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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강대한 고중무

우르릉!

문밖에는 번개가 또다시 하늘을 찌르며 장대비가 쏟아졌다.

중무의 얼굴에는 다시 한번 짙은 씁쓸함이 떠올랐고, 그는 일어서서 거의청의 입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깥 무도장에는 땅을 밟는 구두 소리가 빗물이 떨어지는 소리와 뒤섞이며 멀리서 전해왔다.

타닥타닥!

촤악!

"운범아, 아버지라고 한 번만 불러줄래?"

중무는 마치 모든 힘을 다 써가며 이 말을 한 것 같았다. 운범이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자신의 아들 앞에서 지금처럼 태도를 버린 적이 없었다.

수화기 너머의 운범도 한동안 멈칫했다.

"농담하지 마요. 당신 평소에 술을 거의 안 마시잖아요."

"오늘 술에 취한 거 맞죠?"

"영감, 당신 만약 정말 내가 보고 싶다면, 체면 따윈 버리고 나더러 돌아가서 당신을 만나게 해요. 아니면 당신이 미국에 와서 나를 만나요. 내가 당신을 데리고 미국에 있는 자유여신상을 보러 갈게요, 어때요?"

그러나 운범은 앞으로 다신 중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는 그저 담담하게 웃었다. 줄곧 그의 마음속에 걸렸던 일이 이 순간 풀린 것 같았다.

"미국에 남아 있어, 영원히 돌아오지 말고!"

"영감... 그게 무슨 소리야? 대답해요, 빨리 대답하라고요."

"아버지!"

우르릉 쾅...

전화기 너머의 운범은 목소리가 매우 다급했다. 그는 마지막에 중무를 아버지라고 불렀지만 이쪽에 마침 천둥이 내리치며 중무는 결국 이 아버지란 말을 듣지 못했다.

그는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옆으로 내팽개친 뒤 바깥의 무도장을 바라보았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나가며 거칠고 사나운 기세를 띠고 있었다. 앞으로 발을 내디딘 이상, 그는 뒤돌아볼 수 없었다.

무도장에는 세 사람의 그림자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맨 앞에서 걷는 사람은 운성이었고 그의 뒤에는 궁기와 화봉이 있었다.

"네가 고중덕과 고운비를 죽였지?"

만나자마자 중무는 단도직입적으로 그에게 물었다. 그는 무인이라 거친 사람이기 때문에 말을 빙빙 돌려서 하는 습관이 없었다.

"아니라고 하면... 믿을 거예요?"

중무는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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