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네 차례야, 너도 한 대 쳐 봐.”최서준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눈빛이 달라졌다.지금의 최서준은 더이상 조금 전 숨기만 하던 소심한 젊은이가 아니었다. 지금 최서준의 모습은 마치 모두의 목숨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군주와도 같아 보였다.그런 최서준의 기세 앞에 모든 것은 한낱 미물에 불과해 보였고 밤하늘 아래, 오직 최서준만이 모두의 군림자 같았다.달빛 아래 당당하게 서 있는 최서준은 모두의 운명을 손에 쥔 채 뒤흔들 수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아무리 봉수라고 해도 그런 기세를 당해낼 방도가 없었다. 최서준의 엄청난 기세에 눌린 봉수는 당장이라도 두손 두발 다 들고 싹싹 빌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천천히 앞으로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최서준이 입을 열었다.“내 의지의 검은 천하를 베어버릴 수도 있어.”이윽고 최서준은 손을 꼿꼿이 편 채 손가락을 모아 끝을 세웠다. 그 손끝은 날카로운 게, 마치 모든 것을 베어버릴 듯 무시무시한 검 같아 보였다. 최서준은 그런 날카로운 손끝을 허공에 휘둘렀다.“휙”순간, 최서준의 손끝에서는 무협 소설에서 검을 휘두를 때나 보일 법한 빛이 번쩍이더니 날카롭게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곧장 봉수에게로 향했다.날카로운 빛이 매서운 속도로 꽤 먼 거리를 날아갔고 칼날이 스쳐 가며 바닥을 두 동강 냈다. 두 동강 나버린 바닥의 단면은 마치 매끄러운 식칼로 잘린 두부 단면처럼 정갈하고도 반듯하게 잘려있었다. “미친, 저게 뭐야?”“충격파인가?”“...”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눈앞의 광경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들의 두 눈은 무서운 기세로 바람을 가르는 칼날에 집중되어있었다.순식간에 표정이 굳어버린 봉수가 재빨리 기술을 써 몸을 피하려고 했지만 애석하게도 그는 최서준이 휘두른 칼날의 속도를 이기지는 못했다. 몸을 피하려던 그 순간, 날아오는 칼날에 봉수의 두 다리가 잘렸다. 무릎 아래쪽 두 종아리가 모두 순식간에 댕강 잘려나가 사방팔방으로 피가 튀었다.“으악!”힘없이 바닥에 축 늘어진 봉수가 잘려나간 자
그 순간, 현장은 곧바로 깊은 침묵에 잠겼다. 실수로 바늘 하나라도 떨어뜨리는 순간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정도로 쥐 죽은 듯 고요했다.그 순간,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전장에 우뚝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위풍당당하게 우뚝 서 있는 그 모습은 마치 천하를 쥐락펴락 하는 군주 같아 보였다. 비록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건 단순히 뒷모습뿐이었지만 모두가 우러러볼 만한 뒷모습이었다.최서준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심장이 요동치고 있었다.이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최서준은 봉수의 상대가 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한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럴 만도 한 게 최서준은 봉수와 대적하기엔 너무 어린 상대였으니 말이다.하지만 그 콧대 높던 봉수가 최서준의 손에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것도 모자라 죽기 직전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비굴하게 목숨 구걸이나 하고 있었다.진짜 강하다는 게 어떤 것일까?이게 바로 진짜 강함이라는 것이다.주하은 역시 무언가에 홀린 듯한 눈으로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이 남자 생각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었잖아!하지만 이 적막도 곧이어 누군가의 환호성으로 인해 바로 깨져버렸다.“우와 최서준 씨 이 정도였어?”사람들의 틈에 섞여 최서준을 함께 바라보고 있던 김지유가 대신 부끄러운지 얼굴에 발간 홍조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기쁜 마음은 완전히 숨기지 못 한 듯 눈썹만은 꿈틀거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양옆에 서 있던 강민우와 오민욱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다시 한번 최서준을 바라보든 그들의 눈빛에는 놀라움, 이해할 수 없음과 경외와 같은 복합적인 감정들이 들었다.강하다고 소문 난 봉수 같은 이런 무술 고수가 최서준 같은 사람에게 이 정도로 쉽게 죽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그럴 줄도 모르고 여태껏 최서준을 괴롭혀온 세 사람이었다.자신들이 이때까지 했던 짓들이 떠오른 오민욱, 곽정원과 진아영 세 사람의 낯빛은 순식간에 백지장처럼 새하얗게 질렸다.하지만 지금 가장 두려움에 떨
전장에 서 있던 최서준은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그는 자신의 밑에서 무릎 꿇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주동필에게 말했다.“어르신, 정리 좀 부탁드려요.”“알겠습니다. 최 대가님.”주동필이 간단히 대답하고는 몸을 돌려 모두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남양 시 5대 명문 세가를 제외한 분들은 다 떠나주시길 바랍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 많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자리를 떠났다. 주동필의 말에 그 콧대 높던 강민우와 오민욱까지 미련 없이 바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체육관에는 최서준과 5대 명문 세가의 사람들만 남게 되었다.조훈은 무언가를 의식한 듯 몸을 심하게 떨더니 갑자기 바닥에 피를 토해냈다.“조씨 가문….”천천히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한 최서준이 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해봤겠지?”조훈을 제외한 조씨 가문의 사람들은 두려움에 잠식된 나머지 바닥에 꿇어앉아 두 손을 모아 싹싹 빌기 시작했다.자신의 세력 따위 진작에 다 사라졌다는 것은 조훈 역시 알고 있었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악에 받쳐 소리쳤다.“애송이 주제에. 내가 제일 후회하고 있는 일이 뭔 줄 알아? 그때 넌 깔끔하게 처리 못 한 거야. 이렇게 우리 가문을 공격할 걸 알았으면 그때 진작에 태워 죽였어야 했는데.”“그래?”최서준은 얼음장같이 차가운 눈빛으로 손을 들어 조훈을 꾹 내려 앉혔다.“꿇어!”조훈은 알 수 없는 엄청난 힘이 자신을 짓누르는 것을 느꼈다. 조훈은 버틸 수 없는 강한 힘에 바닥에 힘없이 꿇어앉았다.“X밥 같은 게. 죽일 테면 어디 한번 죽여봐. 귀신이 돼서라도 끝까지 너 안 놓아줄 테니까.”눈을 매섭게 치켜뜬 조훈이 큰소리로 고함을 질러댔다.남양 시에서 제일가는 명문 세가의 주인으로서 생애 처음 겪어보는 이런 모욕은 정말 견딜 수 없는 치욕이었다.“죽인다고? 내가 널?”최서준이 우습다는 듯 비웃으며 말했다.“너희 조씨 일가가 불 지른 한성 보육원은 기억해? 너희들이 얼마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세 사람은 최서준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허리를 굽신거리며 아주 공손한 태도로 최서준을 대하고 있었다.최서준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세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김씨 일가한테 제가 원하는 건 딱 하나입니다. 김지유를 가문의 진짜 주인으로 만드세요. 세 분은 지유를 잘 보필해주기만 하면 됩니다. 의견 있으십니까?”“없어요, 없습니다.”세 사람은 최서준이 혹시 모를 오해라도 할세라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답변을 내놓았다.김인웅은 그럼에도 안심이 되지 않는지 전전긍긍해서 하며 말을 얹었다.“최 대가님, 걱정하지 마세요. 돌아가는 대로 바로 가족회의 열어서 김지유를 김씨 가문 주인으로 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좋아요, 앞으로 남양 시에서 김씨 일가를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최서준이 옅은 미소를 띤 얼굴로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최서준의 한 마디에 세 사람은 안심과 동시에 밀려오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그 순간, 문지기로 있던 주씨 가문의 수하가 걸어와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최서준 씨, 밖에 계신 네 분께서 최서준 씨를 뵙고 싶으시답니다. 이름이 오민욱이라고 하던데요.”“걔네가 왜?”미간을 좁힌 최서준이 곧바로 입을 열어 대답했다.“들어오라고 하세요.”최서준의 허락이 떨어지자 오민욱은 강민우, 곽정원과 진아영을 데리고 급하게 안으로 들어섰다.최서준이 위에 편히 앉아 무덤덤한 표정으로 물었다.“날 만나고 싶다고?”오민욱과 강민우가 서로 눈빛을 주고받는 듯하더니 이윽고 쿵 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이 최서준의 발밑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오민욱이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말했다.“최서준, 아니, 최 대가님.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제가 사람을 몰라보고 큰 죄를 지었습니다. 저희가 이때까지 했던 짓들은 그저 단순했던 해프닝으로 여겨주시면 안 되겠습니까?”모두에게 자리를 뜨라 명령했을 때 그 넷만은 줄곧 밖에서 떠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그들도 지금 최서준의 수준으로는
”저희 대표님 성함이 바로 최서준입니다.”임상아가 의아하다는 듯한 눈으로 김지유를 바라보며 물었다.“저희 최 대표님 알고 지내신 지 이렇게나 오래되셨는데, 여태껏 이퓨레 코스메틱 대표이사라는 거 모르고 계셨어요?”임상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지유의 머릿속에서 천둥이 울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순식간에 사고회로가 정지돼 바보가 되어버린 것만 같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자신이 그렇게 실물로 만나고 싶어 했던 최 대표라는 인간이 바로 같이 살고 있던 최서준이었다니.여태껏 자신에게서 온갖 무시를 당해왔던 그 바보 같은 남자가 바로 4천억이라는 거금을 들여 위기에 처한 김지유의 회사를 다시 살려준 사람이었다.순간적으로 무언가가 떠오른 김지유의 낯빛이 파리하게 질려버렸다.일전 최서준이 김지유에게 자신이 바로 이퓨레 코스메틱 대표라는 사실을 밝힌 적이 있었다.다만 김지유가 최서준의 말을 믿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허풍 좀 그만 떨라며 한바탕 최서준을 비웃었을 뿐이었다.순간적으로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 김지유는 밀려오는 수치심에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 숨고 싶었다.실성한 듯한 김지유의 모습에 임상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김 대표님, 이제 계약서 작성해도 되는 거죠?”다시 정신을 차린 김지유는 테이블 위로 놓인 이퓨레 코스메틱 주식 양도 계약서를 뚫어지라 바라보다가 입술을 가볍게 깨물고 말했다.“부 대표님, 최서준한테 자세히 물어봐 주세요. 왜 이렇게나 많은 주식을 저한테 양도하려고 하는지.”김지유는 이미 최서준과 자신의 관계가 완전히 끝나버렸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이혼 서류만 작성해서 법원까지 통과하는 순간 아예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그런 관계인 줄로 알고 있었다.‘근데 최서준이 왜 이러지?’“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저 최 대표님께서 분부하신 대로 찾아온 것뿐입니다.”임상아의 대답에 가볍게 비웃음을 날린 김지유가 아무 단호한 말투로 대답했다.“그만 돌아가세요, 부대표님. 저는 여기 사인 안 합니다.”“네?”예상치
집으로 돌아온 조씨 가문은 모든 수하들을 끌어모아 집을 지키도록 명령했다. 그들도 최서준이 다시 찾아와 자신들의 목숨을 위협할까 두려웠다.조씨 일가의 회의실에는 고위급 관직을 맡은 사람들이 모두 모여있었다.한 여자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오빠, 그 최 대가님이라는 사람, 우리한테 3일 내로 그 남원 추모공원 찾아가서 그때 죽은 사람들한테 사죄하라 그랬다며. 우리…. 우리 그럼 이제 어떡해?”말을 꺼낸 그 여자는 조씨 일가의 다섯째였다. 즉 조훈의 다섯 번째 되는 여동생인 조문헤라는 사람이었다.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으로 가득 찬 표정으로 조훈을 바라보았다.사람들의 부축을 받고 있던 조훈이 분에 가득 찬 얼굴로 말했다.“지금 당장 노조한테 연락해. 빨리 귀국해서 우리 조씨 가문 좀 도와달라고.”“노조만 돌아오면 그 애송이 새끼 죽이는 건 시간 문제야. 어디 그뿐인 줄 알아? 그놈의 주씨 가문이고 뭐고 그것들 다 뒤지는 거야!”말을 하는 조훈의 얼굴은 흉악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눈빛에는 광기가 가득 차 그 무엇도 눈에 뵈는 게 없는 사람 같았다.하지만 곧이어 불안에 가득 찬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지만 보스. 만약 노조가 3일 안에 돌아오지 못한다면요? 그럼…. 그럼 우린 어떡해요?”그 말에 모두가 동의하는 듯 크게 동요했다.그렇지!최서준은 그들에게 3일이라는 시간밖에 주지 않았다. 만약 삼일 안에 추모공원으로 가지 않으면 자신들을 찾아와 전부 말살을 시키는 건 시간문제였다.만약 노조가 제시간에 돌아오지 못한다면 모두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조훈도 그걸 모르는 건 아니었다. 조훈은 입술을 꽉 깨문 채 악에 받쳐 말했다.“그러니까 보험을 들어놔야지.”“명휘 엄마한테 연락해. 이혼하고 원수보다 못한 사이가 된 여자지만 그래도 엄마는 엄마야.”“그러니까 그 여자만 우리 조씨 가문을 도와준다면 노조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그 애송이 같은 자식은 내 선에서 처리할 수 있어!”듣고 있던 조씨 가문의 다섯째 조
”그쪽 아가씨가 누군데요?”미간을 좁힌 최서준이 물었다.“가보시면 아실 겁니다.”검은 정장의 여자는 시원치 않은 대답을 내놓았다.주위를 가볍게 쓱 둘러본 최서준이 냉소를 지으며 물었다.“안 간다고 하면요?”“스르륵….”주위에 순간적으로 열댓 명 정도의 사람들이 우르르 등장했다. 모두가 가면을 쓴 채 최서준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왜? 납치해 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됐나 보지?”최서준이 뒷짐을 쥔 채 무덤덤한 표정으로 물었다.눈썹을 날카롭게 치켜뜬 여자가 큰 소리로 호통쳤다.“너 이놈들! 이게 지금 감히 최서준 씨한테 무슨 무례야!”“얼른 물러나지 못해!”그녀의 호통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에 순간적으로 주춤하던 그 가면을 쓴 사람들이 순식간에 여기저기로 흩어졌다.보통 인간이 아니다.최서준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나이는 4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였다. 여자의 몸으로 내경에 들어서다니, 보통 사람은 아닌 게 분명했다.순간적으로 최서준은 눈앞의 여자에게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앞장서요.”여자는 최서준을 데리고 한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최서준이 발을 들이는 순간 어둠 속에서 수십 개의 총구가 자신을 겨누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배릿까지 있네….”대충 주위를 쓱 훑어본 최서준의 입꼬리가 살살 올라갔다.호화로운 저택의 정원은 한밤중에도 대낮처럼 밝은 조명을 켜놓았다. 자연스러운 꽃향기가 아니라 인조적인 향이 코를 찌르고 있었다.저 멀리 보이는 온천 속에는 물에 젖어 빛나는 피부를 반짝이고 있는 나체의 여자가 옅은 안개 속에서 아른거렸다.“아가씨, 최서준 씨께서 오셨습니다.”여자가 먼저 앞장서 온천 속에 있는 그 여인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말했다.“넌 이만 가봐.”귓가를 간지럽히는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가씨!”정장을 입은 여자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갔다.“가봐, 주위에 배치해둔 킬러들도 다 철수시키고. 나랑 최서준 씨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는 않거든.”“네, 알겠습니다!”잠시
최서준은 온천 쪽으로 걸어가 옆에 놓여있던 분홍색의 샤워 타올을 건네주었다.수건을 건네받는 최아현의 눈에는 순간적으로 교태 섞인 눈빛이 반짝였다.곧이어 그녀는 비음 섞인 신음을 내뱉으며 당장이라도 넘어질 듯한 모션을 취했다. 몸을 뒤로 젖히며 최서준의 손에 들려있던 샤워 타올을 힘껏 잡아당겨 최서준을 온천을 끌어들이려 했다.하지만 그런 최아현의 행동에 최서준은 곧바로 망설임 없이 손에서 샤워 타올을 놓아버렸다.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물속으로 넘어졌다.다시 물 위로 떠 오른 최아현이 불쌍한 눈빛으로 최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최서준 씨 진짜 매정하다, 어떻게 사람이 물에 빠지는데 구해줄 생각을 안 해요? 제가 수영 못 했어 봐요, 지금쯤 이미 물에 빠져 죽었을걸요?”“죽으면 대신 경찰에 신고 정도는 해드릴 수 있습니다.”최서준이 무표정으로 대답했다.최서준의 대답에 최아현은 짜증 난다는 듯 최서준을 째려보았다. 그 순간 최아현은 얻을 정보도 없겠다 본격적으로 최서준을 놀려주고 싶어졌다.최아현은 온천의 반대편으로 가 샤워 타올로 몸을 감싼 채 맨발로 온천에서 빠져나왔다.그녀는 아까와는 다른 사뭇 진지한 얼굴로 최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최서준 씨, 자기소개부터 할게요. 저는 최아현이라고 해요. 방금 무례했다면 사과하죠.”“대답 안 해줄 건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어요. 조씨 가문이랑은 어떻게 악연이 생긴 건지 물어보고 싶었어요.”“그쪽은 조씨 가문이랑 무슨 사이인데요?”최서준은 대답 대신 되물었다.최아현의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곧이어 입술을 꽉 깨문 최아현이 대답했다.“저도 굳이 숨기진 않을게요. 저는 조씨 가문이랑 철천지원수 같은 사이에요. 제 가족들을 다 죽였거든요. 복수할 기회만을 노리는 중이에요.””거짓말도 정도껏 하세요. 그게 사실이라면 방금 그 화경 대가 레벨의 여자 하나로 진작에 조씨 가문을 멸하고도 남았겠죠.”최서준이 고개를 저으며 최아현의 말을 끊었다.“최아현 씨, 저는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신경 안 씁니다. 하지만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