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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Author: 무가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조천무는 바로 걱정이 사라져서 크게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대종사 경지가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진 마스터가 엄청난 실력자라고 해도 대종사인 어르신에게는 상대가 안 될 겁니다!”

대종사 앞에서 종사는 꼼짝도 못 할 것이다.

게다가 진서준은 혼자였기에 절대 탁현수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게다가 그날이 되면 조천무는 국안부 사람들과 성씨 일가 사람들을 데려가서 주변을 경계할 것이다.

진서준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절대 도망칠 수 없었다.

“우리 황씨 일가의 두 종사도 도와드리겠습니다.”

황영산이 말했다.

“진 마스터는 이번에 절대 도망칠 수 없을 겁니다.”

조천무는 악랄한 눈빛으로 말했다.

우소영은 또 조천무에게 말했다.

“남주성에 많이 소문 내세요. 그리고 모든 가문에 저희 사부님이 경지를 돌파한 후 첫 번째 싸움을 보러 오라고 하세요. 그들에게 대종사의 실력을 보여드릴 거라고 하세요.”

“좋아요, 지금 바로 분부하겠습니다.”

조천무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곧 남주성의 모든 가문이 탁현수가 대종사가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세상에, 탁현수 어르신 출관하자마자 진 마스터를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지독하시네.”

“진 마스터도 약하지 않지만 너무 젊어. 탁현수 어르신을 상대한다면 틀림없이 죽을 거야.”

“젊은 인재를 다들 질투하나 봐. 진 마스터도 몇 년만 더 수련한다면 틀림없이 대종사가 될 텐데 말이야.”

남주성의 모든 가문이 곧 벌어질 세기의 대결을 의논했다.

소년 종사와 대종사라니, 살면서 이렇게 흥미롭고 자극적인 대전을 언제 또 보겠는가?

한씨 일가도 그 소식을 알게 되었다.

“진 마스터님, 얼른 떠나시는 게 어떻습니까?”

한서강이 설득했다.

“전 안 갈 겁니다. 제 가족이 그들의 손에 있거든요.”

진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결연히 말했다.

진서준은 대종사와 싸워본 적이 없어서 대종사가 얼마나 강한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기든 지든 떠날 수는 없었다.

그는 고한영과 유정을 구해야 했고, 진서라도 구해야 했다.

“서준 씨, 내가 항상 곁에 있어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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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서준은 유지수가 자신을 걱정하는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유지수처럼 악랄한 여자가 다른 사람을 걱정할 리가 없었다.“그런 말 할 필요 없어. 난 널 황씨 일가의 가주로 만들어줄 수는 있어. 하지만 황씨 일가를 멸문시키지는 않을 거야.”진서준은 차갑게 말했다.이것은 진서준이 생각해 낸 유일한 방법이었다.오늘 진서준이 탁현수를 쓰러뜨린다면 황씨 일가는 진서준을 몹시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그렇게 되면 진서준은 황씨 일가의 가주 자리를 유지수에게 줄 것이다.“난 황씨 일가 가주의 자리는 필요 없어. 내 조건은 하나뿐이야. 황씨 일가를 없애.”말을 마친 뒤 유지수는 전화를 끊었다.진서준은 미친 유지수를 무시하고 정신을 집중하며 시간이 흐르길 기다렸다....명인 호수.오늘은 마침 휴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피크닉을 해야 했다.그러나 오늘은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공원 주변에는 순무사의 차들이 줄지어 길게 서서 그곳을 완전히 격리했다. 고양시 시민들의 불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다.순무들이 1m에 한 명씩 서서 자체적으로 벽을 만들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왜 여기 경찰들이 이렇게 많은 건지? 안에서 누가 죽기라도 했나?”“모르겠어. 어쩌다 휴일이라서 여기서 놀 생각이었는데!”누군가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실탄을 장착한 순무들 앞에서는 그냥 불평밖에 할 수 없었다.감히 이때 앞으로 달려 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틀림없이 총에 맞을 것이다.사람들 틈 사이로 두 사람이 천천히 다가왔다.한 명은 노인이었고 한 명은 젊은 여자였다.노인은 백발이 성성했다. 그 광경을 본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정말 스케일이 엄청나네. 순무들이 이곳에서 서고 있다니.”조해영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저번에 한지유와 조성우에게 욕을 먹은 뒤 조해영은 서울을 떠나 강자를 스승으로 삼았다.눈앞의 노인은 조해영의 사부, 이창훈이었다.이창훈은 비록 나이가 많긴 했지만 그는 대성 종사로 인의방 90위였다.“해영아, 이번에 내가 어렵게 관전

    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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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는 설마 신인 걸까?“됐어. 들어가자!”이청훈은 조해영을 데리고 방어선 쪽의 작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안으로 들어가자 엄재욱과 국안부의 다른 종사가 앉아 있었다.“이청훈, 두 호국사님을 뵙습니다.”이청훈은 경외심 가득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향해 예를 갖췄다.이청훈은 탁현수는 물론이고 눈앞의 엄재욱과 다른 종사에게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엄재욱은 남주성에 오랫동안 있었기에 근처에 있는 종사들의 이름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눈앞의 이청훈은 동성의 종사로 인의방에 이름을 올렸기에 꽤 실력 있는 편이었다.“들어가시죠.”엄재욱이 덤덤히 말했다.작은 방 안의 또 다른 출구로 나가니 명인 호수에 사람이 꽤 많이 모여있는 게 보였다.이청훈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익숙한 얼굴들이 꽤 많이 보여서 그는 빠르게 걸어갔다.“영훈 씨, 정인 씨, 배윤 씨!”이청훈은 그처럼 종사인 세 노인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세 사람은 고개를 돌렸다.“청훈 씨도 오셨어요?”“탁현수 어르신이 출관한 후 처음 치르는 전투인데 어떻게 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이청훈은 웃으며 소개했다.“이쪽은 제 제자 조해영입니다.”조해영은 곧바로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세 분을 뵙습니다!”이청훈은 세 사람과 안부를 물었고, 조해영은 주위를 계속 두리번거렸다.쭉 둘러본 조해영은 조금 실망했다.그녀는 익숙한 얼굴을 보지 못했다.“이렇게 큰 자리에 진서준 씨는 당연히 오지 못하겠지.”조해영은 그를 떠올리고 말했다.“흥, 우리 큰아버지랑 큰어머니는 진서준 씨가 아주 대단하다고 했지만 여기서는 아무것도 아니잖아!”시간이 흐르자 오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졌다. 대다수는 오십 넘은 노인들이었고 그중에는 3, 40대처럼 보이지만 백발이 성성한 사람들도 있었다.조해영은 그들이 무척 부러웠다.만약 종사가 될 수 있다면 그녀도 그들처럼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갑자기 소란이 일었고 많은 이들이 명인 호수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설마 탁현수 대종사님께서 오신 걸까?”

    Last Updated : 2024-10-29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585화

    수백 명의 순찰사도, 현장에 있는 종사들도 민영신은 안중에 두지 않았다.그는 3품 대종사로 이중에서는 실력이 가장 강했다.그리고 이제 막 대종사가 된 탁현수도 민영신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그것이 바로 3품 대종사인 그가 가진 자신감이었다.3품과 1품의 차이는 별거 아닌 거 같아도 실력은 천지 차이였다.김연아는 덤덤히 웃었다.“그러면 부탁드릴게요!”두 사람은 인적이 드문 곳을 찾은 뒤 조용히 진서준과 탁현수가 오기를 기다렸다.하지만 민영신을 찾아와서 그와 인연을 맺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3품 대종사는 남주성에 아주 드물었다. 어떤 무인들은 심지어 평생토록 이렇게 대단한 인물을 만나지 못했다.민영신이 왜 관전을 하러 온 건지 다들 의논하고 있을 때 입구 쪽에 또 한 번 소란이 일었다.고개를 돌려 보니 대종사가 아니라 성씨 일가의 사람이었다.성씨 일가는 동성의 일을 해결한 뒤 밤새 달려서 이곳에 도착했다.이번에 성진형은 성씨 일가의 종사를 전부 데려왔다. 성진형까지 더하면 대성 종사가 총 네 명이었다.조씨 일가가 멸문당한 일을 다들 알고 있었다.게다가 조씨 일가를 멸문시킨 사람이 진 마스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성씨 일가의 태세를 보니 단단히 각오하고 온 듯했다.성진형 일행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그는 직접 진서준을 죽여서 딸과 외손자를 위해 복수하고 싶었다.그러나 탁현수가 갑자기 끼어들었다.탁현수는 이제 대종사가 되었고 성진형은 감히 탁현수의 뜻을 거역할 수 없었다.그래서 오늘 그는 성씨 일가의 종사들을 전부 데려왔다. 진서준이 도망치는 걸 막기 위해서 말이다....한씨 일가.허사연 등 사람들은 이미 출발 준비를 마치고 진서준을 기다렸다.“진서준 씨 잘 못 쉰 거 아닐까요?”진서준이 내려오지 않자 한서강은 의아한 듯 말했다.“제가 올라가서 물어볼게요!”허사연은 2층으로 가서 진서준의 방문을 두드렸다.“서준 씨, 자고 있어요?”“아까 일어났어요. 그런데 너무 일찍 가는 것 같아서요. 가면 또 한참 동안 기다

    Last Updated : 2024-10-29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586화

    “다들 앉아요. 우리는 진서준 씨를 기다리죠.”그들은 거실에 앉아 진서준을 기다렸다....탁씨 일가.조천무와 황영산 두 사람은 문 앞에서 정중하게 탁현수를 기다렸다.우소영이 나와서 그들에게 말했다.“저희 사부님께서는 30분 뒤 출발할 겁니다.”“언제 출발할지는 전부 탁현수 어르신 말씀에 따르겠습니다.”조천무와 황영산은 아침 7시에 도착해서 그곳에 두 시간 넘게 서 있었다. 그래서 30분 더 기다리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30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렀다.탁현수가 별장 내에 모습을 드러냈다.“탁현수 어르신!”탁현수를 본 두 사람은 서둘러 예를 갖췄다.“가자.”탁현수는 두 사람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차에 앉았다.우소영이 직접 탁현수를 위해 운전했다.조천무와 황영산도 각기 다른 차에 앉아 탁현수를 위해 길을 내줬다.가는 길에 그들이 지나친 모든 곳에 순찰사가 배치되어 있었다. 탁현수가 순조롭게 지나갈 수 있게 말이다.약 10분 뒤 탁현수 일행은 명인 호수에 도착했다.이때 명인 호수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은 인내심이 많이 닳은 상태였다.그들이 짜증스러워할 때 오늘의 첫 번째 주인공이 드디어 도착했다.탁현수가 도착하자 사람들은 경외심 가득한 얼굴로 길을 내줬다.“저 사람이 바로 탁현수 대종사님이에요?”조해영은 겨우 30대로 보이지만 백발이 성성한 중년 남성의 얼굴을 보고 놀라워했다.“조용히 해. 입조심해야지.”이청훈이 조해영을 나무랐다.조해영은 서둘러 입을 가렸다. 그녀는 탁현수를 빤히 바라보았다.김연아와 민영신도 탁현수를 바라보았다.“몇 년 전 탁현수를 보았을 때는 반보 대종사였는데 이젠 진짜 대종사가 됐을 줄은 몰랐습니다.”민영신이 덤덤히 말했다.탁현수도 민영신을 발견했다. 예전이었다면 그는 아마 민영신에게 달려가서 인사를 했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민영신을 향해 작게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탁현수 어르신, 진서준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조천무는 주위를 쓱 둘러보았다. 진서준은 보이지 않았다.“설마

    Last Updated : 2024-10-29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587화

    조천무는 휴대전화로 시간을 보니 점점 더 초조해졌다.“이제 10분도 남지 않았는데 설마 진짜 감히 오지 못하는 건 아니겠지?”조천무는 휴대전화를 꺼내서 유정과 고한영을 감시하고 있는 사람에게 연락했다.“그 여자들 잘 감시하고 있어. 이상한 낌새 있으면 바로 나한테 연락해.”조천무는 진서준이 몰래 사람을 구하러 간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황시훈의 눈동자가 서늘하게 빛났다.“그놈 어머니가 있었어요. 정말로 오지 않는다면 그놈 어머니를 납치할 거예요. 여자는 바꿀 수 있지만 어머니까지는 바꾸지 못할 테니까 말이에요.”진서준이 황시훈의 생각을 알았더라면 황씨 일가는 멸문지화를 당했을 것이다.진서준에게 가족은 역린이었다.조천무가 유정과 고한영을 납치했을 때, 조천무의 죽음은 이미 확정되어 있었다.그가 국안부의 사람이라고 해도 진서준은 절대 조천무를 봐줄 생각이 없었다.“5분 남았어요.”김연아는 손목시계를 확인한 뒤 미간을 살짝 구겼다.그녀는 진서준을 잘 알았다. 도전장을 받은 이상 진서준이 도망칠 리가 없었다.약속한 시각이 거의 됐지만 진서준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민영신은 김연아를 힐끗 본 뒤 말했다.“김연아 씨, 김형섭 씨는 제게 오늘 진서준 씨가 나타나든 나타나지 않든 반드시 김연아 씨를 데리고 돌아오라고 했습니다.”김형섭은 이번에 반드시 김연아를 김씨 일가로 데려올 거라고 마음먹었다.“알겠어요.”김연아는 조금 초조해졌다. 그녀는 진서준에게 연락해 지금 대체 어디 있냐고 묻고 싶었다.“어떻게 된 일이지? 설마 진 마스터님 두려워서 안 오는 건 아니겠지?”“3분밖에 남지 않았잖아. 내가 보기엔 안 올 것 같은데.”“겁쟁이네. 앞으로 진 마스터는 화진 무도계에 못 있겠네.”조해영은 의논 소리를 들은 조해영은 이창훈을 바라보았다.“사부님, 오늘 탁현수 대종사님과 싸우는 사람의 성이 진씨인가요?”“그래. 서울 사람이라고 들었어. 너랑 고향이 같아.”이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조해영의 동공이 떨렸다.‘설마 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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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조인은 그 말에 심기가 불편했다.“진 선생님, 당시 제가 반드시 도와드리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우리가 협력 관계인 건 맞지만 저도 우리 장씨 가문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움직여야 했습니다.”장조인의 말투가 미묘하게 바뀐 걸 눈치채자 신민준과 우진영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둘은 장조인 앞에 서서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진서준을 쳐다봤다.어제 진서준이 참격 하나로 고성운과 육위준을 베었다는 소식은 이미 두 사람도 알고 있었다.두 사람의 실력으로 진서준을 막는 건 어림없는 일임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조인에게 그들이 장씨 가문에 대한 충성을 보여줘야 했다.진서준은 장조인의 해명을 못 들은 듯, 권해철의 등을 만지던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치료가 끝났습니다. 이제 권 마스터님은 정상인처럼 움직일 수 있을 겁니다.”진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권해철도 자기 몸에 일어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권해철의 심각하게 부러진 뼈들이 기적처럼 모두 이어진 것이다.“진 상경님,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나 감사합니다.”권해철은 흥분한 나머지 병상에서 벌떡 일어서 옷도 챙기지 않고 진서준에게 무릎을 꿇으려 했다.진서준은 그 모습을 보고 얼른 손을 내밀어 허공에서 권해철을 붙들어 무릎을 꿇지 못하게 했다.“권 마스터님, 이럴 필요 없습니다. 권 마스터님이 구지범에게 당한 것도 저 때문이니 말입니다.”진서준은 권해철을 일으켜 세우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권 마스터님, 일단 옷을 갈아입으세요. 저는 저 사람들과 밖에서 좀 더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네...”권해철은 그제야 자기가 알몸이란 걸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진서준은 돌아서서 장조인을 힐끗 보고는 병실을 떠났다.장조인은 지금 진서준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하지만 진서준이 무슨 생각을 하든, 장조인은 지금 진서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병실을 나선 진서준은 공원 뒤쪽 정원으로 걸어갔다.정원에는 작은 화원이 있었는데 그 안에는 이미 많은 환자와 가족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7화

    진서준의 얼굴을 보자마자 장주호와 신민준은 이 청년이 왜 그런 허세 가득한 말을 할 수 있었는지 즉시 깨달았다.진서준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었기 때문이다.지금 진서준은 강남 서열 3위 가문 따위가 안 중에 있을 수 없었다.왜냐하면 진서준 한 사람만으로도 장씨 가문 내 모든 사람을 무릎 꿇게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장조인은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머릿속에서 말을 정리하고 나서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진 선생님, 제가 우리 장씨 가문 사람을 대신해 사과드립니다.”피범벅이 된 채 쓰러져 있던 장문주는 그 모습에 넋을 잃었다.자기 시력에 문제가 생겨 헛것을 본 걸까, 아니면 아직 잠이 덜 깬 채 꿈을 꾸고 있는 걸까?.장씨 가문 가주가 한 청년에게 머리를 숙이며 사과하다니, 이보다 더 황당한 일은 있을 수 없었다.더 끔찍한 건 장문주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장조인이 진서준에게 사과한 걸 보고 충격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그들의 눈에는 장조인의 사과가 당연한 일처럼 보였다.이미 숨이 끊어질 듯했던 장문주는 이 충격에 다시 한번 타격을 입고 결국 고개를 떨군 채 숨을 거두고 말았다.허나 장문주의 죽음은 방 안의 다른 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그들의 눈에 장문주는 있으나 마나 한 하찮은 존재였기 때문이다.고귀한 신분의 사람이 개미 한 마리의 생사를 신경 쓸 리가 없었다.장조인의 사과에도 진서준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진서준은 고개를 푹 숙인 장조인을 차갑게 쓱 훑어본 뒤, 더 이상 장조인을 신경 쓰지 않고 권해철의 치료에만 집중했다.장조인은 허리를 굽힌 채, 진서준이 대꾸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한참 동안 기다려도 진서준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장조인은 내심 의아해졌다.결국 장조인이 고개를 들어보니 진서준은 자기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권해철의 치료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장조인의 마음속에는 순간 분노가 피어올랐다.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든 본인은 당당한 장씨 가문의 가주 장조인이었다.진서준이 아무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6화

    칼처럼 날카로운 그 기운이 순식간에 신민준의 강기를 찢어버렸다.이어 그 기운이 신민준을 지나쳐 장주호의 오른쪽 귀를 스쳐 지나갔다.푹!장주호의 한 쪽 귀가 시뻘건 피를 튀기며 하늘로 날아올랐다.파도가 일어날 때의 물보라처럼 대량의 피가 장주호의 귀에서 쏟아져 나왔다.병실의 하얀 벽은 순간 섬뜩한 빨간색으로 물들었다.“아악!”장주호의 입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신민준은 뒤에서 들리는 비명에 즉시 고개를 돌렸고 그 순간, 한쪽 귀밖에 남지 않은 장주호의 모습을 발견했다.난생처음 보는 광경은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로 무서웠다.자기 강기가 이 청년 앞에서 힘없는 종이처럼 이렇게 무너져 버렸다.“넌 도대체 누구야? 왜 우리 장씨 가문을 이 정도로 물고 늘어지는 거야?”상황 파악이 빠른 신민준은 즉시 이 청년이 자기가 도무지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이란 걸 깨달았다.오직 장씨 가문 내 지의방에 오른 높은 인물만이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을 것이다.“아까 분명 말했지? 장조인을 부르라고.”진서준은 아무런 감정도 섞이지 않은 목소리로 대응했다.신민준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바로 가주에게 알리겠어. 기다려 봐.”바닥에 누워있는 장문주 역시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멍해졌다.장주호와 신민준이 자기를 도와 복수해 줄 줄 알았는데, 결과적으로 복수는커녕 장주호가 오히려 한쪽 귀를 잃게 되었다.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장씨 가문 가주가 직접 오게 된다니, 상황은 이미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이 청년의 정체가 점점 더 궁금해졌다.신민준은 장주호를 데리고 병실에서 나가 의사를 불러 상처를 치료하게 하고는 이내 장조인에게 전화해 장씨 가문의 대종사도 데려오라고 요청했다.장조인은 이 일을 듣고 이마를 찌푸리며 물었다.“그 사람이 국안부 사람은 아닐까? 혹시 국안부가 우리 계획을 눈치챈 건가?”신민준은 머리를 저으며 대답했다.“잘 모르겠지만, 그 사람은 우리 장씨 가문 계획을 모르는 것 같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5화

    장주호는 진서준을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 사람의 복장으로 보아 청년인 것 같았다.요즘 청년들은 언제부터 장씨 가문을 하찮게 여길 정도로 이렇게 대담해진 건가?이제 장씨 가문의 강남 내 위치를 반드시 높여야 할 때가 된 것 같았다.최근 형님이 연락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장주호의 눈에는 한 줄기 빛이 스쳤다.그 사람들과 협력해 작전에 성공한다면 장씨 가문은 서씨 가문을 제치고 강남에서 으뜸가는 가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길 리스크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장주호는 머리에 떠오르는 오만가지 생각을 접고 진서준을 바라보며 살짝 분노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네가 우리 장씨 가문 사람을 죽인 건가?”진서준은 권해철의 치료를 도와주고 있어 장주호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게다가 진서준은 장주호가 이 일을 해결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진서준이 대답하지 않자 장주호는 목소리를 높이며 화를 버럭 냈다.“내 말 들리지 않아? 귀먹었어?”장주호의 고함이 떨어지자 방 안에서 차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언성 높여 시끄럽게 떠들 거면 당장 꺼져.”진서준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냉랭한 말투로 대꾸했다.감히 장주호가 너무 시끄럽다고 하다니, 장주호는 그 말에 멈칫하다가 곧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내가 누군지 알고 그러는 거야? 감히 내게 시끄럽다고 호통쳐? 오늘 네가 우리 장씨 가문을 건드린 결과가 얼마나 비참한지 제대로 알게 될 거야.”이 청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건방졌다.장주호는 여태껏 장씨 가문을 이토록 이렇게 무시하는 청년을 만난 적이 없었다.옆에 있던 신민준은 이 청년의 목소리가 다소 익숙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들으면 들을수록 이 목소리는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았고 이상하게도 친숙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민준아, 네가 먼저 저놈 좀 혼내고 와.”장주호는 신민준에게 명령하며 이미 죽은 사람을 보는 것 같은 싸늘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신민준은 즉시 체내의 강기를 손가락 끝에 모으고 가볍게 튕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4화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젊은 종사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종사는 함부로 모욕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이 여자는 내 여동생이고 우리는 장씨 가문 사람이야. 너희가 정말 이런 사소한 일로 우리 장씨 가문과 적대할 작정이야? 나중에 자존심 때문에 목숨을 잃지나 말라고!”장문주는 얼음처럼 차가운 얼굴로 냉정하게 말했다.종사는 모욕할 수 없다는 말을 장문주는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본인이 장씨 가문 사람인 이상, 종사라고 해서 그들을 쉽게 건드릴 수는 없었다.심지어 대종사라고 해도 장씨 가문과 정면으로 부딪치기를 꺼렸다.“그렇다면 네 여동생이 여기서 죽는 모습을 지켜보면 돼.”진서준은 눈을 살짝 감고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사과하지 않으면 죽는 길밖에 없었다.진서준의 말은 언제나 실행에 옮겨졌다.“오빠... 제발 날 살려줘...”장문주의 여동생은 말할 기력조차 거의 다해 두 눈이 금방이라도 감길 듯했다.“조금만 버텨, 주호가 곧 올 거야!”장문주는 이제 말로 여동생을 격려하며 억지로 버티게 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간호사의 통통했던 얼굴이 공기가 빠진 농구공처럼 말라버렸다.여동생이 무언가를 말하려다 갑자기 눈을 감았고 입을 살짝 벌렸으나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영자야! 눈 떠 봐!”그 모습을 본 장문주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급히 이름을 외쳤다.아무 반응도 없는 여동생을 보자 이미 숨을 거뒀음을 알 수 있었다.“이 망할 놈아! 감히 내 여동생을 죽여? 네 피로 이 빚을 갚아야 할 거야!”장문주는 머리를 들고 광기에 찬 맹견처럼 머리카락을 곤두세우고 진서준을 쏘아보며 울부짖었다.하지만 진서준은 눈조차 뜨지 않고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푹!순식간에 장문주도 여동생처럼 바닥에 쓰러졌고 그의 허벅지에는 엄지손가락만 한 구멍이 생겼다.“아까 분명 경고했지? 종사는 모욕할 수 없다고.”진서준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천천히 말했다.장문주는 온몸을 떨며 두려움과 분노가 뒤섞인 눈빛을 보였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3화

    진서준은 배신과 약속을 어긴 사람들을 누구보다도 증오했다.그동안 바빠서 장씨 가문에 대한 복수를 미뤘지만 공교롭게도 그들이 제 발로 진서준을 찾아왔다.이번 기회에 장씨 가문과 그때 일을 철저히 결산할 작정이었다.“네가 장씨 가문 사람이었어? 참 잘됐네. 너희 가주 장조인을 여기로 당장 불러.”진서준의 냉담한 목소리에 장문주는 순간 자기가 잘못 들었나 싶어 귀를 다시 문지르고 믿기 힘들다는 듯 진서준을 바라봤다.“뭐라고? 우리 가주를 여기로 부르라고?”장문주는 이 녀석이 무슨 웃기지도 않은 농담을 하는 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장씨 가문은 비록 강남에서 세 번째로 영향력 있는 가문이었지만 서씨 가문과 진씨 가문을 제외하고는 어느 세력도 감히 그들을 건드리지 못했다.그런데 이 애송이가 감히 그런 오만한 말을 내뱉다니, 장씨 가문을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는 것 같았다.“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진서준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장문주를 향한 눈빛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그 시선에 장문주는 소름이 끼쳐 심장이 멎을 뻔했다.이렇게 살기를 띤 눈빛은 태어나 처음으로 보는 것 같았다...“좋아! 네가 죽고 싶다면 내가 기꺼이 들어주지.”장문주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장씨 가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장문주는 장씨 가문의 외척일 뿐, 직계가 아니었다.장문주의 신분과 지위로는 장조인에게 직접 연락할 수 없었지만 장씨 가문의 다른 사람에게 연락해 무인을 데려올 수는 있었다.곧이어 장문주는 휴대폰에 대고 병실 내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전화 너머의 목소리는 차갑게 세 글자를 던졌다.“기다려!”전화를 끊은 후, 장문주는 진서준을 향해 오만한 눈빛을 보냈다.“곧 우리 장씨 가문 사람들이 올 거야. 네 놈이 어떻게 비참하게 끝장날지 두고 보겠어.”장조인이 아닌 다른 장씨 가문 사람이라는 말에 진서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 자식이 멍청해서 자기 말을 못 알아듣는 건지 의심스러웠다.장씨 가문에서 진서준과 마주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오직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2화

    다음 순간, 진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차가운 눈빛으로 수간호사를 바라보았다.“1분 줄 테니 얼른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가족에게 네 장례 준비하라고 전화해야 할 거야.”장례 준비라니, 수간호사는 자기 귀를 의심했다.단지 이 영감에게 몇 마디 욕설을 날렸을 뿐인데 장례 준비하라고 하다니, 이 남자는 너무 뻔뻔했다.수간호사 오빠를 무시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렇게 대놓고 무시하는 건 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과연 누가 장례 준비를 하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야. 우리 오빠가 곧 올 거야. 네가 끝장나는 건 시간문제야.”수간호사의 눈빛은 독기를 품고 있었고 그녀는 머릿속으로 이따가 진서준을 어떻게 괴롭힐지 생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수간호사가 자기 말을 믿지 않자 진서준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수간호사가 부른 사람을 기다렸다.약 30초 후, 병실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잠시 후, 수간호사와 살짝 닮은 중년 남자가 병실로 들어왔다.여동생의 참담한 모습을 본 남자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오빠, 드디어 왔어?”중년 남자를 본 수간호사는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수간호사는 병원 교수인 오빠가 자기를 위해 복수해 줄 거라고 굳게 믿었다.장문주는 바닥에 흥건히 고인 피와 피가 멈추지 않는 여동생의 다리를 보다가 마침내 시선을 진서준에게 고정했다.병실 안에서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은 앉아 있는 이 청년뿐이었다.“이 사람이 병원 경호원을 때려 다치게 했고 그것도 모자라 무슨 수를 써서 내 다리를 이렇게 뚫었어. 오빠, 얼른 복수해 줘.”장문주가 침묵을 지키자 수간호사는 또 비명을 지르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다들 영자를 옆방으로 옮겨서 상처를 먼저 지혈해.”장문주는 뒤에 있는 경호원들에게 지시했다.경호원들이 수간호사를 들고 나갈 때, 그녀의 얼굴은 이미 창백해져 있었다.“아직 사과를 안 했어. 못 나가.”그때, 진서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고 그 평온한 목소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1화

    경호원 대장은 말하면서 고무 막대기로 진서준의 머리를 톡톡 치려고 했다.그러나 대장의 고무 막대기가 진서준의 머리에 닿기도 전에, 갑자기 대장의 배에서 엄청난 힘이 전해졌다.다음 순간, 경호원 대장은 고속으로 달리는 화물차에 부딪힌 것처럼 뒤로 날아갔다.쿵!둔탁한 소리와 함께 경호원 대장의 몸은 병실 벽에 박혀버렸다.대장은 이미 기절한 상태였고 온몸의 뼈 역시 모두 부러졌다.수간호사와 나머지 경호원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남자가 정말 사람이 맞은가?단 한 번의 발차기로 100킬로그램이 넘는 거구를 저렇게 쉽게 날려버리다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하지만 진서준과 권해철은 이 상황에 익숙한 사람처럼 아무런 동요 없이 담담하게 치료를 계속했다.모두가 놀라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방 안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10초 안에 내 눈앞에서 사라져.”진서준은 권해철에게 약을 바르면서 경호원들에게 경고했다.진서준의 말을 듣고서야 경호원들은 정신을 차렸다.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몇몇 경호원은 곧바로 대장을 들어 올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허겁지겁 병실을 나갔다.순식간에 병실에 남겨진 건 멍하니 서 있는 수간호사뿐이었다.수간호사는 오랫동안 멍해 있다가 겨우 공포를 이겨내고 이성을 되찾았다.“건방진 이유가 바로 이거였어? 무도 쪽 사람인가 보네?”수간호사는 이를 악물고 흉측한 표정으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이건 마지막 경고야, 얼른 사과해.”진서준은 수간호사를 바라보지도 않고 차갑게 말했다.“사과하라고? 꿈 깨. 이따가 너희 둘 다 무릎 꿇고 내게 사과해야 할 거야.”수간호사는 돌아서서 다시 사람을 부르려고 했다.하지만 이번엔 진서준이 기회를 주지 않았다.조금 전 진서준은 이미 수간호사에게 기회를 줬지만 수간호사는 그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진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보이지 않는 기운이 수간호사의 허벅지에 닿았고 한순간에 수간호사의 허리보다 더 두툼한 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0화

    철썩!중년 여자는 따귀를 맞고 제자리에서 거의 여덟 바퀴 돌았고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그리고 동시에 입안의 이가 시뻘건 피와 함께 입 밖으로 튕겨 나갔다.진서준의 이 귀싸대기는 중년 여자를 어안이 벙벙하게 했다.여자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한 눈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이 병원에서 여자에게 대들거나 소리친 사람은 한 번도 없었고 여자의 얼굴에 손을 대는 사람은 더욱 있을 수 없었다.“감히 날 때려? 오늘 넌 이 폐인이랑 함께 끝장날 거야!”중년 여자의 눈이 붉게 달아올랐고 미친 사자처럼 화를 버럭 내며 고함을 질렀다.하지만 진서준은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쌀쌀한 눈빛으로 여자를 쳐다보며 한 번 더 강조했다.“사과해.”“죽어도 안 할 거야. 여기서 꼼짝 말고 기다려. 지금 당장 사람을 부르러 갈 거니까.”중년 여자는 말을 마치고 돌아서 병실을 나갔다.진서준은 그 여자를 제지하지 않았다. 작은 수간호사가 과연 어떤 엄청난 배경이 있는지 지켜보려고 했다.“진 상경님,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사실 저 여자가 말한 것도 틀린 건 아니에요. 전 죽음을 앞둔 사람이에요...”눈에 서글픈 감정이 넘쳐나는 권해철은 자기 인생을 한탄하며 한숨을 내쉬웠다.여태껏 유명세를 누리며 살아온 자기 인생이 이렇게 비참하게 끝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런 우울한 말 하지 마세요. 오늘 점심 식사 전에 권 마스터님을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모습으로 치료해 드릴게요. 그리고 권 마스터님의 끊어진 경맥과 단전도 제가 해결해 드릴 방법을 찾아낼 거예요.”경맥과 단전은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진서준이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수간호사가 오지 않자 진서준은 간호사 스테이션에 가서 나이 많은 간호사 두 명에게 권해철의 옷을 벗기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권해철이 노인이란 사실을 알고 두 중년 간호사는 별다른 생각이 없이 권해철의 옷을 벗겨주었다.권해철의 옷이 벗겨진 후, 진서준은 어젯밤에 서씨 가문에서 준비한 고약을 꺼냈다.이 검은색 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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