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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화

그 여자를 바라본 진서준은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가빠지며 온몸의 피가 아래로 뭉치기 시작했다.

너무도 이상했다.

허사연과 단둘이 있을 때도 진서준은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낯선 여자를 보고 갑자기 이렇게 변했다.

진서준이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을 보고 문 앞의 여인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내 여인은 가볍게 뛰어올라 3미터가 넘는 담장을 뛰어넘어 마당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진서준에게 다가가 섬섬옥수로 진서준의 얼굴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저 예뻐요?”

진서준은 꼭두각시처럼 어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뻐요!”

“나랑 야한 짓 하고 싶지 않아요?”

여자의 얼굴에 웃음기가 더 짙어졌다.

하지만 그녀의 눈 밑에는 보통 사람이 알아채기 힘든 살의가 숨겨져 있었다.

“네...”

진서준이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두 손은 여자의 가슴으로 향했다.

여자의 안색이 변하며 싫증 나는 표정으로 진서준의 손길을 피하며 비수를 꺼내 진서준의 가슴을 찔렀다.

챙!

비수가 진서준의 가슴을 찌르자 뜻밖에도 맑은소리가 났다.

금속과 금속이 부딪칠 때 나는 소리 같았다.

표정이 돌변한 여인이 섬나라 말로 욕설을 퍼부었다.

“횡련 대종사? 빌어먹을 남조인! 감히 나를 속여?”

진서준은 여자한테 비수로 찔린 후, 순간 정신을 차리고 여자를 경계했다.

“누구냐!”

‘이상하다. 아까는 왜 그랬지? 왜 통제 불능처럼 변했을까?’

진서준은 눈앞의 여자에게 홀린 것만 기억났다.

다른 일은 완전히 잊은 채였다.

“자기야, 당신 아내잖아.”

여인은 재빨리 비수를 뒤로 감추고 다시 진서준의 혼을 빼놓으려고 했다.

그때 허사연과 다른 사람들이 나왔다.

그들은 진서준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자 진서준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걱정되어 나온 것이었다.

나오면서 마침 여자가 한 말을 듣게 된 것이었다.

여자는 얇은 시스루 스커트 하나만 입었는데 허사연과 다른 사람들이 안색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지금은 12월 말, 엄동설한이었다. 수련을 한 허사연도 두꺼운 옷을 여러 벌 껴입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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