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 오빠 오랜만이에요.”한 달이 지나 다시 진서준을 보게 되어 유정은 매우 기뻤다.하지만 유정의 신분은 이미 천지개벽의 변화가 생겼다.아빠가 없는 아이로부터 서남 제일 세가 유기명의 외동딸이 되었다.이제부터 그녀는 엄청난 부귀영화와 존경을 누릴 수 있다.유정을 바라보는 진서준의 눈빛은 복잡했다.유정이 바로 유기명이 그때 낳은 딸이라는 사실을 진서준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유정아...오랜만이야. 한 달 못 봤는데 많이 야위었어.”진서준이 다가가면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누가 널 괴롭힌 거 아니지? 있으면 오빠한테 말해. 오빠가 가서 때려줄게.”유정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에요. 그저 여기 생활이 적응이 안 돼요.”20여 년 동안 엄마와 단둘이서 힘겹게 살아오다가 갑자기 재벌 집 자식이 되니 습관 되지 않을 법도 했다.“서준 씨...”고한영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진서준을 향해 걸어왔다.전에 고한영이 서남에 대단한 가문이 있는데 유정에게 무예를 가르쳐줄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그때 유기명은 이미 유정이 딸인 걸 알았지만 직접 말하지 않고 먼저 고한영에게 아무 이유나 대고 유정을 속여서 서남으로 데려오라고 했다.유정이 서남에 도착해서야 두 부녀는 서로 신분을 확인했고 유정의 어머니까지 가문으로 데려와 지금 장원 내의 별장에서 함께 살고 있다.“유정이가 유기명의 딸인 거 일찍부터 알고 있었어요?”진서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에요. 저도 한 달 전에야 알았어요.”고한영이 연신 고개를 저었다.고한영이 유정을 서남으로 데려오라는 유기명의 부탁을 들어준 것도 사실 진서준을 돕기 위해서였다.고한영은 진서준에 대한 유정의 마음을 눈치채고 있었다.유씨 가문으로 돌아가 유정이 외동딸의 신분으로 유기명에게 진서준을 도와주라고 부탁한다면 절대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서준 씨 미안해요. 그때 사실을 말하지 못했어요...”고한영이 미안한 듯 고개를 숙였다.“지나간 건 더 말하지 말아요.”진서준이 손을 흔들며 더
“곁에서 잘 지켜보고 있어요.”사장로가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으며 말했다.“너같이 어린놈이 의술이 있다면 얼마나 있겠어?”진서준이 사장로를 힐끗 보면서 말했다.“조금 전 대결하기 전에도 그렇게 말했는데 결과는요?”진서준이 조롱하자 사장로의 얼굴이 어두워졌다.“그건 네가 무인으로서 수련 재능이 있을 뿐이지 의술과 무술은 확연히 다른 거야.”사장로가 얼굴이 뻘게지면서 반박했다.“그건 당신 같은 바보에게 적용되는 말이에요.”진서준이 조용히 말했다.“나에게는 둘 다 똑같아요.”말하고 나서 진서준은 더는 사장로와 입씨름하지 않고 옆 테이블에서 은침 한 통을 가져왔다.은침은 이미 소독했기에 진서준은 그 중에서 10개를 꺼내 유기명의 머리에 천천히 꽂았다.“미련한 놈, 가주님이 무슨 병인지도 모르고 감히 침부터 꽂아?”사장로가 기회다 싶어 옆에서 비웃었다.“4진 중의 2진만 해도 무슨 병인지 알 수 있어요.”진서준이 담담하게 답하자 사장로의 얼굴색이 더 무섭게 변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장로는 유기명의 맥을 짚으며 허세를 잔뜩 피웠는데 이 말 한마디로 자기 의술이 사장로보다 높다는 것을 과시했다.‘이 자식이! 유기명을 못 구해내면 내가 널 어떻게 처리할지 두고 봐.’사장로가 화가 잔뜩 나서 생각했다.은침 10대를 유기명의 머리에 꽂고 나서 진서준은 체내의 장청결을 움직이자 영기가 은침을 따라 서서히 유기명의 체내로 수송되었다.바로 이때 침대 곁에 놓인 각종 기기에서 경고음이 들려왔다.띠띠띠...그러자 유기철과 사장로는 미친 듯이 기뻤다.“이 자식이 대체 뭐 하는 거야?”하지만 유기철은 화 난 듯 진서준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큰형을 죽였어?”‘하늘이 나를 돕는구려.’사장로는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것을 참느라 이를 악물었다.유기태와 유씨 가족들도 표정이 변했다.“진 대가님, 이게 무슨 일인가요?”유기태가 급히 다가가며 물었다.“무슨 일이겠어? 이 자식이 큰형을 죽였어.”유기명이 고래고래 악을 썼다.“당황할 거 없어
유씨 가족들이 경악을 지르더니 눈빛에는 공포감으로 가득했다.그들은 10센티미터나 되는 지네가 인류의 콧구멍에서 기어 나오는 것을 처음 봤다.만일 두 눈으로 직접 본 것이 아니라면 유씨 가족들은 누구도 믿기 어려웠다.사장로와 유기철 두 사람의 얼굴색도 삽시에 변하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진서준은 줄곧 유기철과 사장로의 표정을 지켜보고 있었다.두 사람의 표정 변화를 본 진서준은 유기명 체내의 고충은 이 두 사람이 한 짓이라고 단정했다.유기철이 사장로를 노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에 질문이 가득 차 있었다.마치 “방금 이 자식이 못 구한다고 확신했잖아?”라고 묻는듯 싶었다.사장로도 침울하기 마찬가지였다.홍갈 지네가 스스로 기어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주인이 명령을 내리지 않았는데 어떻게 스스로 기어 나왔지? 유기명이 진짜로 죽은 걸까?’인체에 기생하는 고충은 생체 징후가 없으면 죽었다고 판단하고 스스로 먹이를 찾아 기어 나온다. 안 기어 나오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으니까.“가주님이 갑자기 쓰러진 게 바로 이것 때문이에요.”진서준이 말하면서 다가가더니 기를 불어 넣은 손가락으로 홍갈 지네를 눌러 죽였다.이런 물건은 절대 살아남게 해서는 안 된다.큰 사형이 오랫동안 키운 고충이 죽어버리자 사장로는 안타까워 가슴이 아팠다.말 잘 듣는 고충 한 마리를 양성하기가 종사 한 명 양성하기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서준 오빠, 이게 뭐예요?”유정이 다가오면서 물었다.“고충이야.”진서준이 말하면서 유기명의 머리에 꽂은 은침에 손을 갖다 댔다.아직 치료가 끝나지 않았기에 다시 유기명을 깨워야 했다.유정은 고충을 모르지만 다른 유씨 가족들은 이 독물을 알고 있었다.“고충이라고요? 묘족 그쪽에서 키우는 거 아닌가요? 그게 왜 여기에 나타나요?”“너무 징그러워. 그렇다면 유씨 가문이 그들의 표적이 됐단 말인가요?”유기철이 이때 나서면서 말했다.“당황하지 마요. 묘족 마을의 고충이 비록 대단하기는
유기태의 얼굴색이 차가워지면서 대충 누가 한 짓인지 짐작이 갔다.유정이가 비록 유기명을 미워한다고 해도 죽일 마음까지는 없을 것이다.그리고 몇 해 동안 줄곧 남주에서 생활한 유정이 묘족 마을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없다.하여 유일하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유기철뿐이다.“기억이 안 나요.”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유기명이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날 리가 없었다.“그럼 엄마 모시고 와.”유기철이 말했다.“무슨 뜻이에요? 내가 독을 탔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유정은 화가 나면서도 억울했다.“비록 미워한다고는 하지만 친아버지를 살해할 정도는 아니에요.”유기철이 그 말을 듣고 냉랭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사람 마음은 아무도 몰라. 네가 오기 전에는 큰형이 건강했는데 네가 오고 얼마 안 돼서 누가 고충을 심어놨잖아.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지 않아?”다른 유씨 가족들도 고개를 끄덕였다.“기철이 말이 맞아. 네가 와서 가주가 앓아누웠어.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겠어?”“결백하면 엄마 데려와서 얼굴 보면서 얘기하자고 해.”“사람은 겉만 봐서는 몰라. 이렇게 예쁜 여자가 어떻게 이런 악랄한 짓을 할 수 있어?”병실에 있는 유씨 가족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한마디씩 했다.이때 진서준이 유기명의 머리에 꽂은 은침을 뽑아내고는 고개를 돌려 유씨 가족을 냉랭하게 쏘아보았다.우르릉하는 소리와 함께 진서준이 한 가닥의 굵은 기세를 뿜어내니 유씨 가문은 압력에 눌려 숨을 쉴 수가 없어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이 자식이 감히 여기서 손을 써?”유기철의 눈 밑으로 음흉한 웃음이 한 가닥 스쳐 지나갔다.진서준을 없애기 위해 유기철은 그가 이곳에서 한바탕 난동이라도 부리기를 간절히 바라던 바이다.진서준만 해결하면 다음에 또 고충을 심어도 누구도 살려내지 못할 것이다.“젊은이. 여긴 네가 함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야.”백발노인이 병실로 걸어들어오면서 말했다.순간 진서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기세가 가뭇없이 사라졌다.진서준이 눈빛을 모아
유기명 부녀의 가슴 따뜻한 모습에 진서준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만일 김형섭도 유기명과 같이 잘못을 뉘우쳤다면 진서준이 결혼식에서 신부를 빼앗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비록 서씨 가문이 압력을 가한다고 해도 김형섭이 강경하게 거절하면 서씨 가문도 김씨 가문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다.하지만 김형섭의 마음속에 가족은 이익보다 중요하지 않았다.유씨 가족들이 낮은 소리로 속삭이며 말했다.“능청스러운 것 좀 봐. 전에는 왜 저런 모습을 못 봤지?”“셋째가 한 말에 찔려서 연기를 하는 거지 뭐.”“시간 있을 때 꼭 가주님한테 말해야겠어. 절대 저 모녀들한테 속지 말라고.”비록 소곤거리는 소리가 낮았지만 병실에 있는 사람들이 거의 무인이라 그대로 귀속으로 전해왔다.유기태가 듣더니 화를 버럭 내면서 말했다.“여기 있지 말고 가서 할 일이나 해.”유기태가 화를 내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뿔뿔히 흩어졌다.“잠깐만.”진서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다른 일이 또 있어?”사장로가 진서준을 매섭게 노려봤다.이 자식이 오늘 그들의 계획을 다 망쳐버렸다.“성약당에 소식을 전해요. 며칠 뒤에 내가 성약당에 찾아갈 거예요. 몇몇 장로보고 목을 깨끗이 씻고 기다리라고 해요.”진서준이 차갑게 말했다.사장로가 흠칫하더니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좋아. 용기가 있으면 얼마든지 와. 오는 건 네 마음이지만 가는 건 그렇지 않을 거야.”사장로가 웃음을 거두더니 음흉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매섭게 노려보고는 유기철과 함께 떠났다.유기명이 진서준의 말을 듣고 호기심에 찬 얼굴로 유정에게 물었다.“정아, 이 사람은 누구야? 전에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진서준이에요. 저의 양어머니의 아들이에요. 몸에 심어놓은 고충도 서준 오빠가 기어 나오게 했어요.”그러더니 유정이 이내 이어서 말했다.“서준 오빠를 만났을 망정이지 아니면 저와 엄마를 다시는 볼 수 없을뻔했어요.”이 기회에 유정은 진서준을 한바탕 추켜세웠다.그래야만 진서준에 대한 인상을 깊게 남길 수 있다.서남
단지 유기명은 가문에 첩자가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그럼 일찍 대비하지 않고 뭐 했어?”유기태가 이해되지 않아 물었다.“대처할 수 없었어, 그들이 묘족 마을과 연관이 있어. 묘족 마을의 고충을 너도 알다시피 너무 무서운 존재야.”유기명이 허허 웃더니 얼굴에 살기가 휙 하고 스쳐 갔다.누가 고충을 심었는지 유기명은 마음속에 짐작이 갔다.“그럼 내가 괜한 걱정을 했어.”유기태가 웃으며 말했다.“가주님이 무탈하시니 저는 이만 가볼게요.”진서준이 말했다.이번에 유씨 가문에 도움을 요청하러 왔지만 유기태가 말했다시피 성약당의 몇몇 장로들을 섬멸하려면 자기와 몇몇 호국사만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유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이 진서준을 도와주지 못한다면 이곳에 남아있을 의미가 없었다.“서준 오빠 잠깐만 기다려요. 당장 점심시간인데 제가 점심 살게요.”유정이 급히 다가가면서 진서준의 손을 잡으며 기대에 찬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어렵게 만났는데 진서준이 이렇게 부랴부랴 돌아간다니 유정은 못내 아쉬웠다.“아버님 돌봐드려야 하지 않겠어?”진서준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괜찮아요. 정아와 함께 나가요.”유기명이 연신 손을 저으며 말했다.“주차장에 있는 차를 마음대로 골라서 타. 그리고 저녁에 안 들어와도 돼.”유기명의 마지막 한마디에 유정의 예쁜 얼굴이 삽시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진서준도 허사연 일행에게 유정이를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에 있을 때 그녀들은 사이가 아주 좋았다.“그럼 먼저 갈게요. 저녁에 유정이를 무사히 집까지 바래줄게요.”진서준이 말하고 나서 유정과 몸을 돌려 나왔다.두 사람이 병실에서 나간 뒤 유기명 얼굴에 있던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강렬한 냉기가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사람 파견해서 기철이 잘 감시하게 해. 증거만 확실하면 당장에서 격살해도 좋아...”처음 보는 유기명의 잔인한 모습에 유기태가 흠칫 놀랐다.“알았어. 지금 사람 보낼게”유기명이 고개를 끄덕였다.“딸, 내가 숨이 붙어있는 한 절
변희영이 통으로 빌린 룸은 100평 정도 되었다. 밥 먹는 큰 테이블 외에도 다양한 오락 시설들이 있었다. 이렇게 호화로운 룸을 예약하려면 최소 400만이 필요하다.강주는 대도시이기에 이런 고급 레스토랑에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부자들이 많았다.“서준 씨가 20분 뒤에 온다고 했으니 이따가 오면 주문합시다.”허사연은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일행들에게 말했다.“그래요.”다들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허윤진은 진서라의 손을 잡고 당구대 앞으로 갔다.“서라 언니, 당구 칠 줄 알아요?”“아니요.”진서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릴 적 그녀의 집은 매우 가난해서 이런 오락 게임을 한 돈이 없었다. 비록 나중에 돈이 생겼지만 절약하는 습관은 이미 뼛속 깊이 배어있었다.“안 쳐봤어요? 그럼 제가 가르쳐줄게요. 저는 고수거든요.”허윤진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그럼 좋죠. 하지만 제가 배우는 게 좀 느려요. 이따 가르칠 때 화내지 마세요.”진서라는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요.”허윤진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진서라는 진서준의 여동생이기 때문에 허윤진은 절대 그녀에게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두 사람은 당구를 치고 허사연과 김연아는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이에요?”허사연은 차를 내리면서 차분하게 물었다.”잠잠해지면 다시 서울로 돌아가서 대표님 놀이 해야죠.”김연아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이전의 생활이 그리웠다. 보고 싶은 사람들을 언제든지 볼 수 있고 허사연과 친구들 같이 쇼핑도 하고 밥도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그녀는 다시 강남 김씨 가문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곳은 마치 감방처럼 사람을 숨 막히게 했다.“그것도 좋을 것 같네요. 가족들 싸움에 휘말려 들지도 않고 좋네요.”허사연은 웃으며 말했다.“보영 씨는요?”“저도 돌아가야죠.”한보영도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서울에 남고 싶었지만 허사연의 불만을 살까 봐 두려웠다.허사연이야말로 진서준의 진짜 여자 친구이니 말이다.“그래요. 서울도 멀지 않으
“이쁜이들, 안녕!”선두에 선 남자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러자 변희영은 차갑게 말했다.“무슨 일인데요?”“그냥 친구 하고 싶어서.”그 남자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이쁜이들 곁에 남자도 없고 우리 곁에 여자도 없는데. 함께 노는 건 어때?”허사연 등은 이때 남자들을 향해 걸어왔다.“필요 없어요. 나가 주세요.”변희영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남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꿰뚫고 있었다. 남자는 하체부터 반응하는 생물체라는 말이 역시 틀리지 않았다.100% 남자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95%는 그렇다.예쁜 여자 보고 어떤 남자가 야릇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보통 사람들은 그럴 용기가 없지만 만약 권력이 있고 돈이 있다면 그런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마련이다.그리고 이런 일들은 자주 일어나고 있다. 권력으로 기사를 막고 있어 공개되지 않았을 뿐이다.얼마 전 전국을 뒤흔든 술집 사건도 이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뭘 그렇게 급하게 거절해?”남자는 손으로 문을 누르며 변희영이 문을 닫지 못하게 했다. 그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자기소개부터 할게. 내 이름은 유씨 가문 셋째 아들 유문기야.”유문기는 자기가 이렇게 소개하면 변희영이 와락 그를 안을 줄 알았다.유씨 가문은 제일 가문이기 때문에 유문기와 어떻게든 엮이려고 하는 여자들이 많았다.그의 신분을 모를 때는 도도하다가도 유문기가 유씨 가문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모두 주동적으로 그에게 달라붙었다.이게 바로 돈과 권력의 위력이다.유문기가 유씨 가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변희영도 역시 깜짝 놀랐다.하지만 그녀는 차분하게 말했다.“당신이 누구든 당장 나가주세요.”그러자 유문기의 안색은 갑자기 어두워졌다.이렇게 체면을 안 세워준다고?이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짓인데 말이다.유문기 뒤에 있던 남자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어이, 예쁜이. 감히 우리 도련님을 거절하다니. 유씨 가문도 안중에 없다는 거야? 죽고 싶어? 우리 도련님 한마디만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