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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레이와의 통화

하천이 먼저 입을 열고 직접 상대방의 이름을 불렀다.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잠시 침묵하다 묵직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다 컸군요. 이제 ‘삼촌’이라고 부르지 않는 걸 보면."

"그럴 필요가 있나요?"

하천은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우리는 곧 맞서야 할 텐데요. 하 씨네 가문은 드디어 참지 못하고 당신을 파견하다뇨?"

"내가 남방에 온 것은 주로 당신 때문이 아니에요. 고가네는 원래 하 씨네 가문의 계획 중 하나였어요. 다만 공교롭게도 운명이 하필 나로 하여금 당신과 맞설 줄은 몰랐어요. 하천 도련님, 나도 전의 일들을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당신이 나를 한 번 도와주는 건 어때요?"

"도와준다고요?"

하천은 허허 웃으며 마치 아주 큰 웃음거리를 들은 것 같았다.

"지금 나더러 순순히 당신과 함께 하 씨 가문으로 돌아가 그리고 또 순순히 그 할망구더러 나의 골수를 뽑아서 하린에게 주라고요?"

"맞아요, 바로 그 뜻이에요."

"하하하."

하천은 하하 웃기 시작했다. 몇 초 후 그는 웃음을 뚝 그쳤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레이, 나는 이미 그때 울기 좋아했던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당신도 굳이 이런 말로 나를 웃길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그때 당신이 나를 도왔기 때문에, 한마디 충고하는데요, 돌아가요."

수화기 너머의 레이는 다시 몇 초 동안 침묵하다 말했다.

"명령인 이상, 나도 어쩔 수 없어요."

"그럼, 더 말할 필요가 없군요. 하 씨네 가문이 사람을 파견해서 나를 찾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에요. 그래서 당신은 충분히 교훈을 삼을 수 있죠. 난 이미 경고했어요. 그때 가면 난 절대 당신을 봐주지 않을 거예요."

"허허."

수화기 너머의 레이는 허허 소리를 내며 마치 하천의 이 말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럼 됐어요. 나는 오히려 보고 싶네요. 그때 무척 울기를 좋아했던 당신이 지금은 도대체 얼마나 무섭게 변했는지를요."

하천은 탄식했다.

"그래서 당신은 나에게 전화를 한 이유가 나한테 특별히 이 말을 하려고 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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