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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진서준, 네가 감히 우리를 없는 사람 취급해?”

용전의 눈에는 분노가 서렸고 얼굴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 자리에 있는 신농곡 제자들은 무려 스무 명에 가까웠다.

다들 오급 대종사 이상의 실력을 갖춘 무인들이었다.

이토록 강력한 무인들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진서준이 엄마를 지켜드린다는 말을 내뱉다니, 이건 대놓고 무인들을 무시하는 것이나 다름없었고 또한 신농곡에 대한 적나라한 도발이었다.

“넌 기껏해야 육급 대종사 정도잖아.”

용전은 진서준을 노려보며 차갑게 말을 이었다.

“심지어 호국장군 정도 되는 사람들도 우리 신농곡에서는 이토록 오만하게 굴지 않아.”

호국장군은 팔급 이상의 대종사인데 이런 대종사조차 신농곡에서 함부로 날뛸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육급 대종사인 진서준이 포위망을 뚫고 나간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저 녀석을 때려눕히자.”

“나도 자러 가야 하니까, 그만 얘기하고 얼른 정리하자.”

짜증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더니, 다음 순간 신농곡 제자 세 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희선은 달려드는 세 사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진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는 널 믿어.”

“눈 감고 푹 주무세요. 내일 아침이면 우리가 이곳을 떠나 밖에서 깨날 거예요.”

진서준은 조희선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그러자 조희선은 서서히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 모습을 본 진서준의 입가에 미소가 살짝 떠올랐다.

“어릴 적에 천둥 치던 날, 저랑 서라가 얼마나 겁에 질렸든지 기억나세요? 엄마는 휴가를 내고 폭우를 뚫고 집으로 달려와 우리 둘의 등을 이렇게 토닥여주시면서 잠들게 해주셨죠. 그리고 우리가 잠들자마자 다시 빗속을 뚫고 출근하셨고요.”

진서준이 한 발 앞으로 내디디자 그의 주변에는 푸른빛과 붉은빛이 섞인 기운이 서서히 피어올랐다.

그 기운은 마치 방벽처럼 진서준과 조희선를 둘러싸고 있었고 아무리 강한 공격이라도 이 방벽을 뚫지 못할 것 같았다.

신농곡의 세 제자가 온 힘을 다해 공격했지만 단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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