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14화

Author: 무가
“2억 4천만 원짜리 술이니까 수철 씨가 반을 낸다고 해도 나머지를 내려면 이 호텔에서 평생 일해야 할 거야!”

다들 조롱 가득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진서준이 대체 어떻게 할 건지 지켜볼 생각이었다.

진서라는 진서준이 돈을 내지 못할까 걱정되지는 않았다. 다만 돈이 아까울 뿐이었다.

만약 조희선이 이 일을 알게 된다면 돈을 펑펑 쓴다고 진서준을 나무랄 것이다.

“진서라, 네 남자 돈도 많고 성격도 있네.”

최가희가 싸늘한 시선으로 진서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하지만 행동하기 전에는 생각이란 걸 해야지. 2억 4천만 원이야. 우리 자기가 반을 낸다고 해도 나머지 1억 2천만 원을 어떻게 낼 거야?”

공수철이 이때 입을 열었다.

“난 이 호텔 사장이랑 아는 사이야. 호텔 사장은 내가 여기서 밥 먹는 걸 알면 나한테 1억 2천을 내라고 하지는 않을 거야.”

이렇게 말한 이유는 사실 체면 때문이었다.

그는 이 호텔이 김씨 집안 호텔이라는 것만 알지 김명진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공수철의 아버지도 김씨 일가와는 잘 모르는 사이였다.

김씨 일가는 예전에 요식업계에 종사한 적이 없었고 유일 호텔이 김씨 집안의 첫 호텔 사업이었다.

만약 수익이 높다면 호텔을 몇 개 더 운영할 것이고 수익이 별로라면 1년 뒤 양도할 것이다.

“역시 수철 씨는 다르네요. 1억 2천짜리 술을 공짜로 마실 수 있다니!”

“우리도 수철 씨처럼 집안이 좋았으면...”

“수철 씨, 우리도 한 모금씩 마셔봐도 될까요?”

사람들은 곧바로 아부를 떨면서 기대 가득한 얼굴로 공수철을 바라보았다.

“좋아요. 여러분 술값은 내가 낼게요!”

공수철은 그렇게 말하면서 일부러 진서준과 진서라를 보았다.

그는 이렇게 하면 진서라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진서라는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수철 씨, 정말 대단하네요. 마음이 아주 넓어요. 누구처럼 돈도 없으면서 있는 척하지 않잖아요!”

“하하, 그런 사람은 쓰레기죠. 잠시 뒤에 그도 수철 씨 앞에서 꼬리를 내릴 거예요.”

최가희는 코웃음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315화

    이런 5성급 호텔에서는 가장 싼 브랜디도 천만 원은 했다.그런데 진서준은 무려 5병을 달라고 했다. 정말 돈이 많은 걸까? 아니면 아예 미쳐버린 걸까?살짝 취기가 올랐던 사람들은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서 놀란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직원이 물었다.“고객님, 어떤 가격대의 브랜디를 원하시나요?”“가장 비싼 거요.”진서준은 평온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 가장 비싼 브랜디는 6천만 원입니다.”말을 마친 뒤 직원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가장 비싼 브랜디가 6천만 원이라는 말에 공수철은 패닉에 빠졌다.다섯 병이면 3억 원이다. 조금 전 마셨던 위스키까지 더하면 식사 한 끼에 4억 원 넘게 쓴 셈이다.“잠깐만요!”공수철이 황급히 직원을 불러세웠다.“왜 그러십니까?”직원이 물었다.공수철은 증오 가득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브랜디 다섯 병을 더 시키려고요? 경고하는데 이 호텔은 김씨 집안에서 운영하는 호텔이에요. 영운 그룹 산업이라고요. 만약 잠시 뒤에 돈을 내지 못한다면...”공수철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진서준이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내가 돈을 낼 수 있든 말든 당신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아니면 당신이 돈이 없는 건가요?”진서준은 냉소했다.“돈이 없다면 그냥 솔직하게 말해요. 아니면 절 형님이라고 부르던가요. 제가 기분이 좋으면 밥을 사줄지도 모르잖아요?”조금 전 공수철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했다.그러나 이번에는 진서준이 똑같은 말을 했다.“왜 자꾸 큰소리를 치는 거죠? 우리 자기가 밥값도 계산하지 못할 것 같아요? 우리 자기를 형님이라고 부른다면 당신 밥값까지 계산해 줄지도 모르죠!”최가희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다른 사람들도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그러니까요. 당신이 뭐라고. 수철 씨 아버지는 식약처 차장이라고요!”“수철 씨랑 당신 중에 누가 더 돈이 많겠어요? 수철 씨는 모든 술을 한 병씩 시켜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거예요!”“돈 없는 사람은 당신이겠죠. 이젠 될 대로 되라 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316화

    진서준이 6천만 원짜리 브랜디를 물처럼 마시자 사람들은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진서준은 조금 전 혼자 위스키 한 병을 다 마셨고 지금은 연달아 브랜디 두 병을 마셨다. 그런데도 안색 하나 바뀌지 않고 멀쩡해 보였다.공수철은 이 식사를 진작에 끝내고 싶었다. 잠시 뒤 진서준이 또 몇천만 원짜리 술을 시킬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다들 배불렀죠?”공수철이 물었다.“그럼요. 오늘 위스키를 이렇게 많이 마실 줄은 몰랐어요.”“수철 씨가 아니었다면 난 평생 이렇게 비싼 술을 마셔보지 못했을 거예요.”“누구는 참 주제 파악도 못 하네요. 우리 수철 씨를 이기려 들다니, 사람이 자기 분수를 알아야죠.”진서준은 술을 다 마시고 추태를 부리는 그들을 바라보며 속으로 냉소했다.그는 잠시 뒤 계산할 때가 되어서 그들이 웃을 수 있을지 지켜볼 생각이었다.“서라야, 이만 가자.”진서라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몇 걸음 걷지 못하고 쓰러질 뻔했다.다행히 진서준이 잽싸게 진서라의 허리를 안아서 그녀를 바로 세웠다.“내가 부축해 줄게.”진서준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진서라는 몸이 말을 듣지 않았지만 정신은 멀쩡했다.그녀는 조금 쑥스러운 얼굴로 말했다.“미안해, 오빠. 나 때문에 창피했지...”“그게 무슨 말이야? 나 때문에 네가 술을 이렇게 많이 마신 거잖아.”진서준은 진서라를 부축하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공수철 등 사람들은 친근해 보이는 진서준과 진서라의 모습을 보고 질투심이 불타올랐다.그들은 진서준을 걷어 차고 자신이 진서라를 부축하고 싶었다.아래층으로 내려와서 공수철이 가장 앞에 섰다.“얼마나 나왔어요?”공수철이 카운터 직원에게 물었다.“총 5억 4,120만 원인데 5억 4천 원만 내시면 됩니다.”직원이 빠르게 대답했다.그런데 진서준이 이렇게 말했다.“안 되죠. 120만 원도 호텔에서 마땅히 받아야 하는 돈이에요.”공수철은 화가 나서 이가 바득바득 가렸다. 그는 이렇게 제정신이 아닌 사람은 처음 봤다.공수철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317화

    공수철의 카드 잔액은 2억 원이 채 되지 않았기에 계산할 수가 없었다.그는 진서준이 망신당하는 꼴을 구경하고 호텔 매니저가 나오면 그때 자신의 아버지를 방패막이로 쓸 생각이었다.그런데 상황을 보니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판 셈이었다.“수철 씨, 수철 씨...”공수철이 반응이 없자 다들 공수철을 불렀다.“왜 불러요? 내가 귀가 먹은 것도 아니고.”공수철은 불만 가득한 얼굴로 자신의 카드를 꺼냈다.“긁어요.”카운터 직원은 카드를 건네받은 뒤 곧바로 긁었다.삑 소리가 들리자 공수철은 가슴이 찢기는 것만 같았다.“고객님, 카드에 1억 5천만 원밖에 없습니다.”직원은 공수철에게 카드를 돌려주면서 웃는 얼굴로 말했다.공수철은 곧바로 자신의 모든 카드를 꺼냈다.그러나 직원이 모든 카드를 긁었음에도 여전히 1억 2천만 원이 부족했다.최가희의 고등학교 친구들은 상황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자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공수철을 바라봤다.식약처 차장의 아들이 2억 6천만 원도 없다니.진서준은 허둥지둥하는 공수철을 바라보면서 웃더니 진서라를 데리고 로비의 소파로 걸어가서 앉아 구경했다.호텔 경비원은 문을 지키고 있었다. 공수철 일행이 도망칠까 봐서 말이다.“자기야, 설마 돈이 없는 건 아니지?”최가희가 물었다.“뭔 헛소리야? 내가 돈이 없을 리가 있겠어? 기다려, 전화 한 통 할 테니까!”공수철은 휴대전화를 꺼내 옆으로 걸어가서 자기 친구들에게 전화했다.공수철이 돈을 빌려달라고 하기 전까지 다들 처음에는 열정적으로 그를 대했다.그러나 그가 돈을 빌려달라고 하자마자 다들 태도가 180도 달라져서 우물쭈물했다.어떤 이들은 돈을 빌려줄 수 있다고 했지만 겨우 10만 원 정도였다.“X발, 이 빌어먹을 놈들!”공수철은 화가 나서 휴대전화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특히 진서준의 조롱 가득한 눈빛을 마주했을 때, 그는 자신이 놀아났음을 깨달았다.진서준은 밥을 먹어도 돈을 내지 않아도 됐기에 일부러 가장 비싼 술을 시켜 그를 호구로 만든 것이다.공수철은 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318화

    공수철은 매니저가 자기 아버지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자 으름장을 놓았다.“그래요, 당신 후회할 거예요!”말을 마친 뒤 공수철은 휴대전화를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유 팀장님, 사람 데리고 유일 호텔로 오세요. 여기 호텔에 문제가 있어요!”공수철이 거짓말하는 것 같지 않자 매니저는 잠깐 망설이다가 진서준에게로 다가갔다.“진서준 씨, 저 사람이 자기가 식약처 차장 아들이라고 하네요. 조금 전에 식약처에 연락한 것 같은데...”“괜찮아요. 나도 식약처에 인맥이 있거든요.”진서준은 웃었다.그의 태연한 모습에 매니저도 조급해하지 않았다.김명진은 매니저에게 진서준이 김씨 일가보다 더 대단한 인물이라고 했었다.“자기야, 어때?”공수철이 전화를 들고 돌아오자 최가희가 서둘러 물었다.다른 사람들도 초조한 얼굴로 공수철을 바라보았다. 혹시나 자기들이 돈을 내게 될까 봐서 말이다.“문제없어. 내가 방금 식약처 사람에게 연락했거든. 잠시 뒤에 여기 조사 나올 거야.”공수철은 차갑게 웃으며 도발하는 눈빛으로 진서준을 힐끗 보았다.공수철의 도발에도 진서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곧 식약처에서 조사 나온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왔다.“여기 책임자가 누구죠?”선두에 선 중년 남성은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매니저는 곧바로 그에게 다가갔다. 그는 그 남자가 공수철이 부른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제가 호텔 매니저입니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여기 호텔 위상 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어요. 그리고 가격도 시장의 요구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중년 남ㅅ자가 차갑게 말했다.공수철이 웃는 얼굴로 다가갔다.“유 팀장님, 제가 제보한 겁니다. 여기는 술값이 천정부지로 비싼 데다가 몇 병은 가짜 술인 듯했어요.”유지혁은 공수철을 보자 그를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공수철이 정말로 식약처 사람을 알고 있자 다들 한숨 돌렸다.“말도 안 됩니다. 저희 호텔의 음식과 술값은 일반 5성급 호텔 수준이에요. 그리고 가짜 술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319화

    호텔 매니저는 다소 당황스러웠다. 그는 서둘러 진서준을 바라보았지만 진서준은 여전히 걱정 없는 태연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진서준 씨, 이 사람들 다 식약처 사람이래요. 만약 그들이 정말 트집을 잡는다면 이 호텔은 끝장이에요!”매니저가 부랴부랴 말했다.호텔은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만약 이 단계에 식약처에서 꼬투리를 잡는다면 앞으로 아무도 이 호텔을 찾지 않을 것이다.김씨 일가가 돈이 많아서 이 호텔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이건 김씨 일가의 체면이 걸린 일이었다.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힌 호텔 매니저를 본 진서준은 덤덤히 웃었다.“걱정하지 말아요. 방금 전화해서 곧 사람들이 올 거예요.”“진서준 씨, 누구를 부르신 거예요?”매니저가 물었다.“이 사람들의 윗사람요.”진서준은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매니저는 그 말을 듣더니 완전히 넋이 나갔다.식약처 사람들의 윗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식약처 처장일 것이다.먼 곳, 공수철 등 사람들은 진서준과 매니저가 수군덕대는 모습을 보고 같잖다는 표정을 지었다.“뻔뻔한 놈, 내가 호텔 문 닫게 해준다고 했으니까 그렇게 될 거야!”공수철이 낮은 목소리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유 팀장님, 오늘 정말 폐를 끼쳤네요. 저녁에 제가 술 사드릴게요!”공수철은 유지혁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저도 비싼 술을 오래 못 마셔봤거든요.”유지혁은 호탕하게 웃었다.곧 유지혁이 데려온 식약처 직원들이 로비로 돌아왔다.그러나 그들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팀장님, 여기 음식이나 위생에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한 부하가 유지혁에게 낮은 목소리로 보고했다.그들은 가장 엄격한 기준으로 조사해 보았지만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5성급 호텔이고, 개업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 새 호텔이었기에 문제가 있다면 사장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유지혁은 부하들의 보고를 듣더니 안색이 흐려졌다“그러면 술을 조사해 봐! 내가 이런 것까지 일일이 가르쳐야겠어?”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320화

    유지혁이 큰 손을 내저으며 명령을 내렸다.그의 부하들은 호텔 안에 있던 사람들을 밖으로 내쫓으며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려 했다.호텔 경비원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감히 공무원에게 손을 댄다면 겨우 영업정지로 끝나지 않을 테니 말이다.공수철은 상황을 보다가 진서준을 향해 차갑게 웃었다.“난 이렇게 비싼 호텔에서 밥을 먹으면서 돈을 내본 적이 없어요. 감히 날 함정에 빠뜨리려 하다니, 가서 몇 년 더 수련하다 와요.”지금 공수철은 득의양양해졌다. 조금 전 잃었던 체면을 되찾은 듯 말이다.진서준은 대꾸하지 않고 바보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공수철을 바라보았다.“다들 멈춰!”분노로 가득 찬 우렁찬 목소리가 호텔 입구에서 들려왔다.“감히 공무 집행을 방해하려는 겁니까? 처분받고 싶어요?”유지혁은 코웃음 치면서 천천히 몸을 돌려 소리친 사람을 바라보았다.그러나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한 뒤 그의 미소가 굳어졌다. 그는 마치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멍한 얼굴로 그 자리에 굳어져 버렸다.식약처 직원들은 다들 안절부절못하며 그를 바라보았다.“저 사람이 왜 여기 온 거지?”공수철의 눈동자에는 당황함이 가득했다.그는 다름 아닌 집에서 부랴부랴 달려온 식약처 처장 반재윤이었기 때문이다.공수철은 식약처 차장 아들이었기에 처장과 꽤 많이 만났었다. 그리고 사적인 자리에서는 공수철을 항상 삼촌이라고 불렀다.사이가 좋은 편이긴 했으나 공수철은 그가 절대 이런 일을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똑똑히 알고 있었다. 만약 반재윤이 오늘 일에 간섭한다면 그와 유지혁 모두 끝장이었다.“처장님,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유지혁이 울며 겨자 먹기로 자기 상사에게 걸어갔다.반재윤이 화를 내며 호통을 쳤다.“무슨 낯짝으로 내게 묻는 거야? 네가 한 멍청한 짓 때문이 아니었다면 내가 여기까지 왔겠어?”그 말을 들은 유지혁은 화들짝 놀랐다.설마 반재윤이 이 일을 전부 알고 있는 걸까?“처장님, 전 오늘 이 호텔에서 가짜 술을 판매한다는 공수철 씨의 제보를 받고 여기로 온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321화

    호텔 매니저의 말에 공수철의 안색이 흐려졌다.그는 갑자기 처장인 반재윤이 찾아와서 이 일에 간섭할 줄은 몰랐다.공수철은 차장 아들이었기에 반재윤이 이렇게 하면 공수철 아버지와 사이가 틀어지게 될 것이다.그러나 반재윤의 태도를 보면 그래도 전혀 상관없는 듯했다.“매니저님, 조금 전에는 장난이었어요. 정말 신고할 생각은 없었어요.”공수철은 우는 것보다도 더 못난 웃는 얼굴로 말했다.만약 호텔 측에서 정말로 공수철을 고소한다면 공수철이 패소할 우려가 컸다.그렇다면 또 엄청난 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것이다.“저희는 장난이 아닌데요. 그러니 오늘 호텔에서 쓴 비용을 지급하시죠.”매니저는 차갑게 말했다. 그는 공수철의 체면을 봐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식약처 처장이 이곳에 있으니 공수철을 무서워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진서준은 웃는 얼굴로 공수철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5성급 호텔에서 밥 먹으면 돈 안 내도 된다면서요? 매번 돈이 없으면 이런 수법으로 빠져나간 거예요?”진서준의 말을 들은 공수철은 그를 죽어라 노려보았다. 마치 눈빛으로 진서준을 찢어 죽일 듯했다.“당장 돈 내세요. 그렇지 않으면 오늘 여기서 나가지 못할 줄 알아요!”식약처 사람이 없자 경비원들은 곧바로 공수철을 단단히 에워쌌다.장정들에게 둘러싸인 최가희와 그녀의 친구들은 겁을 먹어 두 다리에 힘이 풀렸다.“자기야, 얼른 돈 내. 겨우 1억 2천만 원일 뿐이잖아. 자기한테 그 정도 돈은 아무것도 아니지.”최가희는 공수철의 팔에 팔짱을 끼고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옆에 있던 반재윤은 그 말을 듣더니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공무원으로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바로 횡령 같은 불법적인 일이었다.공수철의 아버지는 감히 뇌물을 받지 못했지만 공수철은 아버지의 이름을 대가면서 이곳저곳 돈을 많이 받고 다녔다.반재윤은 오늘 공수철이 이 엄청난 밥값을 낼 수 있을지 없을지 지켜볼 생각이었다.만약 돈을 낸다면 반재윤은 감사팀에 연락해서 그가 처벌받게 할 것이다.공수철은 최가희를 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322화

    최가희는 전혀 방어하지 않았기에 5, 6미터 밖으로 날아가서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그녀는 자신의 배를 움켜쥐고 바닥을 뒹굴면서 괴로운 듯 연신 앓는 소리를 냈다.“사람까지 때려? 당장 이놈 잡아넣어!”반재윤은 매우 화가 났다.경비원들은 곧바로 앞으로 나서서 공수철을 바닥에 제압했다.“다들 이거 놔. 아버지한테 연락할 거야!”공수철이 큰 소리로 소란을 피웠다.“네 아버지 만나게 해줄게.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반재윤이 차갑게 말했다.이때 진서준이 갑자기 말했다.“당신은 사람을 죽였어요.”그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뭔 개소리예요? 당신이야말로 사람을 죽였겠죠!”공수철이 분노하며 윽박질렀다.반재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었다.“진 선생님, 공수철이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살인할 용기가 있는 놈은 아닐 텐데요?”진서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바닥을 뒹군 최가희를 가리켰다.최가희의 두 다리 사이로 새빨간 피가 흐르고 있었다. 심지어 피가 계속해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흘러내리고 있었다.“저 여자 임신했었어요. 하지만 공수철에게 맞은 탓에 아이가 죽었어요.”진서준은 조금 안타까운 어조로 설명했다.최가희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지만 아직 태어나지 않은 그녀의 아기는 죄가 없었다.공수철은 자신의 아이를 발로 차서 죽였다. 그에게 있어서는 인과응보라고 할 수 있었다.진서준의 설명을 들은 로비는 떠들썩해졌다.공수철은 당황했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말도 안 돼요. 말도 안 된다고요. 매번 피임약을 먹게 한 걸요!”기분 좋아지려고 공수철은 콘돔을 쓴 적이 없었다. 그는 매번 끝난 뒤 최가희에게 피임약을 먹으라고 했다.그러나 피임약을 몇 번 먹고 나니 몸이 좋지 않아 최가희는 병원에 갔었다.그런데 의사가 피임약을 계속해 먹으면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거라고 했다.게다가 최가희는 아이를 이용해 공수철과 결혼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최근 최가희는 피임약을 먹지 않았다.“내 아이, 내 아이가...”최가희는 자신의 배 속에

Latest chapter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33화

    예크스와 함께 온 청년들은 충격을 받아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예크스의 시신을 그대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진서준은 아무런 자비도 베풀지 않았고 손바닥을 한 번 뒤집는 순간, 또 몇 명이 죽어갔다.“진서준, 너 진짜 큰 문젯거리를 일으킨 거야.”이세아가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 남자가 실력이 뛰어나다는 건 이세아도 인정하지만 그가 일으킨 이 문제는 만만치 않았다.서오런 교회는 올림푸스 신전, 멸용 조직과 대한민국 국안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존재였다.얼마 전 이세아는 길거리에서 떠도는 소문을 들었는데 혈수가 그 세 대형 조직에 의해 함께 몰살되었다는 소식이었다.그러니 이 세 조직의 실력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무시무시한 수준이었다.“내 주변은 항상 문젯거리가 끊이지 않아.”진서준이 담담하게 말하자 이세아는 말문이 막혔다.“그래도 더 신중하게 움직이는 게 나쁠 게 없어.”그 후, 예크스 일행의 시신은 이씨 가문 사람들이 와서 정리했고 진서준은 허윤진과 서지은에게 말했다:“너희는 먼저 올라가서 쉬어.”유람선 10층에는 전용 휴식실이 있었고 문을 열자 문 앞에 네 명이 서 있었다.“진서준 씨.”박서명이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채 진서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죠?”진서준이 차갑게 물었다.“네, 사실 얘기하고 싶은 게 좀 있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박서명은 자기 신분까지 낮춰가며 매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박서명의 태도는 진서준 일행에게 다소 의외였다.이세아의 눈에도 놀라운 표정이 스쳤다.박씨 가문은 이씨 가문보다 실력이 더 강한 가문이었고 박서명은 바로 그 대단한 박씨 가문의 가주였다.대한민국 전역에서도 박서명의 신분은 최고급에 속하는 존재였다.그런 대단한 인물이 진서준에게 이런 겸손한 태도를 보일 이유가 없었다.혹시 방금 진서준이 황혼 기사를 죽인 사실이 박서명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 걸까?진서준도 머릿속에서 의문이 넘쳤다.“시간은 괜찮은 것 같네요. 여기 잠시 기다리세요.”진서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32화

    하지만 오늘 손원순은 너무나 큰 실수를 저질렀다.진서준이 조금 전 링에 올라와 손원순을 돕지 않았다면 그는 지금쯤 황혼 기사의 창에 맞아 시체가 되었을 것이다.“다시 묻는다. 내 실력이 의심스러운 사람 있어?”진서준의 목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지며 지하 1층에 메아리쳤다.링 아래에서 적막만 흘렀다.천의방의 강자도 처치할 수 있는 사람을 누가 감히 건드릴 수 있겠는가?진서준은 그제야 빙그레 웃으며 몸을 돌려 링에서 내려갔다.“용존님!”손원순이 재빨리 진서준을 따라갔다.“방금 실례가 많았습니다. 용존님께서 부디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손원순은 진서준에게 고개를 숙여 진심으로 사과했다.그러자 진서준은 즉시 손원순을 손으로 붙잡고 웃으며 말했다.“의협심이 넘치시는 손 천사님은 우리 모두의 본보기입니다.”그 말에 손원순이 어색하게 웃어넘겼다.“용존님, 과찬입니다. 저는 그저 제 능력 범위내에서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용존님, 명주시에 돌아가신 후 시간이 되면 꼭 한 번 식사를 대접하고 싶습니다.”손원순이 이 기회를 빌려 진서준을 식사에 초대했다.“좋습니다, 시간이 되면 꼭 연락드리겠습니다.”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손원순과 같은 선량한 사람과는 당연히 친구가 되어야 했다.진서준이 방으로 돌아가자 허윤진이 신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다가왔다.“진서준, 방금 진짜 멋있었어. 공격 두세 번 만에 그 사람을 처치할 줄은 몰랐어.”“그 해외 사람들 좀 잡아 와.”진서준의 말에 이세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정말 그렇게 할 거야?”“당연하지.”잠시 후, 이씨 가문의 사람들이 예크스 일행을 끌고 왔다.“너... 너 뭐 하려고 그래?”예크스의 얼굴에는 아까 보였던 거만하고 교만한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대신 두려움이 가득한 기색이 역력했다.예크스의 눈에선 원탁 십이 기사가 신의 사자와도 같은 존재였다.하지만 지금 진서준은 신의 사자를 죽였다.그러니 진서준은 분명 지옥에서 기어 나온 악마일 것이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31화

    현장은 말 그대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링 위의 그 인물을 쳐다보았다.원탁 십이 기사는 말 그대로 천의방에 오르는 슈퍼 강자였다.천의방은 비록 대한민국 국안부가 만든 목록이지만 국내외 모든 권력자와 강자가 그 권위성을 인정하는 목록이기도 했다.전 세계를 둘러보면 강자가 수없이 많지만 70억 가까운 인구 중에서 단 100명만이 천의방에 기록된다.이 100명은 어느 나라에 가든 각국의 권력자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고 애쓰는 존재였다.수많은 강자가 천의방에 올라가려고 발버둥 칠 때 놀랍게도 천의방 78위에 위치한 황혼 기사가 지금 20살 남짓한 청년의 공격 세 번으로 죽음을 맞이했다.용존 진서준.이 이름은 해외 강자에게는 무척이나 낯선 이름이었고 갑자기 떠오른 인물일 뿐이었다.진서준이 대한민국에서 벌인 가장 유명한 전투는 봉호전과 강남에서 육급 대종사 두 명을 단 일격으로 처치한 일이었고 그 외에는 특별한 전과가 없었다.천의방의 다른 강자와 비교했을 때, 이 정도의 전과는 너무나 미미해 보였다.만약 국안부가 보해 전투의 결과를 공개했다면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하지만 진서준의 안전을 고려해 진서훈 일행은 그 사실을 숨겼다.지금 진서준은 각국 강자들 앞에서 교회의 기사를 단번에 처치했다.이번 결투 이후로 진서준의 명성은 앞으로 더욱 널리 퍼질 것이다.가장 중요한 점은 진서준이 겨우 26살이라는 것이다.실력도 무시무시했지만 이토록 어린 나이는 더 공포스러운 사실이었다.VIP룸안에서 이세아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서 얼음처럼 차가운 황예은이 저 녀석을 따랐구나.”“세 분, 여러분이 힘을 합친다면 저 녀석을 이길 수 있을까요?”박서명이 인상을 쓰며 물었다.박서명은 진서준이 기껏해야 지의방 정도의 실력밖에 없을 거라 여겼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져 당황하기 시작했다.진서준이 천의방의 강자를 처치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춘 것이다.게다가 진서준은 너무 쉽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30화

    사실, 눈앞의 이 청년은 기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해서 살짝 놀랐다.하지만 황혼 기사는 아직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황혼 기사는 갑자기 뒤로 물러났고 긴 머리가 공중에서 휘날렸다.그러고는 두 손을 가슴에 교차시켜 놓고 경건한 신도처럼 거만한 고개를 살짝 숙였다.“신성한 빛이여, 이 세상 모든 악을 멸해 버리옵소서.”기사가 입으로 중얼거리자 손에 쥔 긴 창에서 눈부신 빛이 방출되었다.황혼 기사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기도 이 순간 전부 폭발했다.조금 어두운 지하 링은 지금 한낮의 밝은 햇살처럼 강렬한 빛을 발산했다.“저 녀석 드디어 숨통이 끊어지겠네. 황혼 기사가 성력을 사용했어.”예크스가 눈을 반짝이며 흥분한 말투로 말했다.성력은 오직 교회 원탁 십이 기사와 주교 세 명만이 소유한 특별한 힘이다.이 힘은 산을 하나 통째로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이세아도 그 눈 부신 빛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 유람선이 과연 이 엄청난 힘을 견딜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이세아이 우려한 것처럼 유람선에서 진동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유람선 위의 손님들은 저마다 불안해했다.그때, 링 위의 황혼 기사가 갑자기 움직였다.기사는 순간 이 세상에서 사라진 듯, 한순간에 모두의 눈앞에서 사라졌다.그리고 다시 나타났을 때, 이미 진서준의 앞에 서 있었다.진서준은 검을 쥔 손을 급하게 들어 올리며 청색의 검빛이 발산하는 일격을 날리자 눈앞의 눈 부신 빛을 찢어버렸다.우르릉!굳건한 링의 바닥이 진서준의 일격을 맞고 기다란 균열이 나타나며 부서진 돌멩이가 사방으로 튀었다.그 후, 진서준은 손에 쥔 참선검을 풀었고 이내 그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퍼져 나왔다.청색과 적색을 띤 거대한 용 두 마리가 진서준의 뒤에서 나타났다.두 용은 하나로 합쳐졌다가 다시 청색과 적색이 엇갈린 용 세 마리로 나뉘었다.진서준의 주먹 앞에서 거대한 용 한 마리가 거대한 입을 벌려 모든 것을 삼켜버리려 했다.콰지직!한 줄기의 갈라진 금이 황혼 기사의 창에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29화

    모든 사람은 입을 떡 벌린 채 무대 위를 바라보았다.이 청년은 지금 여기 있는 모든 사람에게 선전포고하는 건가?구경꾼들만 놀란 게 아니었다. 진서준 뒤에 서 있던 손원순도 진서준을 미친 사람 취급하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이 애송이가 대담해도 너무 대담한 것 같았다.이 유람선에 올라탄 사람은 모두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어쩌면 링 아래에 팔급, 심지어 구급 대종사 경지의 경호원이 있을지도 모른다.이런 강자가 지금 링에 올라간다면 진서준도 무척이나 난감해질 것이다.“너 과연 그렇게 오만하게 굴 실력이 있을까?”이세아가 밝은 눈을 가늘게 뜨고 진서준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잠시 후, 사람들이 정신을 가다듬었고 그들의 눈에서 스치던 경악은 사라지고 그 대신 불타오르는 분노가 가득 찼다.“오만하고 무지한 애송이가 감히 큰소리를 쳐? 이따가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를 거야.”“우리가 나설 필요 없어. 저 기사님이 알아서 널 처단해 버릴 거야.”“허세를 부리다가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군중의 분노가 폭발했지만 아무도 무대에 올라가지 않았다.다들 무대 위에 있는 황혼 기사가 진서준의 목을 쳐낼 것이라 믿고 있었다.황혼 기사는 차가운 살기를 눈에 띄게 드러내며 말했다.“이봐, 너 지금 대형 사고 친 건 알고 있어?”“몰라. 단지 네가 이제 곧 죽을 거라는 것만 알아.”진서준이 평온하게 답하자 손원순이 목소리를 낮게 깔고 외쳤다.“빨리 물러나. 이 사람은 네가 상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명주시 최고의 술법 천사인 손원순도 황혼 기사를 이길 수 없었는데 어떻게 한낱 국안부 소속의 상경인 진서준이 상대할 수 있겠는가?진서준은 손원순을 힐끗 바라보더니 가볍게 그의 어깨에 손바닥을 얹었다.그러자 손원순의 얼굴이 급변했다.하지만 진서준이 손원순을 공격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그의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따뜻한 기운이 손원순의 온몸에 편안한 흐름처럼 퍼져 나갔다.그러자 방금 황혼 기사의 공격에 심각하게 다쳤던 상처가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28화

    “맙소사, 이게 바로 손 천사님의 실력인가?”“이 검을 과연 저 기사가 막을 수 있을까?”“막을 수 없을 거야. 손 천사님은 우리 명주시 최고 술법 강자잖아.”대다수 사람은 황혼 기사가 이 공격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다.황혼 기사도 눈앞의 광경에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이건 우리 스승님 시그니처 술법이네!”곽윤상이 흥분하며 소리쳤다.예전에 명주시에서 요괴들이 날뛰었을 때, 손원순은 바로 이 보라색 검으로 악귀 세 마리를 단번에 처치했다.그 사건을 계기로 손원순은 일약 명성을 떨쳤다.지금의 손원순은 그때보다 몇 배나 더 강해졌고 이 전설적인 기술은 이제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해졌다.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 보라색 뇌검에 집중되었다.하지만 황혼 기사도 물러서지 않았다.황혼 기사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손원순 못지않았다.황혼 기사는 은색 창을 높이 들고 길게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전쟁의 신처럼 우뚝 섰다.그리고 황혼 기사가 갑자기 바닥에 발을 내딛자 강철처럼 단단한 바닥에 거미줄처럼 금이 가며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황혼 기사의 모습은 빛처럼 빠르게 움직였고 순식간에 링 중앙에 도달했다.손원순 앞에 있던 뇌검도 같은 순간에 바닥을 쪼개듯 사나운 기세로 내려쳤다.창과 검이 공중에서 충돌하며 폭발적인 소리가 터져 나왔다.펑!그 후, 뇌검은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부서져 날아갔다.그리고 공중에서 멈췄던 황혼 기사의 모습이 바로 손원순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술법이 깨져버리자 손원순은 원기가 크게 상하며 시뻘건 피를 왈칵 토해냈다.손원순의 강기는 심각하게 손상되었고 격렬한 충격에 연신 뒤로 물러서며 발을 제대로 디딜 수도 없었다.“죽어!”황혼 기사는 손에 들었던 창을 힘껏 던졌고 그 창은 손원순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그 창에 맞으면 신선이라도 구할 수 없을 것 같았다.이 순간, 두 사람의 결투를 구경하던 사람들은 전부 경악을 금치 못했다.명주시에서 오랜 세월 명성을 떨친 술법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27화

    내기를 건 사람들은 전부 불만을 표했다.다들 진서준이 질 것에 내기를 걸었고 이건 확실한 이득이 보장된 거래였다.하지만 이제 손원순이 갑자기 진서준을 대신해 출전한다고 하니 그들의 돈줄이 끊긴 셈이었다.“손 천사님, 그 녀석과 무슨 관계인가요? 왜 그 녀석을 대신해 나서시는 거죠?”“맞아요, 손 천사님, 이건 경기 규칙에 맞지 않아요.”“손 천사님, 그냥 내려가세요. 우리 돈 벌게 놔두세요.”사람들이 하나둘씩 손원순에게 내려가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그러자 손원순은 차가운 눈빛으로 구경꾼들을 쏘아보며 답했다.“불만이 있으면 먼저 올라와서 날 이겨봐.”손원순의 말 한마디에 떠들썩하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손원순을 이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칠급 영선 술사라면 누구나 다 인정하는 실력이었다.황혼 기사도 냉정하게 말했다.“좋아, 그럼 먼저 너부터 죽이고 저 녀석을 죽여야겠어.”VIP룸에 앉아 있던 예크스는 눈이 시뻘겋게 충혈된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황혼, 저 녀석도 죽여버려! 저 늙다리에게 우리 교회 실력을 알려줘야 해.”심판이 마지막 확인을 마친 뒤 경기가 드디어 시작되었다.“난 밖에 나가 있을게. 손 천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구할 수 있게.”진서준의 말에 이세아가 놀란 듯 물었다.“너 손원순이 질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이세아가 놀란 듯 물었다.“아까 보니까 교회 기사들 강기는 호국장군과 비슷한 수준이야. 손 천사 실력도 약한 편은 아니지만 저 기사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 좀 불안해.”진서준이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무인와 수선자는 완전히 다른 부류의 사람이었다.무인도 나이가 많으면 실력이 점점 더 강해지긴 하지만 나이가 너무 많아도 문제였다.나이가 너무 많으면 예전처럼 정정하지 않아 작은 상처나 질병이 있을 경우, 고수와 결투할 때 그 사소한 문제가 점점 더 커져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었다.수선자는 한 단계씩 경지가 올라가면 수명이 늘어나지만 무인은 그렇지 않았다.무인은 지선 경지에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26화

    “이 진서준이라는 사람, 이름이 왜 이렇게 익숙하지?”구경꾼들은 결투장에 오를 사람의 정보를 보고 수군대기 시작했다.토론이 끝나자 적지 않은 사람이 황혼 기사에게 돈을 걸었다.교회의 원탁 십이 기사의 명성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기 때문이다.반면 진서준을 아는 사람들도 그의 승리를 기대하지 않았다.“진서준, 너 왜 교회 기사와 결투하게 된 거야?”이세아가 진서준을 보며 물었다.“전부 내 탓이야...”허윤진의 얼굴에 자책과 후회가 가득했다.“윤진아, 이 일은 네 탓이 아니야. 저 사람들이 일부러 시비를 걸었잖아.”서지은은 허윤진을 위로하며 한편으로 진서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우리가 아까 3층에서 당구를 치고 있을 때, 저 무리가 음흉하게 웃으며 우리 쪽으로 걸어오더니 일부러 윤진과 부딪힌 거야. 당시 윤진도 상대가 일부러 건드리자 화를 참지 못하고 그만...”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허윤진 앞에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네가 잘못을 깨달았다면 앞으로는 절대 도박에 손을 붙이지 마.”허윤진은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진서준, 앞으로 절대 도박 같은 걸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도박은 사람의 인생을 망치기 쉬웠다.돈을 잃은 사람은 기분이 더러워지고 기분이 더러울 때 다른 사람과 갈등이 생기면 문제는 더 복잡해지고 규모가 커지기 마련이다.“조심해. 교회 기사는 그렇게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이세아가 진서준에게 경고하자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황예은은 어디 있어? 왜 여기 없지?”“우리 둘이 한방에서 사이좋게 있을 것 같아?”이세아가 이내 진서준에게 되물었다.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심한데 한 방에 있을 리 없었다.두 사람 전부 훌륭한 교육을 받은 교양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미 싸움이 일어났을 것이다.“그럼 어디 갔어?”진서준의 질문에 이세아는 아니꼬운 눈길을 보냈다.“그렇게 걱정돼?”진서준은 고개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황예은이 경호원 없이 혼자 나갔으니까 사고라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425화

    은발의 청년은 자기 목을 겨누는 장검을 보고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눈앞의 청년은 아무래도 자기 뒤에 있는 세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그런데 자기 배후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우리 아버지는 서오런 교회의 계아 주교야. 이래도 날 죽이겠다고 헛소리 칠 거야?”어느새 흉측한 몰골이 된 은발의 청년은 벌겋게 충혈된 두 눈으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주변에서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는 사람들은 그 이름을 듣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유람선에 오를 수 있는 사람들은 전부 거액의 자산과 막강한 권력을 손에 넣은 사람들이었다.이들은 각국의 세력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은발 청년이 말한 계아 주교는 바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회의 3대 주교 중 한 사람이었고 그 명성 또한 자자했다.중요한 교회의 의식이 있을 때면 항상 계아 주교가 그 자리에 참석했다.계아 주교는 명성이 자자한 걸 떠나서 실력도 대단한 인물이었다.무려 한 발짝만 더 내디디면 전설 속의 지선 경지에 들어설 수 있는 놀라운 실력이었다.그때, 3층의 관리자가 급히 달려왔다.진서준이 검을 휘두른 것을 본 관리자는 서둘러 말렸다.“손님, 천하 유람선에서는 무력을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원한이 있으시면 유람선 지하 1층에서 해결해 주세요.”관리자가 말한 곳은 바로 지하 1층에 있는 생사 결투장이었다.유람선에서 누군가와 사적인 원한이 있으면 전부 그 결투장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규칙이 있었다.하지만 보통 결투장에 가서 해결하려면 규모가 큰 소란이 일어나야 했다.소란이 그다지 크지 않으면 유람선의 사람들은 전부 보고도 모른 척하곤 했다.다들 괜히 끼어들어 소란의 규모를 부풀려고 하지 않으려는 의도였다.“예크스 씨, 무슨 일이죠?”이때 한 서양의 중년 남자가 다가왔다.이 남자는 거대한 체구와 여성들이 부러워할 만큼 찬란한 금발 머리를 자랑하는 잘생긴 남자였다.이 남자는 바로 원탁 십이 기사 중 하나인 황혼 기사였고 실력 또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했다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