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림은 별다른 표정이 없었고 담담하게 분부했다."예."곧 안경을 벗은 채 머리를 뒤로 빗고 검은 옷을 입은 운성이 문밖에서 들어왔다.이때의 그는 이미 전의 그런 연약한 기질이 없어졌고 온몸에서 맹렬한 상위자의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었다."고운성입니다. 둘째 큰아버지, 넷째 고모 안녕하세요."들어온 후 운성은 먼저 중림과 중옥에게 인사를 했지만 말투에서 보면 그는 그들을 그다지 존중하지 않았다.중림과 중옥도 따지지 않았다. 필경 이 사람들은 각기 앙심을 품고 있어서 누가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두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런 겉치레를 따질 필요도 없었다."운성아, 이번에 우리도 네 아버지와 큰형의 일에 대해 너무 슬프구나. 그래도 넌 너무 슬퍼하지 말고 정신을 차리길 바란다.""둘째 큰아버지의 관심, 감사합니다."운성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버지와 큰형은 너무 비참하게 죽었죠. 청주의 그 하천과 삼강도의 원중이 그들을 죽였으니 나는 절대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나는 반드시 아버지와 형님을 위해 복수를 할 겁니다.""그래, 삼강도의 소인배 주제에 감히 우리 가문을 건드리다니, 정말 죽음을 자초하는군. 나와 네 고모도 방금 이 일에 대해 상의하고 있었어. 이번 제사 대회 끝나면 바로 삼강도 가서 그 주제넘은 녀석들을 죽일 거야."운성은 허리를 살짝 굽혔다."둘째 큰아버지와 고모가 이렇게 우리 아버지와 형님을 위해 나서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동입니다."옆에 있던 중옥은 실눈을 뜨고 말했다."운성아, 그들은 네 아버지와 형님일 뿐만 아니라 나의 오빠와 조카이기도 해, 그리고 또 우리 가문의 가주이기도 하지. 이 원수는 갚지 않을 수 없어.""하지만 그전에 우리는 다른 한 가지 일을 먼저 해야 해."운성도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고모의 생각은요?"중옥은 대답했다."나라에 임금이 하루도 없어서는 안 되고, 가문도 주인이 하루도 없어서는 안 돼. 지금 네 아버지가 세상을 뜨셨으니 내부든 외부든 모두 소란을 피
이때 운성은 위장할 필요가 없었다. 사실 그가 이곳에 온 목적이 바로 중림과 중옥에게 그 고운성이 가문의 가주를 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그리고 그는 전혀 이 두 사람과 상의하려고 여기에 온 것이 아니라 그들의 확실한 인정을 받으려고 했다."고운성, 너 정말 담이 크구나. 욕심도 정도껏 부려야지."중림은 운성이 이런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기 때문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이때 운성이 이미 가면을 찢어버린 이상 그도 계속 능청스럽게 연기할 필요가 없었다."하하, 욕심이라고요?"운성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둘째 큰아버지, 방금 당신이 스스로 가문의 가주 자리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 왜요, 벌써 후회하시는 거예요?"중림은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옆에 있던 중옥이 말했다."고운성, 넌 우리 큰 오빠의 사생아야. 그러니 무슨 일이 일어나도 넌 가주 자리에 앉을 차례가 못 돼."사생아라는 세 글자를 언급할 때 운성은 마치 큰 자극을 받은 것 같았다.이 순간, 운성의 포악한 기운은 더욱 심해진 것 같았다. 그의 눈빛만 봐도 이미 짐승과 다름이 없었다."사생아더라도 난 고중덕의 아들이죠.""가문의 가주 자리는 나 고운성의 것이에요. 나는 단지 당신들에게 알려주려고 여기에 왔지 결코 당신들의 동의를 받으려는 게 아니라고요.""고운성, 너 정말 거만하기 짝이 없군."중림은 벌컥 화를 냈고 옆에 있던 중옥도 화가 나서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내가 거만한 게 아니라 당신들이 늙은 거예요."운성은 중옥과 중림 두 사람을 일일이 훑어보았다."지금의 고 씨 가문은 젊은이들의 천하예요. 당신들이 만약 나를 따른다면 난 당신들이 남은 인생 풍요롭게 지내게 할 수 있죠. 만약 당신들이 감히 나와 맞선다면 난,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망할 자식."중림은 옆의 술장을 손으로 치며 소리쳤다."여봐라."문밖에는 바로 10여 명의 중림 쪽 고수들이 뛰어들어왔다."이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놈을 잡아라. 나는 오히려 보고 싶군. 너 같은 사생아가
윙!중옥은 자신의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운성의 이 말은 대체 무슨 뜻일까?설마 그는 지금 중덕과 운비를 죽인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말하는 건가? 말도 안 됐다. 악마가 아닌 이상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중옥은 온몸이 짙은 공포에 휩싸였다. 그것은 영혼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공포감이었고 그녀는 온몸을 끊임없이 부들부들 떨었다."허허허!"운성은 차갑게 웃더니 일어서서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중림을 바라보았다.이때의 중림도 무척 놀랐다. 왜냐하면 그도 처음으로 그들이 줄곧 안중에 두지 않았던 이 사생아가 이렇게 무서운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둘째 큰아버지, 이제 당신이 선택할 차례예요."이때 꽃뱀은 손에 있는 그 뱀모양의 검을 이미 중림의 목에 닿고 있었다.보이지 않는 검기가 꽃뱀의 검에서 흘러나왔고 중림은 자신의 목이 따끔거리며 아픈 착각이 생겼다."둘째 큰아버지, 30초 동안 생각할 시간을 줄게요. 여전히 그 말이에요. 당신은 두 가지 선택밖에 없어요.""나를 따르거나, 아님 나를 거역해서 바로 죽거나."이 말을 마친 후 운성은 정말 핸드폰을 꺼내서 시간을 재기 시작했다.짧디짧은 30초의 시간은 중림에게 있어서 마치 한 세기처럼 길었다.그는 반항할 생각을 했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서 그는 정말 반항할 여지조차 없었다.그리고 꽃뱀의 검이 그의 목을 겨냥하고 있었다. 그 날카로운 검기는 그로 하여금 자신이 감히 운성의 뜻에 순종하지 않는다면 꽃뱀은 과감하게 그의 생명을 끝낼 것이라고 단단히 믿고 있었다.5초가 지나갔다.10초가 지나갔다.15초... 20초!중림은 마침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꽃뱀과 황소 등을 일일이 훑어보았다."나는 답을 원해."꽃뱀과 황소 등은 운성을 한 번 보았고 운성은 조금도 개의치 않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답은 우리는 운성 도련님을 따라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거예요.""더 높은 경지?"중림은 시선을 운성의 몸으로 돌렸고 운성은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고
고 씨 무관은 고 씨네 가문의 모든 산업 가운데 가장 볼품없고 가치가 없는 산업이다.그러나 동시에 이곳은 전체 산업 중 가장 무게가 있는 산업이기도 했다.정확히 말하자면, 이곳은 결코 고 씨 가문의 산업이라고 할 수 없었다. 이곳은 바로 고 씨 가문 셋째인 고중무가 사는 곳이었다.그는 무치로서 줄곧 무예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젊었을 때 그는 이 무관을 차렸고 또 이곳에서 링을 배치하여 현상금까지 걸었는데 그 목적은 바로 더욱 많은 고수들을 끌어들여 그와 무술을 연마하게 하려는 것이었다.그러나 3년 전, 중무는 링을 취소했다. 왜냐하면 그는 그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그에게 도전하러 온 고수들은 그를 상대할 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이 3년 동안 중무는 줄곧 이 고 씨 무관 안에서 혼자 지냈다. 그는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았고 시간만 있으면 무관 안에서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켰다.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그가 무치라고 말하며 또 그가 가문의 권력 싸움에도 참여할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사실 또한 그랬다. 중무는 확실히 가주의 자리에 앉으려고 하지 않았다.그러나 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비는 점점 더 커졌고, 심지어 하늘에 번개가 내리치며 천둥은 온 창별시에서 울려 퍼졌다.이때 이 무관의 홀에는 50에 가까운 중년 남자가 중당 위에 앉아 있었다.그는 검은색 무술복을 입고 있었고 양쪽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했지만 몸은 매우 건장하여 힘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 사람이 바로 고 씨 가문 셋째인 고중무였고 실력을 알 수 없는 무치였다.그러나 이때의 중무는 무척 심각해 보였다. 그는 생각에 잠긴 듯 얼굴에 약간의 고민과 망설임이 떠올랐다.마침내 그는 핸드폰을 꺼내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통화음은 한참 울렸지만 맞은편에는 아무도 받지 않았다. 마치 전화기 너머의 사람도 그의 전화를 받을지 말지 망설이는 것 같았다."허허."중무의 얼굴에는 아주
우르릉!문밖에는 번개가 또다시 하늘을 찌르며 장대비가 쏟아졌다.중무의 얼굴에는 다시 한번 짙은 씁쓸함이 떠올랐고, 그는 일어서서 거의청의 입구로 발걸음을 옮겼다.바깥 무도장에는 땅을 밟는 구두 소리가 빗물이 떨어지는 소리와 뒤섞이며 멀리서 전해왔다.타닥타닥!촤악!"운범아, 아버지라고 한 번만 불러줄래?"중무는 마치 모든 힘을 다 써가며 이 말을 한 것 같았다. 운범이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자신의 아들 앞에서 지금처럼 태도를 버린 적이 없었다.수화기 너머의 운범도 한동안 멈칫했다. "농담하지 마요. 당신 평소에 술을 거의 안 마시잖아요.""오늘 술에 취한 거 맞죠?""영감, 당신 만약 정말 내가 보고 싶다면, 체면 따윈 버리고 나더러 돌아가서 당신을 만나게 해요. 아니면 당신이 미국에 와서 나를 만나요. 내가 당신을 데리고 미국에 있는 자유여신상을 보러 갈게요, 어때요?"그러나 운범은 앞으로 다신 중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는 그저 담담하게 웃었다. 줄곧 그의 마음속에 걸렸던 일이 이 순간 풀린 것 같았다."미국에 남아 있어, 영원히 돌아오지 말고!""영감... 그게 무슨 소리야? 대답해요, 빨리 대답하라고요.""아버지!"우르릉 쾅...전화기 너머의 운범은 목소리가 매우 다급했다. 그는 마지막에 중무를 아버지라고 불렀지만 이쪽에 마침 천둥이 내리치며 중무는 결국 이 아버지란 말을 듣지 못했다.그는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옆으로 내팽개친 뒤 바깥의 무도장을 바라보았다.그는 성큼성큼 걸어나가며 거칠고 사나운 기세를 띠고 있었다. 앞으로 발을 내디딘 이상, 그는 뒤돌아볼 수 없었다.무도장에는 세 사람의 그림자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맨 앞에서 걷는 사람은 운성이었고 그의 뒤에는 궁기와 화봉이 있었다."네가 고중덕과 고운비를 죽였지?"만나자마자 중무는 단도직입적으로 그에게 물었다. 그는 무인이라 거친 사람이기 때문에 말을 빙빙 돌려서 하는 습관이 없었다."아니라고 하면... 믿을 거예요?"중무는 더 이
그 돌담이 햇볕을 너무 쫴서인지 그다지 견고하지 않았다. 궁기가 돌담에 부딪치자 그 전체를 무너뜨렸다.전투는 겨우 3분도 지속되지 않았는데 궁기와 화봉은 모두 패했다. 설령 그들이 연합을 하더라도 중무의 상대는 아니었다.줄곧 자신 있던 운성도 이 상황을 보고 어리둥절해졌다.그는 처음부터 중무가 강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강할 줄은 몰랐다.이것은 고 씨 가문의 무치다웠다. 중무의 실력은 남방 전체의 고수들과 비교해도 상위권에 들 수 있을 것이다.우르릉...허공 위에 또다시 천둥이 세차게 울렸다.번개가 하늘을 스치자 그 빛은 운성의 안색을 밝게 비추었다. 이 순간 중무는 운성의 얼굴에서 두려움을 보아냈다."무서워하는군."중무가 입을 열자 그의 말투에는 약간의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너 같은 사람은 마음이 독하고 수단이 악랄해서 두려움을 느끼지 말아야 할 텐데."운성은 대답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이때 중무는 이미 그의 손바닥을 들어 올렸다. 그의 손바닥에는 매우 강한 힘이 넘쳐나고 있었다. 이 힘으로 운성의 이마를 두드린다면 그는 당장 죽을 것이다.사실 중무도 그렇게 생각했다. 운성이 고 씨 가문의 사람이든 아니든 그는 오늘 그를 지옥으로 보낼 것이다.운성은 악마였다. 그리고 악마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했다."지옥으로 보내주지."중무는 낮은 소리로 외치며 순식간에 잔상이 생기며 운성 쪽으로 돌진했다.그의 속도는 번개처럼 빨랐다. 운성처럼 아무런 고수도 아닌 사람은 그렇다 쳐도 설사 지금 고 씨 가문 남은 5명의 십이지신 중 어느 하나가 여기에 서있다 하더라도 그들은 중무의 이 손바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방금 땅에서 일어난 궁기와 화봉도 그저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막을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탁!그것은 손바닥을 내리치는 소리였다. 그러나 중무는 운성의 정수리를 치지 못했다.운성은 여전히 아까와 마찬가지로 제자리에 서 있었다.방금 중무가 그를 향해 돌진했을 때
몇 초 사이, 레이는 연이어 중무에게 10여 차례의 중격을 가했다.마침내 마지막 한방을 날릴 때, 레이는 높은 공중으로 뛰어올라 그 한방을 내리쳤는데, 그것은 마치 벼락처럼 중무의 이마에 맞았다.쾅!중무는 마치 벼락에 맞은 것처럼 머리는 순식간에 새하얘지며 입, 코, 심지어 귀에서까지 모두 선혈이 흘러나왔다.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중무는 바닥에 무릎을 꿇었고 머리를 숙인 채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레이는 손을 거두고 무릎 꿇은 중무를 한 번 보더니 두 주먹을 꼭 쥐고 그에게 절을 했다. 이는 한 강자가 다른 한 강자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존중이었다."레이님."궁기와 화봉은 이쪽으로 다가오며 공손하게 그를 불렀다."음."레이는 담담하게 대답한 후 몸을 돌려 옆에 있는 운성을 바라보았다.이때 운성의 손에는 뜻밖에도 비수가 하나 있었다. 그는 여전히 사악한 악마와도 같았다. 그리고 그는 그 비수를 들고 중무의 앞으로 가서 그의 가슴에 찌르려 했다.레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운성의 손목을 잡고 차갑게 물었다."뭐 하는 거야?"운성은 험상궂은 얼굴로 말했다."나는 그가 죽기를 원해요.""그는 이미 살 수 없어. 난 네가 그를 이렇게 모욕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진정한 강자는 응당 존중을 받아야 하니까."다른 누군가가 그를 막았다면 운성은 반드시 당장 화를 내며 미쳐 날뛸 것이다. 그러나 지금 자신을 막는 사람은 레이였기에 운성은 감히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했다.비록 내키지 않았지만 운성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에 든 비수를 땅에 던졌다."가자, 이제 모든 장애는 해결됐어. 일주일만 뒤, 고 씨 가문의 3년에 한 번 열리는 제사 대회야. 그때 되면 아무도 네가 이 가문의 가주로 되는 것을 막을 수 없어."운성은 얼굴에 광기가 나타났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며 허공에서 내리는 큰비가 끊임없이 자신의 얼굴을 씻어내도록 내버려 두었다.그는 머릿속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자신이 겪은 모든 장면, 모든 화면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하천이 먼저 입을 열고 직접 상대방의 이름을 불렀다.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잠시 침묵하다 묵직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역시 다 컸군요. 이제 ‘삼촌’이라고 부르지 않는 걸 보면.""그럴 필요가 있나요?"하천은 웃으며 말했다."어차피 우리는 곧 맞서야 할 텐데요. 하 씨네 가문은 드디어 참지 못하고 당신을 파견하다뇨?""내가 남방에 온 것은 주로 당신 때문이 아니에요. 고가네는 원래 하 씨네 가문의 계획 중 하나였어요. 다만 공교롭게도 운명이 하필 나로 하여금 당신과 맞설 줄은 몰랐어요. 하천 도련님, 나도 전의 일들을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당신이 나를 한 번 도와주는 건 어때요?""도와준다고요?"하천은 허허 웃으며 마치 아주 큰 웃음거리를 들은 것 같았다."지금 나더러 순순히 당신과 함께 하 씨 가문으로 돌아가 그리고 또 순순히 그 할망구더러 나의 골수를 뽑아서 하린에게 주라고요?""맞아요, 바로 그 뜻이에요.""하하하."하천은 하하 웃기 시작했다. 몇 초 후 그는 웃음을 뚝 그쳤고 안색이 어두워졌다."레이, 나는 이미 그때 울기 좋아했던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당신도 굳이 이런 말로 나를 웃길 필요가 없어요.""하지만 그때 당신이 나를 도왔기 때문에, 한마디 충고하는데요, 돌아가요."수화기 너머의 레이는 다시 몇 초 동안 침묵하다 말했다."명령인 이상, 나도 어쩔 수 없어요.""그럼, 더 말할 필요가 없군요. 하 씨네 가문이 사람을 파견해서 나를 찾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에요. 그래서 당신은 충분히 교훈을 삼을 수 있죠. 난 이미 경고했어요. 그때 가면 난 절대 당신을 봐주지 않을 거예요.""허허."수화기 너머의 레이는 허허 소리를 내며 마치 하천의 이 말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은 것 같았다."그럼 됐어요. 나는 오히려 보고 싶네요. 그때 무척 울기를 좋아했던 당신이 지금은 도대체 얼마나 무섭게 변했는지를요."하천은 탄식했다."그래서 당신은 나에게 전화를 한 이유가 나한테 특별히 이 말을 하려고 했던 거예요?"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