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우는 배수정을 무조건 손에 넣으려고 했다.“그 남자가 어디 있는지 알아내면 즉시 나한테 알려!”“네!”강은우는 룸으로 돌아와 강성철과 도진수를 보며 말했다.“성철 씨, 진수 씨, 제가 진 마스터와 친하게 지낼 방법이 생각났는데, 혹시 들어보실래요?”강성철과 도진수가 이 말을 듣자 고개를 끄덕였다.“배수정 그 여자 아시죠?”“티비에서 봤는데 꽤 예쁘게 생겼더군요.”강성철이 대답했다.배수정은 국내 최고의 스타였기에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극히 적었다.“그 여자가 지금 서울시에 있어요.”강은우가 씩 웃으며 말했다.그러자 강성철과 도진수가 서로 눈을 마주쳤다.“은우 형님, 그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진 마스터는 여자 친구가 있어요.”허사연이 어떤 신분인지 두 사람은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눈치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진서준과 허사연이 어떤 사이인지는 누구나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곧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이 타이밍에 진서준에게 여자를 소개해 준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수였다.“저는 진 마스터가 여자 친구가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바람을 피우지 않겠어요?”강은우는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게다가 배수정은 슈퍼스타이기도 하고. 이런 여자를 품에 안는 것이 얼마나 많은 남자들의 로망이라고요!”“하지만... 저희가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볼게요.”강성철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좋아요. 잘 생각해 봐요. 이따가 제 부하가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낸 후에 바로 손을 쓸게요.”...진서준과 허사연은 금영사를 떠난 후에 차를 몰고 허씨 집안 호텔로 갔다.허사연은 일찍이 사람을 시켜 둘만의 파티를 준비했다.진서준과 허사연이 호텔에 들어간 것을 확인한 후, 두 사람을 미행하던 경호원이 즉시 황동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그와 동시에 배수정을 미행하던 다른 경호원도 그녀의 위치를 알아냈다.이 소식을 들은 강은우는 강성철과 도진수에게 말했다.“주소는 이미 알아냈어요. 지금 바로 갈까요?”“
이때 진서준과 허사연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서로 맛있는 음식을 먹여주기도 하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호텔 종업원들은 음식을 올리고 나서 전부 자리를 떠났다. 호텔 맨 위층에는 진서준과 허사연 두 사람뿐이었다.“서준 씨, 다음 주에 권해철이 말한 곳으로 갈 때 저도 같이 가면 안 돼요?”허사연이 와인 한 모금을 마시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늘 권해철의 실력을 본 허사연은 그가 있었던 화령문에 대해 호기심이 가득했다.그녀는 권해철처럼 이렇게 대단한 인재를 양성한 종문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었다.“그건 안 될 것 같아요.”진서준이 고개를 젓자 허사연은 입을 삐죽 내밀며 언짢은 듯 말했다.“왜요?”“권해철의 말에 의하면 그곳에는 산을 보호하는 진법이 있다고 해요. 그 진법 때문에 산으로 들어가는 게 몹시 어려울 거예요.”진서준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서준 씨, 그러면 위험하지 않아요?”허사연이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괜찮을 거예요. 별문제 없어요.”진서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저를 데리고 가지 않아도 돼요. 하지만 서준 씨, 그것만 약속해요. 만약에 못 들어간다 해도 무리하지 말고 반드시 안전하게 돌아와 줘요!”“네! 약속할게요.”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분위기는 갑자기 야릇해졌다.바로 이 중요한 순간에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이 소리를 들은 두 사람은 바로 고개를 돌렸다.“어느 눈치 없는 놈이야!”허사연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때마침 서준 씨와 스킨십 하려고 했는데, 어느 놈이야!’진서준도 화가 나서 언짢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걸어오는 사람을 바라보았다.선두에 선 사람이 황동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진서준의 마음속에는 분노가 끓어올랐다.“또 이놈이네요. 아까 사연 씨와 저를 뒤따르던 그 사람은 아마도 이놈의 부하일 거예요.”방금 차를 몰고 오는 길에 진서준은 누군가가 그와 허사연을 미행하는 것을 발견했다.“어머, 촛불까지 켜고. 지랄 났네.”
황동원은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경악에 찬 눈빛으로 무릎을 꿇고 있는 세 사람을 쳐다보았다.세 사람은 고양시, 서울시의 지하 세력의 왕 같은 사람들이었다.이 세 사람이라면 서울시에서는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었다.하지만 이토록 대단한 사람들이 지금 순순히 무릎을 꿇고 있다니 너무 이해가 안 되었다.황동원은 문득 아까 절에 있을 때 진서준의 덤덤한 모습이 떠올랐다.지금에 와서야 황동원은 그때 눈앞의 청년이 왜 그렇게 담담하고 자신만만했는지 알게 되었다.쿵!옆에 서 있던 경호원들도 모두 순순히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대고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몸을 떨고 있었다.그들의 회장님까지 무릎 꿇고 있었는데 그들은 더욱 말할 것이 없었다.허사연은 담담한 표정으로 무릎 꿇은 사람들을 쳐다보았다.이 세 사람은 그래도 꽤 똑똑한 편이었다. 진서준을 본 첫 반응이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니 말이다.진서준은 와인 한 모금을 마신 후 강성철과 도진수에게로 시선을 옮겼다.“아까 누군가가 저보고 무릎을 꿇어야 살려준다고 했어요.”진서준의 말에 세 사람은 등골이 오싹해지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렀다.강은우는 방금 자신의 경호원이 말하는 사람이 진 마스터일 줄은 전혀 몰랐다.원래 그는 진서준에게 여자를 소개해 주려고 했다.하지만 지금은 여자는커녕 자기가 위험에 빠졌다.“진 마스터, 제발 살려주세요.”세 사람은 땅 위에 머리를 계속 조아리며 용서를 빌었다. 그들의 이마에는 피가 났고 몸은 계속 떨리고 있었다.오늘 만월호에서 진서준이 싸우는 모습을 본 강은우는 이미 진서준을 사람이 아닌 신명으로 받들고 있었다.게다가 전 남주성의 모든 명문 세가들도 진 마스터를 공손히 모셔야 했다.고양시에 지하 세력의 왕이라 해봤자 진서준의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진서준의 말 한마디면 강은우는 바로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질 수 있었다.강성철과 도진수의 머릿속에는 후회로 가득 찼다. 그들은 속으로 강은우를 원망하고 있었다.만약에 진 마스터를 화나게 한다면 그들
“회장님, 우리가 이 년을 잡았어요. 지금 어떻게 할까요?”강은우는 부하가 걸려 온 전화를 받고 다리에 힘이 풀려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그러자 진서준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강은우를 쏘아보았다.진서준은 청각이 매우 예민했기 때문에 그들의 통화 내용을 전부 들었다.“혹시 사람을 시켜 그 여자를 잡으라 했어요?”진서준이 차갑게 말했다.“제가... 제가 당장 사람을 풀어주라고 할게요!”강은우는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풀어 주기만 하면 다예요? 나랑 같이 가서 사과해요.”진서준이 차갑게 말했다.“네...”진서준은 강은우보고 먼저 내려가서 차 안에서 기다리라 했다.“서준 씨가 저 사람들과 함께 가서 뭐 해요? 사과해야 할 건 저 사람들인데.”허사연은 진서준이 배수정과 만나는 걸 원치 않았다.혹시 배수정이 진서준에게 호감을 느낄까 봐 걱정했다.배수정이 진서준을 마음에 두게 되면 정말 골치 아플 것 같았다.“저 사람들만 가면 배수정 씨가 놀랄까 봐요.”진서준이 웃으며 설명했다.“설마 서준 씨가 그 배수정 씨를 만나고 싶은 건 아니겠죠?”허사연이 진서준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물론 아니죠!”진서준이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배수정이 아무리 이쁘다고 해도 지금 진서준의 마음속에는 허사연 한 여자뿐이었다.“제가 어떤 사람인지 사연 씨는 잘 알잖아요.”진서준이 말하며 미소를 짓자 허사연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너무 잘 알고 있는데 자꾸 다른 여자가 서준 씨를 꼬시잖아요.”그녀의 말에 진서준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그분은 대스타인데 어떻게 날 꼬실 수 있겠어요. 설마 꼬신다 해도 저는 사연 씨 한 사람뿐이에요.”허사연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알겠어요. 저도 그냥 해본 소리예요. 저 사람들과 사과하고 빨리 집에 돌아가세요. 어머님과 서라 씨가 걱정하겠어요.”“네!”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잠깐만요. 서준 씨 얼굴에 뭐가 묻었어요.”진서준이 몸을 돌려 떠나려고 할 때 허사연은 갑자기 그의 손을 잡았다.
배수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연예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도 줄곧 지조를 지켜왔다.유명한 영화감독들이나 작가들은 그녀에게 눈치를 주었으나 그녀는 전부 무시했다.하지만 오늘 강은우 때문에 모든 것이 망가질 것 같았다.“수정 씨, 제가 부탁할게요. 이따가 강 회장님이 뭘 시키면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아니면 우리 둘 다 죽어요!”박소진은 배수정에게 빌었다.박소진도 몇 년 전에 연예계에서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다. 그러다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매니저로 전업했다.만약에 오늘 밤에 강 회장의 미움을 사게 된다면 그녀의 가정과 사업은 모두 망가질 것이다.삐걱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들어온 사람을 보자 배수정과 박소진은 어리둥절해졌다.“서준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들어 온 사람이 진서준인 것을 본 배수정은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하지만 그녀의 미소는 바로 사라졌다.“서준 씨, 빨리 이곳을 떠나세요. 강은우가 곧 올 거예요.”그러자 박소진이 큰 소리로 말했다.“안 돼요. 여기에 남아야 해요. 이따가 오늘 절에서 있었던 일을 강 회장님께 직접 사과하세요!”박소진은 진서준을 희생양으로 삼고 싶었다.그녀는 강은우에게 오늘 일을 망친 사람이 바로 진서준이라고 알려줄 계획이었다.그러자 진서준은 차갑게 박소진을 바라보다가 말했다.“수정 씨, 매니저를 바꿀 때도 된 것 같아요.”배수정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말했다.“서준 씨, 지금은 그런 말 할 때가 아니에요.”지금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인데 매니저를 바꾸든 말든 다 뒷얘기였다.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으며 룸 안으로 들어왔다.“들어오세요.”배수정은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입구 쪽을 보았다.곧이어 강은우가 안으로 걸어들어왔고 그가 입은 검은색 양복은 피로 물들어서 새빨개졌다.이 상황을 본 배수정과 박소진은 멍하니 서 있었다.더욱 믿기지 않는 것은 강은우가 심지어 허리를 굽혀 두 사람에게 공손히 사과했다.“수정 씨,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 앞으로 제 도움이 필요하면 언
배수정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의문은 하나뿐이었다. 눈앞의 청년은 과연 누구일까?“진서준이라고 합니다. 평범한 사람이에요.”진서준은 덤덤히 웃어 보였다.배수정은 쓴웃음을 지었다. 평범한 사람이 강은우 같은 거물을 벌벌 떨게 만들 수 있겠는가?진서준이 말하기 싫어하는 것 같아 배수정은 더 묻지 않았다.“감사해요, 진서준 씨. 절 또 한 번 구해주셨네요.”배수정은 진서준의 앞으로 걸어가서 허리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했다.“별말씀을요.”진서준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러면 쉬는 거 방해하지 않을게요.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말을 마친 뒤 진서준은 미련 없이 떠났다.진서준이 단호히 떠나자 배수정은 어쩐지 아쉬웠다.“수정아, 아까 언니는 널 위해서 그런 거야. 매니저를 다른 사람으로 바꿀 생각은 아니지?”박소진은 서둘러 사과하며 간절한 얼굴로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난 이미 결혼했어. 집안에 모셔야 할 집안 어른들도 있고 아이도 있어. 절대 이 일자리를 잃을 수는 없다고!”박소진은 배수정의 매니저를 하면서 매달 꽤 많은 월급을 받았다.만약 배수정이 매니저를 다른 사람으로 바꾼다면 월급 또한 확 줄어들 것이다.배수정은 박소진의 애원을 듣자 그녀가 혐오스러웠다.오늘 일을 통해 그녀는 박소진이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알게 되었다.박소진은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었다.본인의 이익을 위해서 배수정이 강은우와 잠자리를 가지게 하려 했으니 말이다.배수정은 이런 사람을 계속 자신의 곁에 둘 생각이 없었다.배수정은 지금 당장 박소진과 얼굴을 붉힐 생각은 없었다. 그녀는 회사로 돌아간 뒤 박소진을 내쫓을 생각이었다.“알겠어요. 걱정하지 말아요.”배수정이 말했다.배수정의 말에 박소진은 안도했다.그녀는 다시 잔머리를 굴렸다.“수정아, 너 진서준이라는 청년이랑 자주 연락하면서 그의 신분과 배경을 알아봐.”배수정은 미간을 찌푸렸다.“알고 싶으면 언니가 직접 알아봐요.”“너도 참, 언니는 널 위해서 이러는 거야. 네가 그 청년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아침 다섯 시가 채 안 된 시각, 서울 병원 꼭대기 층 중환자실 밖 복도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새로 부임한 서울 병원 원장 우성환도 그곳에 있었다.우성환은 정운 병원의 원장이었었는데 저번에 진서준이 정운 병원에서 김명진을 구한 일로 김풍이 감사하다면서 서울 병원 원장을 시켜줬다.비록 같은 원장이지만 정운 병원 원장과 서울 병원 원장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만약 개인의 노력에만 기대려고 했다면 그는 아마 평생 서울 병원의 원장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왜 다들 말이 없죠? 방법이 없는 건가요?”입을 다물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우성환은 조금 화가 났다.병실 안의 환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이 보낸 환자였다.만약 이 환자를 치료하지 못한다면 원장이 우성환이 책임을 져야 했다.“원장님, 저희도 방법이 없습니다. 지금 유일한 희망은 부 선생님을 모셔 오는 것뿐입니다.”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입을 열었다.그가 말한 부 선생님은 강남 제일의 명의 부영권이었다.“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이 부영권 선생님께 부탁드려야겠군요.”우성환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그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조용한 곳으로 가서 부영권에게 연락했다.부영권은 매일 아침 아주 일찍 깨어났다. 우성환이 그에게 연락했을 때 그는 마침 세수를 마쳤다.“우 원장님, 무슨 일이죠?”“선생님, 우리 병원에 치료하기 까다로운 환자가 한 명 왔습니다. 병원의 모든 의사가 속수무책이라 선생님께서 한 번 와주셨으면 합니다.”우성환은 정중하게 말했다.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였기에 부영권은 거절하지 않았다.“그래요. 지금 당장 가볼게요.”전화를 끊은 뒤 우성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부영권이 온다면 환자의 병이 반드시 나을 거로 생각했다.십여 분 뒤 부영권이 특별 병실에 도착했다.“부 선생님!”사람들은 부영권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부영권은 의학계에서 대단한 사람이었고 모든 의사가 그를 존경했다.“환자는 어디 있죠?”부영권은 그들과 인사를 나눌 새도 없이 곧바로
사람들은 부영권이 눈을 뜨자 그를 추켜세우기 시작했다.부영권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괜찮아졌습니다.”“선생님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제가 지금 당장 처장님께 연락드리겠습니다.”우성환이 서둘러 반재윤 처장에게 연락했다.전화 건너편, 반재윤은 부영권이 환자를 살렸다는 말을 듣고 황급히 말했다.“우 원장님, 부영권 선생님께 일단 떠나지 말라고 하세요. 다른 병원에 그 환자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있거든요.”우성환은 그 말을 듣자 얼이 빠졌다.“환자가 몇 명쯤 더 있는 거죠?”“최소 스무 명이요.”반재윤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렇게 많다고요? 반재윤 선생님은 조금 전 진단할 때 독에 당한 거라고 하셨습니다.”우성환이 반재윤에게 설명했다.반재윤이 말했다.“그들 모두 같은 노인복지시설 노인들이에요...”우성환은 그 순간 왜 이렇게 많은 노인이 중독됐는지 깨달았다.범인은 그들의 밥이나 물에 독을 탔을 것이다.“부영권 선생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전화를 끊은 뒤 우성환은 서둘러 병실로 돌아가 조금 전 반재윤 처장에게서 들은 말을 부영권에게 전했다.부영권은 그의 말을 듣더니 미간을 구기며 안타까운 얼굴로 말했다.“스무 명이요? 지금 제 실력으로는 많아서 다섯 명밖에 더 구하지 못합니다.”부영권이 다섯 명밖에 더 구하지 못한다고 하자 우성환은 애가 탔다.그러다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진 선생님에게 도와달라고 해야겠어요!”부영권은 그 말을 듣고 물었다.“진 선생님이라는 분 혹시 진서준 씨인가요?”“네, 설마 아는 분이십니까?”“하하, 신의인 진서준 씨가 있다면 걱정할 것 없습니다!”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걱정하던 부영권은 곧바로 표정을 풀면서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었다.다른 이들은 진서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부영권이 진서준을 신의라고 부르자 다들 궁금해졌다.“하지만 아직은 좀 이르군요. 진서준 씨께서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을 겁니다.”“그러면 잠시 뒤에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환자들은 아직 상태가 괜찮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