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살펴본 서지은은 진서준의 오른팔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챘다.오른팔 전체가 힘없이 축 늘어져 있고, 뼈는 다 부러진 것 같았다.“오른팔은 왜 이래요?”서지은이 진서준의 오른팔을 덥석 잡았다.잡고 나서 보니 진서준의 오른팔 뼈가 정말 다 부러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아빠!”서지은이 분노에 휩싸인 눈빛으로 서광문을 노려보았다.“내가 때린 게 아니야, 이한석이 때린 거지.”서광문이 얼른 해명했다.“그래도 아빠가 내린 명령이잖아요.”서지은은 화를 감출 수 없었다.“정말 서준 씨를 죽일 셈이에요? 좋아요. 죽일 거면 저까지 같이 죽이세요.”서지은이 두 팔을 벌려 진서준의 몸을 빈틈없이 감쌌다.비록 서진은이 진서준과 정식적인 관계를 맺지는 않았지만, 서지은은 더 이상 다른 사람을 마음에 품을 수 없었다.서지은이 마음먹은 일은 그 누구도 바꿀 수 없었다.“너... 너 이 녀석! 아버지 말 한 번만 들어줄 수 없겠니? 저 자식이 뭐가 좋다고 그래! 아까 저 녀석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 너를 첩으로 삼겠대!”서광문이 마음 아픈 표정으로 서지은을 바라보았다.그는 진서준이 도대체 자기 딸에게 어떤 약을 먹였기에 서지은이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진서준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불사하고 있었다.서광문의 말에 멈칫한 서지은이 이내 이를 악물며 말했다.“첩이라도 좋아요!”“너... 너 정말 나를 기막혀 죽일 셈이야?”서광문은 통탄했다.강남에서 제일로 가는 가문의 아가씨가 보잘것없는 가난뱅이에게로 가서 첩이 되겠다고 하니 말문이 막혔다.이 사실이 밖으로 전해진다면 서광문은 낯을 들고 다닐 수가 없었다.“아빠, 저는 서준 씨를 따르기로 했어요. 아빠가 봐주지 않으면, 정말 아빠 앞에서 죽겠어요.”서지은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어쨌든 서지은은 진서준을 지키기로 마음먹은 상태였다.진지한 서지은의 모습을 보며 서광문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었다.“어릴 때는 나랑 네 엄마 말을 잘 듣더니 이제 와서 어찌 이리도 반항하는
진서준은 단순히 서지은 때문에 이 내기를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그도 대한민국에 천교가 얼마나 있는지 보고 싶었다.또한 자신이 이 천교들 중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지 궁금했다.그 누구도 남의 밑에 머무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었다.2000년 전의 노예조차도 대장부가 태어나서 어찌 오랫동안 다른 사람 밑에서 살 수 있느냐고 말한 적이 있었다.하물며 진서준이라고 다를까.“저는 반대예요! 아빠, 이건 서준 씨를 불구덩이에 밀어 넣는 거랑 뭐가 달라요?”서지은이 분노하며 말했다.진서준은 지금 한쪽 팔이 부러져서 장애인이 되었다.그러한 상태에서 서광문이 진서준에게 봉호전에서 장원을 하라고 제안하고 있었다.이건 진서준에게 죽으라는 것이랑 다름없었다.진서준은 팔이 부러지지 않았어도 봉호전에서 연승하기 어려웠다.제일 중요한 사실은 높은 경지의 대종사들도 진서준과 싸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일반적으로 실력 좋은 대종사는 체면 때문에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지 않는다.하지만 진서준이 연승 행진을 계속하면 강자들의 시선을 끌기 마련이었다.“지은아, 이게 내 마지노선이야. 진서준이 너를 데려가려면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해.”서광문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지은이를 데려가 첩으로 삼으려면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용기와 실력이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우리 딸을 보내?’“지은 씨, 더 말할 필요 없어. 이 내기는 받아들였어.”진서준이 서지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아빠랑 돌아가. 연말에 경성에 같이 놀러 가자.”“응?”놀란 서지은이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오후까지 나한테 떠나라고 하더니 왜 눈 깜짝할 사이에 생각이 바뀌었지?’“나를 위해 목숨까지 희생하는 여자는 네가 네 번째야. 허사연도 내 옆에 너희들이 있는 것을 개의치 않는데, 내가 나를 속여서 뭐 하겠어.”조금 전, 서지은이 자기 앞을 가로막는 것을 보고 진서준은 가슴이 뭉클했다.한평생 목숨을 아끼지 않으며 상대를 보호해 주는 사람을 몇이나 만날 수
허사연이 초조한 마음으로 물었다.“별일 아니야.”진서준이 웃으며 답했다.“오른팔이 부러졌는데 어떻게 별일 아닐 수 있어요!”허윤진은 진서준의 늘어진 오른팔을 보고 순간 눈시울을 붉혔다.“뭐라고?”허사연이 깜짝 놀라 얼른 진서준의 오른팔을 잡았다.잡고 나서 보니 허사연도 진서준의 오른팔이 완전히 부러진 것을 알았다.“서준 씨, 이게 무슨 일이에요? 오른팔은 왜 이래요?”진서준이 모습을 보고 마음 아파진 허사연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팔이 부러진 사람이 오히려 자신이었으면 했다.“부러진 건 맞지만 걱정하지 마. 내일 아침이면 회복할 거야.”진서준이 웃으며 위로했다.“거짓말하는 거 아니죠?”허사연은 부러진 뼈가 다음날 자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당연히 아니지. 일부러 이한석이 부러뜨리게 한 거야. 부서뜨린 후 재조립. 이제 내 몸은 극에 달했어. 더 강해지려면 영약, 영과를 먹든지 아니면 이런 방법을 쓰든지 해야 해.”진서준이 설명했다.“됐어. 수련하러 가자. 못 믿겠으면 내일 아침에 다시 봐봐.”지금의 진서준에게 시간은 금이었다.연말 봉호전에서 그는 전국 각지의 천교를 만날 것이었다.비록 선술을 수련한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실력으로 13연승을 할 수는 없었다.진서준이 그렇게까지 말하자 허사연 자매는 더 이상 팔에 관한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평곡으로 돌아온 진서준은 가부좌를 틀고 성약곡에서 제련한 단약을 꺼냈다.“사연아, 윤진 씨, 이리 와봐.”“왜요?”진서준 앞으로 온 허사연 자매가 그의 손에 들린 단약을 발견했다.“이건 성약곡에서 제련한 단약인데 두 사람은 아직 실력이 부족해서 많이 먹으면 안 되고 차근차근 천천히 섭취해야 해.”진서준이 말했다.“네. 알아요!”실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강력한 단약을 복용하면 몸이 견디지 못하고 심지어 터질 수도 있었다.진서준도 허사연 자매의 실력을 빨리 끌어올리고 싶었지만 절대 서두르면 안 됐다.“두 알 줄 테니 한 알은 오늘 밤에 복용하고 수련 시작해. 다른
남조, 박씨 가문.박만년은 그날 밤, 죽지 않았지만, 목숨을 반쯤 잃은 거랑 다름없었다.진서준의 혈용권이 그의 두 팔을 부러뜨렸고 단전에도 매우 큰 손상을 입었다.살려고 하는 강한 의지만 아니었다면 박만년은 정말 그곳에서 죽었을 것이었다.박씨 가문에 돌아온 후, 박만년은 스무 살은 더 늙어 보였다.생기를 잃은 박만년은 마치 곧 흙에 묻힐 노인 같았다.“시윤이는 아직 안 왔어?”“어르신, 오는 길에 있다고 하셨으니 곧 도착할 겁니다.”“서두르라고 해. 난 이제 시일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박만년은 죽을 날이 머지않은 것 같았다.오늘을 못 버틸 수도 있었다.“어르신, 별일 없으실 겁니다. 백 살까지 장수하실 수 있으십니다.”집사는 박만년의 말에 놀랐다.“됐어. 내 몸은 내가 잘 알아.”박만년이 한숨 쉬며 말했다.며칠 전, 박만년은 정말 죽을 것 같아 바로 사람을 시켜 박시윤을 집으로 호출했다.박시윤은 박만년이 20여 년 전에 입양한 의손자였다.무학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는데 박만년조차도 자신의 재능을 부끄러워할 정도였다.열여섯 살 때, 박만년은 박시윤을 북미 초아국의 한 조직에 보내 공부시켰다.몇 년 동안 두 조손은 전화 통화만 했을 뿐이었다.이번에도 박만년이 자신이 죽을 것 같지 않았으면 박시윤을 부르지도 않았을 것이었다.날이 어두워져서야 집사가 두 사람을 데리고 왔다.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매우 젊어 보였고 다른 한 사람은 서구적인 얼굴을 지녔는데 마흔 살쯤 되어 보였다.젊은 사람이 박만년이 입양한 의손자, 박시윤이었다.다른 서양 중년 남자는 박시윤과 함께 온 일행이었다.“어르신, 시윤 도련님 오셨습니다.”박만년이 눈을 떠보니 아래에 서 있는 박시윤이 보였다.“할아버지.”박시윤이 공손히 불렀다.“시윤아, 이리 와봐. 할아버지가 할 말이 있어.”박만년이 손짓하며 박시윤을 불렀다.박시윤이 얼른 박만년 앞으로 갔다.“널 부른 이유는 내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들도 손자도 모두 대한민국의
“어르신!”노집사는 무릎을 꿇고 목 놓아 울었다.박시윤은 별다른 슬픔도 없이 노집사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할아버지 장례 준비하고 박씨 일가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와서 할아버지께 상복을 입히세요.”“네!”노집사가 눈물을 닦고 즉시 박씨 가문 다른 사람들에게 부고 사실을 알렸다.그날 밤, 박씨 가문의 직계가 모두 한곳에 모였다.“할아버지께서 임종 전, 박씨 가문을 저한테 맡기셨습니다.”박시윤이 박씨 가문 일가 사람들에게 말했다.“너한테 맡겼다고? 말도 안 돼. 네 신분은 모두가 다 알고 있어.”박만년의 동생 박천년이 말했다.모두가 박시윤은 박만년이 주워 온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박씨 가문을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박씨 가문 가주의 자리는 절대 너에게 줄 수 없다.”박백년도 나서서 박시윤을 반대했다.“반대하셔도 소용없습니다. 할아버지 명입니다.”박시윤의 태도가 강경했다.“웃기지 마! 네가 우리를 속이고 있는지 어떻게 알아? 형님은 내가 아는데 이런 결정을 내리실 분이 아니야! 형님이 살아생전 너를 아꼈으니 그걸 봐서라도 헛소리는 더 책망하지 않겠다. 당장 네 물건 챙겨서 나가!”“어서 꺼져라! 어디서 굴러먹다 온지도 모르는 놈이 가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박천년 형제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박시윤이 가주가 되는 것에 동의할 리가 없었다.가주가 되는 사람은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박시윤은 굴러먹다 온 놈이라는 말을 들은 후, 안색이 싸늘해졌고 이내 사람은 자리에서 사라졌다.다시 나타난 곳은 박시윤을 굴러먹다 온 놈이라고 욕한 젊은 사람 앞이었는데 박시윤은 한 손으로 그 사람의 목을 조르고 그대로 들어 올렸다.“감히 손을 대? 반란이냐! 여기는 박씨 가문이다.”다른 사람들은 상황을 보고 분노했다.박시윤이 손에 잡은 사람을 그대로 내동댕이쳤다. 벽에 부딪힌 사람은 벽에 큰 구멍을 냈다.“뭘 멍하니 서 있어? 얼른 이 짐승 같은 놈을 때려죽여라!”박천
보름 동안의 수련을 거쳐 진서준의 실력은 완전히 달라졌다.축기경까지 정말 마지막 걸음만 남았다.12개의 단약은 아직 3개가 남았는데 진서준이 축기경을 돌파하기에 충분했다.“응? 허사연과 허윤진은 어디 갔지?”진서준은 허사연과 허윤진을 지도해주려 했지만 두 사람은 자리에 없었다.봉호대전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진서준이 축기경을 돌파하는 데는 열흘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었다.시간이 여유로운 진서준은 두 사람을 충분히 지도할 수 있었다.진서준이 일어나 주위를 둘러봤지만 허사연 자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영맥을 감지한 그는 그제야 허사연 자매가 목욕하러 갔다는 것을 알았다.10일 넘게 수련했더니 진서준도 몸이 찌뿌둥해 났다.하지만 허사연 두 자매가 있으니 진서준은 지금 갈 용기는 없었다.허사연 혼자 노천탕에 있었으면 진서준은 무조건 갔을 것이었다.다른 한편, 노천탕에서 허사연과 허윤진은 목욕하고 있었다.“언니, 너무 개운하다.”허윤진이 즐거운 표정으로 탕에 누워 있었다.두 자매도 진서준과 마찬가지로 10여 일 동안 수련했다.오늘 실력을 돌파한 두 사람은 그제야 목욕하러 온 것이었다.열흘 넘게 목욕하지 않아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두 자매는 온몸이 근질근질했다.그런 상태에서 탕에 들어오자 개운함은 말로 다 형용할 수 없었다.“서준 씨가 아직 수련 중만 아니었으면 아니면 같이 오자고 했을 텐데.”허사연이 눈을 감은 채 말했다.“응? 같이 온다고?”허윤진이 멈칫했다.“응. 앞으로 너도 서준 씨 사람이니 이제 봐도 괜찮잖아.”허사연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서지은도 거부하지 않았는데 허윤진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안 돼. 안 돼! 난 아직 처녀란 말이야. 그리고 언니도 아직 여기 있는데...”허윤진이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미래의 어느 날, 진서준과 끝까지 갔다면 허사연의 말대로 함께 목욕도 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허윤진과 진서준은 시작에 불과했다.허윤진은 산에서 진서준과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싶었다.하
“얼른 죽여!”허사연이 말했다.“응, 알았어.”허윤진이 손에 힘을 세게 주자 흑백으로 뒤섞은 뱀은 순식간에 생기를 잃었다.자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탕 주변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두 사람이 무엇에서 나는 소리인지 궁금해하기도 전에 공포스러운 장면이 펼쳐졌다.사면팔방에서 작은 뱀들이 그녀들을 향해 몰려오는 것이었다.그 장면을 보고 두 사람은 놀라서 다리에 힘이 빠졌다.“어... 얼른 뛰어!”먼저 정신 차린 허사연이 허윤진에게 소리쳤다.두 사람은 옷도 입지 않고 곧바로 평곡 쪽으로 달려갔다.두 사람은 도망쳤고 뱀들은 쫓아갔다.다행히 허사연 두 자매가 수련했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정말 뱀들에게 잡힐번했다.두 사람은 뛰면서 진서준을 불렀다.“진서준! 진서준! 진서준 수련 그만해! 큰일 났어! 우리가 뱀 우리를 찔렀나 봐.”놀란 두 자매는 안색마저 변했다.진서준도 어렴풋이 허사연의 목소리를 듣고 안색이 바뀌더니 두 사람이 오는 방향으로 돌진해 갔다.이내 세 사람은 만나게 되었다.허사연 자매의 온몸이 젖어있는 모습을 보고 진서준은 눈이 휘둥그레졌다.뱀 떼에 놀란 두 자매는 그들이 현재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서준 씨! 안에 뱀이 너무 많아요! 곧 올 거예요! 빨리 방법 좀 생각해 봐요.”두 자매는 진서준 뒤에 숨어 벌벌 떨며 말했다.진서준이 정신 차리고 보니 이미 빽빽한 뱀 떼가 시야에 들어왔다.진서준조차도 그 광경을 보고 머리가 쭈뼛했다.진서준은 그런 것들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속이 좋지 않은 것뿐이었다.“다 태워버리지 뭐.”진서준의 손바닥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강렬한 불길에 주위의 공기가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공기 중 수분이 순식간에 증발했다.“업화장!”불길이 솟구치며 백 미터의 불바다를 형성하며 뱀들 속으로 떨어졌다.업화는 모든 생명을 삼켜버렸고, 설령 3급 대종사라고 해도 업화에 물들면 강기로도 끄기 어려울 것이었다.평범한 뱀 떼들이 업화를 만났으니
한참이 지나서야 진서준과 허사연은 평곡으로 돌아왔다.허윤진은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다.그녀도 어린애가 아니다 보니 진서준과 허사연이 뭘 했을지 다 알고 있었다.다만 마음이 조금 불편할 뿐이었다.진서준과 허사연이 함께 있는 장면을 생각하면 마음이 울렁거렸다.“두 사람 먼저 대련해 봐. 실력이 어떤지 봐야지.”진서준이 허사연과 허윤진에게 말했다.“힘을 남기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싸워.”“알았어요.”자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겨루기 시작했다.허사연은 허윤진보다 한 달 더 늦게 수련을 시작했다.하지만 실력은 허윤진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두 사람은 서로 주고받으며 싸웠다.무인의 실력으로 보면 두 사람 모두 내경 초기의 무인이었다.다만 실전 경험이 적어 더 많은 연습을 해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자매는 땀투성이가 되었지만 멈추지 않고 겨뤘다.진서준이 멈추라고 하지 않으면 그녀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었다.“됐어. 그만해.”진서준이 외쳤다.“아직 싸울 힘이 남았어.”허사연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그녀는 진서준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렇게 처참한 부상을 당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허사연은 강해져서 진서준을 돕고 싶었다. 절대로 발목을 잡는 여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허윤진의 생각도 허사연과 같았다.영기가 강한 운대산에 있는 시간을 이용하여 수련하지 않으면 진서준이 목숨 바쳐 보호해 주는 목숨에 가치가 없을 것이었다.두 사람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진서준의 가슴이 뭉클해졌다.진서준은 두 사람이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지 알고 있었다.‘이런 사람을 아내로 삼을 수 있다니... 정말 지난 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네.’진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허사연 자매의 기력이 다했을 때 둘에게 다가갔다.“좋아. 수련한 지 두 달 정도밖에 안 됐는데 벌써 이렇게 발전했네. 당시 창욱 스승님이랑 감옥에서 배울 때 정말 참담하게 혼났어.”진서준이 웃으며 두 자매를 칭찬하는 한편, 자매의 등에 손을 얹어 영기로 피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