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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1화

작가: 무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9-30 17:35:52
매혹술로 진서준을 꼬시는 여인은 경멸하는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

혼자서 그렇게 많은 여자를 곁에 두다니 역시 남자들은 하나같이 어리석고 나쁘다.

“저 이 여자 몰라요! 이 여자는 날 죽이러 온 거예요!”

진서준은 서둘러 설명했다.

“형부를 죽이러 왔다고요? 장난해요?”

허윤진은 아무리 봐도 이 여자가 여우 같다고 생각했다.

몸매도 좋고 허윤진보다 더 날씬한 몸매를 가졌다.

보기만 해도 허약한데 어떻게 진서준을 죽일 수 있겠는가.

“여보, 날 원하지 않는다고 내가 당신을 죽인다고 하면 안 되잖아.”

여자는 억울한 표정으로 진서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진서준은 뒤로 물러서서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신 도대체 누구야! 말 안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네 마누라 서현이잖아!”

여자는 애교를 부리며 이어 말했다.

“잊었구나. 그날 밤 우리 둘 다 술에 취해서 호텔로 갔었잖아.”

“난 거절했었는데 네가 나중에 나랑 결혼한다고 해서 받아드렸는데...”

그녀가 애교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 진서준은 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 여자 뭐지? 원래 이렇게 사람을 잘 꼬시는 건가?’

어쩐지 진서준이 그렇게 쉽게 유혹에 빠지더라니.

진서준은 누가 이 여자를 보내왔는지, 무슨 정체인지 알고 싶었다.

그러자 진서준은 그녀의 말을 따라 이어 말했다.

“아! 그렇게 말하니까 생각난 거 같기도 하고.”

“그날 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네가 어떻게 생겼는지 잊었어.”

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

진서준이 웃는 얼굴을 보고 여자는 속으로 미친 듯이 욕을 퍼부었다.

‘개자식. 이따가 기절시켜서 제일 먼저 네 눈을 뽑아버릴 거야!”

“형부! 정말 이런 여자랑 만난 적이 있다고요?”

허윤진은 화가 났다.

딱 봐도 요염하고 노는 여자 같은데 벌써 다른 남자랑 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두 달 동안 진서준은 거의 허사연과 함께 있었다.

아마 다른 남자에게 버림받아서 진서준에 온 것 같다.

모르는 곳에서 어떻게 해도 상관없지만 절대 집에 데려오면 안 된다.

“여보, 오늘 밤 나랑 같이 있어 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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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진아, 진서준이랑 그렇게 오랫동안 함께 있었는데 아직도 모르겠니?”허사연은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진서준이 그렇게 쉽게 그 여자한테 홀릴 거 같아?”허사연이 이렇게 말하자 허윤진도 마음이 놓였다.방금 그 여자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속으로 극혐했다.마치 동성끼리 상극인 것 같았다.“언니, 그게 무슨 소리야? 설마 형부가 일부러 홀린 척하는 거야?”허윤진이 궁금해서 물었다.“아마 그럴 거야. 아까 네가 가려고 했을 때, 진서준이 아주 단호하게 가지 못하게 했잖아.”“그리고 그 여자가 진서준을 죽이러 왔을 거로 생각해.”하사연이 말했다.“뭐? 그럼 형부가 그 여자랑 같이 있는 게 더 위험한 거 아니야?”허윤진은 또 진서준을 걱정하기 시작했다.진서라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윤진 언니, 우리 오빠 믿어봐요. 괜찮을 거예요.”방금 서지은과 같이 있던 사람들도 진서준이 그 여자에게 홀리는 걸 보고 모두 허윤진처럼 흥분하지 않았다.모두 진서준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더없이 믿기 때문이다.진서준은 절대 자기 여친을 두고 다른 여자한테 가는 사람이 아니다.“그럼 진서준이 돌아오면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죠.”...진서준은 여자를 따라 별장을 떠나자마자 그녀에게 밀렸다.“나쁜 놈, 만지지 마!”여자는 진서준을 보며 큰소리로 꾸짖었다.“자기야, 아까는 나랑 같이 자자며.”진서준은 되려 질척였다.“경고하는데 여기 가만히 서 있어.”여자는 얼굴을 찌푸리고 눈에 매서움이 가득했다.진서준은 두 눈을 멍하니 뜨고 바보처럼 서서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진서준이 이렇게 말을 잘 듣는 걸 보고 여자는 만족스럽게 핸드폰을 꺼냈다.누군가와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팀장님, 이놈은 횡련의 대종사입이다. 제 칼로는 이놈 살갗도 뚫지 못합니다!”여자는 섬나라의 언어로 통화했다.진서준은 대학생일 때 섬나라의 영화를 즐겨 봤었다.그래서 섬나라의 언어에 매우 익숙하고, 다만 잘 알아듣지 못한다.진서준은 섬나라 사람들이 왜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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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이가 가문 사람들에게 천재라고 불린다.얼굴은 좀 늙어 보이지만 실제 나이는 마흔여섯 살에 불과하다.또 이가 나미는 타고난 아첨하는 체질이기 때문에 수련 속도가 남들보다 훨씬 빠르다.진서준은 이가 나미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날 죽이러 오기 전에 내가 누군지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았어?”신원 조사는 킬러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다.사실 이가 나미는 평소에 조심성이 아주 강하다.매번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암살 대상자의 신원을 철저히 조사한다.이번에 경계를 늦추는 이유는 진서준이 너무 평범하기 때문이다.서울시에 살고 있고, 실력과 가문 배경이 조금 대단했을 뿐이다.이런 사람은 섬나라에 두어도 손쉽게 볼 수 있다.그래서 이가 나미와 이가 겐 두 사람은 긴장의 끈을 놓았다.그러나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그냥 지방에 있는 작은 맹주잖아. 조사할 게 뭐가 있다고.”이가 나미가 말했다.“쯧쯧... 날 죽이라고 명령한 사람이 나에 대해서 진실을 알려주지 않았구나.”진서준이 차갑게 웃었다.“내가 지금 너희들에게 기회를 주겠어. 나를 죽이라고 시킨 사람이 누구인지 말하면 괴롭지 않게 죽여줄게.”킬러, 심지어 해외에 있는 킬러이다. 진서준은 절대 두 사람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자신을 죽이려 하는지 찾아내는 것이다.그 사람을 찾아 죽여야만 모든 게 끝난다.진서준도 머릿속으로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단정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고 그렇게 생각했다.“절대 안 알려줄 거야.”이가 나미는 단호하게 말했다.“그럼 너희 둘 얘기 좀 하자. 너희 섬나라 사람이지?”진서준이 이가 나미를 보며 물었다.이가 나미는 콧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려 아예 진서준의 말을 씹었다.진서준의 눈에 한기가 맴돌았다.순간, 이가 나미의 마음속에는 위기가 찾아왔다.그녀가 반응도 하지 못한 사이에 진서준이 손을 들어 뺨을 한 대 때렸다.짝!쟁쟁한 따귀 소리가 울렸다.이가 나미의 고운 얼굴에 새빨간 손자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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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서준은 이번에 이가 나미를 때리지 않고 고개를 돌려 이가 겐을 향해 손을 댔다.이가 나미에게 동료가 어떻게 괴롭힘을 당하는지 먼저 보라고 했다.그리고 진서준이 그녀를 공격하려고 할 때, 이가 나미는 결국 마음이 괴로워서 참지 못할 것이다.그때 진서준이 뭘 알고 싶으면 이가 나미가 먼저 얘기를 꺼낼 것이다.진서준도 그렇게 호되게 나오고 싶지 않았다. 이가 겐에게 침형을 체험하게 하려고 했다.몸에 수많은 혈 자리가 있는데, 그중 어떤 혈 자리를 찌르고 나면 죽는 게 더 나을 정도로 괴로운 느낌을 받게 된다.뼈를 칼로 긁는 것보다 수십 배는 더 고통스럽다.이가 겐의 몸에 은침 다섯 개를 꽂히자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목 전체가 굵어지고 이마의 핏줄, 목구멍의 혈관까지 모두 부풀어 올랐다.그리고 순간, 핏줄과 혈관이 모두 몸에서 빠져나올 것 같았다.가장 괴로운 건 이가 겐이 소리를 지르지 못하는 것이다.혀를 깨물어 자살하고 싶을 정도이다.그러나 지금 혀를 깨물어 자살할 힘조차 없다.옆에 있던 이가 나미는 이 광경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정말 악마가 따로 없다.자신도 이따가 같은 형벌을 당할 생각을 하면서 다리에 힘이 다 풀렸다.“그렇게 괴로워하는 걸 보니 기회를 한 번 더 주겠어.”진서준은 이가 겐을 바라보며 말했다.“누가 날 죽이라고 보냈는지 말해! 내가 괴롭지 않게 한 번에 보내줄게.”이가 겐은 이 말을 듣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은 이가 겐 몸의 통증을 가라앉힌 후 그의 목을 풀었다.목이 풀린 이가 겐은 한참을 큰소리로 외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남... 남조의 박씨 가문이 돈을 줘서 왔어.”박씨 가문?진서준은 박만년이 찾은 사람인 줄 알았다.하지만, 두 사람을 보낸 사람은 박만년이 아닌 박시윤이다.박시윤은 지금 경성에 있어 진서준과 같은 수준 미달의 사람과 만날 시간이 없다.진서준은 또 이가 나미를 쳐다보더니 물었다.“박씨 가문 사람이야?”“응, 박씨 가문 맞아!”이가 나미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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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946화

    이가 가문의 내막을 진서준은 이미 알고 있다.섬나라에 이름을 날리는 가문이 총 세 개 뿐이다.이가, 미야모토, 오다 가문이 3대 가문이다.이 중 이가 가문은 닌자, 킬러를 주로 배양한다.미야모토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검도 고수이다.오다 가문은 주로 섬나라의 음양술을 수련하는데, 대한민국의 술법과 비슷하다.섬나라의 3대 가문 중에서도 지선급의 강자가 존재한다.그러나 실력을 통틀어서 보면 생각보다 강하지만은 않다.지선을 제외하면 서씨 집안과 대종사인 사람이 비슷하다.경성의 4대 가문과는 비교도 안 된다.이 외에 진서준의 관심을 끄는 것이 하나 더 있다.“용의 안식 계획?”진서준은 혼자 중얼거렸다.이가 나미의 말에 의하면, 한 달 전에 몇몇 서양인들이 섬나라에 왔다고 한다.섬나라의 3대 가문을 모여 용의 안식 계획을 상의했다는 것이다.용의 안식 계획은 대한민국의 무도를 멸망시키기 위한 계획이다.대한민국의 무도로 하여금 영원히 출세할 날이 없게 하려고 한다.“우리에게 연락했을 뿐만 아니라 남조, 유럽, 그리고 남북미에도 사람들을 보냈어!”“동남아 쪽에서도 사람이 올 거야!”“내년 4월이면 슬슬 움직이기 시작할 거야.”이가 나미는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지금 사방이 적이다.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다.내년에 최대한 빨리 신농산에 오래 머물지 않고 나와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진서준은 혼자만으로 이번 재앙을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사람이 많을수록 힘도 커지는 법이다.“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알 수 있다는 건 너희 가문이 꽤 대단한 집안일 텐데.”진서준은 이가 나미를 노려보며 말했다.“어... 난 이가 가문의 정통 후계자이고 가주의 손녀야.”“체질이 남과 좀 달라서 나를 좀 중요시했어.”이가 나미는 사실대로 말했다.“그럼 내가 너를 죽이면 너희 이가 가문이 나를 가만두지 않겠네, 그렇지?”진서준이 한쪽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이가 나미는 놀라서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그녀는 진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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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서준은 이가 나미의 말을 다 믿지 않았다.그녀가 살기 위해 지어낸 거짓말인지 아닌지 누가 알겠는가?하지만 그녀가 타고난 체질이어서 자신의 수련에 확실히 유익하다는 것은 사실이다.진서준은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여자와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설사 정말로 내공을 올릴 수 있다고 해도, 원칙을 생각해서라도 진서준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일단 두고 좀 볼게. 대신 용의 안식 계획에 대해 잘 알아봐 줘야 해.”진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살 수 있다는 말에 이가 나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주인님 안심하세요. 나미가 잘 알아봐 줄게요!”이가 나미는 이가 가문에서 꽤 높은 지위에 서 있다.서양인들이 다시 와서 내년 용의 안식 계획에 대해 알리면 이가 나미는 반드시 그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다.곧이어 진서준이 손가락을 튕기더니 영기가 이가 나미의 단전 안으로 들어갔다.이가 나미는 그 영기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좋았어. 이제 네가 죽는지 사는지는 나한테 달려있어.”“내가 시키는 일을 열심히만 하고, 무도 재앙이 지나가면 널 풀려줄게.”진서준이 이가 나미에게 말했다.“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일편단심 주인님만을 위해 일하겠습니다.”이가 나미는 경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진서준은 그녀가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비주얼이면 비주얼, 몸매면 몸매, 이가 나미는 톱 중의 톱이다.게다가 타고난 체질이라서 허사연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이런 여자가 자신을 주인님이라고 하면 성인 남자 중 구 할이 설레서 심장이 빨리 뛸 것이다.“주인님, 밤도 깊었는데 오늘 밤은 나미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많이 해보지 않아서 좀 서툰 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이가 나미는 매혹적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만약 진서준이 충분한 정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벌써 이가 나미에게 홀려 쓰러졌을 것이다.“필요 없어. 먼저 돌아가라. 나도 집에 돌아가 봐야 해.”진서준은 고개를 돌려 이가 나미를 쳐다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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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948화

    용의 안식 계획이라 이건 대한민국 무도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이 계획에 대해 알고 싶으면 반드시 스파이가 있어야 한다.지금 이가 나미가 진서준의 스파이라고 할 수 있다.“용의 안식 계획은 국안부 사람들도 저한테 말한 적이 있어요.”“한 달 전에 서양인들이 섬나라의 3대 가문을 찾아가 용의 안식 계획을 알려줬다고 이가 나미가 말해줬어요.”“내년 4월에 해외 강자들이 손을 잡고 대한민국 무도계를 공격할 거예요.”진서준이 진지하게 말했다.“대한민국 무도계를 공격한다고?”이 소식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턱이 빠질 정도로 놀라웠다.진서준을 따라오면서 이렇게 많은 일을 겪지 않았다면, 그녀들은 정말 아무 일도 없이 천하태평이라고 생각할 것이다.“용의 안식 계획이 4월에 열린다는 건 이미 확정이지만 어느 날인지는 잘 몰라요.”문제는 진서준이 3월에 신농산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4월이 되기 전에 신농산에서 나와야 한다.신농이라는 은세 문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면, 이렇게까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그 네 개의 은세 문파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걱정하지 마. 내가 지켜줄게.”진서준이 그들을 위로해줬다.“우리는 그냥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서 그 해외 강자들은 우리를 건드리지 않을 거야.”“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너야.”진서준의 신분이 너무 널리 알려졌다.해외 강자들은 그때 가서 분명 진서준을 찾을 것이다.“괜찮아. 아직 석 달 남았으니까 그 기간 수련해서 실력을 키워야지.”진서준이 말했다.“됐어, 가서 자. 내일 또 경성에 가야 하는데.”이튿날 아침, 진서준, 진서라, 허사연 자매, 그리고 서지은이 같이 공항을 향해 달려갔다.김연아는 따라가지 않았다.아직 수련자가 아니어서 괜히 따라가서 폐만 끼칠 수 있다.차라리 집에서 편안하게 진서준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낫다.진서준과 권해철은 공항에서 합류했다.두 달 만에 보는데 권해철의 기운이 전보다 더 좋아졌다.“진 상경님, 보운산에 올리신 공법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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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949화          

    진서준 남매는 차를 타고 임준을 따라 국립 공원 쪽으로 갔다.공원 뒤편에는 산을 끼고 세워진 캐슬이 있었다.끝이 안 보일 정도로 컸다.서씨 가문과 유씨 가문의 집도 임씨 가문의 집과 비교할 수 없다.경치가 아름다운 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진서준은 부자들의 삶이 얼마나 사치스러운지 다시 한번 느꼈다.“조금만 더 가면 도착합니다. 큰 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임준은 웃으며 진서준과 진서라를 바라보았다.진서준은 멍했다.임준의 큰 형이면 현재 임씨 가문의 가주지 않은가?진서준은 임씨 가문의 다른 가족분들이 자기네를 만나려고 하는 줄 알았는데, 그들을 만나려고 하는 사람이 임씨 가문의 가주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오빠...”진서라는 진서준의 손을 잡고 약간 불안해했다.사실 예전에 진서준의 어머니 조희선이 진서라에게 어떤 말을 한 적이 있다.그때 진서라는 그 말을 마음에 새겨지지 않았다.그러나 지난번 유지수에게 잡혀간 뒤 진서라도 마음속에 의문점이 하나 생겼다.특히 임준을 보고 난 뒤 진서라의 추측은 더욱 확실해졌다.“서라야 괜찮아. 어찌 됐건 넌 내 동생이야!”진서준은 단호하게 말했다.“응!”진서라도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차는 곳 화려한 어느 장원으로 들어갔다.장원으로 들어가 좀 더 가고 나면 호화로운 큰 별장이 보였다.“도착했습니다.”임준이 말했다.진서준 남매는 차에서 내려 임준을 따라 큰 별장으로 들어갔다.거실에는 임준과 비슷하게 생긴 어르신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형님, 데려왔어요!”임준은 소파에 있던 어르신을 향해 말했다.그는 얼른 손에 쥐고 있던 신문지를 내려놓고 진서준과 진서라를 바라보았다.진서라를 보자 어르신은 감격에 겨워 일어섰다. 몸에 있는 모공 하나하나가 다 솟아오르는 듯했다.진서라는 임훈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강한 내적 친밀감이 느꼈다.“솔아!”“내 손녀 솔아!”임훈은 달려가 진서라의 손을 감격에 겨워 잡았다.임훈이 진서라를 부르는 이름을 듣고 진서준 남매는 이전의 추측을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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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챕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4화

    이제 황씨 가문엔 황현호 같은 멍청이만 남았으니 황씨 가문을 손에 넣는 건 시간문제인 것 같았다.박씨 가문과 황씨 가문은 오래전부터 경쟁 관계였고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는 사이였다.그런데도 머리가 비어 있는 황현호는 자기가 박진강과 진정한 친구가 되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박진강은 황현호의 곁에 앉아 위로하기 시작했다.“너무 초조해하지 마. 너희 누나가 누군가에게 구조되었다고 했잖아? 그렇다면 그건 아직 살아 있다는 뜻이야.”“그런데 왜 전화를 받지 않지? 밤새도록 전화를 걸었는데도 말이야.”황현호는 초조하게 말을 이어갔다.“황씨 가문의 모든 직원이 우리 누나를 찾으러 나갔지만 밤새도록 아무런 소식도 없었어.”황현호가 아무리 생각해도 누나는 죽었거나 누군가에게 잡혀 감금당했을 가능성이 큰 것 같았다.어느 쪽이든 황현호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지금 황씨 가문의 회사는 뱃사공이 없어 산으로 가는 중이었다. 황예은이 빨리 나타나지 않는다면 회사는 큰 혼란에 빠질 것이 뻔했다.“너무 초조해하지 마. 산에 이르면 길이 있는 법이잖아.”박진강이 또 황현호를 달랬다.그때 황현호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황현호는 누나가 전화한 줄 알고 급히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하지만 발신자를 확인한 순간 황현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전화 건 사람은 회사 이사회 멤버 중 한 명인 동식 삼촌이었다.“동식 삼촌, 무슨 일이시죠?”“네 누나는 찾았어?”“아직 못 찾았습니다.”황현호가 무거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럼 일단 회사로 와.”전화 너머에서 동식 삼촌이 말했다.동식 삼촌은 황경영과 오랜 친구였고 회사 설립 초기부터 몸담아 온 원로급 인물이었다.일부 사람들은 황씨 가문에 유능한 사람이 없다면 황씨 가문의 회사는 동식 삼촌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지금 황씨 가문의 유능한 사람인 황예은이 갑자기 생사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남은 건 황현호라는 무능한 인물뿐이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사회 사람들은 슬슬 견디기 힘들어지고 있었다.“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3화

    “진서준을 경호원으로 쓰겠다고요?”서지은이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이번에 진서준이 명주시에 온 건 아주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이었다.이런 상황에서 진서준이 황예은의 경호원을 맡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였다.“언니 곁에는 항상 죽청 어르신 두 분이 계셨잖아요. 근데 오늘 밤엔 그분들이 왜 따라오지 않았어요?”서지은이 문득 황예은 곁을 지키던 육급 정점 대종사 두 명을 떠올리며 물었다.“그 두 분은 요즘 칠급 대종사 경지에 오르려고 폐관 수련 중이야.”황예은이 답했다.신농산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죽청 어르신은 황예은을 찾아와 폐관 수련에 들어가겠다고 알렸다.이 두 사람이 동시에 칠급 대종사로 올라선다면 황예은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은 자기 실력을 몇 번이나 재고 또 재야 할 것이다.그러나 뜻밖에도 누군가가 이 두 사람의 폐관 시기를 노리고 황예은을 공격한 것이다.황씨 가문에는 죽청 어르신 외에도 팔급 대종사 한 마스터가 있었다.하지만 한 마스터는 황경영을 따라 해외에 나가 있어 지금 명주시에 없었다.그 외의 대종사들은 실력이 평범했고 진서준처럼 압도적인 실력을 갖춘 사람은 없었다.게다가 진서준은 의술까지 겸비하고 있어 설령 독에 걸린다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내일 아침 일어나면 진서준한테 직접 물어봐요.”서지은은 진서준을 대신해 결정을 내릴 권리가 없었다.사실 서지은은 마음속으로 이 제안을 반대했다.겨우 진서준과 단둘이 있을 기회가 생겼는데 황예은 때문에 깨져버린 것도 모자라 이젠 경호원까지 맡으라고 한다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황예은은 명주시에서 외모와 몸매가 모두 최상급으로 평가받는 인물이었다.서지은은 언젠가 진서준이 황예은의 유혹에 넘어가 버릴까 봐 내심 걱정되었다.허사연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당장이라도 서울시에서 급히 달려올 게 뻔했다.“일단 오늘 밤은 여기서 묵고 가세요.”서지은이 대화를 마무리했다.그날 밤, 황예은은 아주 달콤하게 잠들었지만 그녀의 동생 황현호는 급한 마음에 미칠 뻔했다.시장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2화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누구나 범인일 수 있었다.박씨 가문과 마찬가지로 황씨 가문의 적도 수없이 많았다.“그럼 오늘 저녁은 누구랑 먹었어요?”서지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우리 동생이랑 먹었어.”서지은은 그 대답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동공이 흔들리며 무서운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명문대가에서는 혈육 사이에 관계가 틀어져서 원수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황씨 가문이 대한민국 최고 재벌 가문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황현호가 자기 누나를 질투해 이런 일을 벌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황예은은 서지은의 생각을 꿰뚫어 본 듯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우리 동생은 권력이나 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야. 동생이 그런 것에 환장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황씨 가문을 이끌 기회는 없었을 거야. 다만 내가 가장 우려하는 건 우리 동생이 멍청하게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할 수도 있다는 거야. 내 부하들이 말하길, 요즘 들어 황현호가 박서명 아들과 친하게 지낸다고 하더라.”황예은과 황현호 남매는 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었다.황현호에게 있어서 황예은은 누나인 동시에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다.황경영이 황현호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면 황예은은 그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었다.황현호가 황예은을 해치려고 한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단, 황현호가 누군가에게 이용당하지 않았다면 말이다.“현호 씨 바보 아니에요? 황씨 가문이랑 박씨 가문 사이가 어떤지 뻔히 알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죠?”서지은이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강남 서씨 가문 아가씨인 서지은조차도 황씨 가문과 박씨 가문 사이의 악연을 알고 있을 정도였으니 황씨 가문의 직계인 황현호는 더더욱 이를 모를 리 없었다.“지난번에 내가 현호를 신농산에서 데리고 온 후로 그 애는 무도에 심취해서 그 김평안이라는 남자를 직접 쓰러뜨리고 싶다고 했어. 그 뒤로 현호는 무도 수련에 미쳐버린 것처럼 보였어. 마치 무엇에 홀린 사람 같았지. 박서명 아들 중 한 명이 엄청난 수련법을 얻었다고 하더라고. 우리 그 멍청한 동생은 그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1화

    “황예은 씨가 몸에 흉터를 남기고 싶으면 다른 사람한테 맡기세요.”진서준이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황예은의 몸에는 몇 군데나 총상이 남아 있었고 그 흔적은 꽤나 눈에 띄었다.완벽주의자인 황예은에게 있어서 가장 참기 힘든 것은 몸에 흉터가 남는 것이었다.만약 흉터를 없애지 못한다면 황예은은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며 잠에서 깨어날 게 분명했다.잠시 고민하던 황예은은 이를 악물고 결정을 내렸다.“좋아요, 이번에도 진서준 씨가 마음대로 해보세요.”어차피 이 남자는 이미 볼 것도 다 봤고 만질 것도 다 만진 남자였다.이런 사소한 것에 연연해 몸에 흉터가 남는다면 평생 후회할 게 뻔했다.진서준은 황예은의 말을 듣고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며 불만스럽게 말했다.“황예은 씨 몸에 있는 흉터를 없애주는 게 어떻게 내가 제멋대로 하는 겁니까? 제가 뭐 황예은 씨 몸을 좀 본다고 해서 황예은 씨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도 아니잖아요.”“하지만 진서준 씨는 본 것만이 아니라 만지기까지 했잖아요.”황예은이 억울하다는 듯 반박했다.“그건 다 황예은 씨를 살리려고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진서준은 진심으로 화나기 시작했다.“황예은 씨가 이런 사람인 줄 알았다면 그때 구하지 말 걸 그랬네요.”지금까지 진서준이 구해준 사람들은 전부 감사의 인사를 연발했는데 황예은처럼 은혜를 원망으로 갚는 사람은 처음이었다.황예은도 사실 진서준이 자기에게 큰 은혜를 베풀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황예은은 자기가 지금까지 지켜온 순결이 훼손된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됐어, 서준아. 너 어젯밤 내내 고생했으니까 이제 가서 좀 쉬어.”서지은이 진서준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예은 언니, 잠시만 기다려요. 먼저 서준을 방으로 데려다줄게요.”진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지은을 따라 방으로 갔다.방으로 돌아오자 서지은이 조용히 말했다.“서준아, 예은 언니한테 조금만 양보해 줘. 언니는 성격이 워낙 강해서 그래. 그래도 내가 보기엔 네게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어.”서지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0화

    황예은이 옷을 다 갈아입자 서지은이 자리에서 일어나 진서준을 찾으러 갔다.“서준아, 예은 언니가 좀 화난 것 같으니까 이따가 해명할 때 되도록 조심해.”서지은이 걱정스럽게 당부했다.“알았어.”진서준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은 조심하라는 말을 다시 되새겼다.만약 상대가 너무 무례하게 굴면 진서준도 결코 양보하며 자세를 낮추지 않을 예정이었다.문제는 자기가 일부러 실수한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진서준은 황예은이 안에서 옷을 갈아입는 걸 번연히 알면서도 들어간 게 아니었다.게다가 진서준은 황예은 생명의 은인이기도 했다.“진서준 씨, 아까 지은한테서 들었는데, 진서준 씨가 저를 구했다고 하던데요.”황예은은 소파에 앉아 고개를 들어 진서준을 바라보았다.그 눈빛과 태도는 마치 왕좌에 앉은 여왕처럼 고압적이었다.이는 오랫동안 높은 자리를 지키며 형성된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다.황경영이 대한민국을 떠나기 전에 이미 황예은은 회사 업무의 일부를 맡아 처리하고 있었다.회사의 지도자, 그것도 여성이 지도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았다.그러니 황예은의 성격도 강인하고 단호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 사람들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었다.황예은이 이사장으로 올라간 후, 회사 내에서 황예은의 이름만 들어도 직원들이 벌벌 떨곤 했다.“맞아요. 제가 구했습니다.”진서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황예은 맞은편에 앉았다.그런데 앉고 나서야 진서준은 후회했다.황예은이 입은 옷은 목선이 매우 낮았다.비록 황예은이 자세를 바르게 고치고 앉아 있었지만 풍만한 가슴이 살짝 드러나 있었고 그 모습이 진서준의 시야에 그대로 들어왔다.당혹한 모습을 감추려고 진서준은 뒤로 기대어 눈을 감았다.하지만 이 자세는 상대방에게 매우 무례하다는 인상을 주었다.황예은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녀와 대화할 때 이런 태도로 임하는 것은 큰 실례였다.진서준이 소파에 기대 누운 모습을 보자 황예은의 마음속에서 잠잠했던 분노가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진서준 씨는 다른 사람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69화

    별장에서 황예은은 이미 깨어난 상태였다.다만 지금 황예은의 몸에는 옷이 거의 없었다.정확히 말하면 상반신에는 레이스가 달린 검은 속옷 하나만 걸쳐져 있었다.이 속옷은 서지은이 가져온 속옷이었고 아직 한 번도 입지 않은 새것이었다.그리고 하반신에는 아까 진서준이 마사지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없었다.문 여는 소리가 들리자 두 여자는 동시에 문 쪽을 바라보았다.황예은은 문을 열고 들어온 낯선 남자를 보고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비록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지는 않았지만 황예은의 차가운 눈빛만으로도 지금 심정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었다.황예은은 자기 알몸을 보고 있는 이 남자를 죽여버리고 싶었다.하지만 황예은은 사실 이번이 진서준에게 두 번째로 알몸을 고스란히 드러낸 순간이란 걸 몰랐다.“서준아, 왜 노크하지 않고 그냥 들어왔어...”서지은이 어색한 표정으로 물었다.서지은은 진서준이 약왕 이용진과 저녁 식사를 오래 하고 밤늦게나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진서준이 너무 일찍 돌아온 것이다.“언제까지 더 볼 생각이야?”황예은이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물었다.진서준은 정신을 차리고 코를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돌린 뒤 말했다.“먼저 나가 있을게. 옷을 다 갈아입었으면 날 불러.”진서준이 나간 뒤, 황예은은 서지은을 바라보며 물었다.“저 사람 누구야?”“진서준이에요. 제 남자친구거든요.”서지은이 솔직하게 대답하며 한마디 보탰다.“예은 언니, 사실 언니 목숨도 진서준이 구한 거예요.”그 말을 듣자 황예은의 눈에서 뿜어나오던 냉기가 다소 누그러졌다.어쨌든 자기 목숨을 구해준 은인인데 너무 차가운 태도로 대할 수는 없었다.그러나 황예은은 문득 뭔가가 떠올랐다.“내 옷은 네가 벗긴 거야?”서지은은 그 말에 순간 멈칫했지만 이내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서준이 언니를 치료할 때 상황이 너무 위급해서 먼저 언니를 여기 데려온 거예요. 나도 여기 들어와 치료 과정을 볼 때 서준이 언니를 추행하는 줄 알았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68화

    지금까지도 진서준은 박씨 가문의 의도가 오리무중이었다.하지만 박씨 가문의 일은 더 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지금 진서준의 우선순위는 약재를 구하고 모든 정력을 간첩을 잡는 데 쏟아부어야 했다.호텔을 떠난 진서준은 이용진의 차를 타고 이동했다.30여 분을 달린 끝에 진서준 일행은 마침내 이용진의 장원에 도착했다.이용진의 장원 면적은 서씨 가문 것만큼 크지 않았지만 화려함만큼은 서씨 가문을 능가할 기세였다.각종 명인의 고화와 진귀한 보물들이 온 사방에 진열되어 있었다.이 모든 보물은 하나하나가 최소 10억 이상의 진품이었고 적어도 진서준이 자세히 살펴본 결과 위조품은 하나도 없었다.이 보물들만 해도 자산 가치가 조 단위를 뛰어넘을 될 터였다.“용존님,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말만 하세요.”이용진이 호탕한 어조로 말했다.“난 이런 것들에는 관심 없습니다.”진서준은 담담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렇군요...”이용진은 약간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돈을 통해 진서준과의 관계를 더 가까이 만들고자 했던 이용진의 계획이 무산되는 순간이었다.진서준과 친분이 두터워지면 나중에 치료를 부탁하기도 훨씬 수월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진서준은 이용진의 속셈을 꿰뚫어 본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약왕님 체내 내상이 다 나으면 매주 두 번씩 무도를 연마하고 한 달에 다른 사람과 한 번 실력을 겨루는 수준으로 수련하면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약왕님 무도 실력도 늘어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겁니다.”“알겠습니다. 앞으로 꼭 용존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이용진은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수많은 별장을 지나 진서준은 이용진을 따라 규모가 어마어마한 냉장실로 들어갔다.냉장실 안에는 사람 키 절반 정도 되는 기둥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각 기둥 위에는 희귀한 약재들이 놓여 있었고 방탄유리로 보호되고 있었다.진서준이 자세히 둘러보니 여기에 진열된 약재는 성약당의 것만큼 많지는 않았지만 희귀성만큼은 성약당을 훨씬 뛰어넘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67화

    이 사람은 바로 어제 서울시에서 체포되었던 박운기였다.진서준 역시 이렇게 빨리 박운기를 다시 마주칠 줄은 몰랐다.“운기야, 저 사람 알아?”무리의 선두에 서 있던 중년 남자가 박운기를 힐끔 바라보며 물었다.“바로 저놈이 사람들을 이끌고 내 계획을 망쳤습니다.”박운기가 이를 갈며 말했다.만약 진서준이 방해하지 않았더라면 박운기의 계획은 이미 성공했을 것이다.그랬다면 박씨 가문으로 돌아갈 때는 차가운 시선 대신 온갖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을 터였다.이번에 서울시에서의 임무를 맡기 위해 박운기는 온갖 시련을 이겨내며 경쟁했다.모두가 보기에 이 임무는 그야말로 공을 세우기 위한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렇게 쉬운 임무를 박운기가 망쳐버렸다.망친 것도 모자라 박씨 가문은 관계를 동원해 박운기를 구출해야만 했다.공을 세워야 할 장사가 완전히 손해만 본 장사로 탈바꿈한 것이다.박씨 가문의 계획을 망친 장본인이 진서준이라는 사실을 알자 중년 남자는 진서준을 쓱 훑어보고는 냉랭하게 비웃었다.“전설 속의 용존님, 역시 이름값 제대로 하시는군요.”진서준은 그 남자를 힐끗 보고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로 걸어 들어갔다.진서준이 자기를 무시하자 중년 남자의 눈빛에 차가운 기운이 잠깐 스쳤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다.“약왕님은 언제부터 용존님과 친구가 되셨습니까?”중년 남자는 이용진을 발견하자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박재명, 분명히 말해두지. 용존님 일은 바로 내 일이야. 감히 용존님에게 시비를 걸려고 한다면 내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이용진이 싸늘하게 대응했다.박재명은 박씨 가문의 실질적인 권력자가 아니었다.그는 단지 박서명의 넷째 동생일 뿐이었다.그래서 이용진은 굳이 박재명을 깍듯하게 모시며 아부할 필요가 없었다.이용진의 말에 박재명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약왕님, 굳이 한 사람 때문에 우리 박씨 가문을 적으로 돌릴 필요가 있겠습니까?”이용진은 그 말에 코웃음을 쳤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66화

    “당연히 가능하죠. 그렇지 않았다면 제가 애초에 병이 있다고 말하지도 않았겠죠.”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정말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용존님.”그러자 진서준이 손을 내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아직은 섣불리 고마워하지 마세요. 제가 치료하는 데에는 조건이 있습니다.”“무엇이든 말씀만 하십시오. 저 이용진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기꺼이 돕겠습니다!”이용진이 자신 있게 가슴을 치며 말했다.“제가 약왕인 당신에게 부탁이 있다면 당연히 약재 때문이죠.”진서준은 차분하게 진서라의 체내 독소를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네 가지 약재를 설명했다.이용진은 그 얘기를 들은 뒤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용존님, 솔직하게 말할게요. 용존님이 언급하신 약재 중 혈령지는 제 약재 창고에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세 가지 약재는 아쉽게도 제 창고에 없습니다.”“그것 하나만 있어도 충분합니다.”진서준은 크게 실망하진 않았다. 적어도 하나는 확보했으니 오늘 헛걸음을 한 게 아니었다.“얼마면 되겠습니까? 시세대로 구매하겠습니다.”이용진은 그 말을 듣고 자기 얼굴을 가볍게 툭툭 쳤다.“용존님, 가격을 말하는 건 제게 따귀를 날리는 겁니다. 용존님이 제 목숨을 구해주셨는데 제가 어떻게 돈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제 약재 창고에 나머지 세 가지 약재가 있었다면 전부 무료로 드렸을 겁니다.”이용진이 이렇게 호탕하게 나오자 진서준도 더는 사양하지 않았다.생명을 구해준 대가로 혈령지 하나를 받는 건 결코 과한 요구가 아니었다.“용존님, 급하지 않으시다면 식사를 마친 후 제가 약재 창고로 가서 혈령지를 가져오겠습니다.”이용진의 제안에 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하죠.”“오늘 식사는 제가 모시겠습니다. 곽 선생님, 어서 앉으시죠.”이용진은 웨이터를 불러 이곳의 대표 요리를 전부 주문했다.이 대표 요리들만 해도 가격이 2억을 넘겼다.일반인 한평생 월급을 한 끼 식사로 소비하는, 그야말로 호화로운 만찬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음식이 차려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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