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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남조, 박씨 가문.

박만년은 그날 밤, 죽지 않았지만, 목숨을 반쯤 잃은 거랑 다름없었다.

진서준의 혈용권이 그의 두 팔을 부러뜨렸고 단전에도 매우 큰 손상을 입었다.

살려고 하는 강한 의지만 아니었다면 박만년은 정말 그곳에서 죽었을 것이었다.

박씨 가문에 돌아온 후, 박만년은 스무 살은 더 늙어 보였다.

생기를 잃은 박만년은 마치 곧 흙에 묻힐 노인 같았다.

“시윤이는 아직 안 왔어?”

“어르신, 오는 길에 있다고 하셨으니 곧 도착할 겁니다.”

“서두르라고 해. 난 이제 시일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박만년은 죽을 날이 머지않은 것 같았다.

오늘을 못 버틸 수도 있었다.

“어르신, 별일 없으실 겁니다. 백 살까지 장수하실 수 있으십니다.”

집사는 박만년의 말에 놀랐다.

“됐어. 내 몸은 내가 잘 알아.”

박만년이 한숨 쉬며 말했다.

며칠 전, 박만년은 정말 죽을 것 같아 바로 사람을 시켜 박시윤을 집으로 호출했다.

박시윤은 박만년이 20여 년 전에 입양한 의손자였다.

무학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는데 박만년조차도 자신의 재능을 부끄러워할 정도였다.

열여섯 살 때, 박만년은 박시윤을 북미 초아국의 한 조직에 보내 공부시켰다.

몇 년 동안 두 조손은 전화 통화만 했을 뿐이었다.

이번에도 박만년이 자신이 죽을 것 같지 않았으면 박시윤을 부르지도 않았을 것이었다.

날이 어두워져서야 집사가 두 사람을 데리고 왔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매우 젊어 보였고 다른 한 사람은 서구적인 얼굴을 지녔는데 마흔 살쯤 되어 보였다.

젊은 사람이 박만년이 입양한 의손자, 박시윤이었다.

다른 서양 중년 남자는 박시윤과 함께 온 일행이었다.

“어르신, 시윤 도련님 오셨습니다.”

박만년이 눈을 떠보니 아래에 서 있는 박시윤이 보였다.

“할아버지.”

박시윤이 공손히 불렀다.

“시윤아, 이리 와봐. 할아버지가 할 말이 있어.”

박만년이 손짓하며 박시윤을 불렀다.

박시윤이 얼른 박만년 앞으로 갔다.

“널 부른 이유는 내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들도 손자도 모두 대한민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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