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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말대꾸도 할 줄 아네?

아까 민지훈이 제때에 나타난 덕에 민승현은 그녀에게 아무 짓도 하지 못했다.

만약 평소 같았으면 그녀는 상황을 설명했을 거다.

이미 민도준의 애인으로 지내는 동안 민승현이 자기 몸에 손대지 못하게 하겠다고 약속까지 했으니까.

하지만 방금 전 “바람 소동”으로 민승현과 실랑이를 벌이고 난 뒤라 권하윤은 힘이 남아나지 않았다.

게다가 눈앞에 있는 모든 일의 원흉에 대한 원망을 숨길 자신도 없었다. 어째 됐건 그녀가 살아남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민도준은 권희연의 시중을 받으며 즐기느라 그녀를 나 몰라라 했으니까.

하지만 원망이 쌓여 참을 수 없게 되자 권하윤은 겨우 입을 열었다.

“그러는 민 사장님은 왜 저를 차 안으로 불러들였어요? 희연 언니가 만족시켜주지 못해 욕구불만인가 봐요?”

의외의 대답에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던 민도준은 이내 재밌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하, 이젠 말대꾸도 할 줄 아네?”

민도준은 말하면서 권하윤의 턱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순간 뼈가 부서지는 듯한 고통이 느껴지자 권하윤은 표정을 찡그리더니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런 그녀가 조금도 안쓰럽지 않은지 민도준은 그녀를 자기 앞으로 끌어당겼다.

“나한테 뭐라고 약속했어?”

눈을 내리깐 민도준은 권하윤의 목에 난 손자국을 바라보면서 콧방귀를 뀌었다.

“아주 격렬했나 봐. 말해 봐. 민승현이 나랑 뭐가 다른지.”

“다를 거 없던 데요.”

이를 악물며 내뱉은 권하윤의 말에 민도준은 혀끝으로 볼살을 밀더니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다를 거 없단 말이지? 그럼 한 번 더 해도 괜찮겠네?”

민도준의 말투는 전혀 농담 같지 않았다. 그걸 바로 눈치챈 권하윤은 번쩍 정신이 들었다.

하지만 민도준은 이미 차를 길 옆에 세웠다. 만약 여기서 뭘 하기라도 하면 내일 뉴스에 커다랗게 실릴 게 뻔했다.

그제야 권하윤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민도준을 달랬다.

“도준 씨, 저 방금 홧김에 아무 말이나 막 한 거예요. 저 민승현이랑…….”

말을 채 끝맺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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