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급해? 다들 이제 곧 동료 될 텐데 미리 알아가는 것도 좋잖아.”오민욱의 눈가에 한기가 스쳤다. 그는 선뜻 최서준에게 손 내밀며 으스댔다.“반가워요, 오민욱이에요. 현재 마케팅 2팀 매니저를 담당하고 있고 연우 동료이자 상사에요.”최서준은 그의 사악한 미소를 바로 알아챘지만 똑같이 손 내밀며 무표정하게 말했다.“최서준이에요.”두 사람이 악수하는 모습에 곽정원은 속으로 깨고소해했다.오민욱은 손힘이 세기로 유명해 전에 그와 한번 악수하다가 하마터면 손이 부러질 뻔했고 그 뒤로 족히 사흘을 아팠다. 심지어 그것도 오민욱이 자제한 결과였다.이젠 드디어 이 촌놈이 망신당할 차례가 됐다.아니나 다를까 최서준은 악수하는 순간 거대한 힘이 압박해오는 걸 느꼈다.오민욱의 표정을 보자 야유와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그는 도연우 앞에서 최서준에게 망신 주어 제 앞에 무릎 꿇고 빌기를 바랐다.다만 아쉽게도 아무리 힘을 줘봤자 최서준은 줄곧 담담한 표정이었다.‘이 녀석 변태 아니야?’오민욱이 속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곧이어 그의 얼굴에 걸린 미소가 충격과 고통으로 뒤바뀌었다. 그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최서준은 마치 집게처럼 되레 그의 손을 꽉 잡았는데 아파서 죽을 지경이었다!오민욱은 손이 으스러질 것 같아서 얼른 빼내려 했지만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그가 간신히 고통을 참는 모습에 최서준이 배시시 웃었다.“오 매니저, 괜찮아요? 무슨 땀을 이렇게 많이 흘려요?”“이 손... 놔요.”오민욱은 피를 토할 것처럼 이를 꽉 깨물었다.“에이, 그럼 안되죠.”최서준이 진심 어린 표정을 지어 보였다.“오 매니저가 마치 옛친구처럼 반가울 따름인데 좀 더 잡고 있어요 우리.”옛친구는 개뿔!오민욱은 울상이 되어 험상궂은 얼굴로 변했다.“손 놔, 당장 이 손 놓으라고!”“이봐요 최서준 씨, 지금 뭐 하는 겁니까?”곽정원이 드디어 수상함을 느끼고 황급히 질책했다.“오 매니저가 나랑 더 악수하고 싶지 않으니 어쩔 수 없네요.”최서준은 장난
그녀가 다급히 말했다.“대표님, 저는 이퓨레 코스메틱 부대표 임상아라고 합니다. 편하게 말 놓으세요. 어제 회사 주주총회에서 지오 그룹 최우빈 대표님이 수중의 75퍼센트 지분을 최서준 대표님께 양도한다고 발표하셨어요. 즉 어제부터 대표님은 우리 회사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선정되셨어요. 최우빈 대표님께서 대표님 사진이랑 일부 자료들도 저한테 보내주셨어요. 앞으론 제가 대표님을 보좌하겠습니다.”최서준은 그제야 깨달았다.“알았어. 나 지금 바로 회사야. 무슨 일 있으면 임 대표한테 분부할게.”부대표이사 사무실.전화를 끊은 후 임상아는 곧장 비서를 불러와 명령했다.“우리 회사 신임 대표 최서준 대표님이 지금 회사에 와 있어. 아마 비밀리에 방문하고 있을 거야. 당장 각 부서 담당자들한테 말해서 직원 단속 잘하라고 해. 가장 바람직한 업무 자세를 보여야 해. 미리 말하는데 누가 감히 최 대표님 눈에 나면 당장 해고당할 줄 알아!”“알겠습니다, 대표님!”비서도 식겁하며 재빨리 부대표의 명령을 전달했다.회사 로비에서 도연우 일행은 최서준이 나오길 기다리며 기대에 찬 얼굴로 줄곧 희희덕거렸다.이때 오민욱이 전화 한 통 받더니 갑자기 긴장감에 휩싸인 표정을 지었다.“왜 그래 민욱아?”진아영이 궁금한 듯 물었다.오민욱은 숨을 깊게 몰아쉬며 말했다.“방금 팀장님한테 전화 왔는데 우리 회사 신임 대표 최 대표님이 이미 비밀리에 회사를 둘러보고 계신대. 우리더러 열심히 업무에 임하래. 만에 하나 경솔하게 굴면 바로 해고래.”“뭐?”다들 입이 쩍 벌어졌다.도연우가 이해 안 된다는 듯이 물었다.“민욱아, 우리 회사 대표님은 이씨 성 아니야?”“지금은 아니래.”오민욱이 고개를 내저었다.“외삼촌이 그러는데 어제 급하게 주주총회를 열어서 원래 하던 이 대표가 퇴임하고 새로 온 최 대표가 대주주이자 대표직을 맡았대. 아직 소식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고 너무 급하게 결정된 일이다 보니 너희들한테 미처 얘기하지 못했어.”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정세훈은 어이가 없어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누굴 동성애자라는 거야! 너야말로 동성애자 아니야? 너희 온 가족이 동성애자야. 꺼져, 썩 꺼져버려.”최서준이 되물었다.“동성애자가 아닌데 왜 별자리로 직원 채용해요?”“내가 인사팀 매니저니까 내 맘대로 정해. 네가 뭘 어쩔 건데? 왜? 때리기라도 하게?”정세훈이 거만을 떨며 비아냥댔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찰진 귀싸대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정세훈은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얼굴을 감싸고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최서준을 쳐다봤다.“야 이 새끼야, 네가 감히 날 쳐?”“어디 그뿐이겠어? 지금 당장 널 해고할 수도 있는데, 왜? 내 말 안 믿겨?”최서준이 담담하게 말을 내뱉었다.정세훈은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붙였다.“뭐라고? 이 새끼가 어딜 감히? 네가 뭐 새로 온 대표님이라도 되는 줄 알아? 나 때렸지 방금? 넌 이제 끝장이야 새끼야. 딱 기다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야, 조규찬, 당장 경호원들 데리고 내 사무실로 와. 여기 누가 소란 피우고 있어.”곧이어 덩치 큰 사내 다섯 명이 안으로 뛰어왔다.“규찬아, 여기 이 자식 당장 끌어내.”정세훈이 최서준을 가리키며 앞장선 경호원에게 말했다.다섯 경호원은 손에 전기봉을 들고 험상궂은 얼굴로 최서준을 둘러쌌다.“그냥 혼자 나갈래 아니면 우리가 끌고 나갈까?”그 순간 정세훈은 어깨가 한껏 올라갔다.최서준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오케이, 너희들 모두 회사에서 꺼져야겠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임상아 부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나 지금 인사팀 매니저 사무실인데 5분 줄게, 당장 이리로 와!”정세훈은 그가 전화하는 걸 말리지 않고 오히려 통화를 마친 후 계속 비아냥댔다.“자식, 전화로 사람 부르게?”그는 코웃음 치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계속해봐, 몇 명이나 부를지 보자. 대체 누가 널 지켜줄지 몹시 궁금해지는데.”경호 팀장 조규찬이 곧장 아부를 떨었다.“그러게 말입니다. 매니저님은
“5분 20초...”최서준이 담담한 눈길로 임상아를 쳐다봤다.“지각이야.”“죄송합니다, 대표님.”임상아는 가슴이 움찔거렸다.순간 장내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그녀의 일련의 행동에 모든 이가 충격에 휩싸였다.그중에서도 정세훈이 가장 놀란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임상아는 회사 부대표라 대표님 바로 아래 직급이다.잠깐...방금 뭐라고 불렀지?대... 대표님?!정세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최서준을 쳐다봤다.“너... 네가 바로 새로 온 최 대표야?”헐?이 녀석이 바로 신임 최 대표라니?조규찬 일행도 식겁하여 몸을 벌벌 떨었다.최서준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방금 내가 한 말 기억하지? 널 때릴 뿐만 아니라 해고할 수도 있다는 말. 이젠 드디어 믿겠어?”정세훈은 몸이 격렬하게 떨렸다. 그는 제 뺨을 연신 후려치며 말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제가 죽을죄를 지었어요, 제가 감히 대표님도 못 알아뵙고...”조카가 꼽주라던 사람이 신임 대표님일 줄은 정말 꿈에도 상상치 못한 일이다.대표님일 줄 알았다면 대체 무슨 엄두로 이런 짓을 벌였겠는가.“다들 간이 배 밖으로 튀었어? 감히 대표님 심기를 건드려?!”임상아는 드디어 사건 경위를 알아채고 정교한 얼굴이 한없이 싸늘해졌다.다들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절대 최서준을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건만 감히 최서준의 총구에 들이받을 줄이야.그녀는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정세훈과 조규찬 일행은 얼굴이 잿빛이 되었고 눈가에 후회와 절망으로 가득 찼다.임상아가 그들에게 당장 짐 싸서 나가라고 말하려 할 때 최서준이 담담하게 먼저 입을 열었다.“됐어. 모두 전에 날 본 적이 없잖아. 오늘 일은 이쯤에서 끝내. 그렇지만 오늘부로 감히 또 같은 착오를 범한다면 그땐 진짜 가차 없이 내쫓을 줄 알아. 아참 그리고 방금 있은 일은 절대 외부에 떠벌리지 마. 특히 내 신분은 철통
도연우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오민욱, 그놈 면접 보러 들어간 지도 꽤 됐는데, 왜 아직도 안 나와?”“걱정하지 마, 전에 삼촌이랑 얘기 다 해뒀어. 그놈 면접 통과하지 못할 거야.”오민욱도 궁금하긴 했지만, 믿는 구석이 있기에 그녀를 웃으며 안심시켰다.진아영도 그 말에 가담했다.“맞아, 오민욱 삼촌이 인사팀 매니저라 직원 채용 관련해서는 다 담당하고 계셔. 오민욱 삼촌만 동의하지 않으면, 네 그 촌닭 약혼자는 우리 회사에 들어오지도 못할 거야.”두 사람의 말에 도연우의 심란하던 마음도 조금은 안정되었다.이때, 정세훈이 가죽가방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다급히 걸어 나왔다.그 모습에 오민욱은 두 눈을 반짝이며 잽싸게 달려가 물었다.“삼촌, 어떻게 됐어요? 그놈 면접 통과 안 됐죠?”“짝!”정세훈이 굳은 얼굴로 그의 뺨을 내리쳤다.“이 X끼야, 너 때문에 내가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잖아.”그 싸대기 한방에 오민욱과 도연우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이게 대체 뭔 일인가?정세훈이 왜 오민욱에게 뺨을?오민욱이 얼얼한 뺨을 어루만지며 물었다.“삼촌, 왜 때려요?”“당장 꺼져. 난 너 같은 조카 둔 적 없으니까.”정세훈은 고함을 지르며 뒤도 안 돌아보고 그 자리를 떠났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다들 어안이 벙벙해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이때, 최서준이 얼굴에 미소를 띠며 걸어 나왔다.“다들 아직 안 가고 있었네?”“어떻게 됐어요? 면접 통과됐어요?”오민욱이 다급히 물었다.“덕분에 면접 통과됐어요.”최서준은 그를 빤히 쳐다보며 답했다.면접이 통과됐다는 말에 오민욱의 얼굴은 금세 굳어졌다.어떻게 이럴 수가?오민욱외에 나머지 사람들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도연우의 표정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어두워졌고, 그녀는 분노 섞인 눈빛으로 오민욱을 바라봤다. 그 눈빛은 마치 말 다 해놨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는 것 같았다.오민욱도 그녀의 눈빛이 뭘 의미하는지 알았지만, 일이 이미
“걱정하지마. 절대 말 안 할게. 그러니 빨리 말해봐.”모두 그녀를 재촉했다.이어서 진아영이 차갑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내가 듣기로는, 정세훈 매니저님이 그놈 면접 보면서 일부러 온갖 어려운 질문만 하면서 곤란하게 만들었다는 거야. 근데 때마침 예고 없이 찾아온 최 대표님이 그걸 봤대. 그걸 보고는 화를 내시면서 부대표님까지 불러왔다는 거야. 그러고는 정세훈 매니저님만 대판 깨졌대.”오민욱은 그제야 정세훈이 왜 그랬는지 알게 되었다.“아, 어쩐지 삼촌이 날 보는 눈빛이 원수를 보는 눈빛이다 했어. 새로 부임한 최 대표님 때문이었네.”“연우야, 너도 다 들었지? 이번일 내 탓 아니다? 그놈이 우연히 운이 좋았던 거지.”“운 좋네! 그놈.”도연우가 굳은 얼굴로 중얼거리자 오민욱이 이어서 그녀를 위로했다.“걱정하지마, 그때 가서 내가 다른 이유로 그놈 퇴사하게 만들면 되니까.”어느새 퇴근 시간이었고, 오민욱은 계약서 체결하러 가기 위해 도연우 등 일행도 같이가기로 했다.최서준은 딱히 가고 싶지 않았지만, 도연우도 간다고 하니 할 수 없이 따라갔다. 필경 도현수에게 그의 딸 도연우를 보호하겠다고 승낙했으니 말이다.그렇게 모두 오민욱의 벤츠 E300에 탔고, 뒷좌석에 한 자리가 남았다.이때, 오민욱이 최서준을 막아 나서며 비열하게 웃어 보였다.“미안해요. 최서준 씨. 이 차는 제가 새로 구매한 차라 최서준 씨가 앉으면 아마 더럽혀질 거에요. 아니면 그냥 택시 타고 가는 건 어때요? 주소는 로열 호텔 802 룸입니다.”“맞아, 저런 촌닭이 어떻게 벤츠 차에 탈 수 있어.”“최서준 씨, 택시 탈 돈 없으면 제가 택시비라도 좀 드릴까요.”진아영과 곽정원이 비아냥거리며 웃어 보였고, 아예 대놓고 왕따를 시키는 식이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먼저들 가봐요. 저도 뒤따라 갈게요.”오민욱은 의기양양하게 그를 향해 휘파람을 불어 보이며, 가속 페달을 밟아 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도연우는 백미러로 혼자 길가에 서 있는 최서준을 바
“대체 어디 있는 거지?”주하은은 이를 악물고 눈물을 머금으며 되뇌었다.“우리 할아버지만 살려준다면 나 주하은, 하라는 건 다 할 수 있는데.”이때, 주하은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고, 그녀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네 진수 씨. 어... 어떻게 됐어요? 제가 찾으라는 그 사람 찾았어요?”“네, 찾았습니다. 그 사람 지금 로열 호텔 802룸에 있습니다. 근데 직접 오셔서 자기한테 사과하라고 하십니다.”그녀의 물음에 전화기 너머에서 재빨리 답했다.그 말을 들은 주하은은 화를 내기보다는 오히려 기뻐하며 말했다.“그래요, 알았어요.”“여기요, 로열 호텔로 가게 차 좀 준비해줘요!”한편 로열 호텔 802룸.큰 원형 유리 테이블에 각종 고급스러워 보이는 요리가 차려져 있었고, 거기에는 값비싼 술도 놓여 있었다.정장 차림을 한 오민욱이 와인잔을 들며, 자리에서 일어나 멀리 앉은 중년남성을 향해말했다.“진 이사님, 한잔 올리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직접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진 이사님은 마실 수 있는 만큼만 마셔도 괜찮습니다.”오민욱은 진 이사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호탕하게 와인 한 잔을 원샷했다.원샷한 이유도 다름이 아닌 바로 지오 그룹의 진 이사, 진해천을 위한 것이었다.진해천은 맞춤 수트에 손목에는 값비싼 시계를 차고 오만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그는 오민욱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그의 시선은 오직 오민욱 옆 도연우에게 멈춰 있었다.“여기 이 미녀분은 누구?”그도 지금까지 예쁘고 아름다운 여자를 많이 봤지만, 도연우를 향한 설레는 마음 또한감출 수 없었다.“진 이사님, 이쪽은 오늘 저와 같이 온 제 동료 도연우 씨입니다.”오민욱은 말을 마친 뒤 도연우에게 눈치를 주었다.도연우도 그 눈치의 의미를 알아채고는 와인잔을 들고 진세천에게 술 한잔 권했다.“진 이사님, 저는 도연우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고, 술 한잔 권하고 싶습니다.”“여기 도연우 씨는 직장 술자리 예절에 대해 잘 모르나 봐요?”진해천은
모두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웬 청년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것이었다.“최서준?”오민욱 일행은 모두 깜짝 놀랐다.그 순간 도연우는 속으로 기쁨을 감출 수 없었고, 왠지 모르게 감동이었다.“너 X발 뭐야? 감히 이 진해천의 일에 간섭해?”진해천은 차가운 눈빛으로 최서준을 응시했다.최서준은 아무 말 없이 도연우 옆으로 다가가더니, 그녀를 자신의 뒤로 끌어당겼다.그러고는 테이블 위에 술병을 집어 들고 두말없이 진해천의 머리를 내리쳤다.“그럼 당신은 감히 이 최서준의 여자를 건드려?”“아아아아악!”진해천은 비명과 함께 급히 머리를 감쌌고, 손가락 사이로는 빨간 피가 흘러나왔다.도연우 일행은 그 모습에 멍해지더니 그 다음은 모두 겁에 질린 상태였다.그 이유는 지금 최서준이 머리통을 깬 사람이 지오 그룹 대표 진해천이였으니 말이다.진해천은 머리를 감싸며 분노에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네까짓게 감히 날 때려? 너 내가 누군지는 알고 이러는 거야? 너 두고 봐. 내가 너 지옥 맛 좀 보게 해줄 테니까! 그리고 너희들도 잘 들어. 얘뿐만 아니라 너희들도 다 뒈졌어!”그는 도연우와 오민욱 일행을 보면서도 윽박지르며 그들을 위협했다.“최서준 씨, 당신 미쳤어요? 어떻게 진 이사님을 때릴 수 있어요. 저 사람이 누군지는 알고 이러는 거예요? 뭐해요? 얼른 사과 안 하고.”“이젠 X 됐다. 저 촌닭 때문에 우리까지 다 뒈졌다고. 그냥 작은 모순이었는데 저 촌닭 때문에 이렇게 됐잖아.”“최서준 씨, 얼른 사과 안 하고 뭐 해요. 그러지 않으면 당신 남양시에서 더는 못 버틴다고요.”진아영과 곽정원도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최서준에게 뭐라 했다.하지만 최서준은 그들의 말은 아예 무시한 채 도연우를 향해 입을 열었다.“가자.”“가긴 어딜 가?”진해천이 두 눈을 부릅뜨며 당장이라도 죽일 기세로 말했다.“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지금 도망가려고? 내가 미리 말해두는데, 남양 실세 최우빈이 내 백이야. 그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