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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유기태의 얼굴색이 차가워지면서 대충 누가 한 짓인지 짐작이 갔다.

유정이가 비록 유기명을 미워한다고 해도 죽일 마음까지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몇 해 동안 줄곧 남주에서 생활한 유정이 묘족 마을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없다.

하여 유일하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유기철뿐이다.

“기억이 안 나요.”

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유기명이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날 리가 없었다.

“그럼 엄마 모시고 와.”

유기철이 말했다.

“무슨 뜻이에요? 내가 독을 탔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유정은 화가 나면서도 억울했다.

“비록 미워한다고는 하지만 친아버지를 살해할 정도는 아니에요.”

유기철이 그 말을 듣고 냉랭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사람 마음은 아무도 몰라. 네가 오기 전에는 큰형이 건강했는데 네가 오고 얼마 안 돼서 누가 고충을 심어놨잖아.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지 않아?”

다른 유씨 가족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기철이 말이 맞아. 네가 와서 가주가 앓아누웠어.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겠어?”

“결백하면 엄마 데려와서 얼굴 보면서 얘기하자고 해.”

“사람은 겉만 봐서는 몰라. 이렇게 예쁜 여자가 어떻게 이런 악랄한 짓을 할 수 있어?”

병실에 있는 유씨 가족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한마디씩 했다.

이때 진서준이 유기명의 머리에 꽂은 은침을 뽑아내고는 고개를 돌려 유씨 가족을 냉랭하게 쏘아보았다.

우르릉하는 소리와 함께 진서준이 한 가닥의 굵은 기세를 뿜어내니 유씨 가문은 압력에 눌려 숨을 쉴 수가 없어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

“이 자식이 감히 여기서 손을 써?”

유기철의 눈 밑으로 음흉한 웃음이 한 가닥 스쳐 지나갔다.

진서준을 없애기 위해 유기철은 그가 이곳에서 한바탕 난동이라도 부리기를 간절히 바라던 바이다.

진서준만 해결하면 다음에 또 고충을 심어도 누구도 살려내지 못할 것이다.

“젊은이. 여긴 네가 함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백발노인이 병실로 걸어들어오면서 말했다.

순간 진서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기세가 가뭇없이 사라졌다.

진서준이 눈빛을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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