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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아빠, 엄마!”

조민영의 말투는 여전히 밝고 경쾌했고 진서준과 얘기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친구들 앞이든 부모님 앞이든, 조민영은 항상 이렇게 천진난만했다.

“이 맹랑한 녀석,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바쁜가 본데, 오늘 밤 연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

조태희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조민영을 힐끔 쏘아보았다.

오늘 연회는 양씨 가문에서 주최한 행사인지라 동북을 휘어잡을 수 있는 조태희조차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

조씨 부부가 조민영을 데리고 연회에 입장하자마자 순식간에 조민영이 사라지니 적잖이 당황했던 것이다.

“아빠, 그냥 옛 친구를 만나서 그랬지 뭐예요. 설마 내가 사고라도 칠까 봐 그러세요?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란 걸 잘 아시잖아요?”

조민영은 혀를 살짝 내밀며 귀엽게 애교를 부렸다.

조태희는 시선을 딸에게 고정했지만 한편으로는 옆에 있는 진서준에게 슬쩍 눈길을 보내며 자세히 관찰했다.

보배 같은 딸이 남성 친구를 사귀는 일에 대해 조태희는 상당히 깐깐한 기준을 갖추고 있었다.

“저 친구는 누구냐?”

조태희는 진서준을 지그시 바라보며 물었고 그의 눈에는 엄격한 기운이 담겨 있었다.

“내 친구예요. 내가 이전에 신농에 있을 때 아저씨가 날 많이 도와주셨어요.”

조민영이 황급히 대답했다.

“네 친구라고?”

조태희는 다시금 눈살을 찌푸리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랑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사람을 친구로 뒀어?”

진서준이 쓰고 있는 인피 면구 덕분에 그는 마흔이 넘은 중년처럼 보였고 나이로 따지면 확실히 조태희와 비슷한 연령대였다.

보통 여자라면 이렇게 나이 많은 아저씨를 친구로 두지 않는 게 정상이었다.

단, 그 아저씨의 돈을 보고 접근한 거라면 별개의 얘기였다.

하지만 조민영은 돈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으니 조태희는 자기 딸이 이런 사람과 접점이 있다는 게 너무나 이상하게 느껴졌다.

“아빠, 아저씨는 진짜 내 친구라니까요. 이름은 김평안이에요.”

조민영은 아버지가 불쾌한 표정을 짓자 진서준에게 슬쩍 눈짓을 보냈다.

진서준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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