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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Author: 고나름
그녀의 입에서 현시우의 이름이 나와서인지, 오늘의 연재준은 여느 때보다 더 거칠게 그녀를 유린했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리고 유월영은 움찔하며 움직임을 멈추었다.

연재준이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힘 빼.”

유월영은 바짝 긴장했다. 벨소리를 들어보니 자신의 핸드폰 알림음인 것 같았다.

분명 핸드폰은 놈들에게 빼앗긴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걸까?

그때 당시 이미 약에 취해 정신이 없었던 그녀는 당연히 놈들이 핸드폰을 가져갔다고 생각하고 신고를 포기했었다.

그런데 멍청한 두 녀석은 그녀를 묶어놓기만 했지 핸드폰을 가져가지 않은 것 같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경찰 부르는 건데….’

그녀는 속으로 경솔했던 자신을 탓했다.

처음부터 이 술집에 오는 게 아니었다.

연재준은 한바탕 욕구를 풀어낸 뒤에야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남자친구가 전화 왔나 본데?”

신연우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유월영은 달뜬 숨을 내뱉으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연재준은 일부러 그러는 듯, 다시 그녀의 예민한 곳을 공략했다.

“이 나쁜 자식아!”

유월영이 욕설을 내뱉자 남자의 표정도 사납게 일그러졌다.

“걔랑도 했을 거 아니야? 걔는 네가 지금 이러고 있는 거 알까?”

유월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무슨 미친 소리야?”

“내가 틀린 말했어?”

연재준은 그녀의 겉옷 호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조급해진 유월영이 소리쳤다.

“연재준, 핸드폰 건드리기만 하면 죽어서도 용서 안 할 거야!”

연재준이 피식 웃자 그녀의 두 눈에는 분노와 절망감이 가득했다.

그는 그녀의 눈앞에서 핸드폰을 흔들며 물었다.

“그렇게 싫어?”

굴욕감을 견디지 못한 유월영이 번쩍 손을 치켜들었다. 연재준은 가볍게 그녀의 손목을 잡고 지금도 울려대는 핸드폰을 바라봤다. 발신자는 신연우가 아닌 큰언니 유은연이었다.

그제야 그는 살짝 누그러진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받을래?”

하지만 이 상태로 어떻게 전화를 받을 수 있을까!

연재준은 계속해서 그녀의 눈앞에 대고 핸드폰을 흔들며 다시 물었다.

“정말 안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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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연은 속았다고 느꼈다.이 남자의 따뜻함에 넘어가 버린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지금 기분 좋겠지? 드디어 내 유산을 손에 넣게 됐으니.”이혁재는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유산, 유산, 유산. 왜 항상 이 얘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거야?’그는 복잡한 심정을 억누르며 허리를 숙여 그녀의 배를 감싸안았다.“여보, 내가 돈이 부족해 보여? 난 돈이 부족하지 않아. 지금 있는 돈으로 다음 생까지 살아도 충분해. 그 많은 돈을 뒀다 뭐 하겠어? 난 당신 돈을 원하지 않아. 그 유산이 당신한테 주는 부담을 덜어주고 싶을 뿐이야. 난 그냥 당신을 돕고 싶어. 내가 어떻게 해야 날 믿어줄 거야?”이승연은 그의 말을 듣고 잠시 침묵에 빠졌다. 그녀는 그런 시선으로 이 문제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잠시 후,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마치 충성스러운 강아지를 다독이듯. 이혁재는 항상 그녀에게 충실한 강아지처럼 느껴졌다.그 후로 두 사람은 함께 평생을 보내기로 결심했고 아이가 태어나면 행복한 세 식구가 될 거라고 믿었다.그러나 불행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법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며 아이를 잃었고 이승연은 깊은 혼수 상태에 빠졌다. 의사는 깨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다.처음 한 달 동안 이혁재는 살이 빠져 송장처럼 변해갔다. 그는 며칠씩 밥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았으며 잠조차 자지 않았다. 생존 본능에 이끌려 겨우 물 한 모금을 마시곤 했지만 결국 집에서 쓰러지고 말았다.공주연이 아들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의사들은 그가 극심한 기아 상태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거의 굶어 죽을 뻔했다.이혁재가 깨어났을 때 공주연은 눈물을 흘리며 그의 뺨을 내리쳤다.“넌 네 엄마도 필요 없니? 네 아빠는 이미 날 버렸어. 세상에선 네가 전부야! 그런데 너마저 날 버리려 해?”하지만 이혁재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공주연은 울면서 말했다.“승연이 아직 죽지 않았어! 곧 깨어날 거야. 그런데

  • 천억대 몸값 비서님   제952화

    이혁재의 시점사실, 두 사람의 불화와 이별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갈등이 발생했다.이혁재의 어머니인 공주연이 이승연에게 출산을 재촉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공주연은 겉으로는 자애로운 어머니처럼 보였지만 속으로는 이승연의 유산을 노리고 있었다.그녀의 계산은 간단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이씨 성을 가진 그 아이가 이승연의 유산을 당당히 상속받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이혁재 역시 어머니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아이에게 상속자가 생기면 이승연의 친척들도, 우리 가족도 유산에 대한 욕심을 접고 물러나겠지. 그러면 그녀의 부담도 줄어들 거야.”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바로 이승연에게 가서 아이를 갖자고 제안했다.그러나 이 말을 들은 이승연은 그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우리가 지금 따로 살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를 갖자고?”그리고 이내 그녀는 냉소를 지으며 결혼 전 계약서를 꺼내 들었다.“여기에 사인하기 전에는 꿈도 꾸지 마.”이승연은 이미 이혁재가 자신과 결혼한 이유가 그녀의 유산 때문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혁재는 말로 그녀를 설득할 수 없음을 깨닫고 치사한 방법을 선택했다.그녀가 복용하는 피임약을 엽산제와 임신 보조제로 몰래 바꿔치기한 것이다. 결국 이승연은 그의 의도대로 임신하게 되었지만 이로 인해 그들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이승연은 약을 바꿔치기한 사실에 격분했고 심지어 이혁재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의심하기까지 했다. 반면, 이혁재는 호텔에서 이승연과 오성민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오성민과 다시 만나고 있다고 오해했다.그날, 두 사람은 처음으로 크게 다퉜고 이혁재는 한강에 뛰어내릴 생각까지 했다.“너 정말 적당히 좀 해라.”연재준이 기가 막혀 혀를 찼다.“뭘 적당히 하라고!”이혁재는 술잔을 내리치며 소리쳤다.“내 첫사랑은 이제 날 원하지 않는데, 내가 살아서 뭐 하겠어!”서지욱이 나서서 말렸다.“그렇게 미련이 남으면 그냥

  • 천억대 몸값 비서님   제951화

    “그러니까 우리는 서로 필요한 걸 얻는 공정한 거래일 뿐이야. 누구도 누구에게 빚지지 않아. 하지만 네가 이 결혼이 억울하고 원하지 않는다면 난 다른 사람을 찾으면 돼. 상관없어.”이승연의 단호한 말에 이혁재는 심장이 벌집처럼 무너져 내렸다.하지만 그는 자신을 위로했다. 적어도 그녀가 애초에 다른 사람을 찾지 않고 자신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자신이 그녀의 눈에 들어올 만큼의 가치는 있었다고 믿으려 했다.이혁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물론 난 이 결혼을 원하지. 누나랑 결혼하고 싶어서 얼마나 애타는지 모를 거야. 게다가 누나 가문의 그 거대한 유산에 누가 눈독을 들이지 않겠어?”사실 이혁재가 하고 싶었던 말은 그녀의 유산을 탐내는 사람들로부터 지켜줄 강력한 방패가 되어주겠다는 뜻이었다.그러나 그는 또다시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했다.이승연은 “역시 너도 내 유산 때문에 결혼하려는 거구나”라는 뜻이 담긴 냉소적인 눈빛을 보냈다.그 눈빛을 마주한 이혁재는 차라리 땅속으로 숨고 싶었다. 그는 평소 말을 잘하는 사람인데 왜 이승연 앞에만 서면 이렇게 서툴러지는지 알 수 없었다.그는 무언가를 설명하려 하면 할수록 더 나쁜 인상을 주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결국 두 사람은 서로 기분이 상한 채 결혼을 결정하게 되었다.그나마 유일한 희소식은, 이혁재가 열일곱 살 때부터 꿈꿔왔던 첫사랑과 결혼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혼례를 치렀고 첫날밤을 함께 보냈다.이승연의 시점이승연의 부모는 일찍 세상을 떠나며 헤아릴 수 없이 거대한 유산을 남겼다.그 유산은 주변 사람들을 질투와 광기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생전에 친절하고 따뜻했던 삼촌과 고모 같은 친척들은 부모가 세상을 떠난 단 하룻밤 사이에 괴물로 변했다.그녀는 영화에서 좀비로 변하는 인간들을 떠올렸다.정상이던 사람들이 물리면 금세 인간성을 잃고 사람을 잡아먹으려는 괴물로 변하는 것처럼 그녀의 친척들도 오로지 그녀의 유산을 탐하는 괴물이 되어버렸다.하지만 이승연은 변호사로서 법을 잘 알고 말재

  • 천억대 몸값 비서님   제950화

    이혁재의 시점이승연과 오성민이 헤어졌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게 된 사람은 이혁재였다. 그래서 이승연이 자신의 청혼을 거절했을 때 그는 그녀가 아직도 오성민을 잊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화가 난 그는 집 안에서 폭주하기 시작했다.그는 첫사랑이란 게 원래 잊기 어렵고 학창 시절부터 이어진 감정에, 그리고 7년이라는 긴 시간을 하루아침에 정리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오성민이 완전한 쓰레기라는 것이었다.오성민은 자기 인턴과 바람을 피웠다. 이런 사람은 인간 이하의 짐승에 불과했고 이승연은 왜 그런 사람을 잊지 못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내가 대체 그런 짐승만도 못한 놈보다 어디가 부족하다고!”분노에 찬 이혁재는 다음 날도 2만 보를 걸으며 화를 삭였다. 그러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엄마, 다시 한번 가보세요! 어제는 너무 갑작스러워서 승연이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을 거예요. 하룻밤 생각했으면 이제는 마음이 바뀌었을 거예요.”그는 자신이 오성민보다 못할 리 없다고 굳게 믿었다. 아들의 말대로 공주연은 다시 한번 이승연을 찾아갔고, 점심 식사를 마친 후 돌아와 말했다.“여전히 거절하더구나.”이혁재는 소파에 쓰러져 한쪽 다리와 팔을 바닥에 늘어뜨리고 오랫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마치 원한에 사로잡힌 시체처럼 어두운 기운이 그를 감쌌다.그러다 그는 벌떡 일어나 이승연을 직접 찾아갔다.“누나한테 직접 물어봐야겠어. 왜 나랑 결혼하지 않으려는지!”사무실에서 문서를 검토하던 이승연은 담담히 말했다.“너는 나보다 너무 어려.”“그게 이유라고?”그러자 이혁재는 불쑥 다가가 이승연을 들어 올렸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이승연은 본능적으로 그의 목을 붙잡으며 외쳤다.“지금 뭐 하는 거야!”이혁재는 그녀를 안고 빙글빙글 돌며 깡충깡충 뛰었다.“너 미쳤어? 빨리 내려놔!”이승연의 새된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는 그녀를 벽에 밀어붙이며 말했다.“내가 단지 누나보다 나이가 어린 것뿐이지. 다른 모든 면에서는 누나 옆

  • 천억대 몸값 비서님   제949화

    연재준은 의사가 산모와 아이의 상태를 알리기도 전에 안으로 뛰어들었다.그는 곧장 유월영 곁으로 달려갔다.분만대에 누워 있는 유월영의 얼굴은 창백했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가득했다. 몸은 아직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아 흐릿한 의식 속에 있었다.연재준은 숨을 깊이 들이쉬더니 결국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의 눈물이 유월영의 얼굴에 떨어져 그녀의 땀과 함께 머리카락 속으로 스며들었다.연재준이 쉰 목소리로 그는 물었다.“괜찮아? 많이 아파?”유월영은 흐릿한 시야로 그의 붉게 충혈된 눈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괜찮아요. 지금은 별로 아프지 않아요.”연재준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이마를 그녀의 손등에 대며 말했다.“미안해.”“고마워.”“사랑해.”그는 속으로 다짐했다. 앞으로 유월영 곁을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며 그녀를 다시는 수술실에 들여보내지 않겠다고.유월영은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괜찮아요.”산모와 아이 모두 무사했다.일주일 후, 유월영은 봉현진 마을에서 산후조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딸의 정식 이름과 성씨는 여전히 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대신 임신 때부터 부르던 애칭 ‘찹쌀떡’으로 불렀다. 이는 엄마, 아빠 곁에서 떨어지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었다.하지만 한 달 이내에 출생 신고를 해야 했기에 아이의 정식 이름은 반드시 정해야 했다.연재준은 더 이상 유월영을 고민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유’와 ‘고’를 각각 종이에 적어 공 모양으로 말아 병에 넣고 침대에 있는 모녀에게 다가갔다.유월영은 그가 딸에게 뽑기를 시켜 성씨를 정하게 하려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병의 입구를 유월영에게 내밀며 말했다.“당신이 뽑아.”“내가요?”“당신이 낳은 아이니까, 당신이 성씨와 이름을 결정할 권리가 있어.”유월영은 웃으며 손을 뻗어 종이 하나를 뽑아 펼쳤다.“고.”그녀는 종이를 보고 연재준과 눈을 맞췄다. 연재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고씨로 하자. 좋아, 아주 좋네.”마침내 딸의 정식 이름이

  • 천억대 몸값 비서님   제948화

    “...”조서희의 말은 황당했지만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다.이승연은 전문 변호사로서 논리적인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했다.“우선, 너의 신분증과 호적에는 여전히 ‘유월영’으로 기록되어 있잖아. ‘고민서’라는 이름은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이름이지.”“그러니까 너의 아이가 너의 재산을 상속받으려면 유씨 성을 따르는 게 더 안전한 선택이야. 예를 들어, 현시우처럼 다른 성씨로 인해 가문에서 배척받는 일을 막을 수 있지.”그녀는 말을 이어갔다.“지금 너의 가문에서 상속을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 같지만 만약을 대비해 문제의 소지를 없애는 게 좋아. 그래서 나는 유씨 성에 한 표야.”“게다가, 유씨 성을 따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겠어? 너의 이름처럼 유씨 성 여자 이름이든 남자 이름이든 독특한 멋이 있잖아. ‘유월영’, 달빛에 가려진 그림자 같은 운치 있는 이름이잖아.”이승연의 말에 유월영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의 말은 감정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설득력이 있었다.그러나 유씨와 고씨 모두 한 표씩 얻으면서 결국 2 대 2,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유월영은 고민 끝에 투표 범위를 더 넓혀 이혁재, 서지욱 부부와 노현재, 심지어 현시우에게까지 의견을 물었다. 다섯 사람의 투표 결과는 유씨와 고씨에 각각 두 표씩으로 또다시 동점이었다.결정적인 한 표는 서지욱에게 달려 있었다. 서지욱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내 생각엔, 너희 아이의 성씨를 제비뽑기로 정하는 게 어때? 딸이면 유씨, 아들이면 고씨로 하는 거야.”하지만 이 말에 모두가 반대했다.“왜 딸이면 꼭 유씨여야 해? 딸도 고씨 성을 따를 수 있어.”“왜 아들이면 꼭 고씨여야 해? 아들도 유씨 성을 따를 수 있잖아.”서지욱은 이내 두 손을 들며 물러섰다.“알겠어. 내가 헛소리했네. 기권할게.”결국 성씨 문제는 출산 직전까지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유월영의 출산은 최고의 의료팀이 관리하며 그녀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의사들은 그녀의 상태를 판단한 후 제왕절개를 결정했다.

  • 천억대 몸값 비서님   제947화

    수술 후, 이영화는 ICU에서 일주일 동안 머물렀다.의사들은 혈관 마비 증후군 등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지 자세히 관찰했고 이상이 없다고 판단된 후 일반 병실로 옮겼다.일반 병실에서 약 한 달간 신체 기능 회복을 위한 치료를 받은 후 의사의 허가를 받아 퇴원했으며 유월영은 일상생활이 가능해진 어머니를 보며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하지만 출산 예정일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월영은 출산 준비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실 그녀는 이번 귀국의 목적이 출산 준비라는 것을 잠시 잊을 뻔했다.현재 신주시는 10월에 접어들어 선선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다. 창가에 앉아 있던 유월영은 마당의 나무를 흔드는 상쾌한 가을바람과 맑은 사각거리는 소리에 잠시 사색에 잠겼다. 이 소리는 마치 자장가처럼 그녀를 졸리게 만들었다.유월영은 과일을 먹으며 연재준이 출산 준비물을 정리하는 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중요한 생각이 떠올랐다.“재준 씨, 우리 중요한 걸 아직 논의 안 한 것 같아요.”“뭔데?”“아이 이름 말이에요.”연재준은 웃으며 말했다.“아직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잖아. 태어난 후에 정하자고 했잖아.”두 사람은 아이의 성별을 ‘뽑기'처럼 남겨두기로 했다. 해외에서 산전 검사를 받을 때도 의사에게 성별을 묻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아기의 성별은 알지 못한 채 기대를 품고 있었다.유월영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하지만 아기의 성씨랑 애칭 정도는 미리 정할 수 있잖아요.”연재준이 그녀의 잠옷을 접어 여행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그건 당신이 더 고민스러워할 것 같은데.”“왜요?”“아이 성을 유씨로 할지 고씨로 할지 정해야 하잖아.”유월영이 미소를 지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연씨 가문의 성은 생각 안 해봤어요?”“우리 가문은 자격이 없어.” 연재준은 평소처럼 느긋한 태도로 말했다.“결혼 후 부인의 성을 따를 수 있었다면 나도 당신의 성을 따르고 싶어.”유월영이 어이없어하며 말했다.“재준 씨, 이혁재 씨랑 너무 가깝게 지내지 마세요. 괜

  • 천억대 몸값 비서님   제946화

    공항을 나서기도 전에 유월영은 연회 부인의 전화를 받았다.그녀의 목소리는 들뜬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월영아! 우리가 방금 어떤 좋은 소식을 들었는지 알아?”“무슨 소식인데 이렇게 신나셨나요?”유월영은 웃으며 물었다.“네 엄마의 심장이식 공여자가 나왔어! 적합 검사도 성공했어!”유월영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정말이에요?”“정말이야! 공여 심장은 지금 국내에 있어. 나랑 네 엄마는 짐을 싸고 바로 귀국할 준비를 하고 있어! 이제 네 엄마도 인공 심장 없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되었어!”유월영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정말 좋은 소식이에요. 너무 다행이에요.”옆에서 상황을 몰랐던 연재준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일이야?”유월영은 눈물을 글썽이며 답했다.“엄마가 드디어 심장이식을 할 수 있다고 해요!”연재준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처음으로 적합 검사에 성공했던 심장은 백유진 아버지가 먼저 받아 갔고 그들은 무려 5년을 기다려야 했다. 인공 심장은 보통 7~10년 정도 지속되지만 심장이식이 성공하면 이영화는 평생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었다. 이번 공여자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과도 같았다.전화를 끊은 유월영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연재준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사실 그녀는 어머니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려 왔다. 연재준은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수술 준비는 내가 다 맡을게. 걱정 마, 반드시 성공할 거야.”유월영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유월영의 어머니를 위해 연재준은 최고 수준의 의료팀을 초청해 모든 것을 직접 관리했다. 귀국 후 이영화는 정밀 검사를 받고 거부 반응 억제제를 복용하며 수치를 안정시켰다. 며칠 후, 수술이 진행되었다.수술 당일, 마취 직전 이영화는 의사를 통해 딸에게 전했다.“월영아, 집에 가서 쉬렴. 병원에서 기다리다가는 네 몸이 상할 거야. 네 배도 이렇게 불러왔는데 어떻게 견디겠니?”동생 유수영도 수화로 말했다.“언니,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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