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아, 진서준이랑 그렇게 오랫동안 함께 있었는데 아직도 모르겠니?”허사연은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진서준이 그렇게 쉽게 그 여자한테 홀릴 거 같아?”허사연이 이렇게 말하자 허윤진도 마음이 놓였다.방금 그 여자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속으로 극혐했다.마치 동성끼리 상극인 것 같았다.“언니, 그게 무슨 소리야? 설마 형부가 일부러 홀린 척하는 거야?”허윤진이 궁금해서 물었다.“아마 그럴 거야. 아까 네가 가려고 했을 때, 진서준이 아주 단호하게 가지 못하게 했잖아.”“그리고 그 여자가 진서준을 죽이러 왔을 거로 생각해.”하사연이 말했다.“뭐? 그럼 형부가 그 여자랑 같이 있는 게 더 위험한 거 아니야?”허윤진은 또 진서준을 걱정하기 시작했다.진서라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윤진 언니, 우리 오빠 믿어봐요. 괜찮을 거예요.”방금 서지은과 같이 있던 사람들도 진서준이 그 여자에게 홀리는 걸 보고 모두 허윤진처럼 흥분하지 않았다.모두 진서준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더없이 믿기 때문이다.진서준은 절대 자기 여친을 두고 다른 여자한테 가는 사람이 아니다.“그럼 진서준이 돌아오면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죠.”...진서준은 여자를 따라 별장을 떠나자마자 그녀에게 밀렸다.“나쁜 놈, 만지지 마!”여자는 진서준을 보며 큰소리로 꾸짖었다.“자기야, 아까는 나랑 같이 자자며.”진서준은 되려 질척였다.“경고하는데 여기 가만히 서 있어.”여자는 얼굴을 찌푸리고 눈에 매서움이 가득했다.진서준은 두 눈을 멍하니 뜨고 바보처럼 서서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진서준이 이렇게 말을 잘 듣는 걸 보고 여자는 만족스럽게 핸드폰을 꺼냈다.누군가와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팀장님, 이놈은 횡련의 대종사입이다. 제 칼로는 이놈 살갗도 뚫지 못합니다!”여자는 섬나라의 언어로 통화했다.진서준은 대학생일 때 섬나라의 영화를 즐겨 봤었다.그래서 섬나라의 언어에 매우 익숙하고, 다만 잘 알아듣지 못한다.진서준은 섬나라 사람들이 왜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진서준은 자신을 죽이러 온 사람이 이 여자뿐이 아닐 거로 추측했다.“나미, 방금 이놈이 횡련 대종사라고 했지?”중년 남자가 이가 나미를 보며 물었다.“맞아요. 아까 별장에서 제가 매혹술을 써서 비수로 가슴을 찔렀는데 찌르기는커녕 제 팔이 저렸어요.”이가 나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녀는 일품 대종사여서 몸으로 그녀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건 동경의 횡련 대종사 외에 다른 보통 횡련 종사로는 막을 수 없다.이가 나미는 깜짝 놀랐다.섬나라에서 동갑내기 중 횡련 대종사가 될 수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횡련 대종사?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 보자!”이가 겐은 허리에서 독을 바른 칼을 꺼냈다.그들은 도덕 따윈 신경 쓰지 않는 킬러여서 단도직입적으로 행동했다.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람을 죽일 수만 있다면 된다.“저번 팀장님처럼 혼자 칼을 핥지 마세요.”이가 나미가 한 마디 충고했다.전임 팀장이 자살로 사망했다.독이 든 칼을 꺼낸 뒤 스스로 한 입 핥고는 숨을 죽였다.이가 나미의 말을 듣고서야 이가 겐은 자신이 칼에 독을 발랐다는 것을 깨달았다.“나 그런 바보짓 안 하거든!”이가 겐은 기침을 하며 민망함을 감추었다.진서준은 섬나라 사람이 왜 한국어로 말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설마 진서준이 못 알아들을까 봐 그런가?이가 겐이 아직 1 미터 멀리 떨어져 있을 때, 멍해 있던 진서준이 갑자기 움직였다.진서준은 이가 겐과 이가 나미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반응도 하지 못하는 정도로 속도가 빨랐다.이가 겐은 진서준의 한 방에 바로 땅속에 1 미터 깊이까지 묻혀버렸다.상체만 노출되어 있어 움직이지도 못한다.“아!”이가 겐이 괴로워하는 소리를 냈다.순간 안색이 나빠지면서 지옥 불에 타는 듯했다.진서준은 시끄럽다고 느껴져서 손가락을 살짝 튕기는데 이가 겐의 목을 막았다.이가 겐은 더욱 괴로워했다.양쪽 다리 모두 뼈가 부러지고 뼈와 뼈 사이가 서로 끼어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게다가 이제 소리도 내지 못한다.물에 빠져
그는 이가 가문 사람들에게 천재라고 불린다.얼굴은 좀 늙어 보이지만 실제 나이는 마흔여섯 살에 불과하다.또 이가 나미는 타고난 아첨하는 체질이기 때문에 수련 속도가 남들보다 훨씬 빠르다.진서준은 이가 나미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날 죽이러 오기 전에 내가 누군지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았어?”신원 조사는 킬러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다.사실 이가 나미는 평소에 조심성이 아주 강하다.매번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암살 대상자의 신원을 철저히 조사한다.이번에 경계를 늦추는 이유는 진서준이 너무 평범하기 때문이다.서울시에 살고 있고, 실력과 가문 배경이 조금 대단했을 뿐이다.이런 사람은 섬나라에 두어도 손쉽게 볼 수 있다.그래서 이가 나미와 이가 겐 두 사람은 긴장의 끈을 놓았다.그러나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그냥 지방에 있는 작은 맹주잖아. 조사할 게 뭐가 있다고.”이가 나미가 말했다.“쯧쯧... 날 죽이라고 명령한 사람이 나에 대해서 진실을 알려주지 않았구나.”진서준이 차갑게 웃었다.“내가 지금 너희들에게 기회를 주겠어. 나를 죽이라고 시킨 사람이 누구인지 말하면 괴롭지 않게 죽여줄게.”킬러, 심지어 해외에 있는 킬러이다. 진서준은 절대 두 사람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자신을 죽이려 하는지 찾아내는 것이다.그 사람을 찾아 죽여야만 모든 게 끝난다.진서준도 머릿속으로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단정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고 그렇게 생각했다.“절대 안 알려줄 거야.”이가 나미는 단호하게 말했다.“그럼 너희 둘 얘기 좀 하자. 너희 섬나라 사람이지?”진서준이 이가 나미를 보며 물었다.이가 나미는 콧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려 아예 진서준의 말을 씹었다.진서준의 눈에 한기가 맴돌았다.순간, 이가 나미의 마음속에는 위기가 찾아왔다.그녀가 반응도 하지 못한 사이에 진서준이 손을 들어 뺨을 한 대 때렸다.짝!쟁쟁한 따귀 소리가 울렸다.이가 나미의 고운 얼굴에 새빨간 손자국이
진서준은 이번에 이가 나미를 때리지 않고 고개를 돌려 이가 겐을 향해 손을 댔다.이가 나미에게 동료가 어떻게 괴롭힘을 당하는지 먼저 보라고 했다.그리고 진서준이 그녀를 공격하려고 할 때, 이가 나미는 결국 마음이 괴로워서 참지 못할 것이다.그때 진서준이 뭘 알고 싶으면 이가 나미가 먼저 얘기를 꺼낼 것이다.진서준도 그렇게 호되게 나오고 싶지 않았다. 이가 겐에게 침형을 체험하게 하려고 했다.몸에 수많은 혈 자리가 있는데, 그중 어떤 혈 자리를 찌르고 나면 죽는 게 더 나을 정도로 괴로운 느낌을 받게 된다.뼈를 칼로 긁는 것보다 수십 배는 더 고통스럽다.이가 겐의 몸에 은침 다섯 개를 꽂히자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목 전체가 굵어지고 이마의 핏줄, 목구멍의 혈관까지 모두 부풀어 올랐다.그리고 순간, 핏줄과 혈관이 모두 몸에서 빠져나올 것 같았다.가장 괴로운 건 이가 겐이 소리를 지르지 못하는 것이다.혀를 깨물어 자살하고 싶을 정도이다.그러나 지금 혀를 깨물어 자살할 힘조차 없다.옆에 있던 이가 나미는 이 광경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정말 악마가 따로 없다.자신도 이따가 같은 형벌을 당할 생각을 하면서 다리에 힘이 다 풀렸다.“그렇게 괴로워하는 걸 보니 기회를 한 번 더 주겠어.”진서준은 이가 겐을 바라보며 말했다.“누가 날 죽이라고 보냈는지 말해! 내가 괴롭지 않게 한 번에 보내줄게.”이가 겐은 이 말을 듣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은 이가 겐 몸의 통증을 가라앉힌 후 그의 목을 풀었다.목이 풀린 이가 겐은 한참을 큰소리로 외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남... 남조의 박씨 가문이 돈을 줘서 왔어.”박씨 가문?진서준은 박만년이 찾은 사람인 줄 알았다.하지만, 두 사람을 보낸 사람은 박만년이 아닌 박시윤이다.박시윤은 지금 경성에 있어 진서준과 같은 수준 미달의 사람과 만날 시간이 없다.진서준은 또 이가 나미를 쳐다보더니 물었다.“박씨 가문 사람이야?”“응, 박씨 가문 맞아!”이가 나미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가 가문의 내막을 진서준은 이미 알고 있다.섬나라에 이름을 날리는 가문이 총 세 개 뿐이다.이가, 미야모토, 오다 가문이 3대 가문이다.이 중 이가 가문은 닌자, 킬러를 주로 배양한다.미야모토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검도 고수이다.오다 가문은 주로 섬나라의 음양술을 수련하는데, 대한민국의 술법과 비슷하다.섬나라의 3대 가문 중에서도 지선급의 강자가 존재한다.그러나 실력을 통틀어서 보면 생각보다 강하지만은 않다.지선을 제외하면 서씨 집안과 대종사인 사람이 비슷하다.경성의 4대 가문과는 비교도 안 된다.이 외에 진서준의 관심을 끄는 것이 하나 더 있다.“용의 안식 계획?”진서준은 혼자 중얼거렸다.이가 나미의 말에 의하면, 한 달 전에 몇몇 서양인들이 섬나라에 왔다고 한다.섬나라의 3대 가문을 모여 용의 안식 계획을 상의했다는 것이다.용의 안식 계획은 대한민국의 무도를 멸망시키기 위한 계획이다.대한민국의 무도로 하여금 영원히 출세할 날이 없게 하려고 한다.“우리에게 연락했을 뿐만 아니라 남조, 유럽, 그리고 남북미에도 사람들을 보냈어!”“동남아 쪽에서도 사람이 올 거야!”“내년 4월이면 슬슬 움직이기 시작할 거야.”이가 나미는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지금 사방이 적이다.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다.내년에 최대한 빨리 신농산에 오래 머물지 않고 나와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진서준은 혼자만으로 이번 재앙을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사람이 많을수록 힘도 커지는 법이다.“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알 수 있다는 건 너희 가문이 꽤 대단한 집안일 텐데.”진서준은 이가 나미를 노려보며 말했다.“어... 난 이가 가문의 정통 후계자이고 가주의 손녀야.”“체질이 남과 좀 달라서 나를 좀 중요시했어.”이가 나미는 사실대로 말했다.“그럼 내가 너를 죽이면 너희 이가 가문이 나를 가만두지 않겠네, 그렇지?”진서준이 한쪽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이가 나미는 놀라서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그녀는 진서준
진서준은 이가 나미의 말을 다 믿지 않았다.그녀가 살기 위해 지어낸 거짓말인지 아닌지 누가 알겠는가?하지만 그녀가 타고난 체질이어서 자신의 수련에 확실히 유익하다는 것은 사실이다.진서준은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여자와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설사 정말로 내공을 올릴 수 있다고 해도, 원칙을 생각해서라도 진서준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일단 두고 좀 볼게. 대신 용의 안식 계획에 대해 잘 알아봐 줘야 해.”진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살 수 있다는 말에 이가 나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주인님 안심하세요. 나미가 잘 알아봐 줄게요!”이가 나미는 이가 가문에서 꽤 높은 지위에 서 있다.서양인들이 다시 와서 내년 용의 안식 계획에 대해 알리면 이가 나미는 반드시 그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다.곧이어 진서준이 손가락을 튕기더니 영기가 이가 나미의 단전 안으로 들어갔다.이가 나미는 그 영기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좋았어. 이제 네가 죽는지 사는지는 나한테 달려있어.”“내가 시키는 일을 열심히만 하고, 무도 재앙이 지나가면 널 풀려줄게.”진서준이 이가 나미에게 말했다.“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일편단심 주인님만을 위해 일하겠습니다.”이가 나미는 경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진서준은 그녀가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비주얼이면 비주얼, 몸매면 몸매, 이가 나미는 톱 중의 톱이다.게다가 타고난 체질이라서 허사연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이런 여자가 자신을 주인님이라고 하면 성인 남자 중 구 할이 설레서 심장이 빨리 뛸 것이다.“주인님, 밤도 깊었는데 오늘 밤은 나미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많이 해보지 않아서 좀 서툰 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이가 나미는 매혹적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만약 진서준이 충분한 정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벌써 이가 나미에게 홀려 쓰러졌을 것이다.“필요 없어. 먼저 돌아가라. 나도 집에 돌아가 봐야 해.”진서준은 고개를 돌려 이가 나미를 쳐다보지 않았다
용의 안식 계획이라 이건 대한민국 무도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이 계획에 대해 알고 싶으면 반드시 스파이가 있어야 한다.지금 이가 나미가 진서준의 스파이라고 할 수 있다.“용의 안식 계획은 국안부 사람들도 저한테 말한 적이 있어요.”“한 달 전에 서양인들이 섬나라의 3대 가문을 찾아가 용의 안식 계획을 알려줬다고 이가 나미가 말해줬어요.”“내년 4월에 해외 강자들이 손을 잡고 대한민국 무도계를 공격할 거예요.”진서준이 진지하게 말했다.“대한민국 무도계를 공격한다고?”이 소식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턱이 빠질 정도로 놀라웠다.진서준을 따라오면서 이렇게 많은 일을 겪지 않았다면, 그녀들은 정말 아무 일도 없이 천하태평이라고 생각할 것이다.“용의 안식 계획이 4월에 열린다는 건 이미 확정이지만 어느 날인지는 잘 몰라요.”문제는 진서준이 3월에 신농산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4월이 되기 전에 신농산에서 나와야 한다.신농이라는 은세 문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면, 이렇게까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그 네 개의 은세 문파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걱정하지 마. 내가 지켜줄게.”진서준이 그들을 위로해줬다.“우리는 그냥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서 그 해외 강자들은 우리를 건드리지 않을 거야.”“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너야.”진서준의 신분이 너무 널리 알려졌다.해외 강자들은 그때 가서 분명 진서준을 찾을 것이다.“괜찮아. 아직 석 달 남았으니까 그 기간 수련해서 실력을 키워야지.”진서준이 말했다.“됐어, 가서 자. 내일 또 경성에 가야 하는데.”이튿날 아침, 진서준, 진서라, 허사연 자매, 그리고 서지은이 같이 공항을 향해 달려갔다.김연아는 따라가지 않았다.아직 수련자가 아니어서 괜히 따라가서 폐만 끼칠 수 있다.차라리 집에서 편안하게 진서준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낫다.진서준과 권해철은 공항에서 합류했다.두 달 만에 보는데 권해철의 기운이 전보다 더 좋아졌다.“진 상경님, 보운산에 올리신 공법 너무
진서준 남매는 차를 타고 임준을 따라 국립 공원 쪽으로 갔다.공원 뒤편에는 산을 끼고 세워진 캐슬이 있었다.끝이 안 보일 정도로 컸다.서씨 가문과 유씨 가문의 집도 임씨 가문의 집과 비교할 수 없다.경치가 아름다운 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진서준은 부자들의 삶이 얼마나 사치스러운지 다시 한번 느꼈다.“조금만 더 가면 도착합니다. 큰 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임준은 웃으며 진서준과 진서라를 바라보았다.진서준은 멍했다.임준의 큰 형이면 현재 임씨 가문의 가주지 않은가?진서준은 임씨 가문의 다른 가족분들이 자기네를 만나려고 하는 줄 알았는데, 그들을 만나려고 하는 사람이 임씨 가문의 가주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오빠...”진서라는 진서준의 손을 잡고 약간 불안해했다.사실 예전에 진서준의 어머니 조희선이 진서라에게 어떤 말을 한 적이 있다.그때 진서라는 그 말을 마음에 새겨지지 않았다.그러나 지난번 유지수에게 잡혀간 뒤 진서라도 마음속에 의문점이 하나 생겼다.특히 임준을 보고 난 뒤 진서라의 추측은 더욱 확실해졌다.“서라야 괜찮아. 어찌 됐건 넌 내 동생이야!”진서준은 단호하게 말했다.“응!”진서라도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차는 곳 화려한 어느 장원으로 들어갔다.장원으로 들어가 좀 더 가고 나면 호화로운 큰 별장이 보였다.“도착했습니다.”임준이 말했다.진서준 남매는 차에서 내려 임준을 따라 큰 별장으로 들어갔다.거실에는 임준과 비슷하게 생긴 어르신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형님, 데려왔어요!”임준은 소파에 있던 어르신을 향해 말했다.그는 얼른 손에 쥐고 있던 신문지를 내려놓고 진서준과 진서라를 바라보았다.진서라를 보자 어르신은 감격에 겨워 일어섰다. 몸에 있는 모공 하나하나가 다 솟아오르는 듯했다.진서라는 임훈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강한 내적 친밀감이 느꼈다.“솔아!”“내 손녀 솔아!”임훈은 달려가 진서라의 손을 감격에 겨워 잡았다.임훈이 진서라를 부르는 이름을 듣고 진서준 남매는 이전의 추측을 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