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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유혁수는 피를 뒤집어쓴 채로 호수 위에 서 있었는데 표정이 잔뜩 일그러진 것이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악마 같았다.

진서준이 차갑게 말했다.

“당신과 난 아무런 원한도 없을 텐데.”

“그래. 그런데 내가 너 같은 천재를 죽이는 걸 좋아해서 말이야.”

유혁수는 눈알이 벌게진 채로 미친 듯이 웃었다.

“진서준, 오늘 넌 반드시 죽어야 해!”

미친놈.

정신이 나간 듯한 유혁수를 본 사람들의 머릿속에 미친놈 세 글자가 떠올랐다.

아무런 원한도 없으면서 진서준을 죽이려 하는 이유는 그의 변태적인 취향 때문이었다.

“누가 살고 누가 죽을지는 아무도 몰라.”

진서준은 무덤덤한 눈빛으로 유혁수를 바라보았다.

그에게 있어 유혁수는 이미 죽은 자와 다름없었다.

비록 진서준은 체내의 영기를 꽤 많이 소모했지만 만월호의 영기가 워낙 왕성한 탓에 이런 자연적인 영기를 이용하여 유혁수를 죽일 수 있었다.

진서준이 천문검을 거두어들이자 유혁수의 눈동자에 의아함이 스쳐 지나갔다.

“투항하려는 건가? 투항한다고 해도 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서준이 덤덤히 말했다.

“당신을 죽이는 데 검까지 필요 없어.”

진서준의 비아냥에 유혁수는 냉소했다. 그는 두 다리를 힘껏 굴렀고, 그 순간 폭탄이 터진 듯 발아래 호숫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기세등등한 유혁수를 본 진서준은 두 손을 서서히 들었다.

다음 순간, 호수 전체가 눈에 보이는 속도로 끓어오르기 시작했고 흰 안개가 진서준의 앞에 모였다.

“농간을 부리는군!”

유혁수가 차갑게 말했다.

눈 깜짝할 사이, 유혁수가 진서준의 앞에 섰다.

그는 가까이 다가가서 크게 소리를 지르며 두 주먹을 휘둘렀다.

아무도 유혁수가 주먹을 몇 번 휘둘렀는지 보지 못했다. 강건한 기운들로 뭉친 매의 머리와 늑대의 머리가 진서준 앞의 흰 안개를 강타했다.

공기가 찢어발겨지는 것 같았다. 무시무시한 장면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숨을 멈췄다.

“이건 환기권이야!”

무인들은 유혁수의 환기권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환기권은 유혁수가 20여 년간 열심히 연구하여 만든 권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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