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흑무교 교도들은 도리어 이 금연자의 분부를 듣지 않았고, 여전히 민강족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었다.그리고 이때 축대 쪽에서 또 나팔 소리가 들려왔다. 이것은 마치 고대 전장에서 군대를 철수하라는 명령과 같았다. 곧 이 흑무교 교도들도 멈추었다.한차례의 혼전은 여기서 잠시 멈추었다. 민강 마을 안은 모두 매우 짙은 피비린내 속에 가득 차 있었다. 땅바닥에도 도처에 시체가 널려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처를 가리고 신음하고 있었다.“연씨 사람들, 그게 무슨 짓입니까?”민근석의 이때 마음속의 그 충격을 말로 형용할 수 없다. 그 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민강 마을 사람들도, 모두 험상궂은 얼굴로 사방을 보고 있었다.그들은 연씨 왕족 사람들이 흑무교와 한패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어쩐지 처음부터 이 사람들이 행동하지 않았더라니, 어쩐지 연씨 왕족이 검은 연기의 고독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더라니, 원래 이 사람들은 일찍이 한통속이 되었구나.’이때 연씨 왕족의 사람들과 흑무교의 사람들은 이미 안팎으로 삼중으로 민근석과 하천을 에워쌌고,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는 극히 사악한 웃음이 걸려있었다.“금연자 대인을 풀어주어라.”이때 그 은연자가 흑무교주의 뒤따라 이쪽으로 걸어오더니, 가장 먼저 하천 저쪽을 향해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하천은 실눈을 하고 쳐다보았고, 이 금연자를 놓아줄 생각은 없었다.그러나, 그의 칼에 아래의 그 금연자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눈 한번 깜짝하지 않고 하천을 훑어보며 물었다.“민강 마을에는 너 같은 고수가 없다. 너는 도대체 누구냐?”“그는 우리 민강 마을이 청한 원군이다.”민근석은 하천을 도와 이 문제에 대답한 후 일종의 질문 어조로 말했다.“너희 연씨 왕족은 도대체 무슨 짓이냐?”“바로 네가 본 그대로.”이 금연자는 눈을 가늘게 떴다.“민근석, 나는 다른 사람이 칼을 목에 걸치는 이런 느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만약 네가 다시 그에게 칼을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면, 너는
민근석은 부릅뜬 눈이 찢어질듯 원한을 품고 말했다.“내가 말했듯이, 우리 할아버지 민성께서는 민경을 물려받지 않았고 나도 민경을 들어본 적이 없어. 그러니 너희들이 나를 아무리 핍박해도 소용없어.”“그래?”금연자는 민근석의 입을 열지 못할 염려가 조금도 없었다. 그는 손을 휘두르자 은연자는 다시 핸드폰 화면을 민근석 쪽으로 마주했다.“민근석, 네가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난 어떤 방법으로든 네가 말하게 할 테니까.”“시작해.”금연자가 명령을 내리자 동영상 안의 민강 마을에서 한 무리의 연씨 왕족 사람들이 민강 마을 사람 몇 명을 댐 중앙으로 끌고 손의 칼을 내리치자 그 민강 마을 사람들은 바로 피바다에 쓰러졌다.연씨 왕족은 참으로 지독했다. 그들은 민근석에게서 민경의 행방을 알기 위하여 민강 마을의 평민을 직접 학살까지 했다.한순간 민근석과 그 자리에 남은 민강 마을 사람들은 모두 분노에 처했다. 임수연도 두 주먹이 탁탁 소리 날 정도로 힘차게 쥐었다.“이 짐승들아.”민근석 등은 욕설을 퍼부었지만, 맞은편의 금연자 그들은 결코 이렇게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느끼지 않았다.“민근석, 지금부터 5분이 지날 때마다 너의 족속들은 한 무리씩 죽게 될거야. 그래도 넌 입을 열지 않을 것인가.”“짐승같은 놈.”임수연는 욕설을 퍼부으며 금연자에게 손을 대려 하자 하천은 급히 잡아당겨 흥분하지 말라고 했다.일이 이렇게 되었을 때, 사실 하천마저도 무력감을 느꼈다.아마도 하천이 임수연과 동시에 손을 쓰면 현장에 있던 연씨 왕족의 사람들과 흑무교의 사람들을 소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슨 소용이 있을까? 현재 민강 마을 전체가 연씨 왕족에 통제되어 있고 그들의 목적은 바로 민근석에게서 민경의 행방을 말하도록 하는 것이다.그렇다면 하천 그들이 이곳에 있는 연씨 왕족의 사람들을 잡고 위협을 하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연씨 집안은 민경을 얻기 위해 모든 대가를 아끼지 않을수 있기때문이다. 설사 한두마리의 금연자를 희생
바로 이때 그 흑무교 교주가 금연자옆으로 오다니 작은 소리로 속삭인다.금연자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이며 말한다.“알겠습니다. 당신의 이 조건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민근석군도 저희랑 같이 가야 될겁니다.”“저는 당연히 같이 가야 맞죠.”이때 하천과 임수연은 의아한 듯이 민근석쪽을 바라본다.그들은 민근석이가 왜서 굳이 자기네를 데리고 갈려고 하는지 통 알수가 없었다.민근석은 하천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이 그의 앞으로 다가왔다.그리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하형제, 자네는 줄곧 수성빙잠을 찾고 있지 않았나. 수성빙잠이 있는 곳이 바로 그 민경이가 있는 곳이야.”“뭐라고.”하천이의 가슴은 철렁했다.원래 그는 민근석이의 이 결정에 불만이 있었다.그는 민근석이가 자기네들을 단지 총으로 쓸라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하지만 민근석이의 해석을 듣고 하천은 그의 요구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민근석군, 난 당신의 두가지 요구 모두를 들어줬습니다. 그럼 지금 민경이가 있는 곳을 알려주시죠.”민근석은 대답한다.“연산, 민가네 성묘입니다.”이 성묘는 말할 것도 없이 민근석의 할아버지 민춘의 묘지일 것이다.백년전, 중원전란시, 민근석의 맥은 민춘으로 부터 시작되였고 그의 인솔하에 현재의 연북 쪽으로 오게 되였다.민춘 역시 민강의 제일 마지막 민성인 것이다.이 민경은 민강에서 수백천년 전승되여 내려온 고경이다.그 안에는 틀림없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고술이 많이 기록되어 있을 것이다.그 당시 민춘은 민강 마을의 얼마 남지 않은 세력으로는 전승이 어렵다고 판단이 되여 그 민경을 무덤까지 같이 가지고 간 것이다. 후세에 혹시 간자의 손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나중에 후환이 될가 봐 두려워서 일 것이다.다만 민춘이 생각지 못했던 건 여러해가 지난 지금 연씨 왕족이 민경에 욕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우리도 데리고 갑시다.”민경의 행방을 알게 된 금연자는 더 이상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민근석이가 직접 민성의 묘지에 있다고 한 이상
서로 눈이 마주친 하천과 임수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민근석의 뒤를 따랐다.30년 동안 수많은 비바람과 천둥 번개를 맞으면서 돌계단은 이미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초라한 모습으로만 남아 일반 사람들은 감히 올라가지를 못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남은 사람들은 다들 1등급 고수로 인정받는 사람들로서, 암벽 등반을 해본 경험은 없지만 딱히 두려워하지를 않았다.돌계단은 그리 높지가 않았다. 높이는 단지 20메터 정도였다. 민근석의 말에 따르면 과거에 그들이 관을 운반할 때, 먼저 한 무리의 사람들이 구멍을 뚫은후 다시 그 관을 옮겼다고 한다.곧이어 일행들은 10분도 안 되어 벼랑 끝 동굴 옆으로 향했다.동굴 입구는 그리 크지 않았다. 다만 이미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 동굴 입구는 가시덤불에 의해 폐쇄되었다.민근석은 곧바로 칼로 구멍의 가시덤불을 헤치고는 제일 먼저 뛰어들었다.그 후 다른 사람들도 뒤따라 손전등을 키고는 동굴로 들어서면서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그 안은 마치 어둠에 삼켜진 듯이 매우 어두컴컴했다.그러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순간 오싹해났다. 하천마저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한밤 중에 이런 곳에 오는 것 자체가 무서운 일이긴 하다. "민경이가 바로 이 곳에 있어."민근석은 동굴 안을 가리키며 제일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과거 방공호였던 이곳은 파낸 동굴이 매우 깊어, 일행들이 안쪽을 향해 거의 20~30미터의 거리를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았다.바로 이때, 갑자기 이상한 냄새가 풍기더니, 곧이어 민근석이 소리쳤다."조심해."앞 동굴 안에서 갑자기 기괴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곧이어 일행 속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며 맥없이 땅에 쓰러졌다.그러자 모두들 순식간에 뒤로 물러나 숨을 죽이고 입과 코까지 막으면서 다시 동굴 밖으로 돌아갔다.안에 있던 검은 연기는 계속하여 밖으로 뿜어져 나오자 흑무 교주는 눈살을 찌푸리며말했다. "저건 검은 연기를 삼킨 고독이야. 전에 제련해낸 고독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순간 믿기지 않은 이 현실에 깜짝 놀랐고, 민근석도 마찬가지였다.도굴 영화를 많이 봐온 사람들은 갑자기 경계하기 시작했다. 혹시나 민춘이 갑자기 관 안에서 튀어나올가봐.그러나 곧 정신 차린 하천은 내심 기뻐했다.전에 거지왕이 그에게 해준 얘기가 있다. 이 수성 빙잠은 만년 동안 빙하 아래에서 지내왔기에 지한의 속성에 속하여 만약 그것을 죽은 사람의 몸에 두면 수십 년 동안 시체를 부패하지 않도록 보존할 수 있다는 얘기를 말이다.민춘의 시체에서 바로 이러한 정황이 나타나게 되자 그건 틀림없이 그의 몸에 성고 빙잠이 있다고 믿었다.즉 하천이 그렇게 찾고싶어하던 물건을 마침내 찾아낸 것이다.바로 이때, 민근석이 민춘의 시체 앞에서 풀썩 무릎을 꿇고는 세번 절을 했다."할아버지, 불효한 이 손자 탓이에요. 민강 마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니까 제발 용서해주세요.”절을 마친 후 민근석은 고개를 돌려 김연자를 바라보며 말했다."민경은 바로 우리 할아버지의 시체 아래에 있어. 갖고 싶으면 알아서 직접 가져가."이렇게 기괴한 시체 앞에서 현장에 있던 이 사람들은 누구도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했다.김연자는 옆에 있던 흑무 교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런 일은 너희가 해야지."흑무 교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관에서 1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한동안 관찰을 마치고는, 곧이어 그는 몸에서 고충들을 풀어 관 쪽으로 날아보냈다.민춘의 얼굴에 떨어진 고충은 뜻밖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흑무 교주는 곧이어 고충을 수거하고는 옆에 있던 제자들에게 말했다. "가서 시체를 움직여서 민경을 꺼내."그 순간, 제자들은 다소 긴장했지만 차마 흑무 교주의 명령을 어기지는 못하기에 조심스럽게 그쪽으로 걸어갔다.두 사람은 손을 내밀어 민춘의 시체를 뒤집으려 했다. 그러나 시체를 건드리던 순간, 그들은 마치 무언가를 잘못 건드린 듯 싶었다. 민춘이 갑자기 입을 크게 벌리더니 그 입 안에서 바로 수정 같은 고충들이 날아와 두 사람을 향해
그런데 식혈충의 뾰족한 침이 하천의 피부에 닿으려는 순간, 식혈충들이 몸을 부르르 떨면서 바닥에 떨어졌다.하천은 이 장면을 똑똑히 봤지만, 임수연 그 사람들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보지 못했다.하천은 속으로 기뻐했다. 그의 몸에 있는 이 특별한 피 때문에 아무리 대단한 식혈충이라도 그를 건드릴 수가 없었다.그는 더 이상 고려하지 않고 또다시 민춘이 있는 방향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더 많은 식혈충이 민춘의 시체에서 파고 나왔다. 입, 코, 귀, 심지어 눈까지 전부 이런 식혈충으로 가득했다.식혈충은 끊임없이 날아왔고 어느새 하천 주위를 뒤덮었다.뒤에 있던 임수연과 민근석 그 무리의 사람들은 놀라서 짧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들은 곧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왜냐면 식혈충은 하천한테 아무런 작용이 없었고 오히려 하나 둘 씩 바닥에 떨어졌다.하천은 민춘의 시체를 잠시 더듬더니 갑자기 그의 가슴팍을 쳤다. 그러자 민춘의 목젖이 움직이면서 수정처럼 맑은 무언가가 입에서 튀어나왔다. 하천는 단번에 그걸 잡았다."수성 빙잠."하천은 속으로 기뻐했다. 수성 빙잠은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물건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그걸 쥐고 있는 하천은 전혀 차갑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저 하나의 알사탕을 쥐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수성 빙잠이 민춘의 입에서 튀어나온 순간 그의 시체는 육안으로 보일 속도로 녹아내리면서 마지막엔 백골이 되고 말았다.그리고 그 백골 아래에 양피지로 된 누런 책이 두 권 나타났다. 하나는 민경이라고 쓰여있었고 다른 하나는 고경이라고 쓰여 있었다.그에 하천의 심장이 살짝 떨렸다. 민경과 고경은 한 권의 책이 아닌 두 권으로 나뉘어져 있었다.하지만 이 광경을 본 사람은 하천뿐이었다. 다른 사람은 아직도 식혈충이 두려워 감히 다가오지 못했다.하천은 수성 빙잠과 그중 한 권의 책을 소매 안에 숨겨 놓고 다른 한 권을 들고 관에서 나왔다.그의 손에 들려진 책을 본 순간 금연자와 흑무교의 사람들은 얼굴에 화색을 띠었다."빨리 민경을 내놔
민소무가 나타난 순간 임수연은 온몸이 굳어버렸다.그녀는 확실히 하천과 같이 떠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일부로 민소무를 피하고 있었다. 결국은 떠나야 하기에 그녀는 자기가 아쉬워할까 봐 민소무와 너무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다."들어가서 한 잔 더하는 건 어때요?"임수연의 생각을 읽은 하천은 다시 민근석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당연히 좋죠."민근석은 두 눈을 가늘게 떴다. 그들도 다 지나온 사람이기에 회피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러자 마당에는 임수연과 민소무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긴 침묵 끝에 민소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수연 누나, 같이 좀 걸을래요?""그래."임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민소무와 함께 민근석 집을 떠났다. 두 사람은 전에 갔던 잔디밭으로 갔다.민소무의 표정은 조금 어두웠다."원래는 씨름 대회가 곧 열릴 텐데 흑무교 때문에 우리 마을의 엘리트가 거의 다 희생했어요. 그래서 씨름대회는 잠시 미뤄졌어요."이번에 흑무교와 연씨 왕족이 연합해서 민강 마을을 상대한 일은 민소무가 받아들이기 너무 어려웠다.하지만 받아들이지 못하다고 해도 어쩌겠는가? 연씨 왕족은 연북의 하늘이었다. 그들의 민경을 가져가는 건 물론 심지어 민강 마을을 사라지게 해도 그들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임수연은 고개를 들고 먼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호박색 펜던트를 빼서 민소무에게 주려고 했다."이건 네 어머니가 너한테 남겨준 부적이잖아. 다시 돌려줄게.""됐어요. 이미 선물했는데 다시 가져오는 게 어디 있어요."민소무는 당연히 받지 않았다. 하지만 임수연은 강제로 그 펜던트를 민소무 손에 넣어주었다."네가 무슨 뜻으로 이걸 선물한 건지 알아. 그래서 돌려주는 거야. 난 네가 이걸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한테 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 여자는 너와 평생을 함께할 네 아내가 될 거야.""수연 누나……."민소무는 멍하니 임수연을 쳐다보았다. 순간 그의 마음은 비수에 찔린 듯이 아팠다.'이건 날 거절한다는 뜻이겠지?'사실 임수연은 오
임수연은 정신이 한동안 멍해졌다. 그녀는 하천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하천의 인품을 그녀는 잘 알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그는 원래 민강 마을에 속해야 할 이 경서를 자신의 것으로 간주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번에 그가 이렇게 한 이상,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저는 잘 이해가 안 가요.”임수연이 말했다.“100년 전에 민강 18채는 원래 한 집안이었어. 때문에 이 경서는 민근석 한 사람만의 소유인 건 아니야. 네 조상님도 민강곤 후세였으니까 이 경서를 너에게 줘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하천이 말했다.“그리고 또 한 가지, 가장 중요한 건 이 경서를 민강 마을에 남겨두면 절 대 안 돼. 자칫 잘못하면 온 민강 마을에 목숨을 잃을 정도의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목숨을 잃을 정도의 큰 재앙이라고?’임수연은 하천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스승님 말이 맞아, 이 민경이 민강 마을에 계속 남아있으면 분명 전체 마을에 큰 화를 불러올 거야.’예전에 연씨 왕족은 경서를 손에 넣기 위해 흑무교를 대량으로 양성하여 민강 마을의 힘을 약화시켰었다. 그 후 민강 마을의 수천 명에 달하는 주민들의 목숨을 이용해 민근석을 압박하여 경서를 자기한테 넘겨주도록 했었다.만약 이 민경이 아직 민강 마을에 남아 있고, 또한 이 소식이 연씨 왕족의 귀에 들어간다면 연씨 왕족 쪽에서는 분명 이 민경을 다시 노릴 것이다. 앞으로 행여 민강 마을과 연씨 왕족이 다시 충돌이 발생한다면 민강 마을쪽은 확실히 죽음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하천은 이런 비극이 일어날 가능성을 아예 없애기로 마음먹고 민경을 가져가려고 한 것이다. 그러면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는 화근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수연아, 이제 이 민강 마을은 너한테 맡길게.”하천이 말했다.“이것도 어찌 보면 네가 민강곤의 전통을 물려받는 것이라 할 수 있지. 그러니까 앞으로 네가 전통을 계승해서 그 전통을 더욱 휘황찬란하게 빛나길 바라.”“네.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