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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서늘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는 황현호의 눈에 자신감이 어렸다.

방금 자리를 비웠던 황현호는 사실 조력자를 청하러 간 것이었고 그 조력자는 아직 볼일이 남아 있어 아직 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혹시 진서준이 몰래 빠져나갈까 봐 황현호는 다시 돌아와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조민영의 아버지가 진서준에게 시비를 거는 장면을 목격한 황현호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고 생각하며 두 사람의 대화에 참여한 것이다.

“황 총각도 왔구나.”

조태희가 황현호를 발견하자 싸늘했던 표정에 잔잔한 미소가 떠올랐다.

대놓고 웃음을 터뜨리며 반가워한 것은 아니었지만 주변 사람들은 조태희의 태도가 분명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조태희가 진서준에게는 냉정하게 대하면서도 황현호에게는 훈훈한 미소를 띠고 있는 그 모습은 사실 이상하지 않았다.

자기 딸이 40대로 보이는 중년 남자와 어울리는 걸 좋아할 아버지는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었다.

하물며 황현호는 으뜸가는 부자의 아들이라는 신분을 갖고 있었던지라 조태희는 당연히 더 긍정적인 시선으로 황현호를 볼 수밖에 없었다.

조씨 가문은 동북 지역 최고의 명문대가이긴 했지만 그 재정 상태는 예전처럼 풍족하지 않았다.

중공업과 탄광업에 기반을 둔 조씨 가문은 시대 변화에 따라 수익이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만약 명주 황씨 가문과의 혼인 관계를 성사할 수 있다면 곤란한 처지에 머무른 조씨 가문에게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었다.

게다가 황현호는 황씨 가문의 유일한 상속자였다.

“태희 삼촌, 제가 예전에 신농산에 갔을 때 민영 씨를 만났거든요. 그때도 민영 씨가 이 중년 남자랑 같이 있었는데 전 민영 씨가 이 중년 남자에게 속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황현호는 조태희에게 공손한 태도로 웃으며 신농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물론 자기가 조민영에게 질척대며 불순한 의도를 가졌던 건 슬쩍 넘기며 언급하지 않았다.

“제 실력이 부족한 탓에 민영 씨를 구할 수 없어 참으로 유감입니다.”

황현호는 뻔뻔하게도 자책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황현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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