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눈이 마주친 하천과 임수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민근석의 뒤를 따랐다.30년 동안 수많은 비바람과 천둥 번개를 맞으면서 돌계단은 이미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초라한 모습으로만 남아 일반 사람들은 감히 올라가지를 못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남은 사람들은 다들 1등급 고수로 인정받는 사람들로서, 암벽 등반을 해본 경험은 없지만 딱히 두려워하지를 않았다.돌계단은 그리 높지가 않았다. 높이는 단지 20메터 정도였다. 민근석의 말에 따르면 과거에 그들이 관을 운반할 때, 먼저 한 무리의 사람들이 구멍을 뚫은후 다시 그 관을 옮겼다고 한다.곧이어 일행들은 10분도 안 되어 벼랑 끝 동굴 옆으로 향했다.동굴 입구는 그리 크지 않았다. 다만 이미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 동굴 입구는 가시덤불에 의해 폐쇄되었다.민근석은 곧바로 칼로 구멍의 가시덤불을 헤치고는 제일 먼저 뛰어들었다.그 후 다른 사람들도 뒤따라 손전등을 키고는 동굴로 들어서면서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그 안은 마치 어둠에 삼켜진 듯이 매우 어두컴컴했다.그러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순간 오싹해났다. 하천마저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한밤 중에 이런 곳에 오는 것 자체가 무서운 일이긴 하다. "민경이가 바로 이 곳에 있어."민근석은 동굴 안을 가리키며 제일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과거 방공호였던 이곳은 파낸 동굴이 매우 깊어, 일행들이 안쪽을 향해 거의 20~30미터의 거리를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았다.바로 이때, 갑자기 이상한 냄새가 풍기더니, 곧이어 민근석이 소리쳤다."조심해."앞 동굴 안에서 갑자기 기괴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곧이어 일행 속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며 맥없이 땅에 쓰러졌다.그러자 모두들 순식간에 뒤로 물러나 숨을 죽이고 입과 코까지 막으면서 다시 동굴 밖으로 돌아갔다.안에 있던 검은 연기는 계속하여 밖으로 뿜어져 나오자 흑무 교주는 눈살을 찌푸리며말했다. "저건 검은 연기를 삼킨 고독이야. 전에 제련해낸 고독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순간 믿기지 않은 이 현실에 깜짝 놀랐고, 민근석도 마찬가지였다.도굴 영화를 많이 봐온 사람들은 갑자기 경계하기 시작했다. 혹시나 민춘이 갑자기 관 안에서 튀어나올가봐.그러나 곧 정신 차린 하천은 내심 기뻐했다.전에 거지왕이 그에게 해준 얘기가 있다. 이 수성 빙잠은 만년 동안 빙하 아래에서 지내왔기에 지한의 속성에 속하여 만약 그것을 죽은 사람의 몸에 두면 수십 년 동안 시체를 부패하지 않도록 보존할 수 있다는 얘기를 말이다.민춘의 시체에서 바로 이러한 정황이 나타나게 되자 그건 틀림없이 그의 몸에 성고 빙잠이 있다고 믿었다.즉 하천이 그렇게 찾고싶어하던 물건을 마침내 찾아낸 것이다.바로 이때, 민근석이 민춘의 시체 앞에서 풀썩 무릎을 꿇고는 세번 절을 했다."할아버지, 불효한 이 손자 탓이에요. 민강 마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니까 제발 용서해주세요.”절을 마친 후 민근석은 고개를 돌려 김연자를 바라보며 말했다."민경은 바로 우리 할아버지의 시체 아래에 있어. 갖고 싶으면 알아서 직접 가져가."이렇게 기괴한 시체 앞에서 현장에 있던 이 사람들은 누구도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했다.김연자는 옆에 있던 흑무 교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런 일은 너희가 해야지."흑무 교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관에서 1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한동안 관찰을 마치고는, 곧이어 그는 몸에서 고충들을 풀어 관 쪽으로 날아보냈다.민춘의 얼굴에 떨어진 고충은 뜻밖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흑무 교주는 곧이어 고충을 수거하고는 옆에 있던 제자들에게 말했다. "가서 시체를 움직여서 민경을 꺼내."그 순간, 제자들은 다소 긴장했지만 차마 흑무 교주의 명령을 어기지는 못하기에 조심스럽게 그쪽으로 걸어갔다.두 사람은 손을 내밀어 민춘의 시체를 뒤집으려 했다. 그러나 시체를 건드리던 순간, 그들은 마치 무언가를 잘못 건드린 듯 싶었다. 민춘이 갑자기 입을 크게 벌리더니 그 입 안에서 바로 수정 같은 고충들이 날아와 두 사람을 향해
그런데 식혈충의 뾰족한 침이 하천의 피부에 닿으려는 순간, 식혈충들이 몸을 부르르 떨면서 바닥에 떨어졌다.하천은 이 장면을 똑똑히 봤지만, 임수연 그 사람들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보지 못했다.하천은 속으로 기뻐했다. 그의 몸에 있는 이 특별한 피 때문에 아무리 대단한 식혈충이라도 그를 건드릴 수가 없었다.그는 더 이상 고려하지 않고 또다시 민춘이 있는 방향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더 많은 식혈충이 민춘의 시체에서 파고 나왔다. 입, 코, 귀, 심지어 눈까지 전부 이런 식혈충으로 가득했다.식혈충은 끊임없이 날아왔고 어느새 하천 주위를 뒤덮었다.뒤에 있던 임수연과 민근석 그 무리의 사람들은 놀라서 짧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들은 곧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왜냐면 식혈충은 하천한테 아무런 작용이 없었고 오히려 하나 둘 씩 바닥에 떨어졌다.하천은 민춘의 시체를 잠시 더듬더니 갑자기 그의 가슴팍을 쳤다. 그러자 민춘의 목젖이 움직이면서 수정처럼 맑은 무언가가 입에서 튀어나왔다. 하천는 단번에 그걸 잡았다."수성 빙잠."하천은 속으로 기뻐했다. 수성 빙잠은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물건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그걸 쥐고 있는 하천은 전혀 차갑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저 하나의 알사탕을 쥐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수성 빙잠이 민춘의 입에서 튀어나온 순간 그의 시체는 육안으로 보일 속도로 녹아내리면서 마지막엔 백골이 되고 말았다.그리고 그 백골 아래에 양피지로 된 누런 책이 두 권 나타났다. 하나는 민경이라고 쓰여있었고 다른 하나는 고경이라고 쓰여 있었다.그에 하천의 심장이 살짝 떨렸다. 민경과 고경은 한 권의 책이 아닌 두 권으로 나뉘어져 있었다.하지만 이 광경을 본 사람은 하천뿐이었다. 다른 사람은 아직도 식혈충이 두려워 감히 다가오지 못했다.하천은 수성 빙잠과 그중 한 권의 책을 소매 안에 숨겨 놓고 다른 한 권을 들고 관에서 나왔다.그의 손에 들려진 책을 본 순간 금연자와 흑무교의 사람들은 얼굴에 화색을 띠었다."빨리 민경을 내놔
민소무가 나타난 순간 임수연은 온몸이 굳어버렸다.그녀는 확실히 하천과 같이 떠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일부로 민소무를 피하고 있었다. 결국은 떠나야 하기에 그녀는 자기가 아쉬워할까 봐 민소무와 너무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다."들어가서 한 잔 더하는 건 어때요?"임수연의 생각을 읽은 하천은 다시 민근석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당연히 좋죠."민근석은 두 눈을 가늘게 떴다. 그들도 다 지나온 사람이기에 회피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러자 마당에는 임수연과 민소무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긴 침묵 끝에 민소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수연 누나, 같이 좀 걸을래요?""그래."임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민소무와 함께 민근석 집을 떠났다. 두 사람은 전에 갔던 잔디밭으로 갔다.민소무의 표정은 조금 어두웠다."원래는 씨름 대회가 곧 열릴 텐데 흑무교 때문에 우리 마을의 엘리트가 거의 다 희생했어요. 그래서 씨름대회는 잠시 미뤄졌어요."이번에 흑무교와 연씨 왕족이 연합해서 민강 마을을 상대한 일은 민소무가 받아들이기 너무 어려웠다.하지만 받아들이지 못하다고 해도 어쩌겠는가? 연씨 왕족은 연북의 하늘이었다. 그들의 민경을 가져가는 건 물론 심지어 민강 마을을 사라지게 해도 그들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임수연은 고개를 들고 먼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호박색 펜던트를 빼서 민소무에게 주려고 했다."이건 네 어머니가 너한테 남겨준 부적이잖아. 다시 돌려줄게.""됐어요. 이미 선물했는데 다시 가져오는 게 어디 있어요."민소무는 당연히 받지 않았다. 하지만 임수연은 강제로 그 펜던트를 민소무 손에 넣어주었다."네가 무슨 뜻으로 이걸 선물한 건지 알아. 그래서 돌려주는 거야. 난 네가 이걸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한테 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 여자는 너와 평생을 함께할 네 아내가 될 거야.""수연 누나……."민소무는 멍하니 임수연을 쳐다보았다. 순간 그의 마음은 비수에 찔린 듯이 아팠다.'이건 날 거절한다는 뜻이겠지?'사실 임수연은 오
임수연은 정신이 한동안 멍해졌다. 그녀는 하천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하천의 인품을 그녀는 잘 알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그는 원래 민강 마을에 속해야 할 이 경서를 자신의 것으로 간주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번에 그가 이렇게 한 이상,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저는 잘 이해가 안 가요.”임수연이 말했다.“100년 전에 민강 18채는 원래 한 집안이었어. 때문에 이 경서는 민근석 한 사람만의 소유인 건 아니야. 네 조상님도 민강곤 후세였으니까 이 경서를 너에게 줘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하천이 말했다.“그리고 또 한 가지, 가장 중요한 건 이 경서를 민강 마을에 남겨두면 절 대 안 돼. 자칫 잘못하면 온 민강 마을에 목숨을 잃을 정도의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목숨을 잃을 정도의 큰 재앙이라고?’임수연은 하천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스승님 말이 맞아, 이 민경이 민강 마을에 계속 남아있으면 분명 전체 마을에 큰 화를 불러올 거야.’예전에 연씨 왕족은 경서를 손에 넣기 위해 흑무교를 대량으로 양성하여 민강 마을의 힘을 약화시켰었다. 그 후 민강 마을의 수천 명에 달하는 주민들의 목숨을 이용해 민근석을 압박하여 경서를 자기한테 넘겨주도록 했었다.만약 이 민경이 아직 민강 마을에 남아 있고, 또한 이 소식이 연씨 왕족의 귀에 들어간다면 연씨 왕족 쪽에서는 분명 이 민경을 다시 노릴 것이다. 앞으로 행여 민강 마을과 연씨 왕족이 다시 충돌이 발생한다면 민강 마을쪽은 확실히 죽음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하천은 이런 비극이 일어날 가능성을 아예 없애기로 마음먹고 민경을 가져가려고 한 것이다. 그러면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는 화근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수연아, 이제 이 민강 마을은 너한테 맡길게.”하천이 말했다.“이것도 어찌 보면 네가 민강곤의 전통을 물려받는 것이라 할 수 있지. 그러니까 앞으로 네가 전통을 계승해서 그 전통을 더욱 휘황찬란하게 빛나길 바라.”“네. 알겠습니다.”
그날, 하천은 온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성수 옥잠의 일로 마음이 조급해났기 때문인지 잠이 확 달아나버렸다. 비록 하천은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던 사람이지만 지금은 정말 너무 두려웠다.‘이 성수 빙잠이 가짜라고? 하지만 이건 민가네 성묘에서 꺼낸 물건인데 가짜일 리가.’하천은 성수 빙잠이 진짜 존재하긴 하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만약 성수 빙잠이 그저 전설 속의 성물이라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또 어떤 방법으로 주가을을 깊은 잠에서 깨울 수 있을까?하천은 마음이 매우 혼란스러웠다. 날이 서서히 밝을 무렵, 그는 온몸의 피가 들끓어오르는 듯한 감정을 느꼈다. 그는 지금 주위의 모든 것을 파멸시키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하천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자기 몸에 특별한 피가 흐른다는 것을. 다행히도 그는 몸에 힘을 억제하는 도구를 착용하고 있었기에 그 도구의 도움으로 하천은 마음을 조금 진정시킬 수 있었다.햇빛이 쨍쨍하게 비치는 오전, 하천은 그제야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가 깨어났을 때, 시간은 이미 오후였다.“수연아, 왜 안 깨웠어?”시간을 확인한 하천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깊게 잠이 들줄은 정말 몰랐다. 한편, 임수연은 생강차를 한 잔 타서 하천의 손에 건네주었다.“스승님, 스승님께서 오전 내내 열이 났던 거 아세요? 또 계속 사모님 이름을 부르셨어요.”“열이 났다고?”하천은 그제야 사실 지금도 온몸이 뜨겁고 나른하며 무기력한 느낌이 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그는 매우 의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해외에 온 이후로 한번도 병에 걸린 적이 없었다. 그의 강한 신체 특성상, 그 어떤 바이러스도 그를 이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그의 모습을 보니 아직도 많이 아픈 것 같았다.“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아 보시겠어요?”임수연은 손에 들고 있던 생강차 한 잔을 하천에게 건넸다.“됐어, 그럴 필요 없어.”하천은 생강차를 건네받으며 말했다.“고작 장
그렇다, 그건 민소무의 목소리가 확실했다.하천은 재빨리 그의 얼굴을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의 예상이 맞았다.한편, 민소무는 더 이상 예전에 알던 그 민소무가 아니었다. 그는 이전의 활기찼던 정기가 모두 사라졌고, 멘탈이 붕괴될 변두리에 놓인 것처럼 보였다. 이건 한 사람이 극심한 충격을 겪은 후에야 나타나는 증상임이 틀림없었다. “소무야, 나야. 우리가 왔어.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거야?”민소무의 모습에 임수연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는 민소무의 손을 잡고 그를 진정시키려고 애썼다. 하지만 민소무가 잔뜩 흥분한 탓에 그녀가 아무리 진정시키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민소무, 민소무.”임수연은 여전히 민소무의 이름을 계속 외치고 있다.그때, 갑자기 민소무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더니 손을 세게 깨물고 말았다.임수연은 고통에 다급히 손을 움츠렸다. 그러자 민소무는 그 틈을 타 몸을 돌려 달아나고 말았다.두 사람은 민소무를 다시 쫓아가려고 했다. 바로 그때, 민강 마을 밖에서 갑자기 여러 개의 불빛이 켜지더니 곧이어 소란스러운 모터바이크 굉음이 들려왔다.하천과 임수연은 불빛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 어디선가 공사차와 굴착기, 심지어 로드롤러 여러 대가 보였다.그 차들은 민강 마을 입구에 세워졌다. 차에서 수많은 일행들이 내렸는데 대부분 일꾼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 외에 일부 사람들은 연씨 왕족 옷을 입고 있었다.“연씨 왕족 사람들이야. 아마 시신을 훼손하러 온 것 같아.”하천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때, 하천은 문득 이 마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제가 가서 전부 죽여버릴게요. 저 짐승만도 못한 놈들 같으니라고.”“일단 흥분하지 마.”하천은 임수연의 팔을 덥석 잡았다.“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우리가 설령 연씨 왕족을 전부 죽인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어. 게다가 여기 온 사람들은 대부분 노동자들이야. 그들은 아무 죄가 없잖아.”“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임수연이 물었다.
민소무의 말을 듣고, 하천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했다.백년전 중원에서 전쟁이 일어나, 민강곤이 아무리 중원을 돌아다녀도 누구 하나 받아주지 않았다. 마지막이 되어서야 연구광이 안식처를 제공해 준 것이다. 그때부터 연씨 왕족은 세인들의 눈에 정파에 속했던 것이다.그리고 연북의 발전 역사를 살펴보면, 연씨 가문이 오늘 이 정도 경지에 이를 거라는 걸 이미 모두들 알고 있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물론이고, 도시의 광장에도 연구광의 조각상이 있었던 것이다.이 가문은 줄곧 자신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었고, 그 이미지는 100년 동안 변한 적이 없었다.그러나, 하천은 도대체 왜 그들이 이런 이미지를 유지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이전의 그와 연씨 왕족들의 접촉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씨 왕족 사람들은 모두 마음이 모질고 악랄한 사람들이다. 만약 한 세대의 연북왕이 이미지를 위해 위선자가 된다면 그나마 이해할 수 있지만, 왜 모든 세대의 연북왕이 모두 위선자가 되어야 하는가?게다가 지금 민씨들이 연씨 왕족에 의해 없어지고 있는데, 정말 소위 말하는 명성을 위해 이런 미친 짓을 하는 걸까?만약 정말 명성을 위해서라면, 그 명성 뒤에는 분명히 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지금은 전란 시대가 아니기에, 연씨 왕족이 이런 천인공노할 짓을 하면 틀림없이 거대한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이런 짓을 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연씨 왕족이 민씨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었어요. 지금 혈시독과 괴뢰독을 성공적으로 손에 넣었지만 그래도 민씨를 도살했어요. 앞으로 뭔가 더 큰 계획이 있을 겁니다.”“맞아요.”하천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리고 이 계획은 절대 지금 세대의 연왕이 시작한 게 아닙니다.”“도대체 뭘 위해서 그러는 걸까요?”연씨 왕족이 도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지 하천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자신은 그 왕족과 접촉 기회도 별로 없었다.민소무의 입장에서 볼 때, 민씨 가문과 연씨 왕족의 그 피맺힌 원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