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19화

작가: 무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유기명 부녀의 가슴 따뜻한 모습에 진서준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만일 김형섭도 유기명과 같이 잘못을 뉘우쳤다면 진서준이 결혼식에서 신부를 빼앗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비록 서씨 가문이 압력을 가한다고 해도 김형섭이 강경하게 거절하면 서씨 가문도 김씨 가문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다.

하지만 김형섭의 마음속에 가족은 이익보다 중요하지 않았다.

유씨 가족들이 낮은 소리로 속삭이며 말했다.

“능청스러운 것 좀 봐. 전에는 왜 저런 모습을 못 봤지?”

“셋째가 한 말에 찔려서 연기를 하는 거지 뭐.”

“시간 있을 때 꼭 가주님한테 말해야겠어. 절대 저 모녀들한테 속지 말라고.”

비록 소곤거리는 소리가 낮았지만 병실에 있는 사람들이 거의 무인이라 그대로 귀속으로 전해왔다.

유기태가 듣더니 화를 버럭 내면서 말했다.

“여기 있지 말고 가서 할 일이나 해.”

유기태가 화를 내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뿔뿔히 흩어졌다.

“잠깐만.”

진서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다른 일이 또 있어?”

사장로가 진서준을 매섭게 노려봤다.

이 자식이 오늘 그들의 계획을 다 망쳐버렸다.

“성약당에 소식을 전해요. 며칠 뒤에 내가 성약당에 찾아갈 거예요. 몇몇 장로보고 목을 깨끗이 씻고 기다리라고 해요.”

진서준이 차갑게 말했다.

사장로가 흠칫하더니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좋아. 용기가 있으면 얼마든지 와. 오는 건 네 마음이지만 가는 건 그렇지 않을 거야.”

사장로가 웃음을 거두더니 음흉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매섭게 노려보고는 유기철과 함께 떠났다.

유기명이 진서준의 말을 듣고 호기심에 찬 얼굴로 유정에게 물었다.

“정아, 이 사람은 누구야? 전에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진서준이에요. 저의 양어머니의 아들이에요. 몸에 심어놓은 고충도 서준 오빠가 기어 나오게 했어요.”

그러더니 유정이 이내 이어서 말했다.

“서준 오빠를 만났을 망정이지 아니면 저와 엄마를 다시는 볼 수 없을뻔했어요.”

이 기회에 유정은 진서준을 한바탕 추켜세웠다.

그래야만 진서준에 대한 인상을 깊게 남길 수 있다.

서남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20화

    단지 유기명은 가문에 첩자가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그럼 일찍 대비하지 않고 뭐 했어?”유기태가 이해되지 않아 물었다.“대처할 수 없었어, 그들이 묘족 마을과 연관이 있어. 묘족 마을의 고충을 너도 알다시피 너무 무서운 존재야.”유기명이 허허 웃더니 얼굴에 살기가 휙 하고 스쳐 갔다.누가 고충을 심었는지 유기명은 마음속에 짐작이 갔다.“그럼 내가 괜한 걱정을 했어.”유기태가 웃으며 말했다.“가주님이 무탈하시니 저는 이만 가볼게요.”진서준이 말했다.이번에 유씨 가문에 도움을 요청하러 왔지만 유기태가 말했다시피 성약당의 몇몇 장로들을 섬멸하려면 자기와 몇몇 호국사만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유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이 진서준을 도와주지 못한다면 이곳에 남아있을 의미가 없었다.“서준 오빠 잠깐만 기다려요. 당장 점심시간인데 제가 점심 살게요.”유정이 급히 다가가면서 진서준의 손을 잡으며 기대에 찬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어렵게 만났는데 진서준이 이렇게 부랴부랴 돌아간다니 유정은 못내 아쉬웠다.“아버님 돌봐드려야 하지 않겠어?”진서준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괜찮아요. 정아와 함께 나가요.”유기명이 연신 손을 저으며 말했다.“주차장에 있는 차를 마음대로 골라서 타. 그리고 저녁에 안 들어와도 돼.”유기명의 마지막 한마디에 유정의 예쁜 얼굴이 삽시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진서준도 허사연 일행에게 유정이를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에 있을 때 그녀들은 사이가 아주 좋았다.“그럼 먼저 갈게요. 저녁에 유정이를 무사히 집까지 바래줄게요.”진서준이 말하고 나서 유정과 몸을 돌려 나왔다.두 사람이 병실에서 나간 뒤 유기명 얼굴에 있던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강렬한 냉기가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사람 파견해서 기철이 잘 감시하게 해. 증거만 확실하면 당장에서 격살해도 좋아...”처음 보는 유기명의 잔인한 모습에 유기태가 흠칫 놀랐다.“알았어. 지금 사람 보낼게”유기명이 고개를 끄덕였다.“딸, 내가 숨이 붙어있는 한 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21화

    변희영이 통으로 빌린 룸은 100평 정도 되었다. 밥 먹는 큰 테이블 외에도 다양한 오락 시설들이 있었다. 이렇게 호화로운 룸을 예약하려면 최소 400만이 필요하다.강주는 대도시이기에 이런 고급 레스토랑에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부자들이 많았다.“서준 씨가 20분 뒤에 온다고 했으니 이따가 오면 주문합시다.”허사연은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일행들에게 말했다.“그래요.”다들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허윤진은 진서라의 손을 잡고 당구대 앞으로 갔다.“서라 언니, 당구 칠 줄 알아요?”“아니요.”진서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릴 적 그녀의 집은 매우 가난해서 이런 오락 게임을 한 돈이 없었다. 비록 나중에 돈이 생겼지만 절약하는 습관은 이미 뼛속 깊이 배어있었다.“안 쳐봤어요? 그럼 제가 가르쳐줄게요. 저는 고수거든요.”허윤진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그럼 좋죠. 하지만 제가 배우는 게 좀 느려요. 이따 가르칠 때 화내지 마세요.”진서라는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요.”허윤진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진서라는 진서준의 여동생이기 때문에 허윤진은 절대 그녀에게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두 사람은 당구를 치고 허사연과 김연아는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이에요?”허사연은 차를 내리면서 차분하게 물었다.”잠잠해지면 다시 서울로 돌아가서 대표님 놀이 해야죠.”김연아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이전의 생활이 그리웠다. 보고 싶은 사람들을 언제든지 볼 수 있고 허사연과 친구들 같이 쇼핑도 하고 밥도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그녀는 다시 강남 김씨 가문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곳은 마치 감방처럼 사람을 숨 막히게 했다.“그것도 좋을 것 같네요. 가족들 싸움에 휘말려 들지도 않고 좋네요.”허사연은 웃으며 말했다.“보영 씨는요?”“저도 돌아가야죠.”한보영도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서울에 남고 싶었지만 허사연의 불만을 살까 봐 두려웠다.허사연이야말로 진서준의 진짜 여자 친구이니 말이다.“그래요. 서울도 멀지 않으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22화

    “이쁜이들, 안녕!”선두에 선 남자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러자 변희영은 차갑게 말했다.“무슨 일인데요?”“그냥 친구 하고 싶어서.”그 남자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이쁜이들 곁에 남자도 없고 우리 곁에 여자도 없는데. 함께 노는 건 어때?”허사연 등은 이때 남자들을 향해 걸어왔다.“필요 없어요. 나가 주세요.”변희영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남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꿰뚫고 있었다. 남자는 하체부터 반응하는 생물체라는 말이 역시 틀리지 않았다.100% 남자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95%는 그렇다.예쁜 여자 보고 어떤 남자가 야릇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보통 사람들은 그럴 용기가 없지만 만약 권력이 있고 돈이 있다면 그런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마련이다.그리고 이런 일들은 자주 일어나고 있다. 권력으로 기사를 막고 있어 공개되지 않았을 뿐이다.얼마 전 전국을 뒤흔든 술집 사건도 이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뭘 그렇게 급하게 거절해?”남자는 손으로 문을 누르며 변희영이 문을 닫지 못하게 했다. 그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자기소개부터 할게. 내 이름은 유씨 가문 셋째 아들 유문기야.”유문기는 자기가 이렇게 소개하면 변희영이 와락 그를 안을 줄 알았다.유씨 가문은 제일 가문이기 때문에 유문기와 어떻게든 엮이려고 하는 여자들이 많았다.그의 신분을 모를 때는 도도하다가도 유문기가 유씨 가문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모두 주동적으로 그에게 달라붙었다.이게 바로 돈과 권력의 위력이다.유문기가 유씨 가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변희영도 역시 깜짝 놀랐다.하지만 그녀는 차분하게 말했다.“당신이 누구든 당장 나가주세요.”그러자 유문기의 안색은 갑자기 어두워졌다.이렇게 체면을 안 세워준다고?이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짓인데 말이다.유문기 뒤에 있던 남자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어이, 예쁜이. 감히 우리 도련님을 거절하다니. 유씨 가문도 안중에 없다는 거야? 죽고 싶어? 우리 도련님 한마디만 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23화

    지난번 진서준이 허윤진에게 은영과를 먹인 후 지금까지 거의 한 달이 지났다. 예전의 허윤진은 먹고 자는 것밖에 몰랐는데 이 한 달 동안 그녀는 매일 진서준이 그녀에게 준 임무에 따라 수련했다.그래서 지금의 허윤진은 혼자서 암경 초기의 무자를 상대할 수 있다.유문기는 비록 유씨 가문 사람이지만 매일 방탕하게 살며 한 달에 두세 번 정도밖에 수련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20년 넘게 수련했지만 여전히 내경 무자이다.쿵.허윤진보다 실력이 못한 유문기는 그녀에게 코뼈를 제대로 얻어맞았다. 그러자 코뼈가 우두둑 부러졌다. 순간 피가 마구 솟구쳐 올랐다.“아!”유문기는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돼지 멱따는 듯한 비명이 로비를 가득 메웠다.허사연 등은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허윤진이 언제부터 이렇게 강해졌을까?먹고 자기만 하던 허윤진과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허사연은 자기 동생인 허윤진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다.그래서 더 믿기지 않았다.“빨리 꺼져! 날 조금만 더 화나게 하면 넌 이 자리에서 한 구의 시신이 될 거야.”허윤진은 도도한 표정으로 유문기를 쳐다봤다.“도련님, 도련님!”유문기의 일행들은 그를 부추기며 말했다.“X발! 죽고 싶어 환장했네. 감히 우리 도련님을 때려? 미쳤어? 네가 아무리 잘난 척해도 도련님 전화 한 통이면 네 가문을 멸망시킬 수 있어.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해. 이게 네 마지막 기회야.”그들은 안하무인의 어조로 허윤진을 명령했다. 그들은 계속 유문기를 따라다니면서 사람들을 괴롭혔고 괴롭힘을 당한 사람들은 모두 유문기의 가족 배경 때문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오늘은 달랐다.“뭐해! 당장 저년의 옷을 벗기고 거리에 내던져.”유문기는 아픔을 참으며 울부짖었다. 여자에게 맞아 코뼈가 부러졌다니.이 얼마나 큰 치욕인가!이 원수를 갚지 않으면 유문기는 자다가도 이불 킥을 할 것이다.“네!”그의 동생들은 이내 허윤진을 포위했다.“윤진아, 조심해!”허사연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24화

    심지어 어떤 사람은 허윤진에게 걷어차여 갈비뼈까지 몇 개 부려졌다.자기 부하들이 맞아 쓰러지는 것을 보자 유문기는 덜컥 겁이 났다.“계집애가 정말 미쳤나? 지금 당장 전화해서 사람을 부를 거야. 넌 죽었어.”말하면서 유문기는 전화를 꺼내 사람을 불렀다.“여자 한 명도 이기지 못해서 사람을 불러? 이런 병신은 처음 봤네.”허윤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사람 부르지 못하게 하세요. 유씨 가문 무자들이 오면 일이 복잡해져요.”변희영은 유씨 가문의 실력을 알기 때문에 서둘러 말했다.“네.”허윤진은 하이킥을 하며 유문기의 손목을 걷어찼다.우두득...그러자 유문기의 손뼈가 부러졌다. 유문기는 통증을 호소하며 핸드폰을 땅에 툭 떨궜다.“아!”유문기는 비명을 지르며 손목을 감싼 채 바닥에서 뒹굴었다.“다시 한번 잘난 척해봐!”허윤진은 유문기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두 사람이 싸우는 소리에 호텔 직원들이 달려왔다. 직원들은 맞은 사람이 유문기라는 것을 보고 즉시 호텔 지배인을 불렀다.호텔 지배인은 재빨리 달려왔다.“도련님, 어떻게 된 일입니까?”유문기의 얼굴이 피범벅인 것을 보자 호텔 지배인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안 보여? 내가 저년한테 맞았잖아.”유문기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호텔 지배인은 허윤진 등인을 쳐다보았다. 놀랍게도 모두 여자들이었다.정말 여자한테 맞았다고? 하지만 싸움할 줄 외모들이 아닌데?“누가 한 짓이에요?”“쟤!”유문기는 허윤진을 가리키며 독살스럽게 말했다.“당장 호텔 경호원을 불러. 저년을 묶어 놔. 아니야. 저년들을 다 묶어. 제대로 혼 좀 내줘야겠어.”호텔 지배인은 어리둥절해졌다. 남자 몇 명이 여자 한 명을 이길 수 없다니.허윤진은 여리여리하게 생겼고 사람을 때릴 것 같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유문기의 명령을 어길 수 없었다.“당장 경호원을 불러.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해.”그러자 허사연 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저기요. 저 자식이 먼저 우리를 희롱했어요. 제 동생은 정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25화

    익숙한 목소리를 듣자 허윤진 등은 갑자기 환하게 웃었다.진서준, 그가 왔다!진서준만 있다면 하늘이 무너져도 무서운 것이 없었다.유문기는 말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버럭 화를 질렀다.“어떤 미친 새끼가 감히 내 일에 참견해?”진서준과 유정은 천천히 걸어왔다. 진서준의 몸에서는 엄청난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왔다. 유문기 일행은 저도 모르게 두 사람에게 길을 내주었다.“예쁜이들 앞에서 잘난 척하겠다는 거지? 그럴 실력이나 돼?”마른 진서준을 보며 유문기는 큰소리로 비아냥거렸다.“유문기, 우리 아버지한테 대신 전화해 줄까?”유정이 차갑게 말했다.“네가 왜 여기 있어?”유문기는 유정을 보자 어안이 벙벙해졌다. 하지만 금세 정신을 차린 유문기는 유정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했다.“유정아, 넌 우리 큰아버지의 실수로 태어난 생명체일 뿐이야 정말 자기를 유씨 가문 사람이라고 생각해? 솔직하게 말하면 넌 쓰레기 같은 년의 딸이잖아.”유문기의 말을 듣자 다들 안색이 어두워졌다.쿵...갑자기 엄청난 기운이 진서준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복도에 있던 사람들은 마치 거대한 물건에 짓눌린 것처럼 숨이 턱턱 막혀왔다.유문기는 겁에 질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싸면서 하얀 바지를 노란색으로 물들였다.털썩!강력한 기운 앞에서 유문기는 저도 모르게 털썩 무릎을 꿇었다.그의 눈에는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한번 살려주려고 했는데 안 되겠네. 절망 속에서 천천히 죽게 할 거야.”진서준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사람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유정은 진서준의 수양동생이기에 진서준의 가족과 같았다. 유문기가 유정을 이렇게 모욕하니 진서준은 당연히 참을 수 없었다.“넌... 나를 죽일 수 없어. 나는 유기철의 아들이야. 나를 죽이면 우리 가문에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유문기는 얼른 유기철을 내세우면 진서준에게 겁을 줬다.하지만 진서준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유기철이 너를 구하기 위해 나와 맞서 싸울 것 같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26화

    유문기는 아픈 몸을 돌볼 겨를도 없이 다급하게 말했다.“핸드폰 가져와!”유문기는 방금 전화하려다가 허윤진에게 차여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다행히 핸드폰은 망가지지 않았다.진서준은 바닥에 있는 핸드폰을 유문기 쪽으로 걷어찼다. 유문기는 핸드폰을 주운 후 이내 자기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때 유기철은 마침 사장로를 돌려보내고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유문기의 전화를 받자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유문기는 늘 사고뭉치였기에 또 일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왜?”“아버지, 가든 호텔 바로 와주세요. 저 지금 맞아 죽게 생겼어요.”유문기는 불쌍한 연기를 하며 말했다.“누군데? 그 자식들이 네가 내 아들이라는 것을 몰라?”“알죠. 아버지한테 전화하라고 협박했어요. 아버지가 와도 저를 지킬 수 없다고 그랬어요.”유문기는 울먹이며 말했다.“어떤 미친 자식이야? 지금 당장 갈게.”유기철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기다려. 가서 다 죽일 거야.”전화를 끊은 후 유문기는 속으로 무척 흥분되었다.“너희들은 다 죽었어. 우리 아버지가 곧 오실 거야.”진서준은 시큰둥한 미소를 지으며 방으로 돌아갔다.“야! 인마!”유문이기는 진서준이 자기를 거들떠보지도 않자 화가 나서 손으로 바닥을 내리쳤다.“어떻게 된 일이야? 왜 저 자식과 싸움이 일어났어?”방으로 들어서면서 진서준은 허사연에게 물었다.허사연은 방금 일어난 일을 말해주었다.“형부, 죄송해요. 사고 쳐서...”허윤진은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아니에요. 잘했어요. 다음에 이런 사람을 만나면 아예 발로 가랑이를 걷어차세요.”진서준은 웃으며 말했다. 그의 말을 듣자 다들 깔깔 웃었다.쌓여있던 답답함과 우울함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유정아, 방금 저 자식이 한 말은 무슨 뜻이야? 네가 유씨 가문 사람이야?”허사연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그러자 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머뭇거리며 말했다.“저도 얼마 전에 알았어요.”그리고 유정은 자신의 출생 비밀에 대해 간단히 말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827화

    음식들이 줄줄이 나왔다.“많이들 먹어.”진서준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말 안 해도 많이 먹을 거예요.”허윤진은 눈을 희번덕거리더니 이내 우걱우걱 먹기 시작했다.어제 내내 차로 이동하면서 먹은 것이 별로 없었다. 지금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으니 허윤진은 당연히 사양하지 않을 것이다.그들의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유기철은 이미 호텔 일 층 로비에 도착했다.“아버지! 드디어 오셨네요.”유문기는 유기철을 보자 너무 기뻤다.“문기야, 얼굴이 이게 뭐야? 누가 그랬어?”유기철은 유문기의 상태를 보자 깜짝 놀랐다.손은 힘없이 툭 처져 있었고 얼굴과 몸은 온통 피투성이며 심지어 오줌 냄새까지 났다. 방금 전화했을 때 유기철은 유문기가 그를 속이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보니 속이는 것이 아니라 모두 진실이었다.“이름이... 뭔지는 모르겠어요. 저 방에서 밥 먹는 저 자식이에요.”유문기는 울먹이며 말했다.“아예 우리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네!”유기철은 진서준이 사람을 때리고 태연하게 밥을 먹는다는 소리를 듣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유씨 가문은 한 번도 이런 대접을 받은 적이 없었다.“어느 방이야?”“가운데 저 방입니다.”유기철은 쏜살겉이 걸어가서 방문을 발로 걷어찼다.쿵...기척을 들은 진서준은 여전히 여유롭게 음식을 먹었다.하지만 허사연 등은 긴장한 표정으로 문 쪽을 쳐다봤다.유정은 유기철임을 확인하고 가슴이 뜨끔했다. 방금 유씨 저택에서 유기철은 유정을 있는 내내 불편하게 만들었기에 지금 그들을 가만둘 리가 없었다.“우리 아들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밥을 먹는다고? 개자식들이 죽고 싶어 X랄이야?”유기철이 버럭 화를 내자 식탁 위의 유리잔이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되었다.진서준은 눈살을 찌푸리고 퉁명스럽게 말했다.“내가 때렸어요. 근데 왜요? 복수하려고요?”진서준의 목소리를 듣자 유기철은 흠칫 놀랐다.“또 너야?”그는 진서준의 뒷모습을 자세히 훑어본 후 진서준 임을 확인했다.유기철은 진서준이 그의 계획을 모두 망가뜨렸다고 생

최신 챕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4화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젊은 종사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종사는 함부로 모욕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이 여자는 내 여동생이고 우리는 장씨 가문 사람이야. 너희가 정말 이런 사소한 일로 우리 장씨 가문과 적대할 작정이야? 나중에 자존심 때문에 목숨을 잃지나 말라고!”장문주는 얼음처럼 차가운 얼굴로 냉정하게 말했다.종사는 모욕할 수 없다는 말을 장문주는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본인이 장씨 가문 사람인 이상, 종사라고 해서 그들을 쉽게 건드릴 수는 없었다.심지어 대종사라고 해도 장씨 가문과 정면으로 부딪치기를 꺼렸다.“그렇다면 네 여동생이 여기서 죽는 모습을 지켜보면 돼.”진서준은 눈을 살짝 감고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사과하지 않으면 죽는 길밖에 없었다.진서준의 말은 언제나 실행에 옮겨졌다.“오빠... 제발 날 살려줘...”장문주의 여동생은 말할 기력조차 거의 다해 두 눈이 금방이라도 감길 듯했다.“조금만 버텨, 주호가 곧 올 거야!”장문주는 이제 말로 여동생을 격려하며 억지로 버티게 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간호사의 통통했던 얼굴이 공기가 빠진 농구공처럼 말라버렸다.여동생이 무언가를 말하려다 갑자기 눈을 감았고 입을 살짝 벌렸으나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영자야! 눈 떠 봐!”그 모습을 본 장문주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급히 이름을 외쳤다.아무 반응도 없는 여동생을 보자 이미 숨을 거뒀음을 알 수 있었다.“이 망할 놈아! 감히 내 여동생을 죽여? 네 피로 이 빚을 갚아야 할 거야!”장문주는 머리를 들고 광기에 찬 맹견처럼 머리카락을 곤두세우고 진서준을 쏘아보며 울부짖었다.하지만 진서준은 눈조차 뜨지 않고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푹!순식간에 장문주도 여동생처럼 바닥에 쓰러졌고 그의 허벅지에는 엄지손가락만 한 구멍이 생겼다.“아까 분명 경고했지? 종사는 모욕할 수 없다고.”진서준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천천히 말했다.장문주는 온몸을 떨며 두려움과 분노가 뒤섞인 눈빛을 보였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3화

    진서준은 배신과 약속을 어긴 사람들을 누구보다도 증오했다.그동안 바빠서 장씨 가문에 대한 복수를 미뤘지만 공교롭게도 그들이 제 발로 진서준을 찾아왔다.이번 기회에 장씨 가문과 그때 일을 철저히 결산할 작정이었다.“네가 장씨 가문 사람이었어? 참 잘됐네. 너희 가주 장조인을 여기로 당장 불러.”진서준의 냉담한 목소리에 장문주는 순간 자기가 잘못 들었나 싶어 귀를 다시 문지르고 믿기 힘들다는 듯 진서준을 바라봤다.“뭐라고? 우리 가주를 여기로 부르라고?”장문주는 이 녀석이 무슨 웃기지도 않은 농담을 하는 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장씨 가문은 비록 강남에서 세 번째로 영향력 있는 가문이었지만 서씨 가문과 진씨 가문을 제외하고는 어느 세력도 감히 그들을 건드리지 못했다.그런데 이 애송이가 감히 그런 오만한 말을 내뱉다니, 장씨 가문을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는 것 같았다.“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진서준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장문주를 향한 눈빛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그 시선에 장문주는 소름이 끼쳐 심장이 멎을 뻔했다.이렇게 살기를 띤 눈빛은 태어나 처음으로 보는 것 같았다...“좋아! 네가 죽고 싶다면 내가 기꺼이 들어주지.”장문주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장씨 가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장문주는 장씨 가문의 외척일 뿐, 직계가 아니었다.장문주의 신분과 지위로는 장조인에게 직접 연락할 수 없었지만 장씨 가문의 다른 사람에게 연락해 무인을 데려올 수는 있었다.곧이어 장문주는 휴대폰에 대고 병실 내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전화 너머의 목소리는 차갑게 세 글자를 던졌다.“기다려!”전화를 끊은 후, 장문주는 진서준을 향해 오만한 눈빛을 보냈다.“곧 우리 장씨 가문 사람들이 올 거야. 네 놈이 어떻게 비참하게 끝장날지 두고 보겠어.”장조인이 아닌 다른 장씨 가문 사람이라는 말에 진서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 자식이 멍청해서 자기 말을 못 알아듣는 건지 의심스러웠다.장씨 가문에서 진서준과 마주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오직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2화

    다음 순간, 진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차가운 눈빛으로 수간호사를 바라보았다.“1분 줄 테니 얼른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가족에게 네 장례 준비하라고 전화해야 할 거야.”장례 준비라니, 수간호사는 자기 귀를 의심했다.단지 이 영감에게 몇 마디 욕설을 날렸을 뿐인데 장례 준비하라고 하다니, 이 남자는 너무 뻔뻔했다.수간호사 오빠를 무시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렇게 대놓고 무시하는 건 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과연 누가 장례 준비를 하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야. 우리 오빠가 곧 올 거야. 네가 끝장나는 건 시간문제야.”수간호사의 눈빛은 독기를 품고 있었고 그녀는 머릿속으로 이따가 진서준을 어떻게 괴롭힐지 생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수간호사가 자기 말을 믿지 않자 진서준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수간호사가 부른 사람을 기다렸다.약 30초 후, 병실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잠시 후, 수간호사와 살짝 닮은 중년 남자가 병실로 들어왔다.여동생의 참담한 모습을 본 남자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오빠, 드디어 왔어?”중년 남자를 본 수간호사는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수간호사는 병원 교수인 오빠가 자기를 위해 복수해 줄 거라고 굳게 믿었다.장문주는 바닥에 흥건히 고인 피와 피가 멈추지 않는 여동생의 다리를 보다가 마침내 시선을 진서준에게 고정했다.병실 안에서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은 앉아 있는 이 청년뿐이었다.“이 사람이 병원 경호원을 때려 다치게 했고 그것도 모자라 무슨 수를 써서 내 다리를 이렇게 뚫었어. 오빠, 얼른 복수해 줘.”장문주가 침묵을 지키자 수간호사는 또 비명을 지르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다들 영자를 옆방으로 옮겨서 상처를 먼저 지혈해.”장문주는 뒤에 있는 경호원들에게 지시했다.경호원들이 수간호사를 들고 나갈 때, 그녀의 얼굴은 이미 창백해져 있었다.“아직 사과를 안 했어. 못 나가.”그때, 진서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고 그 평온한 목소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1화

    경호원 대장은 말하면서 고무 막대기로 진서준의 머리를 톡톡 치려고 했다.그러나 대장의 고무 막대기가 진서준의 머리에 닿기도 전에, 갑자기 대장의 배에서 엄청난 힘이 전해졌다.다음 순간, 경호원 대장은 고속으로 달리는 화물차에 부딪힌 것처럼 뒤로 날아갔다.쿵!둔탁한 소리와 함께 경호원 대장의 몸은 병실 벽에 박혀버렸다.대장은 이미 기절한 상태였고 온몸의 뼈 역시 모두 부러졌다.수간호사와 나머지 경호원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남자가 정말 사람이 맞은가?단 한 번의 발차기로 100킬로그램이 넘는 거구를 저렇게 쉽게 날려버리다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하지만 진서준과 권해철은 이 상황에 익숙한 사람처럼 아무런 동요 없이 담담하게 치료를 계속했다.모두가 놀라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방 안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10초 안에 내 눈앞에서 사라져.”진서준은 권해철에게 약을 바르면서 경호원들에게 경고했다.진서준의 말을 듣고서야 경호원들은 정신을 차렸다.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몇몇 경호원은 곧바로 대장을 들어 올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허겁지겁 병실을 나갔다.순식간에 병실에 남겨진 건 멍하니 서 있는 수간호사뿐이었다.수간호사는 오랫동안 멍해 있다가 겨우 공포를 이겨내고 이성을 되찾았다.“건방진 이유가 바로 이거였어? 무도 쪽 사람인가 보네?”수간호사는 이를 악물고 흉측한 표정으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이건 마지막 경고야, 얼른 사과해.”진서준은 수간호사를 바라보지도 않고 차갑게 말했다.“사과하라고? 꿈 깨. 이따가 너희 둘 다 무릎 꿇고 내게 사과해야 할 거야.”수간호사는 돌아서서 다시 사람을 부르려고 했다.하지만 이번엔 진서준이 기회를 주지 않았다.조금 전 진서준은 이미 수간호사에게 기회를 줬지만 수간호사는 그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진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보이지 않는 기운이 수간호사의 허벅지에 닿았고 한순간에 수간호사의 허리보다 더 두툼한 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0화

    철썩!중년 여자는 따귀를 맞고 제자리에서 거의 여덟 바퀴 돌았고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그리고 동시에 입안의 이가 시뻘건 피와 함께 입 밖으로 튕겨 나갔다.진서준의 이 귀싸대기는 중년 여자를 어안이 벙벙하게 했다.여자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한 눈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이 병원에서 여자에게 대들거나 소리친 사람은 한 번도 없었고 여자의 얼굴에 손을 대는 사람은 더욱 있을 수 없었다.“감히 날 때려? 오늘 넌 이 폐인이랑 함께 끝장날 거야!”중년 여자의 눈이 붉게 달아올랐고 미친 사자처럼 화를 버럭 내며 고함을 질렀다.하지만 진서준은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쌀쌀한 눈빛으로 여자를 쳐다보며 한 번 더 강조했다.“사과해.”“죽어도 안 할 거야. 여기서 꼼짝 말고 기다려. 지금 당장 사람을 부르러 갈 거니까.”중년 여자는 말을 마치고 돌아서 병실을 나갔다.진서준은 그 여자를 제지하지 않았다. 작은 수간호사가 과연 어떤 엄청난 배경이 있는지 지켜보려고 했다.“진 상경님,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사실 저 여자가 말한 것도 틀린 건 아니에요. 전 죽음을 앞둔 사람이에요...”눈에 서글픈 감정이 넘쳐나는 권해철은 자기 인생을 한탄하며 한숨을 내쉬웠다.여태껏 유명세를 누리며 살아온 자기 인생이 이렇게 비참하게 끝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런 우울한 말 하지 마세요. 오늘 점심 식사 전에 권 마스터님을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모습으로 치료해 드릴게요. 그리고 권 마스터님의 끊어진 경맥과 단전도 제가 해결해 드릴 방법을 찾아낼 거예요.”경맥과 단전은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진서준이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수간호사가 오지 않자 진서준은 간호사 스테이션에 가서 나이 많은 간호사 두 명에게 권해철의 옷을 벗기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권해철이 노인이란 사실을 알고 두 중년 간호사는 별다른 생각이 없이 권해철의 옷을 벗겨주었다.권해철의 옷이 벗겨진 후, 진서준은 어젯밤에 서씨 가문에서 준비한 고약을 꺼냈다.이 검은색 고약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89화

    진서준이 도착했을 때, 류재훈은 이미 강남을 떠나 동부 국경으로 향했다.하지만 류재훈이 떠나기 전, 간호사를 따로 배정해 권해철을 돌보게 했다.진서준이 들어오자 권해철은 몹시 흥분을 표정을 지으며 진서준을 반겼다.이전에 진서준이 이곳을 떠날 때, 권해철은 진서준이 가짜 천기각 각주의 손에 죽을까 봐 내심 걱정했었다.이제 진서준이 무사히 돌아온 모습을 보니 권해철은 가슴에 걸려있던 돌을 내리고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진 상경님...”권해철은 일어나고 싶었지만 몸의 뼈가 전부 부러져 힘을 쓸 수가 없었다.“편히 누워 계세요. 오늘 저는 권 마스터님 부러진 뼈를 맞춰주러 왔어요.”진서준이 침대 옆으로 가서 권해철에게 말했다.“정말 고마워요, 진 상경님...”권해철은 진서준의 말을 듣자 감격스러워 눈물이 고였다.“권 마스터님 상처는 저 때문에 입은 거잖아요. 제가 없었다면 권 마스터님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예요. 오히려 제가 권 마스터님에게 미안해요.”진서준의 눈에는 죄책감이 가득했다.권해철이 진서준과 가까운 사이가 되지 않았다면 구지범도 굳이 권해철에게 손을 대지 않았을 것이다.“자, 시간이 촉박해요. 긴말은 필요 없고 이제 뼈를 맞춰줄게요.”말을 마친 후, 진서준은 침대 옆의 벨을 눌렀다.잠시 후, 몸매가 흐트러진 중년 여자 수간호사가 들어왔다.“뭐예요?”수간호사는 진서준을 보며 냉담하게 물었다.“이분 옷을 벗겨주세요.”진서준이 정중하게 말했다.“당신은 손이 없나요?”수간호사는 팔짱을 끼고 되물었다.수간호사가 이런 당당한 태도를 보이자 진서준은 순간 당황했다.환자를 돌보는 게 간호사의 의무 아닌가?그런데 그 의무를 우리가 너에게 빌며 부탁해야 하는 것처럼 건방지게 굴다니,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었다.진서준의 표정이 즉시 굳어졌다.“당신이 류재훈이 배정한 이분을 간호하는 간호사 맞죠?”“그게 당신하고 무슨 상관이에요? 당신이 돈을 준 것도 아닌데, 내가 어떻게 하든 내 마음이에요.”여자 간호사는 귀찮은 표정을 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88화

    “원망하지 않아, 하지만 반드시 무사하게 전투에서 살아남겠다고 약속해.”서지은은 고개를 들고 맑은 눈동자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응.”진서준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은 더 이상 혼자만을 위해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진서준의 아버지는 신농산의 금지구역에 갇혀 그의 구출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진서준의 여동생 진서라 몸속의 독소도 진서준이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임씨 가문과 서씨 가문에서 각각 약초 하나를 제공한 지금, 필요한 약초는 아직 일곱 가지가 남아 있었다.진서준은 이번 대한민국 무도 위기가 해소된 후, 서남쪽 성약당에 다시 방문하기로 결심했다.어쩌면 성약당에서 필요한 약초 일부분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서준아...”서지은은 고개를 젖히고 눈을 살짝 감으며 진서준의 이름을 부드럽게 중얼거렸다.달빛을 받으며 품에 안은 아름다운 여성을 바라보는 진서준의 숨결이 조금 가빠졌다.“응...”얼굴이 붉어지는 나지막한 목소리의 속삭임이 정자 안에 울려 퍼졌다.어둠 속에 숨어 있던 경호원들은 이미 서광문이 명령해 철수한 상태였다.이제 주위 백 미터에는 진서준과 서지은만 남았다.순간, 분위기는 매우 애틋해졌다....경성, 국안부.진서훈은 아직 경성을 떠나지 않았다.진서훈 외에도 천자진군 송경식이 경성에 있었다.두 사람은 해외의 악당들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성을 지키고 있었다.“진 장군님 집안 손자 성장 속도가 좀 놀랍더군요.”송경식이 진서훈을 바라보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아이는 요한의 자식이니까 재능이 뛰어난 건 당연한 겁니다. 게다가 창욱 어르신이 3년 동안 정성스레 교육했으니까 성장 속도가 빠른 거지요.”진서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이번 용멸 계획 중에 많은 해외 무인들이 호시탐탐 그 아이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정말 변경에 보내 전투에 참여시키는 겁니까?”송경식이 탁자 위의 차가운 차를 집어 들자 2초도 안 돼서 차가 김을 내기 시작했다.그러나 그 맞은편에 앉아 있는 진서훈은 송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87화

    이번 해외 강자들이 대한민국을 포위해서 공격하는 건 절호의 기회였다.만약 진서준이 이번 용멸 계획에서 큰 공을 세운다면 서광문이 언급한 전용 권리를 얻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대한민국 무도계를 공격하는 해외 강자는 결코 실력이 형편없는 사람들이 아니었다.국안부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이번에 공격에 참여한 해외 강자들은 기본적으로 지의방과 인의방에 오른 강자였다.대한민국 국안부의 종사 수는 본래 많지 않은 데다 지의방과 인의방에 오른 사람은 더욱 적었다.이번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안부는 산이나 농촌에 은거하고 있는 구시대 종사를 여러 명 초청했다.하지만 서씨 가문 같은 명문대가 내의 종사들은 거의 출동하지 않았다.그 이유는 단순했다. 가문 내 종사가 출동한 틈을 타서 다른 세가에 습격당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이것이 왕안석과 이한석이 아직 서씨 가문에 남아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진씨 가문의 대종사도 물론 출동하지 않았다.나라가 없으면 가정이 없다고 했다.하지만 이런 이치를 아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드물었다.적어도 서광문은 그렇게 할 수 없다.서광문은 자기 가족과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게 최우선이었다.식사가 끝난 후, 서지은은 진서준을 데리고 자택의 정원을 한가롭게 거닐었다.잠시 후, 서지은과 진서준은 호수 가운데 있는 정자에 도착했다.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정자에 앉았다.“서준아, 넌 아빠가 방금 한 말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너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난 명분 따윈 없어도 괜찮아.”서지은이 고개를 돌려 진서준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대다수 여성은 감성이 뛰어난 동물이다.여자 서지은은 일반 여성보다 더더욱 감성적이었다.서지은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이 거지라고 해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권력이나 재물을 추구하는 다른 여성들과 비교하면 서지은이 원하는 건 단순하기 그지없었다.하지만 이 단순한 행복은 서지은이 태어난 순간부터 이미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일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86화

    “좋아, 나도 더 이상 널 가르치려고 하지 않을게, 건가 잘 챙기고 이 전투에서 죽지 않도록 해.”전화를 끊고 난 후, 진서준은 다시 식탁으로 돌아갔다.“서준아, 얼른 밥 먹어.”서지은이 진서준에게 손짓했다.“알았어, 곧 갈게.”진서준이 미소를 지으며 서지은의 옆에 앉았다.진서준이 식탁에 앉자 서광문 가족이 드디어 젓가락을 들었다.이전에는 서광문이 서지은의 체면을 고려해 진서준에게 평온한 태도를 보였지만 이제는 진서준에게 약간의 경외심이 생겼다.만난 지 겨우 석 달 만에 단 일격으로 고성운과 육위준을 처치했으니 1년이 더 지나면 서씨 가문은 이 용존 앞에서 진짜 하찮은 가족에 불과할 것 같았다.“진서준, 다음 계획이 무엇인가?”서광문이 물었다.진서준은 서지은이 집어준 그릇 안의 고기를 먹은 후 담담하게 대답했다.“용멸 계획이 곧 시작될 예정이니, 국경으로 갈 생각입니다.”서광문은 그 대답에 한순간 눈살을 찌푸렸지만 금세 인상을 풀었다.진서준이 오늘 보여준 실력으로 보아 만약 해외 강자와 맞닥뜨려 아쉽게도 패배하게 되더라도 적어도 그 상황에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래서 서광문은 진서준을 굳이 설득하지 않았다.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고 분투하는 건 모든 국민이 응당 해야 할 일이다.진서준이 그런 능력이 있으니 서광문은 자연스럽게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우리 서씨 가문에서 도와줄 건 없어?”서광문이 진서준를 바라보며 물었다.“혹시 이 약재들, 서씨 가문에서 구할 수 있을까요?”진서준은 진서라의 체내 독소 치료에 필요한 약재 리스트를 꺼냈다.그중 하나는 임씨 가문 가주가 진서준이 떠나기 전에 이미 준비한 것이었다.서광문이 대충 훑어보더니 마지막 약재를 보았을 때, 시선이 그 약재에 고정되었다.“그래, 이 약재는 네게 주지. 우리 서씨 가문에 두어도 큰 의미가 없으니까.”서광문이 집사에게 손짓했다.“가서 얼른 이 약재 가져와.”오하늘이 위에 적힌 약재를 보고 흠칫 놀라며 물었다.“저기... 가주님, 이 약재는 너무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