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77화

유월영은 저도 모르게 흠칫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연재준은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는 한편으로는 유월영을 빤히 노려보며 수화기에 대고 말했다.

“나중에 제대로 된 설명을 할 수 있을 때 다시 연락해.”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더니 갑자기 유월영에게 짜증을 부렸다.

“안 탈 거면 거기 버튼 계속 누르고 있지 말아줄래?”

이번 엘리베이터를 놓치면 또 한참을 기다려야 했기에 유월영은 울며 겨자 먹기로 엘리베이터에 탔다.

공간이 좁아서 최대한 그와 멀리 떨어져 서 있는데도 그녀는 그의 몸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둘은 아무런 말이 없이 엘리베이터 전광판만 쳐다보고 있었다. 도중에 연재준의 핸드폰이 여러 번 울렸지만 그는 울리는 족족 끊어버렸다.

유월영은 그의 뒤쪽에 서 있었기에 보고 싶지 않아도 핸드폰 화면이 그대로 보였다.

백유진이었다.

조금 전까지 백유진과 통화하고 있었던 걸까?

아니나 다를까, 한참 말이 없던 연재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이렇게 돼서 이제 만족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그런 말을 하는 사이 어느새 엘리베이터는 6층에 도착했다.

연재준은 엘리베이터를 나서려는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고 문을 닫았다.

유월영은 짜증을 참으며 차갑게 경고했다.

“또 왜 이러시는 거예요? 여기 CCTV 있어요.”

“내가 왜 이러는 것 같아?”

연재준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도 CCTV 있는 곳에서 일을 치르는 악취미는 없어.”

유월영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연재준이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가상 번호로 나한테 그딴 것을 보내면 내가 출처를 못 찾을 것 같았어? 백유진 키스하는 사진, 그거 네가 나한테 보낸 거지? 나랑 백유진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유월영은 이번에는 부인하지 않고 담담히 대답했다.

“가짜를 진짜인 것처럼 둔갑시켜서 모함하는 걸 두고 이간질이라고 해요. 그게 사실이면 단순한 고발에 불과하죠.”

연재준이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그 사진 어디서 났어?”

당연히 불법적인 경로로 취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