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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작가: 무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8-03 19:00:00
장도윤이 냉소를 지으며 손을 뻗어 허사연의 예쁜 얼굴을 만지려 했다.

쾅...

잠겨 있던 문이 누군가에 의해 한 발에 걷어차여 열렸다.

거대한 소음에 장도윤은 크게 놀라 황급히 고개를 돌려 문을 찬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 자식, 죽고 싶어?”

오는 사람이 젊은 남자인 것을 보고 장도윤은 더욱 분노했다.

절망에 빠져 있던 허사연은 갑자기 무척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

“서준 씨!”

방금 장도윤이 했던 오만한 말들을 진서준은 모두 귀에 담아두었다!

진서준은 장도윤을 노려보며 눈에서 차가운 광채가 번쩍였고, 방 안의 공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감히 자신의 여자를 협박하다니, 정말 죽고 싶은 모양이군!

“오? 이 사람이 네 남자친구구나!”

허사연의 흥분된 모습을 보고 장도윤은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했다.

“흥.”

장도윤이 차갑게 비웃었다.

“때마침 잘 왔군. 지금 내가 명령하겠다. 당장 허사연과 헤어지고 방에서 나가.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주지.”

강남에서 횡포를 부리던 장도윤은 자신에게 큰 화가 미칠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진서준은 말없이 장도윤을 향해 걸어갔다.

“내 말 못 들었어? 당장 꺼지라고!”

장도윤은 진서준이 말을 듣지 않자 얼굴색이 순식간에 변했다.

진서준이 장도윤 앞에 다가왔을 때, 장도윤은 갑자기 탁자 위의 컵을 집어 들어 진서준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팡...

유리가 진서준과 20센티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갑자기 산산조각 났고, 바닥에 흩어졌다!

“악--!”

장도윤의 손바닥이 유리 파편에 찔려 관통되었다!

선혈이 시냇물처럼 장도윤의 손에서 떨어져 내렸고, 피 냄새가 곧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내 여자를 협박하다니, 목숨이 몇 개나 되는 거야?”

진서준은 장도윤의 목을 움켜쥐고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칼날 같았다!

장도윤은 너무 놀라 손바닥의 고통조차 잊은 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진서준을 바라보았다.

그는 진서준이 정말로 자신에게 손을 댈 거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장씨 집안의 도련님이자 가문의 큰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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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왜 굳이 대한민국으로 도망쳤는지 그 이유는 단순했다.대한민국에는 국안부가 존재해 그 사람들이 함부로 소란을 일으킬 수 없었다.게다가 대한민국에는 진서준이 있었다.“용란 혈수사들이 재난을 겪었다고?”진서준은 멈칫하더니 눈빛에 놀라운 기색이 스쳤다.전에 바이올렛은 용란 혈수사 집단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실력은 매우 강하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게다가 그들 중에는 지선 급의 존재도 하나 있었다.이렇게 강력한 혈수사 집단이라면 해외에서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조직은 별로 없을 것이다.“맞아, 넌 어디 있어?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데?”“난 지금 명주시에 있어. 도착하면 전화해, 마중 나갈게.”진서준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휴대폰을 허사연에게 돌려준 후 바이올렛은 떠나려고 몸을 돌렸다.“기다려요, 옷 좀 갈아입어요. 그래야 다른 사람들한테 눈에 띄지 않을 거예요.”허사연이 바이올렛을 말렸다.처음에는 바이올렛의 신원을 확신하지 못했으나 이제 바이올렛이 진서준의 친구라는 사실을 확인한 후 허사연의 태도는 확연히 달라졌다.“고마워요.”바이올렛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탈출하는 길에 실제로 많은 현지 경찰들이 바이올렛을 추적했지만 다행히 바이올렛의 속도가 빨라 도망칠 수 있었다.샤워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바이올렛은 허사연과 작별을 고하고 떠날 준비를 마쳤다.“기다려요, 나도 같이 갈 거예요.”허윤진이 작은 가방을 메고 나왔다.“너 뭐 하러 가는 거야?”허사연은 허윤진을 제지하려고 했다.“당연히 이분한테 길을 알려줘야지, 길이라도 않으면 어쩌려고 그래?”허윤진이 당당하게 대답했다.길을 안내하는 것은 그저 구실일 뿐, 사실은 바이올렛을 감시하려는 목적이었다.비록 바이올렛이 47세였지만 외모만 봤을 때 그녀의 성적 매력은 이 여자들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다.아까 속옷을 갈아입을 때, 허사연은 본인이 입을 수 있는 가장 큰 사이즈를 꺼내야 겨우 바이올렛이 입을 수 있었다.이런 여자라면 나이가 47이든 57이든 여전히 예쁘고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81화

    이 여성은 온몸에 피가 묻은 서양인이었다.시퍼런 대낮에 피범벅이 된 사람이 갑자기 집 앞에 나타나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허사연도 마찬가지였다.게다가 별장 안에는 평범한 일반인인 진서라와 조희선도 있었다.만약 그 둘이 사고라도 당한다면 허사연은 평생 죄책감 속에서 살 것이다.“멈춰요!”상대방이 들어오려 하자허사연은 큰 소리로 외치며 제지했다.누렁이와 하얀이도 즉시 달려와 허사연 앞에 서서 이 서양 여성에게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그 여자는 이 두 작은 동물을 보자 발끝에서 알 수 없는 냉기가 솟구쳐 올랐다.여자는 눈앞에 있는 이 온순해 보이는 동물이 자기를 죽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난 진서준을 찾으러 왔어요.”여자가 서둘러 이곳에 온 이유를 털어놨다.“당신은 누구예요? 왜 진서준을 찾으려 하죠?”허사연은 전혀 긴장을 풀지 않고 경각심을 높이며 물었다.이때 집 안에서 김연아와 허윤진이 별장 밖 소리를 듣고 나왔다.“내 이름은 바이올렛이고요, 진서준과 친한 친구예요.”이 서양 여성은 바로 얼마 전에 대한민국을 떠난 바이올렛이었다.바이올렛이 피범벅이 되어 여기 나타난 건 용란의 혈수사들이 전멸당했기 때문이었다.“왜 진서준이 당신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죠?”허사연은 눈썹을 추켜세우며 믿지 않는다는 말투로 물었다.김연아와 허윤진도 한참을 생각해봤지만 진서준이 바이올렛을 언급한 적이 없는 것 같았다.“혹시 진서준이 외국에서 찾은 애인 아닐까?”허윤진이 갑자기 합리적인 추측을 꺼냈다.“요즘 남자들은 전부 어디서나 제멋대로 씨앗을 뿌리는 놈들이잖아.”허사연은 그 말을 듣자 허윤진의 머리를 툭 쳤다.“서준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바이올렛도 재빨리 해명했다.“난 진서준의 애인이 아니에요. 그냥 친한 친구일 뿐이에요. 이번에 진서준을 찾은 이유는 중요한 일이 있어서 알리려고요.”“잠깐만요, 전화해서 확인할게요.”허사연은 휴대폰을 꺼내어 진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80화

    “네가 내게 부탁할 준비가 됐거나, 아니면 네 동생이 부탁할 준비가 되면 그때 내가 도와줄게.”“부탁할 준비는 안 됐지만 네가 원하는 것 하나는 들어줄 수 있어.”황예은의 말은 남자에게 충분히 상상할 여지를 주는 말이었다.진서준은 그 말에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황예은을 바라보았다.“내가 뭘 원하든 다 들어준다고?”“물론 너무 과하지 않은 선에서 말이야.”황예은의 시선은 차갑게 변했다.황예은은 동생을 구하려고 굳이 몸을 팔 정도까진 가고 싶지 않았다.“내가 딱 과한 걸 원한다면 어쩌려고?”진서준이 빙그레 웃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진서준은 항상 도도한 모습만 보여주는 여자의 성격을 고쳐주고 싶었다.적어도 진서준 앞에서 이렇게 거만한 자태를 유지하는 꼴은 용납할 수 없었다.그러자 황예은은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서지은 알게 돼도 괜찮다면 난 받아들일 수 있어.”그 말에 진서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불쾌한 목소리로 따졌다.“날 협박하는 거야?”“아니, 그냥 사실을 말한 것뿐이야.”황예은의 눈에는 작게나마 승리감이 어려 있었다.황예은은 이 방식으로 진서준이 움직일 수 있다고 확신했다.짝!갑자기 조용한 사무실의 정적을 깨는 소리가 울렸다.황예은의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고 당혹과 분노가 뒤섞인 눈빛이 그녀의 눈동자를 지배했다.황예은은 진서준이 갑자기 자기 엉덩이를 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하지만 진서준은 손을 거두지 않고 여전히 황예은의 엉덩이 위에 놓았다.“난 협박당하는 걸 가장 싫어하거든.”황예은은 이를 악물며 분노를 삼켰다.“네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하지만 대답 대신 진서준의 손은 다시 한번 내려쳤다.짝!귀에 익은 소리가 또 울려 퍼졌다.“당연히 알지. 네 엉덩이를 또 치고 있잖아.”진서준은 엉덩이를 치고 나서 태연하게 한 마디 던졌다.황예은의 얼굴은 이제 빨간색을 넘어 거의 핏빛으로 변해 있었다.“인간쓰레기!”황예은의 욕설에 진서준은 다시 한번 손을 올렸고 이번엔 더욱 강하게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9화

    황현호는 자기가 이번 일을 정말 어리석게 처리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그렇다고 이 하찮은 경호원 따위가 자기를 욕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했다.“한낱 경호원 따위가 주제 파악도 못 하고 감히 날 욕해?”황현호는 진서준을 향해 분노의 목소리로 외쳤다.“지금 당장 사과해. 아니면 너 그냥 자를 테니까!”그때 황예은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진서준 말이 맞아.”“누님, 왜 이 경호원 편을 드는 겁니까?”황현호는 이 상황이 정말 억울했다.황예은 친동생인 자기가 정말 한낱 경호원보다도 더 못한 존재란 말인가?황현호의 자존심은 큰 상처를 입었다.그때, 진서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박진강이 너한테 가르쳐준 그 무도는 더 이상 배우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며칠 지나면 네가 죽을 거니까.”진서준이 자기가 죽는다고 저주하자 황현호는 더욱 화가 치밀었다.“뭐라고? 뭔 개소리야?”황현호는 진서준에게 다가가서 그의 옷깃을 움켜잡으려 했다.하지만 손목이 반쯤 닿자마자 진서준은 손으로 황현호의 손목을 단번에 잡았다.“아야, 아야! 놔, 이거 놔!”황현호는 극심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믿든 안 믿든 네 맘대로 해, 어차피 죽는 건 너니까 나랑 상관없어.”진서준은 손목을 툭 치며 그를 밀쳐냈다.강력한 힘에 황현호는 휘청거리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고 결국 엉덩방아를 찧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황현호는 진서준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황예은은 진서준이 진지하다는 걸 알아챘다.진서준의 용존 봉호는 가짜가 아니었고 어젯밤 진서준은 그의 뛰어난 의술을 보여주기도 했다.“진서준, 내 동생 살릴 수 있어?”황예은이 진지한 표정으로 묻자 진서준은 간단하게 대답했다.“살릴 수 있어.”“그럼 살려줘.”황예은이 짧고 단호하게 말하자 진서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너 지금 그게 사람에게 부탁하는 태도야?”거만한 태도로 자기에게 누군가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아보기는 진서준도 처음인 것 같았다.“누님, 부탁하지 마세요. 저 녀석 분명 헛소리하는 거예요.”황현호도 사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8화

    “저년 운이 정말 좋네. 열 명이 넘는 총잡이가 덤벼도 못 죽이다니.”임동식의 눈에는 깊은 원한이 서려 있었다.“동식 형님, 이번에 저 여자를 못 처리했으니 다음엔 더 어려워질 겁니다...”“저 여자가 데려온 그 경호원은 보통 인물이 아니던데요. 박진강조차 그 경호원 상대가 되지 않았잖아요.”“그래서 이번엔 철저히 준비했어. 어제 이미 동남아 킬러 업계에서 유명한 킬러인 독룡에게 연락했어. 이틀 후면 명주에 도착할 거야.”임동식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독룡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자리에 있던 이들의 표정이 변했다.“혹시 그 국제적으로 돈 많은 부자 열댓 명을 죽인 적 있는 부자 킬러 말씀입니까?”“맞아.”임동식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그 킬러를 고용하는 건 호랑이와 함께 음식을 나누는 꼴 아닙니까? 제가 듣기로는 과거 그 킬러가 단지 고용주가 심기를 건드린 말을 했다는 이유로 자기 고용주까지 죽인 적도 있다던데요?”자리에 있던 한 노인이 겁먹은 얼굴로 말했다.이런 살인마와 협력하는 건 사실 가장 두려운 일이었다.임동식도 그런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지만 이내 침착하게 말했다.“큰 파도를 헤쳐야 큰 물고기를 얻는 법이야. 위험이 없다면 내가 굳이 그 킬러를 부를 이유도 없었겠지.”임동식의 말에 사람들은 저마다 혀를 끌끌 찼지만 속으로는 두려움도 컸다.독룡이 폭주해 임동식까지 죽여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다.물론, 임동식이 죽는다면 그들에겐 대표이사 자리를 노릴 기회가 생길 수도 있었다.그러나 다들 방금 나눈 대화가 이미 황예은의 사무실에서 황예은이 전부 듣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리 없었다.황예은은 회의실에 미리 설치해 둔 감시 장비 덕분에 대화를 전부 녹음하고 있었다.“젠장! 어젯밤 총잡이들이 이놈들 짓이었다니!”황현호는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누님, 지금 당장 가서 이놈들 전부 죽여버릴게요.”“앉아.”황예은이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지금 만약 임동식 일당을 죽이려 했다면 굳이 황현호가 나설 필요도 없이 황예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7화

    진서준의 말에 박진강은 자기가 죽을 것이라고 오해했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날 죽이지 마. 죽이지 말라고! 우리 아버지는 박서명이란 말이야!”지금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박진강은 자기 아버지를 들먹이며 진서준을 겁주려 했다.진서준은 냉랭하게 박진강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언제 널 죽인다고 했어?”“그럼 무슨 뜻이야?”박진강은 가슴을 쓸어내렸다.“그야 당연히 말 그대로 네가 다시는 말을 못 하게 하겠다는 뜻이지.”말이 끝나자마자 진서준은 손가락을 뻗어 박진강의 목을 가볍게 찔렀다.그 순간, 공포스러운 기운이 허공을 가르며 박진강의 목을 꿰뚫었다.진서준의 이 손짓은 어떤 실수도 없이 정확히 박진강의 성대를 끊어버렸다.피가 상처에서 조금씩 흘러나왔고 극심한 고통이 파도처럼 밀려들어 박진강의 뇌를 맹렬히 뒤흔들었다.박진강은 고통에 찬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졌고 입을 크게 벌렸지만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었으며 그 모습은 심각하게 다친 벙어리 같았다.이 광경에 임동식을 비롯한 이사회 구성원들의 동공이 심하게 떨렸다.이 남자는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박서명에게 아들이 많긴 하지만 박진강은 어쨌든 그의 아들 중 하나였다.그런데 진서준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박진강의 성대를 잘라버렸다.이런 치욕을 박씨 가문이 어떻게 그냥 참아 넘기겠는가?“꺼져.”황예은이 차갑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황예은의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에 박진강은 아픔을 참고 비틀거리며 회의실을 빠져나갔다.엘리베이터에 올라탄 박진강은 황급히 휴대폰을 꺼내 아버지 박서명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연결되었지만 박진강은 한마디도 할 수 없었고 전화 너머에서는 박서명의 목소리만 들려왔다.“진강아, 이른 아침에 전화하다니, 좋은 소식이라도 전하려는 거야?”그러나 박진강은 아무리 입을 열어도 소리를 낼 수 없었다.박서명은 한참 동안 기다렸지만 여전히 아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의아해했다.“진강아, 말하지 않고 뭐 해? 지금 뭐 하는 거야? 너 이 녀석. 계속 장난치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6화

    박진강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황예은이 갑자기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누님, 어젯밤 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예요? 내가 명주시 전역을 샅샅이 뒤지게 했는데도 찾을 수 없었어요.”황현호의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황예은이 멍청한 남동생을 보는 시선은 어느 때보다 더 부드러웠다.“어젯밤 일은 더 이상 묻지 마. 넌 먼저 내 사무실로 가서 기다려. 할 말이 있어.”“알았어요.”황현호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발걸음을 옮겼고 진서준 옆을 지날 때 황예은에게 물었다.“누님, 이 사람은 누구예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요?”다른 사람들도 모두 시선을 돌려 진서준을 바라보며 호기심을 드러냈다.박진강 역시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청년의 정체를 탐색했다.“새로 고용한 경호원이야.”황예은이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이 사람이 경호원이라고요? 농담하지 마세요.”황현호는 충격을 받은 듯 멍해졌다.겉모습만 봐도 이 청년은 경호원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았고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것 같은 허약한 모습이었다.“누님, 이 녀석은 나보다도 더 약한 것 같은데요? 누님이 경호원을 원한다면 내가 직접 찾아줄게요.”황현호가 급히 말했다.“내 말을 못 알아듣겠어?”황예은이 얼굴을 굳히며 화내자 황현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황급히 회의실에서 달아났다.박진강은 앞으로 다가와 황예은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예은 누님이 무사히 돌아오셨으니 저는 이제 돌아가겠습니다.”말을 마친 박진강은 발걸음을 옮겨 회의실에서 나가려고 했다.“내가 가도 된다고 했어?”황예은이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뜻이죠?”박진강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되물었다.“내 멍청한 남동생을 이용해 내게 독을 탄 짓, 내가 모를 줄 알았어?”그 말에 박진강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지만 금세 평정을 되찾았다.“예은 누님, 무슨 말씀인지 도무지 모르겠네요.”박진강은 시치미를 떼기로 했다.“저 녀석 잡아!”황예은도 더 이상 쓸데없는 한담을 하지 않고 간단하게 명령을 내렸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5화

    이사회 구성원은 많지 않았고 황씨 가문을 제외하면 총 여덟 명이었다.인원은 많지 않았지만 이 여덟 명은 모두 노련한 여우였다.황예은이 처음 자리에 올랐을 때도 이 여우들에게 꽤나 당했었지만 나중에 배로 되갚아주었다.다들 황예은이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더는 섣불리 황예은과 정면으로 충돌하려 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황예은이 사라지고 남은 건 황경영의 어리석고 멍청한 아들 황현호뿐이었다.그러니 이 노련한 여우들은 당연히 이런 멍청이가 자기 머리 위에 올라서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황현호는 한눈에 이사들의 얼굴이 굳어 있는 것을 보고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을 직감했다.“동식 삼촌, 이렇게 급하게 부르신 이유가 무엇인가요?”황현호는 의장석으로 걸어가 왼쪽에 앉아 있는 중년 남성에게 공손하게 물었다.임동식은 황씨 그룹의 두 번째 주주이자 회사의 원로였다.“현호야, 너희 아버지는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고 너희 누나도 어젯밤 큰 일을 당해 생사가 불분명하구나.”임동식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말했다.“우리 그룹은 작은 회사가 아니야. 하루도 주인이 없을 수 없어.”이 말을 듣자 황현호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이건 아무래도 처음부터 자기를 몰아붙이려는 것 같았다.사실 임동식은 황현호 같은 멍청이와 쓸데없이 말싸움하고 싶지도 않았다.긴말은 필요 없고, 어차피 말해봐야 황현호가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그러니 차라리 명확하고 간결하게 하는 편이 나았다.“동식 삼촌, 제가 아직 여기 있잖아요?”황현호가 모르는 척하며 말하자 임동식은 미소를 지었다.“현호야, 네가 이렇게 어엿한 성인이 되는 걸 동식 삼촌은 다 지켜봤어. 네 사업 감각은 솔직히 평범하잖아.”“그럼 동식 삼촌의 의도는 무엇인가요?”“넌 우선 전력을 다해 너희 누나를 찾아. 회사는 일단 내가 관리하고 네 누나를 찾으면 다시 네 누나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내줄게.”황현호는 어리석긴 하지만 바보는 아니었다.만약 이 자리를 지금 넘겨주기만 하면 임동식은 즉시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74화

    이제 황씨 가문엔 황현호 같은 멍청이만 남았으니 황씨 가문을 손에 넣는 건 시간문제인 것 같았다.박씨 가문과 황씨 가문은 오래전부터 경쟁 관계였고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는 사이였다.그런데도 머리가 비어 있는 황현호는 자기가 박진강과 진정한 친구가 되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박진강은 황현호의 곁에 앉아 위로하기 시작했다.“너무 초조해하지 마. 너희 누나가 누군가에게 구조되었다고 했잖아? 그렇다면 그건 아직 살아 있다는 뜻이야.”“그런데 왜 전화를 받지 않지? 밤새도록 전화를 걸었는데도 말이야.”황현호는 초조하게 말을 이어갔다.“황씨 가문의 모든 직원이 우리 누나를 찾으러 나갔지만 밤새도록 아무런 소식도 없었어.”황현호가 아무리 생각해도 누나는 죽었거나 누군가에게 잡혀 감금당했을 가능성이 큰 것 같았다.어느 쪽이든 황현호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지금 황씨 가문의 회사는 뱃사공이 없어 산으로 가는 중이었다. 황예은이 빨리 나타나지 않는다면 회사는 큰 혼란에 빠질 것이 뻔했다.“너무 초조해하지 마. 산에 이르면 길이 있는 법이잖아.”박진강이 또 황현호를 달랬다.그때 황현호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황현호는 누나가 전화한 줄 알고 급히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하지만 발신자를 확인한 순간 황현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전화 건 사람은 회사 이사회 멤버 중 한 명인 동식 삼촌이었다.“동식 삼촌, 무슨 일이시죠?”“네 누나는 찾았어?”“아직 못 찾았습니다.”황현호가 무거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럼 일단 회사로 와.”전화 너머에서 동식 삼촌이 말했다.동식 삼촌은 황경영과 오랜 친구였고 회사 설립 초기부터 몸담아 온 원로급 인물이었다.일부 사람들은 황씨 가문에 유능한 사람이 없다면 황씨 가문의 회사는 동식 삼촌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지금 황씨 가문의 유능한 사람인 황예은이 갑자기 생사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남은 건 황현호라는 무능한 인물뿐이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사회 사람들은 슬슬 견디기 힘들어지고 있었다.“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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