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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얼른 죽여!”

허사연이 말했다.

“응, 알았어.”

허윤진이 손에 힘을 세게 주자 흑백으로 뒤섞은 뱀은 순식간에 생기를 잃었다.

자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탕 주변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두 사람이 무엇에서 나는 소리인지 궁금해하기도 전에 공포스러운 장면이 펼쳐졌다.

사면팔방에서 작은 뱀들이 그녀들을 향해 몰려오는 것이었다.

그 장면을 보고 두 사람은 놀라서 다리에 힘이 빠졌다.

“어... 얼른 뛰어!”

먼저 정신 차린 허사연이 허윤진에게 소리쳤다.

두 사람은 옷도 입지 않고 곧바로 평곡 쪽으로 달려갔다.

두 사람은 도망쳤고 뱀들은 쫓아갔다.

다행히 허사연 두 자매가 수련했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정말 뱀들에게 잡힐번했다.

두 사람은 뛰면서 진서준을 불렀다.

“진서준! 진서준! 진서준 수련 그만해! 큰일 났어! 우리가 뱀 우리를 찔렀나 봐.”

놀란 두 자매는 안색마저 변했다.

진서준도 어렴풋이 허사연의 목소리를 듣고 안색이 바뀌더니 두 사람이 오는 방향으로 돌진해 갔다.

이내 세 사람은 만나게 되었다.

허사연 자매의 온몸이 젖어있는 모습을 보고 진서준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뱀 떼에 놀란 두 자매는 그들이 현재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서준 씨! 안에 뱀이 너무 많아요! 곧 올 거예요! 빨리 방법 좀 생각해 봐요.”

두 자매는 진서준 뒤에 숨어 벌벌 떨며 말했다.

진서준이 정신 차리고 보니 이미 빽빽한 뱀 떼가 시야에 들어왔다.

진서준조차도 그 광경을 보고 머리가 쭈뼛했다.

진서준은 그런 것들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속이 좋지 않은 것뿐이었다.

“다 태워버리지 뭐.”

진서준의 손바닥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강렬한 불길에 주위의 공기가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공기 중 수분이 순식간에 증발했다.

“업화장!”

불길이 솟구치며 백 미터의 불바다를 형성하며 뱀들 속으로 떨어졌다.

업화는 모든 생명을 삼켜버렸고, 설령 3급 대종사라고 해도 업화에 물들면 강기로도 끄기 어려울 것이었다.

평범한 뱀 떼들이 업화를 만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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