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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그는 이가 가문 사람들에게 천재라고 불린다.

얼굴은 좀 늙어 보이지만 실제 나이는 마흔여섯 살에 불과하다.

또 이가 나미는 타고난 아첨하는 체질이기 때문에 수련 속도가 남들보다 훨씬 빠르다.

진서준은 이가 나미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날 죽이러 오기 전에 내가 누군지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았어?”

신원 조사는 킬러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다.

사실 이가 나미는 평소에 조심성이 아주 강하다.

매번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암살 대상자의 신원을 철저히 조사한다.

이번에 경계를 늦추는 이유는 진서준이 너무 평범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살고 있고, 실력과 가문 배경이 조금 대단했을 뿐이다.

이런 사람은 섬나라에 두어도 손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이가 나미와 이가 겐 두 사람은 긴장의 끈을 놓았다.

그러나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그냥 지방에 있는 작은 맹주잖아. 조사할 게 뭐가 있다고.”

이가 나미가 말했다.

“쯧쯧... 날 죽이라고 명령한 사람이 나에 대해서 진실을 알려주지 않았구나.”

진서준이 차갑게 웃었다.

“내가 지금 너희들에게 기회를 주겠어. 나를 죽이라고 시킨 사람이 누구인지 말하면 괴롭지 않게 죽여줄게.”

킬러, 심지어 해외에 있는 킬러이다. 진서준은 절대 두 사람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자신을 죽이려 하는지 찾아내는 것이다.

그 사람을 찾아 죽여야만 모든 게 끝난다.

진서준도 머릿속으로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단정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고 그렇게 생각했다.

“절대 안 알려줄 거야.”

이가 나미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너희 둘 얘기 좀 하자. 너희 섬나라 사람이지?”

진서준이 이가 나미를 보며 물었다.

이가 나미는 콧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려 아예 진서준의 말을 씹었다.

진서준의 눈에 한기가 맴돌았다.

순간, 이가 나미의 마음속에는 위기가 찾아왔다.

그녀가 반응도 하지 못한 사이에 진서준이 손을 들어 뺨을 한 대 때렸다.

짝!

쟁쟁한 따귀 소리가 울렸다.

이가 나미의 고운 얼굴에 새빨간 손자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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