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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그의 적나라한 도발에 유월영은 담담한 어투로 답했다.

“저는 의사가 아니에요. 상처를 확인해도 치료해 줄 수 없으니 차라리 의사를 따로 부르세요.”

원했던 반응이 아니었기에 연재준은 싸늘한 미소를 짓고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불빛이 반사되어 차창에 그녀의 초라한 모습이 언뜻언뜻 비쳤다.

머리는 이미 산발이 되고 창백하게 질린 얼굴은 3년 전 비오던 밤에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

“정말 변한 게 하나도 없네.”

그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의 속도 모르는 유월영이 덤덤하게 말했다.

“소 팀장이 일부러 산속에 저를 버리고 갔어요.”

“그래서? 내가 나서서 소 팀장을 처벌하기를 바라나?”

연재준은 싸늘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

“어찌 그런 걸 바라겠어요. 그냥 사실을 말한 것뿐이에요.”

소은혜와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아마 낯선 사람이 그녀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유월영은 단지 사실만 전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유월영이 물었다.

“이번 일 혹시 대표님이랑 소 팀장이 짜고 일부러 저를 위험에 빠뜨린 건 아니죠?”

합리적인 의심이었다.

연재준이 정확히 그녀가 유기된 위치를 알고 찾아온 것도 아마 소은혜가 그에게 사실을 말했을 가능성이 컸다.

연재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굳었다.

“지금 뭐라고 했어?”

유월영은 잠깐 스치는 생각이었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하고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가 굳이 이런 수고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연재준이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왜? 내가 소 팀장 시켜서 널 일부러 산속에 유기하고 짠하고 나타나서 영웅행세를 한 것 같아?”

소은혜의 의도는 그게 맞지만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만약 소은혜가 먼저 그에게 상의했더라면 절대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뭐 때문에 시간과 공을 들여서 이딴 일을 설계했다고 생각해? 너한테 고맙다는 인사 한번 받으려고? 유월영, 네가 뭔데? 내가 네 감동을 바라고 이런 황당한 짓을 꾸몄다고 생각해?”

유월영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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