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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무관을 나선 후, 허사연이 진서준에게 물었다.

"진서준 씨, 그 둘 왜 갑자기 그런 거예요?"

강옥산 부자가 뻔뻔하긴 했지만, 그런 멍청한 방법으로 진서준을 모욕할 만큼 바보는 아니었다.

진서준이 평범한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할 방법을 쓴 게 분명한데...

진서준이 슬쩍 웃었다.

"비밀입니다."

"나한테도 안 알려 줘요?"

허사연이 입술을 쭉 내밀며 삐친 척을 했다.

허사연은 다가가기 어려운 도도한 상사 스타일인데, 입술을 내밀다니. 진서준의 입장에서 귀여워 보이는 게 당연했다.

진서준은 겨우 웃음을 참고 허사연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비밀을 알고 싶으면 대가를 치러야죠."

이 말을 들은 허사연의 완벽한 얼굴에 홍조가 은은히 올라왔다.

진서준을 한 번 째려본 허사연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아무도 주시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입술을 진서준의 볼에 가볍게 찍었다.

진서준은 허사연을 놀리려 한 농담이었는데, 진짜로 해 줄 줄은 진심으로 몰랐다.

진서준의 놀람을 감추지 못한 얼굴을 보니 허사연의 마음속에 민망함과 쾌감이 동시에 피어올랐다.

"이제 말해 줄 거죠?"

고개를 숙인 채 진서준과 눈을 맞추지 못한 채였다.

허사연은 본인도 느껴질 정도로 얼굴이 뜨거워졌다.

진서준이 이 모습을 봐 버린다면 분명 한동안 꾸준히 놀릴 것이다.

정신을 차린 진서준이 허사연에게 말했다.

"제가 한의사였다는 걸 잊은 건 아니죠? 전 침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어요. 아까 그 부자는 침이 위험 혈자리에 박혀서 팔다리를 잃은 거예요."

진서준의 설명을 들으니 이제야 이해가 갔다.

"조사할 때 나오는 건 아니겠죠?"

허사연이 긴장을 늦추지 못한 채 물었다.

"절대요. 바늘 쓰기 전에 술법을 걸어 놨거든요. 혈자리에 박힌 후에 스스로 사라지도록."

그제야 허사연이 한숨 돌렸다.

"그럼 다행이고요."

얼굴의 온도가 내려간 것을 느낀 허사연이 진서준과 눈을 맞췄다.

"나 아직 밥 안 먹었는데, 대학로 맛집 또 데려가 줘요."

"그 신분에 길거리 음식 좋아하는 분은 또 처음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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