가져다주라고 당부하신 술입니다. 한 병에 20억 하는 79년
진아영의 말을 들은 오민욱과 곽정원은 비꼬는 듯한 눈빛으로 최서준을 바라보았다.그들은 최서준에게 망신을 주려고 미리 계획해 두었었다.옆에서 보고 있던 도현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아영아, 8인석 테이블에 의자 하나를 추가하기 힘들 것 같은데 가방을 의자 등받이에 걸어두는 게 좋지 않겠니?”“안돼요, 아저씨.”진아영은 콧방귀를 뀌면서 반박했다.“이 가방 구찌 가방이란 말이에요. 제가 400만 원이나 주고 산 건데 혹시라도 긁혀서 흠이 가면 어쩌려고요.”“그래요, 서준 씨. 아영이는 여자잖아요. 서준 씨가 양보해요.”“제 생각에는 조금 불편하시겠지만 서서 드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드시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요. 저희가 짚어줄게요.”오민욱은 웃음을 참으며 가식적으로 최서준을 배려하는 것처럼 말했다.최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진아영의 가방을 땅에 내동댕이치고 자리에 앉았다.순간 진아영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놀랐다.“나쁜 새끼, 너... 너 지금 내 400만 원짜리 가방을 땅에 팽개친 거야?”정신을 차린 진아영이 노발대발했다.“짝퉁이잖아요.”최서준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짝퉁이라고?”진아영은 순간 멍해졌다.최서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가방이 짝퉁이라고요. 만 원도 안 할걸요.”“헛소리 그만해!”진아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 차가운 목소리로 그를 호통했다.“시골 놈이 명품백을 알기나 해? 네가 뭔데 내 백이 짝퉁이라는 거야?”“최서준, 럭셔리 브랜드에 관해 잘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최서준은 아주 담담하게 반박했다.“못 믿겠으면 쿠팡에 한 번 검색해보든가.”진아영은 헛웃음 치더니 폰을 꺼내 들고 쿠팡에 검색해보았다.그리고 검색결과를 확인한 그녀의 얼굴이 똥이라도 밟은 듯 일그러졌다. 쿠팡에는 진아영의 백과 같은 똑같은 상품들이 수두룩했다. 심지어 재질과 무늬마저도 똑같았다.그런데 가격은 5000원밖에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무료배송까지 해준다고 표기되어 있었다.다른 사람들도 폰으로
도현수는 최서준을 뒤따라 방에서 나갔다.“아빠.”도연우가 도현수를 따라 나가려고 할 때 하은숙이 그녀를 말리면서 헛웃음 치며 말했다.“연우야, 네 아빠 고집불통인 거 너도 잘 알잖아. 그냥 내버려 둬.”“저 시골 놈을 왜 저렇게 신경 쓰는지 모르겠다니까. 자기 친아들도 아닌데 말이야.”“됐어, 됐어. 다들 얼른 먹어.”그녀의 말을 들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다시 수저를 들었다.오민욱은 참지 못하고 20억짜리 전통주를 열어 나머지 사람들에게 한 잔씩 권했다.“다들 20억짜리 술이 어떤 맛인지 한 번 드셔보세요.”술을 입에 대지도 않던 하은숙도 한 잔을 들이켰다. 그리고 정신이 해롱해롱해져서 말했다.“민욱아, 아줌마가 오늘 네 덕분에 이 좋은 술도 마셔보네.”“그래, 민욱아, 이 술 덕분에 내가 한평생 자랑할 일이 생겼다니까.”곽정원은 헤헤 웃으며 말했다.오민욱은 그들의 칭찬을 들으면서 기분이 엄청 좋았다. 마치 하늘을 날아 예는 것 같았다.“최서준 그 시골 놈이 아까 우리한테 후회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 너무 우습지 않아?”진아영은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말했다.“그놈이 뭐라고 감히 나를 협박하는 건지.”오민욱은 콧방귀를 뀌고는 이내 말을 이어갔다.“진짜 연우만 아니었으면 이미 혼쭐을 내줬을 거야.”그의 말을 들은 도연우는 진짜 감동을 받은 듯했다.“민욱아, 고마워.”그들이 한창 서로 대화를 주고받고 있을 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설마 최서준이 뻔뻔하게 다시 돌아온 건 아니겠지?”진아영이 비꼬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문이 열리더니 정장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유은석이 와인 한 병과 와인잔 하나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들어왔다.“민욱아, 봐봐. 대머리가 직접 너한테 술 권하러 왔어.”문을 두드린 사람이 유은석인 걸 확인한 곽정원이 옆에 있던 오민욱에게 말했다.오민욱도 약간 당황했다. 그런데 아무렇지 않다는 듯 거만하게 앉아서 유은석이 술을 권하길 기다렸다.‘네 명성이 아무리 높아도 끝내는 이렇게 나한테 직접
유은석은 어이없다는 듯 오민욱을 쳐다보며 헛웃음 치더니 말했다.“내가 저 사람한테 사과하면서 술을 권한다고? 쟤가 무슨 자격으로?”“거울이나 좀 봐. 어디서 굴러온 돌이 헛소리하고 있어. 난 최서준 씨한테 술을 권하러 온 거라고!”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최서준에게 술을 권한다고? 우리가 아는 그 최서준을 말하는 거야?’유은석의 말을 들은 오민욱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었다.그는 이 모든 게 자신의 착각이 만들어낸 상황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에게는 너무 큰 망신이었다.‘잠시만. 최서준?’오민욱은 갑자기 무언갈 떠올렸는지 표정이 순식간이 바뀌었다.“유 매니저님, 아까 최서준이라고 했나요?”그들이 방금전 쫓아낸 최서준을 제외하고는 또 다른 최서준이라는 사람은 없었다.‘설마...’오민욱은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어느 최서준이겠어? 당연히 너희랑 같이 온 최서준 씨를 말하는 거지.”그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오민욱은 소름이 돋았다.하은숙과 도연우는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곽정원과 진아영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유은석이 말하는 최서준이 진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최서준이라고?’‘이게 말이 돼?’‘그 시골 놈이 킹스 레스토랑 매니저가 직접 술을 권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야?’“됐고, 최서준 씨는 어디 가셨는데?”유은석은 더는 그들이랑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다.“그... 갔어요...”곽정원이 우물쭈물하면서 대답했다.“갔다고?”유은석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바로 이때, 전에 전통주를 가져다주던 정장을 입은 청년이 유은석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매니저님, 이 사람들이 최서준 씨를 쫓아냈어요. 심지어 한 입도 드시지 못하고 가셨어요...”“뭐라고?”유은석은 의아해했다. 그는 이내 화난 얼굴을 하고 그들을 향해 말했다.“너희가 무슨 자격으로 감히 최서준 씨를 쫓아내?”“이 테이블에 오른 음식부터 시작해서 20억짜리 전통주까지, 내가 다 최서준 씨를
“알겠습니다.”이호운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카운터 직원을 불러왔다.“이 사람들이 계산해야 할 금액 총 얼마야.”카운터 직원은 계산기를 들고 금액을 계산했다.“호운 형님, 총 20억 8000만 원을 소비했습니다.”금액을 들은 후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다리의 힘이 풀리면서 하마터면 선 자리에서 그대로 쓰러질뻔했다.20억 8000만 원이나 되는 금액을 누가 계산할 수 있단 말인가?“여러분, 말해보세요. 카드로 결제하실 건가요? 아니면 수표로 결제하실 건가요?”이호운은 환하게 웃어 보이며 물었다.오민욱은 애써 웃으며 말했다.“저희... 저희 돈 없는데요...”“돈이 없다고요?”이호운의 표정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괜찮아요. 그럼 규칙대로 한 사람당 손목 하나씩 남기면 되겠네요.”이호운이 손짓함과 동시에 도끼를 든 건장한 남성들이 그들을 노려보면서 걸어들어왔다.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곽정원과 진아영은 너무 두려운 나머지 땅에 털썩 주저앉았다.“안 돼요. 제 손목 자르지 말아 주세요.”“민욱아, 우리 좀 구해줘...”하은숙과 도연우도 겁에 질려 공포가 가득찬 눈길로 걸어오는 남성들을 보고 있었다.“잠시만요.”오민욱이 급하게 그 사람들을 막았다.“호운 형님이라고 했죠? 여기에 작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혹시 전화 한 통만 빌려도 될까요?”오민욱은 지금까지도 유은석이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는 유은석이 왜 남양 실세가 직접 준 킹스 골드 카드를 승인하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는 자신의 아버지인 오신재에게 연락해서 그더러 남양 실세에게 연락해보라고 할 생각이었다. 전에도 그가 남양 실세한테 연락해서 진해천을 해결한 만큼 이번에도 그가 자신을 위해 이 일을 해결해 줄거라고 믿었다.“그러세요. 하지만 오 분이란 시간만 줄게요.”이호운은 경호원들에게 멈추라고 손짓했다.오민욱은 황급히 전화를 꺼내 들고 오신재에게 연락했다.“아빠, 살려줘요.”그는 전화가 걸리자마자 돼지 멱따는 듯한 소리를 지르며 구해달
“뭐라고요?”“지금 우리더러 그 촌놈한테 부탁하라고요?”사람들은 그 말을 듣자 고민하지도 않고 고개를 저었다. 방금 그들은 여러 가지로 최서준을 저격했었고 기회를 타 그를 모욕했었는데 지금 다시 그에게 부탁한다는 것은 돌을 들어서 제 발등을 깨는 격이 아닌가?“왜요? 싫어요?”이호운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렇다면 여러분 한 사람당 손목 하나씩 주세요.”주위에 있던 도끼를 든 사람들이 앞으로 오려는 것을 본 하은숙은 드디어 굽어들어서 다급하게 말했다.“그만, 승낙할게요. 그렇게 할게요.”말하고는 도연우를 보면서 말했다.“연우야, 네가 최서준한테 전화를 하렴. 아무래도 네가 최서준 예비신부니까...”도연우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핸드폰을 꺼내 최서준한테 전화를 걸었다.“고객의 전원이 꺼져있습니다. 음성사서함으로 연결 시 통화료가 부과됩니다...”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안내 음성을 듣고 도연우는 넋이 나갔다.“최서준...핸드폰을 꺼놨어요...”“뭐? 꺼졌다고?”“일부러 전화를 꺼놓고 우리를 골탕 먹이려는 거 아니야?”“다시 걸어, 다시...”오민욱과 곽정원 등 세 명은 분노와 두려움으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하은숙은 최서준의 연락처를 달라고는 몇 번 전화를 걸었지만 모두 전화가 꺼져있다는 안내 음성만 들려왔다. 다급해진 하은숙은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중요한 순간에 도연우가 기지를 발휘했다.“엄마, 아빠가 최서준이랑 함께 나갔잖아요? 지금 같이 있을 수도 있으니, 아빠한테 전화를 걸어보세요.”“그래그래!”하은숙은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당장 도현수한테 전화를 걸어 스피커를 켰다.“여보세요, 현수 씨? 최서준이랑 같이 있어요?”“같이 있어. 지금 밖에서 사담 중이야. 무슨 일이야?”이 순간,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저기, 최서준한테 전화를 바꿔주세요. 제가... 제가 할 말이 있어요.”하은숙은 빠르게 말했다.“알겠어.”도현수는 바로 전화를 곁에 있는 최서준한테 건넸다. 최서준이 전화를 받자 하은숙은 바로
이호운은 최서준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태도가 완전히 바뀌어 빠르게 다가가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호운 형님 맞죠? 제 면목을 봐서 이 사람들을 놓아주면 안 될까요?”최서준이 미소를 띠고 말했다.“최서준 씨 별말씀을요. 서준 씨가 얘기했는데 그럼 바로 풀어드리죠.”이호준은 예의 차린 미소를 짓고는 부하들에게 손짓했다. 이렇게 사람들은 꿈을 꾼 것과 같이 킹스 레스토랑을 나섰다. 돌아가는 길에 하은숙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저기, 서준아, 저 사람...저 사람들은 왜 너한테 그렇게 공손한 거니?”이 말이 나오자 도연우와 오민욱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동시에 약속한 듯 최서준을 쳐다봤다. 도현수도 예외가 아니었다. 방금 있은 상황을 알고 나서 그도 깜짝 놀랐었다. 이 사람들이 최서준의 면목을 봐서 그들을 결국 놓아주었으니 참 다행이었다. 도연우는 입술을 깨물며 최서준을 보고 있었는데 그 시선에는 온통 의문투성이였다. 사람들의 시선을 보고 최서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돌직구로 말했다.“그들의 보스인 최우빈이 제 부하라서요.”최서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모두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얼굴에는 믿기지 않는다는 기색이 만연했다.“하하하!”5초 후에 오민욱이 제일 먼저 반응하여 박장대소를 했다.“당신이 만약 남양 실세의 보스라면 나는 예수님이에요. 제발 허풍을 칠 때는 좀 생각을 하고 치면 안 돼요?”“오민욱의 말이 맞아.”곽정원도 비웃으며 말했다.“최서준, 당신이 킹스 레스토랑이랑 관계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겠지만 배짱이 너무 큰 거 아니에요?”“왜, 못 믿겠어요?”최서준은 눈썹을 찡긋하더니 입가에는 장난기가 서렸다.“멍청이나 너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믿겠어.”하은숙은 성을 내며 분노로 가득 차서 말했다.“남양 실세는 남양에서 민간 황제 같은 존재인 거 몰라? 감히 그런 사람이 네 부하라고? 살기 싫은 거야?”도연우의 도도한 얼굴마저 저도 모르게 찡그려졌다. 그녀도 최서준의 말은 허풍이 너무 과장되었다고 생각했다. 남양
“펑!”큰 굉음과 함께 벤틀리 차는 최서준 옆에 있는 난간에 세게 부딪혔고 보닛은 당장에서 튕겨 나갔다.“너 시발 귀먹었어? 길 막지 말라고, 죽고 싶어?”서주연은 높은 힐을 신고 차에서 내려오더니 최서준을 보고 막무가내로 욕을 쏟아냈다. 최서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첫째, 여기는 횡단보도. 둘째, 지금은 파란불이 켜졌고. 셋째, 당신 운전은 누구한테 배운 거야?”서주연은 빨간 입술을 깨물며 수치가 분노로 바뀌어 소리쳤다.“방자한 놈, 너 뭐 하는 놈이길래 감히 나를 훈계해?”“당장 나한테 사과해. 아니면 남양에서 더는 고개를 못 들고 다니게 할 거야.”서주연은 두 손을 허리춤에 걸치고 살기가 넘실대는 모습이었다. 최서준은 눈빛이 싸늘해지며 제대로 그녀를 손봐주려던 때, 차 안에서 갑자기 격렬한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콜록콜록...”“주연아, 그만해. 우리가 교통규칙을 지키지 않은 게 먼저야. 그러니 이분을 난처하게 할 필요 없어.”“자식, 너 운 좋은 줄 알아. 다시는 내 눈앞에 띠지 마.”서주연은 매섭게 최서준을 노려보고는 차 안으로 가서 개량한복을 입은 중년 남자를 부축하여 나왔다. 중년 남자는 얼굴이 창백하고 손수건을 들고 입을 막고는 기침을 계속했다. 그 손수건은 이미 피로 붉게 물들었다. 그는 미안한 얼굴을 하고 최서준을 보며 말했다.“젊은 청년, 오늘 일은 우리가 잘못했네. 얼른 가.”“아빠, 이 자식이랑 더 말 섞지 말고 지금 바로 차 불러서 손 신의한테 모셔다드릴게요.”서주연은 마음 아파하며 얘기했다. 최서준은 중년 남자를 보더니 갑자기 말했다.“제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자주 가슴이 후벼 파는 듯 아프고 호흡곤란이 나타나며 각혈을 하고 혈기가 역행하는 현상이 나타나죠?”“젊은 청년, 자네...자네는 어떻게 안 거지?”중년 남자는 얼굴색이 조금 변하더니 작게 한탄하며 말했다.“맞아. 몇 년 전에 심장병을 앓게 되었는데 몇 년이 지나도 치료가 되지 않네...”최서준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누가 당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