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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아로마오일을 함유한 가습기가 돌아가고 있어서 방 안에서는 상쾌한 라벤더향이 풍겼다.

여자는 이미 침대에 잠들어 있었는데 몸을 웅크리고 자고 있는 모습도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현시우는 침대로 다가가서 그녀의 얼굴을 가린 이불을 살짝 아래로 내렸다.

그는 마치 이 방의 주인인 것처럼 모든 게 당연하다는 듯이 행동했다.

그는 이불을 걷고 그녀의 몸에 상처가 없다는 걸 확인한 뒤에야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대왕 밴드가 붙여진 그녀의 손바닥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한참이 지난 뒤, 그는 손을 내려놓고 이불을 다시 덮어주었다.

“월영아.”

현시우는 그녀의 방에서 오래 머무르지는 않고 10분 정도 더 있다가 밖으로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탈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문이 열렸다.

연재준과 현시우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다음 날, 유월영은 간만에 상쾌한 기분으로 잠에서 깼다.

가습기 전원을 끈 그녀는 나중에 이 비서한테 어디서 샀는지 알아봐야겠고 생각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벌써 열 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계좌에는 어제 연재준이 약속했던 2천만 원이 입금되어 있었다.

소은혜에게 처벌 대신 돈을 요구했던 건 달리 처벌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가장 실질적인 배상을 요구한 건데 연재준은 그것에 돈을 더 얹어서 소은혜 대신 지불했다.

물론 그가 원해서 한 일이니 굳이 따질 생각은 없었다.

신연우에게서 아침 아홉 시쯤에 문자가 도착해 있었다.

[소은혜 팀장은 몸이 안 좋다고 먼저 돌아갔어요. 회사 측에서 아마 소 팀장의 작업을 대신할 사람을 올려 보낼 것 같아요.]

문자를 확인한 그녀는 그냥 알리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굳이 이 일을 크게 벌려봐야 그녀에게 득이 돌 것도 없었다.

서지욱은 그녀에게 하루 휴가를 주었지만 유월영은 충분히 쉬었다고 생각해서 신연우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금 어디예요?]

[강북로 기지에 있어요. 이쪽으로 오려고요?]

[지금 가면 점심 시간 전에 도착할 수 있겠네요. 일도 안 하고 밥을 얻어먹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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