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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Author: 무가
진서준의 말에 공규석은 미친 듯이 큰 소리로 외쳤다.

“무슨 소리야! 이건 내가 정확히 420억 원을 주고 산 처방이야! 너 같은 어린놈이 무엇을 알겠어!”

공규석은 실제로 420억 원을 주고 해외에서 이 처방을 샀다.

그러나 그도 실제로 사기를 당했다. 이러한 처방은 현재 인기 있는 주요 화장품 제품의 핵심 부분을 결합한 것일 뿐이었다.

김연아는 오히려 진서준의 말을 믿고 그 처방을 들고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사용된 재료 중 몇 가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우리 회사의 스킨케어 제품의 주요 처방이에요.”

김연아가 이렇게 말하니 공규석은 완전히 멍해졌다.

“그럴 리가! 절대 그럴 리 없어! 너희 둘이 지금 날 속이고 있는 거겠지!”

공규석은 절대로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무리 돈이 많은 집안이라 해도 420억 원을 주고 종이 한 장을 살 수는 없었다.

심지어 공규석이 쓴 420억 원 중 절반은 고리대금으로 빌린 것이었다!

공규석은 원래 이 처방으로 큰돈을 벌려고 했다!

“못 믿겠으면 됐어. 직접 가져가서 공씨 집안의 회사에 해보라고 해.”

김연아는 이렇게 말하면서 처방이 씌어있는 종이를 공규석에게 던졌다.

공규석은 재빨리 처방을 주워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넣으면서 말했다.

“너희 둘을 죽여버릴 거야!”

진서준은 눈썹을 추켜세우며 경멸의 눈빛으로 공규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그때가 보지 뭐. 네가 어떻게 우리를 죽이는지.”

공규석은 화가 치밀어 올라서 말했다.

“우리 아버지는 진 마스터를 아셔! 진 마스터는 이승재도 쉽게 물리칠 수 있는 분이야! 진 마스터께서 손가락 하나면 너희 둘을 죽일 수 있어!”

공규석의 말을 듣자 진서준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고 김연아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보아하니 공규석은 그날 저녁의 연회에 없었던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그도 이렇게 남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나도 진씨인데, 네가 말한 그 진 마스터가 내가 아니겠지?”

진서준은 놀리는 듯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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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06화

    공찬우가 공규석의 앞에 서있었기에 공규석은 자기 아버지의 표정을 볼 수가 없었다.“이놈아, 지금 우리 아버지가 오셨어. 네가 살고 싶다면 무릎을 꿇고 나한테 세 번 절하면서 개처럼 짖어 봐. 내가 기분이 좋아지면 널 놓아줄지도 몰라! 그리고 네 이 빌어먹은 년! 감히 나 몰래 딴 남자를 찾다니!”공규석은 김연아를 째려보더니 말했다.“이따가 너를 내 여자로 만들겠어! 예전에 그 도도함을 다 없애주고 내 가랑이 사이에 무릎 꿇게 할 거야!”공규석이 이렇게 말하자 공찬우은 몸이 떨렸다.발바닥으로부터 뼈저린 한기가 올라와서 그로 하여금 마치 얼음 굴에 빠져든 느낌이 들었다.자기의 아들이 감히 진 마스터를 건드렸다니!게다가 감히 진 마스터를 욕했다!“염치없는 녀석!”공찬우가 갑자기 머리를 돌려서 공규석의 뺨을 때리자, 공규석은 땅에 넘어졌다.갑작스럽게 뺨을 맞은 공규석은 멍해졌다.“아버지, 왜 저를 때려요? 저 자식들이 저를 괴롭혔어요!”그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제 아비를 놀리는 이 불효자식은 쳐 죽여야 해!”공찬우가 공규석에게 주먹질하고 발로 차자 공규석은 비명을 질렀다.진서준은 담담하게 공씨 부자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만약 황보식 집안에서 진서준을 위해 연회를 베풀지 않았다면 공찬우는 지금 이미 진서준에게 손을 댔을 거고 지금처럼 오히려 자기 아들을 혼내지 않았을 것이다.공찬우는 자신이 힘들어서 더 이상 손을 들 수 없을 때까지 공규석을 때렸다.땅에 드러누워 있는 공규석은 비참하게 맞을 대로 맞았다.원래 진서준에게 한쪽 손이 부러졌는데 지금은 또 아버지에게 두들겨 맞았다.공규석은 아버지가 미웠다.“왜 저를 때려요? 왜?”공규석이 억울해하며 분노에 찬 큰 소리로 외치자 공찬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기 아들을 힐끗 쳐다보더니 성큼성큼 진서준에게로 다가갔다.공규석은 차가운 시선으로 공찬우를 지켜보고 있었다. 공찬우가 거의 진서준에게로 다가갔을 때 그는 갑자기 허리를 90도 굽히면서 진서준에게 인사를 했다.“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07화

    공규석 등 사람들이 떠나자, 김연아는 진서준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고 말했다.“서준 씨, 제가 또 신세를 졌네요.”“괜찮아요. 별일 아니에요.”진서준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시간이 늦었으니 저는 먼저 집에 돌아가겠어요. 며칠 후에 마지막으로 다시 침을 놓아드릴게요.”진서준이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김연아의 눈에는 서운함이 스쳤다.그녀는 진서준을 붙잡으려 했다.“함께 점심이라도 먹으면 안 될까요?”이 말을 하자 김연아도 자신이 많이 변했음을 느꼈다.예전의 그녀는 남자들과 절대 주동적으로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뜻밖에도 진서준과 함께 점심을 먹자고 했다!“그럼, 다음에 같이 식사하시죠. 오늘 점심에는 집에 돌아가기로 어머니와 약속했어요.”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네. 알겠어요.”김연아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참, 제 친구도 몸이 아픈데 혹시 치료해 주실 수 있나요?”“물론이죠. 제가 오후에 시간이 있으니 언제든지 연락해 주세요.”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그럼, 오후에 다시 전화할게요!”오후에 진서준을 또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김연아는 살짝 기뻤다.진서준이 집에 도착했을 때 진서라는 이미 점심밥을 다 해놓았다.“우리 집에 밥을 잘하는 동생이 있으니 정말 행복하네!”진서준이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식사 중에 진서준이 물었다.“오늘 운전 연습하러 갔는데, 어땠어?”진서라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좋았어.”하지만 진서준은 진서라의 말에서 이상함을 느꼈다.밥을 먹은 후 진서준은 진서라와 함께 주방에서 설거지하고 있었다.“서라야, 혹시 무슨 일이 있었어?”“아니야.”진서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넌 거짓말을 못 하는 사람이야. 아까 네 표정을 다 보았어.”진서준은 진지하게 진서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오빠한테 말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진서라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건 뭐 큰일도 아니야. 그냥 어떤 남자가 계속 내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어.”“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08화

    진서준이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는 말을 듣자, 조성우는 진서준이 자신을 놀리는 줄 알았다.조성우는 화가 나서 큰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한 번 더 묻겠어요. 의과대학 나온 거 맞아요?”“아니에요.”진서준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조성우는 상을 치며 일어나서 진서준을 노려보고 있었다.“그거 아세요? 제멋대로 의사 놀이를 하는 것은 사람을 죽이는 것과도 같다는걸!”김연아는 표정이 바뀌었고 조성우가 일을 망칠 것만 같았다.“성우 오빠, 지유 언니. 진정하세요. 저 김연아가 어떤 사람인지 아직 모르세요?”조성우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자기 입으로 의과대학 나온 사람이 아니라는데, 우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어!”한지유도 꾸짖는 말투로 말했다.“연아야. 너무 신중하지 못했어. 아마 너도 이 사람한테 속은 것 같아.”조성우, 한지유 부부는 김연아와 매우 친하게 지내던 사이었다.그들이 지금 이렇게 화를 내는 것도 김연아가 방금 진서준의 의술이 훌륭하다고 분명히 말했기 때문이다.기대에 잔뜩 차서 왔지만 지금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들은 화를 안 낼 수 없었다.진서준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조 사장님 맞으시죠? 사장님은 요즘 식욕이 없고 기운이 없어요. 매일 밤에 잠을 못 자고 꿈이 많아서 수면제를 먹어야 잠이 들 수 있고요. 그리고 술을 마실 때마다 치질이 재발해서 화장실에 갈 때마다 고통에 시달리지요.”조성우는 살짝 놀라서 멍해 있었다. 두 부부는 눈을 크게 뜨고 놀라서 진서준을 향해 물었다.“어떻게 아셨어요?”진서준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한지유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사모님은 월경장애를 겪고 있고 복부가 자주 붓는 걸 봐서는 이건 난소암의 전증이에요. 그리고 그 외에도 가슴이 답답하고, 요즘에는 사소한 일로 남에게 화를 많이 낸 적이 있지요.”조성우 부부는 완전히 멍해졌다.진서준이 방금 말한 병세는 그저께 병원에 가서 진찰받은 결과였다.당시 진료를 본 의사 외에 다른 사람은 알 리가 없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09화

    진서준은 BMW 자동차 대리점 문 앞에 왔다.가게 안의 판매원이 진서준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를 맞이하러 다가갔다.이때 한 남자 판매원이 경멸의 어조로 말했다.“걸어서 여기까지 온 저 사람이 입은 옷 좀 봐봐, 딱 봐도 BMW 자동차를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아! 보아하니 그냥 와이파이나 에어컨을 공짜로 쓰러 온 사람이잖아! 상대도 하지 마!”BMW 차는 비교적 고급 차인 셈이었고 가장 싼 차 한 대도 4,000만 원 이상이었다.그래서 이런 종류의 차를 사는 사람들은 모두 거의 부자였다.남자 판매원의 말을 듣고 진서준을 접대하러 가려던 판매원도 잠시 진서준이 입고 있는 옷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진서준의 옷차림이 정말 별로인 것을 보자 판매원은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진서준이 가게 안으로 들어와 혼자 마음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한참을 둘러본 후, 진서준은 전에 보았던 BMW8 시리즈가 괜찮다고 생각했다.그는 고개를 돌려 남자 판매원에게 물었다.“이 BMW8 시리즈, 새 차가 있어요? 있으면 지금 바로 살게요.”남자 판매원은 바보처럼 그를 바라보다가 말했다.“이 차가 얼마인지 알아요? 혹시 뒤에 붙은 숫자 0을 잘못 본 거 아니에요?”남자 판매원의 말투에 약간의 경멸이 담긴 것을 보고 진서준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젤 비싼 차가 2억 4천만 원이잖아요. 제가 똑똑히 보았어요!”그러자 남자 판매원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똑똑히 보았다면 더 이상 허튼소리 치지 마세요. 2억 4천만 원이 되는 차를 살 수 있어요? 만약 당신이 정말 살 돈이 있다면 먼저 지금 입고 있는 옷부터 갈아입고 여기 와서 부자 놀이 해요!”진서준은 자기가 또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판매원을 만났다는 것을 알았다.옷차림은 어느 정도 한 사람의 경제력을 보여줄 수는 있었지만, 부자면 꼭 화려한 옷을 입어야 한다고 규정한 사람은 없었다.“여기 판매원들은 손님들한테 이렇게 대해요? 컴플레인 당하면 어찌하려고!”판매원은 진서준이 컴플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0화

    조성우도 이곳을 향해 걸어오는 진서준을 알아보았다.그는 곧장 진서준의 앞으로 가서 진서준의 손을 잡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진 선생님, 그전에 있었던 일은 정말 죄송합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이 장면을 보자 놀라움에 금치 못했고 갑자기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수많은 판매원이 믿을 수 없는 시선으로 진서준을 쳐다보았다.도영한과 아까 진서준을 깔보던 남자 판매원은 더더욱 멍해졌다.그들 둘은 바보처럼 제자리에 서있었다.방금 그들에게 모욕당했던 청년이 뜻밖에도 그들의 사장님과 아는 사이였다!그리고 조성우의 모습을 보면 사장님께서는 이 청년에게 매우 공손히 대했다.그들 둘은 이번에 자신이 큰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두 사람은 눈을 마주쳤고, 모두 서로 눈에서 공포스러운 감정을 보았다.“조 사장님.”진서준은 담담하게 조성우에게 인사를 건넸다.“진 선생님! 아까는 저희 부부가 잘못했어요. 부디 마음에 두지 마세요!”조성우는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개의치 않고 공손하게 진서준에게 사과했다.조성우는 만약에 지금 사과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정말 사과할 기회조차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자기의 사장님이 진서준에게 사과하는 것을 본 사람들은 또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조성우는 서울시의 모든 자동차 대리점의 사장이었고 심지어 그의 몸값은 2조 원이나 될 정도로 큰 인물이었다!조성우마저 모든 사람 보는 앞에서 진서준에게 사과해야 할 정도이었으니, 진서준의 실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꽈당하는 소리와 함께 도영한과 진서준을 깔보던 남자 판매원은 다리가 풀려서 땅에 그대로 주저앉았다.이 상황을 본 조성우는 화를 내며 호통을 쳤다.“이놈들! 왜 제대로 서있지도 못해!”조성우의 화가 난 목소리를 들은 도영한은 정신을 차리고 겁에 질린 얼굴로 자진 고백했다.“사장님, 우리가 방금 건드린 사람이 바로 진 선생님이에요.”“뭐라고?”이 말을 들은 조성우는 2초 동안 멍하니 서있었다.불과 한 시간 전에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1화

    진서준의 분부에 조성우는 그 어떤 불만도 없었다.한지유는 진서준이 자기에게 침을 놓으려고 하자 한 마디 물었다.“진서준 씨, 저 옷 벗을까요?”“바지 벗으세요.”진서준이 말했다.그러나 그 말을 한 진서준은 어쩐지 무안해 보였다.한지유는 비록 서른이 넘었지만 관리를 아주 잘했고 얼굴도 무척 예뻤다.그녀에게 자기 앞에서 바지를 벗으라고 하니 진서준은 어쩐지 쑥스러웠다.“진서준 씨, 왜 얼굴이 빨개졌어요?”진서준의 표정을 본 한지유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조성우는 조금 전 한지유에게 바지를 벗으라는 진서준의 말을 듣고 조금 언짢아졌다.그러나 쑥스러워하는 진서준의 표정을 본 그는 곧바로 언짢음이 싹 가셨다.진서준의 표정은 그가 점잖은 사람이라는 걸 의미했기 때문이다.“진서준 씨, 마음 푹 놓고 침놓으세요. 저희 부부는 진서준 씨의 인성을 믿습니다.”한지유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저희는 진서준 씨를 믿어요. 연아의 안목도 믿고요.”김연아는 한지유에게 진서준이 자기를 치료해 줄 때 거의 헐벗었다고 했었다.그리고 진서준은 치료 과정 중에서 전혀 자신의 사심을 채우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한지유가 그렇게 말했으니 진서준도 더는 난감해하지 않았다.“전 일단 돌아서 있을게요. 한지유 씨는 바지를 벗은 뒤에 겉옷도 벗어주세요.”진서준이 말했다.“네.”바스락 소리와 함께 한지유는 아주 빠르게 진서준의 분부대로 바지와 겉옷을 벗었다.조성우는 알코올을 들고 VIP룸으로 돌아왔다.진서준은 알코올로 소독했고 조성우는 진서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진서준 씨, 전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침놓는데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요.”조성우가 자신을 믿어주자 진서준도 별말 하지 않았다.“진서준 씨, 전 준비 됐어요. 언제든 침을 놓으셔도 좋아요.”한지유는 널따란 소파에 누워서 눈을 감고 진서준이 침을 놓아주길 기다렸다.은침을 들고 돌아선 진서준은 한지유의 훌륭한 몸매를 보았다.풍만한 가슴에 길고 흰 다리, 성숙한 여자에게서만 느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2화

    용행 무관.그곳에서는 십여 명의 검은색 도복을 입은 청년들이 연습하고 있었다. 도관 안에는 총 50여명 정도가 있었고 다들 실력이 약하지 않은 듯 보였다.그중 반 이상이 시 대회나 전국 대회에 나가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었다.얼마 뒤, 청년 두 명이 안으로 들어와서 빠른 걸음으로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중년 남성의 앞으로 걸어갔다.“강 관장님, 도전장은 이미 보냈습니다.”청년은 공손한 태도로 중년 남성을 보았다.그 중년 남성은 강호걸의 아버지이자 서울시 무술 협회 부회장인 강옥산이었다.그는 여러 차례 서울시 무술 협회를 대표해 전국 태권도 대회, 킥복싱 대회에 참가했고 무에타이 등 다양한 무술로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심지어는 해외 고수들까지 그에게 패배한 적이 있었다.“감히 내 아들의 팔을 부러뜨리다니. 난 오늘 그놈의 사지를 부러뜨리겠어. 내가 너무 오랫동안 조용히 지냈나 봐. 그래서 우리 강씨 집안이 만만하다고 생각한 거겠지.”말을 마친 뒤 강옥산은 두 눈을 번쩍 떴다.그의 호랑이 같은 눈동자에 무관의 코치들은 겁을 먹고 안색이 창백해졌다.강옥산은 갑자기 손을 번쩍 들어 앞에 놓인 대리석을 단번에 부쉈다.펑 소리와 함께 20센티미터 두께의 대리석이 소리를 내면서 깨졌다.도관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강옥산의 실력을 아는 코치들의 눈동자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관장의 실력이 또 강해진 듯했다.“호랑이도 관장님의 무시무시한 한방을 당해낼 수 없을 거야.”“도전장을 받은 청년이 오늘 저녁 찾아온다면 틀림없이 죽을 거야.”“저걸 사람이 맞았다면... 감히 상상도 못 하겠네.”“저녁에 우리 내기하자고. 저 녀석이 얼마 버티는지 말이야.”일부 수강생들과 코치들이 수군덕댔다. 강옥산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에 두려움과 존경심이 가득했다.“아버지, 겨우 청년 한 명일 뿐인데 왜 직접 나서세요? 제가 대신하겠습니다!”그 목소리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문가를 바라보았다.강옥산의 얼굴에 희색이 감돌았다.185센티미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3화

    복면을 쓴 강성준을 본 진서준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예전에 고한영이 도영광은 아주 속 좁은 사람이라 당한 것은 꼭 갚는 성격이라고 했었기 때문이다.그는 분양처 매니저일 뿐만 아니라 관리사무소 소장이기도 했다.그래서 진서준은 이 모든 것이 도영광의 계획일 거라고 짐작했다.강성준은 진서준이 태연해 보이자 비록 약간의 의구심이 들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그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쓸데없는 얘기를 하지 않고 빠르게 진서준을 향해 덤볐다.강성준의 두 주먹은 철과 같아 공기마저 그의 철권에 찢어지는 듯했다.그러나 진서준은 이런 철권 앞에서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평온했다.마치 자신을 때리는 것이 주먹이 아니라 솜인 것처럼 말이다.그의 태연한 태도에 강성준은 욱했고 눈동자에 살기가 어렸다.먼 곳에 숨어있던 도영광은 그 광경을 보고 입가에 조롱의 미소가 걸렸다.“저 자식 분명 강성준의 기세에 겁을 먹고 멍청해진 걸 거야!”학창 시절, 강성준은 홀로 대학 농구팀의 남학생들과 싸운 적이 있었다.그리고 졸업한 뒤에는 그의 아버지가 그를 한 고수에게 보내 실력을 쌓게 했다.도영광이 보기에 강성준이 진서준을 상대하는 것은 타이슨과 아기가 경기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강성준이 따르던 그 종사는 철권을 수련했다.강성준은 3년 동안 매일 쇠 모래에 주먹을 담그며 권법을 연습했고 매번 두 손이 피범벅이 되어서야 멈췄다.그리고 이후 2년 동안 강성준의 주먹은 위력이 나날이 상승했다.그는 예전에 깊은 산 속에서 굶주린 늑대 한 마리를 주먹 한 방으로 때려잡았고 그로 인해 다른 늑대들은 겁을 먹고 도망쳤다.심지어 그는 강철판도 쉽게 뚫을 수 있었다. 그러니 사람의 몸은 말할 것도 없었다.진서준의 움직임은 강성준이 보기에 죽음을 자초하는 움직임이었다.주먹이 점점 더 가까워졌다.강성준과 진서준의 거리가 2미터가량 될 때 진서준이 드디어 움직였다.어느샌가 그의 두 손은 청색이 되었고 노을을 받아 은은한 광택이 감돌고 있었다.그 광경에 강성준은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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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66화

    “그렇죠. 하지만 놈들이 숨어버렸습니다. 설마 위치를 찾아냈다는 겁니까?”그 말에 진서준이 흥미를 보였다.“당연하지. 우리 전신전의 사람 찾는 기술은 최고야.”성미영이 자랑스럽게 말했다.대한민국 군부의 정점에 있는 조직 전신전은 전투력뿐만 아니라 정보 수집 능력 또한 최고 수준이었다.며칠간의 추적 끝에 전신전은 드디어 개조인들의 은신처를 정확히 파악했고 심지어 연구소의 위치까지도 밝혀냈다.이제 남은 건 놈들을 한꺼번에 소탕하는 일뿐이었다.“오늘 밤 바로 작전을 개시할 겁니다. 그때 진서준 씨도 협력해 주길 부탁드립니다.”용홍권의 말에 진서준이 시원하게 대답했다.“문제없습니다. 용 사령관님께서 시간과 장소를 보내주시면 제가 꼭 맞춰 가겠습니다.”진서준은 국안부 소속으로서 이 개조인들을 처리할 책임이 있었다.놈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아서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를 일으킬지 예측할 수 없는 존재였다.최선의 해결책은 개조인들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뿐이었다.“감사합니다, 진서준 씨. 그럼 저희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용홍권이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을 고했다.그때, 성미영이 절친을 향해 신신당부했다.“지은아, 너 저 사람한테서 멀리 떨어지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나중에 다치는 건 너뿐일 거라고.”“알았어, 알았으니까 얼른 가서 일 봐.”서지은의 대수롭지 않아 하는 태도에 성미영은 답답함을 감추지 못한 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용홍권 일행이 떠나자 진서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김태영 그 자식은 어디 갔지?”진서준은 아까 링에서 리앙 곁에 앉아 있던 김태영을 이미 눈여겨봤다.그리고 이제 김태영이 리앙의 충실한 개가 된 걸 확신했다.“몰라.”김연아가 고개를 저었다.김연아는 온 신경을 진서준에게 집중하느라 김태영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김태영이 리앙에게 붙어 다닌 걸 삼촌도 알고 있었을까?”김혜민이 불쑥 한마디 던졌다.김태영은 김형산의 아들인데 대놓고 진씨 가문 이익을 해치는 일을 저지른 걸 보면 김형산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65화

    그 시각, 초아국은 깊은 밤이었다.리앙의 아버지는 아들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불같이 화를 냈다.“무슨 일이야, 자기야?”옆에 누워 있던 애인이 월런의 거친 움직임에 잠에서 깼다.월런이 또 원할 줄 알고 손을 뻗어 만지려 하자 월런은 애인의 뺨을 거세게 후려쳤다.“꺼져, 이년아!”따귀를 맞은 애인은 순간적으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초아국의 4대 최강 세력 중 하나를 이끄는 월런은 지금까지 세계를 종횡무진하며 누구에게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그런 월런에게 감히 대적할 자는 없었고 그의 아들을 해칠 자는 더욱 없었다.그런데 이제 월런의 아들이 협력을 구하러 대한민국에 갔다가 거기서 살해당한 것이다.“누구야? 누가 내 아들을 죽였어?”월런의 눈이 붉게 충혈되며 울부짖었다.“대한민국의 청년인데 이름은 진서준입니다.”전화기 너머에서 아담의 목소리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진서준이라고? 그 자식을 내가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 야, 내 아들이 죽었는데 넌 그동안 뭐 했어?”월런은 문득 이 생각이 들었다.“그놈이 제 단전을 파괴했습니다. 그래서 도련님이 살해당한 겁니다.”“뭐라고? 그 녀석이 네 단전을 파괴할 수도 있어?”월런은 경악과 분노가 뒤섞인 채 소리쳤다.아담은 차이더리스 가문에서 최상급 고수였고 그를 능가하는 자는 단 두 명뿐이었다.그런 아담의 단전이 파괴되었다는 건 상대가 최소한 아담과 동급이라는 뜻이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너희가 대한민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내가 분명 그곳 강자들을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지 않았어?”월런은 분노를 누르며 억지로 이성을 되찾았다.“저희가 먼저 건드린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놈이 먼저 도련님을 때렸죠. 그래서 도련님이 그놈에게 결투장을 내밀었고 제가 나서서 싸웠는데 그놈이 비겁한 수를 써서 제 단전을 파괴한 겁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리앙 도련님이 암살을 당한 겁니다.”아담은 사실을 적당히 왜곡해 모든 책임을 진서준에게 떠넘겼다.어차피 월런에게 진실을 말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64화

    김태영은 둘이 싸우는 걸 보고 급히 중재에 나섰다.“두 분 다 진정하세요. 실수 한 번으로 이렇게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굳이 정정당당하게 싸울 필요 있습니까? 진서준 그놈을 죽이기만 하면 되는걸요. 방법은 얼마든지 있죠.”“닥쳐, 네가 뭐라고 감히 끼어들어?”리앙은 술병을 들어 김태영에게 내던졌다.김태영은 재빠르게 몸을 비켜 피했다.하지만 김태영의 말이 갑자기 아담의 뇌리를 스쳤다.사실 김태영의 말대로 진서준을 죽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수단 따위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둘 다 쓸모없기 짝이 없구나. 고작 애송이 하나 죽이지 못해?”리앙은 다시 욕설을 퍼부었다.“이제 초아국에 돌아가면 넌 우리 차이더리스 가문에서 꺼져. 우리 집안은 쓸모없는 놈을 먹여 살리지 않아.”그 순간, 아담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였고 순식간에 리앙의 목을 움켜쥐었다.“크헉! 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리앙은 순간 당황하며 몸부림쳤다.“내가 지금까지 너희 집안을 위해 얼마나 많은 더러운 일을 해왔는데, 네놈은 내 단전이 파괴됐다고 날 이렇게 내치겠다고?”아담은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네가 날 버리려 한다면 나도 그냥 당하고 있을 것 같아?”“씨X, 감히 날 죽일 수 있어? 우리 경호원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리앙은 겁에 질린 채 소리쳤다.하지만 별장 내 경호원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이놈들 전부 내가 직접 가르친 제자야. 네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거라 생각했나?”아담은 피식 비웃으며 코웃음을 쳤다.“개자식들이 감히 반역이라도 할 작정이야?”리앙이 이성을 잃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더 좋은 방법이 떠올랐어.”아담의 입가에 음흉한 미소가 떠올랐다.그 미소를 본 리앙은 본능적으로 몸을 떨었다.“너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널 죽이고 네 아버지에게 네 죽음을 알리는 거야. 그럼 네 아버지는 직접 대군을 이끌고 와서 그 자식에게 복수하겠지.”아담은 천천히 엄청난 계획을 꺼내 들었다.“미쳤어? 네가 감히 그럴 수 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63화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제자리에 얼어붙었다.천의방 강자가 이렇게 허무하게 패배할 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아담이 필살기도 꺼내지 못한 채 진서준에게 한 방에 끝장났다.이 엄청난 반전 앞에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날 죽이겠다고? 네가 감히 그럴 용기나 있어?”아담은 아직도 현실을 인정하지 못한 채 진서준을 도발했다.“너 내가 누구인지 알고나 있어? 교회의 주교가 바로 내 스승이야. 날 죽이면 차이더리스 가문은 물론 교회에서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아담의 입에서 직접 교회 주교가 스승이라는 말이 나오자 모두가 깜짝 놀랐다.“어쩐지 아까 그 기술이 교회 성기사들과 비슷하더라니, 결국은 같은 종문이었군.”“교회는 건드리는 게 아니야. 12명의 성기사 전부가 천의방에 오른 절정 고수라는데.”“이런 놈을 적으로 돌리다니, 진 마스터님도 운이 너무 나쁜 거 아닌가?”관중석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수군댔다.“교회면 또 뭐 어쩌라고? 감히 대한민국에 들어오면 유골도 남기지 못할 거야.”그러나 진서준은 그저 담담하게 웃어넘겼다.이 말이 떨어지자 장내가 발칵 뒤집혔다.성기사조차 안중에 없다고?이 정도면 겁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아예 광기에 가까운 자신감이었다.“너 입만 살아서 아주 신나게 떠드는구나. 어디 두고 보자.”아담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엥? 그냥 가버린다고?”리앙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아담의 상사인 리앙 도련님을 그냥 놔두고 혼자 간다는 게 말이 돼?“어서 나도 데리고 나가.”리앙이 즉시 부하들에게 떠나자고 명령을 내렸다.아담이 이미 패배한 이상, 여기 남아 있어 봤자 망신살만 뻗칠 뿐이었다.“리앙 씨, 저도 같이 갑시다.”김태영 역시 눈치를 보며 재빨리 리앙을 뒤따랐다.그들의 초라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성미영은 완전히 얼이 빠졌다.천의방 고수가 이렇게 허무하게 패배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거기다 저 도망치는 꼴은 정말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진서준의 승리에 체육관에서는 환호성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62화

    신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진서준도 모른다.하지만 서방 교회의 성기사들이 수련하는 건 가짜 선법이었다.이 말인즉, 이 세계는 겉보기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뜻이었다.아담이 신을 강림시키려 하자 그의 몸에서 붉은빛이 퍼져 나왔고 하나의 빛나는 등불처럼 온몸이 발광했다.이를 본 진서준은 살짝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됐어, 드디어 아담의 필살기 심판의 검이 나오는군.”리앙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아담은 몇 년 전 교회에서 스승을 모시고 기술을 배운 적이 있지. 아담의 신에 대한 경건함은 결국 신의 응답을 끌어낼 수 있을 거야. 심판의 검은 같은 경지의 강자라고 해도 막을 수 없어. 저 자식이 이번에야마로 끝장이야.”무인들은 이런 광경을 처음 목격하는지라 모두가 입을 떡 벌린 채 경악했다.“세상에, 저게 무슨 기술이야? 온몸에 붉은 기운이 돌고 있잖아.”“설마 슈퍼 히어로 변신인가?”“교회 원탁 기사들이 기도를 올려 신의 응답을 받는다고 들었는데, 아담도 거기 출신인가 보네?”이때, 전례 없는 압박감이 모든 이들에게 드리웠고 거대한 산이 머리 위를 짓누르는 듯 숨조차 쉬기 어려워졌다.“저건 심판의 검이야. 전원 경기장을 당장 떠나!”류재훈이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심판의 검은 아담의 모든 힘을 담아낸 기술이었다.구급 대종사의 전력을 다한 일격이라면 이 체육관쯤은 쉽게 산산조각 낼 수 있었다.관중석에는 일반인도 많았기에 만약 체육관이 무너지면 수많은 사상자가 나올 터였다.국안부의 몇몇 종사들이 즉시 사람들을 나누어 대피시키기 시작했다.“지은아, 어서 나가자.”성미영이 서지은의 손을 끌었다.“안 돼, 진서준이 아직 여기 있는 한 난 절대 떠나지 않을 거야.”서지은이 단호하게 거절했다.“이 멍청한 계집애. 저 자식이 죽을지 살지 모르는 상황에서 뭘 버티고 있어?”성미영이 분통을 터뜨렸다.“떠나고 싶으면 너 혼자 가. 난 안 가.”서지은의 태도는 여전히 단호했다.“너!”결국 성미영은 포기하고 서지은의 곁에 남아 그녀를 지키기로 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61화

    “패왕의 검이라고? 패배의 검이 아니고?”진서준이 비웃었다.“건방진 놈!”아담이 분노에 찬 눈빛으로 소리쳤다.“내 검 아래 쓰러진 놈들도 전부 너처럼 거들먹거렸지. 하지만 내 검날이 그놈들 목을 베어내는 순간, 그놈들은 자기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더구나. 지금 이 검으로 네 죗값을 치르게 해주마.”이 순간, 다수의 무인이 진서준을 걱정하기 시작했다.검을 든 아담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존재였다.아담은 대검을 다루는 데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자였다.“저 자식이 전력을 다하려고 하네. 진 마스터가 과연 무사하게 피할 수 있을까?”“저렇게 덩치 큰 놈으로 작은 검을 괴롭히네. 역시 초아국 놈들은 양심도 없어.”“초아국 놈들과 도리를 따져봐야 피 흘리는 건 우리 쪽이지.”150킬로그램짜리 대검이 아담의 손에서 일반 사람이 밀짚을 흔들듯 너무나 가볍게 휘둘러졌다.아담의 내공이 얼마나 깊은지 충분히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마지막으로 남길 유언이라도 있어?”아담이 진서준을 건방지게 노려보며 비웃었고 그 시선은 이미 죽은 자를 바라보는 듯한 거만한 시선이었다.“쓸데없는 소리가 많네. 너야말로 유언 준비 안 했어?”진서준은 눈썹을 추켜세우며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렸다.그 도발적인 모습에 아담은 이성을 잃었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아담은 대검을 높이 치켜들고 진서준에게 돌진했다.공기를 찢는 듯한 거대한 폭음이 아담의 대검에서 터져 나왔다.“파도 오격!”진서준 곁에 도착한 아담이 고함치며 검을 휘둘렀다.단 다섯 번의 검격이었지만 관중들이 보기에는 하늘을 뒤덮은 검의 잔영처럼 보였다.진서준을 완벽하게 가둬버린 살기 어린 검무의 엄청난 위압감이 관객석까지 전해졌다.심지어 링 바닥에도 거미줄 같은 균열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이게 바로 천의방 고수의 실력인가?”“이번에는 진 마스터가 정말 위험하겠는데?”사람들이 경악하며 웅성거렸다.진서준도 이 공격을 가볍게 웃어넘길 생각은 없었다.진서준은 체내의 영력을 폭발적으로 끓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60화

    “개보다 더 비참하지. 나이가 많으면 어쩔 수 없지.”“초아국 천의방 고수도 별것 아니네.”관중석이 기름 끓는 가마솥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놀람, 충격, 그리고 환희가 동시에 폭발했다.이런 결말은 사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건강한 코끼리가 개미한테 가볍게 얻어맞고 쓰러진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었다.이 광경을 본 누구라도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을 것이다.“말도 안 돼, 이게 사실일 리 없어. 저 자식이 어떻게 아담을 이긴다는 거지? 아담은 우리 가문의 4대 고수 중 한 명이란 말이야.”리앙은 필사적으로 스스로를 위로했다.하지만 눈앞의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김태영도 멍하니 굳어버렸다.분명 천의방 고수가 당연히 승리한다고 했잖아?아담이 진서준을 이기지 못하면 자기가 진씨 가문 가주 자리에 앉을 희망은 완전히 사라지는 거였다.“지금은 진 마스터님이 이길 확률이 60%로 올라갔네.”죽청 노인도 눈빛을 번뜩이며 진서준을 재평가했다.죽청 노인 둘이 힘을 합쳐도 아담을 이기기 쉽지 않은데 진서준은 단 한 방에 너무 쉽게 그를 날려버렸다.항상 도도하던 황예은도 입꼬리를 슬그머니 올리며 보기 드문 미소를 지었다.“대단해, 진서준이 이겼네!”김혜민도 흥분하며 팔짝팔짝 뛰었다.지금 이 순간은 김혜민 자신이 승부에서 이긴 것보다 더 기뻐 보였다.“미영아, 봤지? 이게 바로 진서준의 실력이야.”서지은이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랑했지만 성미영은 여전히 엄숙한 얼굴이었다.“이건 시작일 뿐이야. 승부가 끝나기 전까지 누가 이길지는 아직 몰라.”“아악!”바닥에 쓰러져 있던 아담이 분노의 포효를 내지르며 벌떡 일어났다.얼굴이 피범벅이 된 아담은 아까보다 더욱 흉악해 보였다.미친 짐승처럼 이글거리는 아담의 눈빛을 본 사람들은 등골이 서늘해졌다.“이 개자식이 감히 날 날려버려? 널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야!”아담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다.천의방 고수가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단 한 방에 날아가다니, 오늘 겪은 수치가 평생 당한 모욕보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59화

    아담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이렇게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이런 질긴 상대는 처음이었다.“네가 진짜 남자라면 정정당당하게 한 판 붙자.”아담의 얼굴은 새까맣게 굳어 있었다.“내가 지금 어떻게 정정당당하지 않다는 거지?”진서준은 비웃으며 받아쳤다.“네가 날 공격하면 난 피하지도 못해? 어디서 그런 궤변을 널어놓고 있어?”관중석 무인들이 일제히 동조했다.“진 마스터 말씀이 맞아, 속도도 실력 중 하나야. 네가 느린 걸 누굴 탓해?”“그냥 계속 질질 끌어. 저 늙은 똥고집을 먼저 지치게 만들면 되잖아.”“역시 진 마스터는 영리하군. 적의 치명적인 공격을 피하고 상대가 힘 빠질 때 반격하는 거지.”한 노인이 감탄하며 말했다.아담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내가 정말 널 못 따라잡을 거라고 생각해? 방금까지는 그저 워밍업이었을 뿐이야. 지금부터 네놈과 내 차이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지.”말이 끝나자마자 아담은 발을 구르고 순식간에 진서준에게 돌진했다.아담의 두 손이 움직이며 수많은 장영이 생겨나 진서준을 향해 몰아쳤다.빗발치듯 쏟아지는 장영이 진서준을 완전히 덮으며 피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이 압도적인 공격은 거의 막을 수 없다고 볼 정도였다.“이게 바로 아담의 필살기, 무영장인가?”류재훈이 벌떡 일어나며 미간을 찌푸렸다.“국안부 기록에 따르면 아담이 사용한 필살기는 오직 두 가지뿐. 하나는 무영장이고 다른 하나는 파도 검법이었지. 저 녀석은 과거 무영장을 사용해 초아국 화이트 하우스 최강자를 죽이고 홀연히 사라졌지.”하늘을 뒤덮은 장법을 보며 모두의 표정이 심각해졌다.비록 링과 10미터 떨어진 관중석이었지만 다들 거대한 산이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이 느껴졌다.다음 순간, 저 무시무시한 장영에 관중들이 갈기갈기 찢길 것만 같았다.“잘했어! 아담이 드디어 전력을 다했네. 애송이야, 넌 이제 끝장이야.”이번엔 진서준이 반드시 죽을 거라 확신한 리앙이 링 아래에서 자신만만하게 외쳤다.“완벽해, 진서준만 죽으면 진씨 가문 가주 자리는 내 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58화

    대결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분위기는 한편으로 기울어졌다.리앙 같은 해외 이방인이 대한민국 땅에서 링에 올라와 대결하면서 감히 대한민국을 깔본다고?그럼 당연히 주먹뿐만이 아니라 말발까지도 완벽하게 이겨야 할 것이다.“이따가 너 피투성이 돼서 엉엉 울 때도 그렇게 잘 떠들 수 있을지 보자고.”말을 마친 아담이 먼저 움직였다.구급 대종사 아담의 실력은 말 그대로 괴물급이었다.속도는 음속에 육박했고 발을 한 번 구르자 강철처럼 단단한 링이 그대로 움푹 꺼졌다.다음 순간, 아담은 포탄처럼 튕겨 올랐고 천둥 같은 기세로 손을 들어 진서준을 향해 내리꽂혔다.선천 대종사가 내력을 밖으로 방출하는 순간이었다.구급 대종사는 지선과 거의 가까운 존재였고 그가 뿜어내는 강기에 휩싸인 일반인은 근처에만 있어도 죽을 정도였다.“미쳤다. 이게 천의방 고수의 실력인가? 너무 무시무시한데?”“저 공격 피할 수 있긴 해? 진 마스터님이 엄청 위험해 보이는데?”“큰일 났어, 아까 진 마스터님이 도발한 말 때문에 저놈이 미쳐 날뛰는 것 같은데?”아담의 무시무시한 모습에 관중석 관객들은 다들 공포에 질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성미영이 머리를 저으며 한탄했다.“그러니까 아까부터 부전주가 나가야 한다고 말했잖아요. 근데 저 녀석이 끝까지 고집을 부리며 무리했죠.”“진서준은 괜찮을 거예요.”김연아의 표정과 말투는 전부 단호했다.그러나 꽉 쥔 두 주먹은 미세하게 떨렸다.사실 김연아도 살짝 걱정되긴 했다.그 어마어마한 기세의 주먹을 보면서도 진서준의 표정은 여전히 변함없었다.그리고 발끝을 살짝 굴리는 순간 진서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응? 공격을 피했어?”진서준의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 엄청난 일격을 흘려버린 모습에 관중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도망치는 건 좀 빠르군. 하지만 과연 몇 번이나 피할 수 있을까?”아담이 냉랭하게 웃으며 연달아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주먹을 내지르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기세는 더 사나워졌다.그러나 아무리 주먹을 날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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