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준의 말에 공규석은 미친 듯이 큰 소리로 외쳤다.“무슨 소리야! 이건 내가 정확히 420억 원을 주고 산 처방이야! 너 같은 어린놈이 무엇을 알겠어!”공규석은 실제로 420억 원을 주고 해외에서 이 처방을 샀다.그러나 그도 실제로 사기를 당했다. 이러한 처방은 현재 인기 있는 주요 화장품 제품의 핵심 부분을 결합한 것일 뿐이었다.김연아는 오히려 진서준의 말을 믿고 그 처방을 들고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그리고 그녀는 사용된 재료 중 몇 가지를 가리키며 말했다.“이건 우리 회사의 스킨케어 제품의 주요 처방이에요.”김연아가 이렇게 말하니 공규석은 완전히 멍해졌다.“그럴 리가! 절대 그럴 리 없어! 너희 둘이 지금 날 속이고 있는 거겠지!”공규석은 절대로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아무리 돈이 많은 집안이라 해도 420억 원을 주고 종이 한 장을 살 수는 없었다.심지어 공규석이 쓴 420억 원 중 절반은 고리대금으로 빌린 것이었다!공규석은 원래 이 처방으로 큰돈을 벌려고 했다!“못 믿겠으면 됐어. 직접 가져가서 공씨 집안의 회사에 해보라고 해.”김연아는 이렇게 말하면서 처방이 씌어있는 종이를 공규석에게 던졌다.공규석은 재빨리 처방을 주워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넣으면서 말했다.“너희 둘을 죽여버릴 거야!”진서준은 눈썹을 추켜세우며 경멸의 눈빛으로 공규석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그때가 보지 뭐. 네가 어떻게 우리를 죽이는지.”공규석은 화가 치밀어 올라서 말했다.“우리 아버지는 진 마스터를 아셔! 진 마스터는 이승재도 쉽게 물리칠 수 있는 분이야! 진 마스터께서 손가락 하나면 너희 둘을 죽일 수 있어!”공규석의 말을 듣자 진서준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고 김연아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보아하니 공규석은 그날 저녁의 연회에 없었던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그도 이렇게 남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공교롭게도 나도 진씨인데, 네가 말한 그 진 마스터가 내가 아니겠지?”진서준은 놀리는 듯한 표정으로
공찬우가 공규석의 앞에 서있었기에 공규석은 자기 아버지의 표정을 볼 수가 없었다.“이놈아, 지금 우리 아버지가 오셨어. 네가 살고 싶다면 무릎을 꿇고 나한테 세 번 절하면서 개처럼 짖어 봐. 내가 기분이 좋아지면 널 놓아줄지도 몰라! 그리고 네 이 빌어먹은 년! 감히 나 몰래 딴 남자를 찾다니!”공규석은 김연아를 째려보더니 말했다.“이따가 너를 내 여자로 만들겠어! 예전에 그 도도함을 다 없애주고 내 가랑이 사이에 무릎 꿇게 할 거야!”공규석이 이렇게 말하자 공찬우은 몸이 떨렸다.발바닥으로부터 뼈저린 한기가 올라와서 그로 하여금 마치 얼음 굴에 빠져든 느낌이 들었다.자기의 아들이 감히 진 마스터를 건드렸다니!게다가 감히 진 마스터를 욕했다!“염치없는 녀석!”공찬우가 갑자기 머리를 돌려서 공규석의 뺨을 때리자, 공규석은 땅에 넘어졌다.갑작스럽게 뺨을 맞은 공규석은 멍해졌다.“아버지, 왜 저를 때려요? 저 자식들이 저를 괴롭혔어요!”그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제 아비를 놀리는 이 불효자식은 쳐 죽여야 해!”공찬우가 공규석에게 주먹질하고 발로 차자 공규석은 비명을 질렀다.진서준은 담담하게 공씨 부자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만약 황보식 집안에서 진서준을 위해 연회를 베풀지 않았다면 공찬우는 지금 이미 진서준에게 손을 댔을 거고 지금처럼 오히려 자기 아들을 혼내지 않았을 것이다.공찬우는 자신이 힘들어서 더 이상 손을 들 수 없을 때까지 공규석을 때렸다.땅에 드러누워 있는 공규석은 비참하게 맞을 대로 맞았다.원래 진서준에게 한쪽 손이 부러졌는데 지금은 또 아버지에게 두들겨 맞았다.공규석은 아버지가 미웠다.“왜 저를 때려요? 왜?”공규석이 억울해하며 분노에 찬 큰 소리로 외치자 공찬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기 아들을 힐끗 쳐다보더니 성큼성큼 진서준에게로 다가갔다.공규석은 차가운 시선으로 공찬우를 지켜보고 있었다. 공찬우가 거의 진서준에게로 다가갔을 때 그는 갑자기 허리를 90도 굽히면서 진서준에게 인사를 했다.“진
공규석 등 사람들이 떠나자, 김연아는 진서준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고 말했다.“서준 씨, 제가 또 신세를 졌네요.”“괜찮아요. 별일 아니에요.”진서준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시간이 늦었으니 저는 먼저 집에 돌아가겠어요. 며칠 후에 마지막으로 다시 침을 놓아드릴게요.”진서준이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김연아의 눈에는 서운함이 스쳤다.그녀는 진서준을 붙잡으려 했다.“함께 점심이라도 먹으면 안 될까요?”이 말을 하자 김연아도 자신이 많이 변했음을 느꼈다.예전의 그녀는 남자들과 절대 주동적으로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뜻밖에도 진서준과 함께 점심을 먹자고 했다!“그럼, 다음에 같이 식사하시죠. 오늘 점심에는 집에 돌아가기로 어머니와 약속했어요.”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네. 알겠어요.”김연아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참, 제 친구도 몸이 아픈데 혹시 치료해 주실 수 있나요?”“물론이죠. 제가 오후에 시간이 있으니 언제든지 연락해 주세요.”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그럼, 오후에 다시 전화할게요!”오후에 진서준을 또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김연아는 살짝 기뻤다.진서준이 집에 도착했을 때 진서라는 이미 점심밥을 다 해놓았다.“우리 집에 밥을 잘하는 동생이 있으니 정말 행복하네!”진서준이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식사 중에 진서준이 물었다.“오늘 운전 연습하러 갔는데, 어땠어?”진서라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좋았어.”하지만 진서준은 진서라의 말에서 이상함을 느꼈다.밥을 먹은 후 진서준은 진서라와 함께 주방에서 설거지하고 있었다.“서라야, 혹시 무슨 일이 있었어?”“아니야.”진서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넌 거짓말을 못 하는 사람이야. 아까 네 표정을 다 보았어.”진서준은 진지하게 진서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오빠한테 말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진서라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건 뭐 큰일도 아니야. 그냥 어떤 남자가 계속 내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어.”“다
진서준이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는 말을 듣자, 조성우는 진서준이 자신을 놀리는 줄 알았다.조성우는 화가 나서 큰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한 번 더 묻겠어요. 의과대학 나온 거 맞아요?”“아니에요.”진서준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조성우는 상을 치며 일어나서 진서준을 노려보고 있었다.“그거 아세요? 제멋대로 의사 놀이를 하는 것은 사람을 죽이는 것과도 같다는걸!”김연아는 표정이 바뀌었고 조성우가 일을 망칠 것만 같았다.“성우 오빠, 지유 언니. 진정하세요. 저 김연아가 어떤 사람인지 아직 모르세요?”조성우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자기 입으로 의과대학 나온 사람이 아니라는데, 우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어!”한지유도 꾸짖는 말투로 말했다.“연아야. 너무 신중하지 못했어. 아마 너도 이 사람한테 속은 것 같아.”조성우, 한지유 부부는 김연아와 매우 친하게 지내던 사이었다.그들이 지금 이렇게 화를 내는 것도 김연아가 방금 진서준의 의술이 훌륭하다고 분명히 말했기 때문이다.기대에 잔뜩 차서 왔지만 지금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들은 화를 안 낼 수 없었다.진서준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조 사장님 맞으시죠? 사장님은 요즘 식욕이 없고 기운이 없어요. 매일 밤에 잠을 못 자고 꿈이 많아서 수면제를 먹어야 잠이 들 수 있고요. 그리고 술을 마실 때마다 치질이 재발해서 화장실에 갈 때마다 고통에 시달리지요.”조성우는 살짝 놀라서 멍해 있었다. 두 부부는 눈을 크게 뜨고 놀라서 진서준을 향해 물었다.“어떻게 아셨어요?”진서준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한지유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사모님은 월경장애를 겪고 있고 복부가 자주 붓는 걸 봐서는 이건 난소암의 전증이에요. 그리고 그 외에도 가슴이 답답하고, 요즘에는 사소한 일로 남에게 화를 많이 낸 적이 있지요.”조성우 부부는 완전히 멍해졌다.진서준이 방금 말한 병세는 그저께 병원에 가서 진찰받은 결과였다.당시 진료를 본 의사 외에 다른 사람은 알 리가 없었다.
진서준은 BMW 자동차 대리점 문 앞에 왔다.가게 안의 판매원이 진서준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를 맞이하러 다가갔다.이때 한 남자 판매원이 경멸의 어조로 말했다.“걸어서 여기까지 온 저 사람이 입은 옷 좀 봐봐, 딱 봐도 BMW 자동차를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아! 보아하니 그냥 와이파이나 에어컨을 공짜로 쓰러 온 사람이잖아! 상대도 하지 마!”BMW 차는 비교적 고급 차인 셈이었고 가장 싼 차 한 대도 4,000만 원 이상이었다.그래서 이런 종류의 차를 사는 사람들은 모두 거의 부자였다.남자 판매원의 말을 듣고 진서준을 접대하러 가려던 판매원도 잠시 진서준이 입고 있는 옷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진서준의 옷차림이 정말 별로인 것을 보자 판매원은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진서준이 가게 안으로 들어와 혼자 마음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한참을 둘러본 후, 진서준은 전에 보았던 BMW8 시리즈가 괜찮다고 생각했다.그는 고개를 돌려 남자 판매원에게 물었다.“이 BMW8 시리즈, 새 차가 있어요? 있으면 지금 바로 살게요.”남자 판매원은 바보처럼 그를 바라보다가 말했다.“이 차가 얼마인지 알아요? 혹시 뒤에 붙은 숫자 0을 잘못 본 거 아니에요?”남자 판매원의 말투에 약간의 경멸이 담긴 것을 보고 진서준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젤 비싼 차가 2억 4천만 원이잖아요. 제가 똑똑히 보았어요!”그러자 남자 판매원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똑똑히 보았다면 더 이상 허튼소리 치지 마세요. 2억 4천만 원이 되는 차를 살 수 있어요? 만약 당신이 정말 살 돈이 있다면 먼저 지금 입고 있는 옷부터 갈아입고 여기 와서 부자 놀이 해요!”진서준은 자기가 또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판매원을 만났다는 것을 알았다.옷차림은 어느 정도 한 사람의 경제력을 보여줄 수는 있었지만, 부자면 꼭 화려한 옷을 입어야 한다고 규정한 사람은 없었다.“여기 판매원들은 손님들한테 이렇게 대해요? 컴플레인 당하면 어찌하려고!”판매원은 진서준이 컴플레
조성우도 이곳을 향해 걸어오는 진서준을 알아보았다.그는 곧장 진서준의 앞으로 가서 진서준의 손을 잡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진 선생님, 그전에 있었던 일은 정말 죄송합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이 장면을 보자 놀라움에 금치 못했고 갑자기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수많은 판매원이 믿을 수 없는 시선으로 진서준을 쳐다보았다.도영한과 아까 진서준을 깔보던 남자 판매원은 더더욱 멍해졌다.그들 둘은 바보처럼 제자리에 서있었다.방금 그들에게 모욕당했던 청년이 뜻밖에도 그들의 사장님과 아는 사이였다!그리고 조성우의 모습을 보면 사장님께서는 이 청년에게 매우 공손히 대했다.그들 둘은 이번에 자신이 큰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두 사람은 눈을 마주쳤고, 모두 서로 눈에서 공포스러운 감정을 보았다.“조 사장님.”진서준은 담담하게 조성우에게 인사를 건넸다.“진 선생님! 아까는 저희 부부가 잘못했어요. 부디 마음에 두지 마세요!”조성우는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개의치 않고 공손하게 진서준에게 사과했다.조성우는 만약에 지금 사과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정말 사과할 기회조차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자기의 사장님이 진서준에게 사과하는 것을 본 사람들은 또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조성우는 서울시의 모든 자동차 대리점의 사장이었고 심지어 그의 몸값은 2조 원이나 될 정도로 큰 인물이었다!조성우마저 모든 사람 보는 앞에서 진서준에게 사과해야 할 정도이었으니, 진서준의 실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꽈당하는 소리와 함께 도영한과 진서준을 깔보던 남자 판매원은 다리가 풀려서 땅에 그대로 주저앉았다.이 상황을 본 조성우는 화를 내며 호통을 쳤다.“이놈들! 왜 제대로 서있지도 못해!”조성우의 화가 난 목소리를 들은 도영한은 정신을 차리고 겁에 질린 얼굴로 자진 고백했다.“사장님, 우리가 방금 건드린 사람이 바로 진 선생님이에요.”“뭐라고?”이 말을 들은 조성우는 2초 동안 멍하니 서있었다.불과 한 시간 전에
진서준의 분부에 조성우는 그 어떤 불만도 없었다.한지유는 진서준이 자기에게 침을 놓으려고 하자 한 마디 물었다.“진서준 씨, 저 옷 벗을까요?”“바지 벗으세요.”진서준이 말했다.그러나 그 말을 한 진서준은 어쩐지 무안해 보였다.한지유는 비록 서른이 넘었지만 관리를 아주 잘했고 얼굴도 무척 예뻤다.그녀에게 자기 앞에서 바지를 벗으라고 하니 진서준은 어쩐지 쑥스러웠다.“진서준 씨, 왜 얼굴이 빨개졌어요?”진서준의 표정을 본 한지유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조성우는 조금 전 한지유에게 바지를 벗으라는 진서준의 말을 듣고 조금 언짢아졌다.그러나 쑥스러워하는 진서준의 표정을 본 그는 곧바로 언짢음이 싹 가셨다.진서준의 표정은 그가 점잖은 사람이라는 걸 의미했기 때문이다.“진서준 씨, 마음 푹 놓고 침놓으세요. 저희 부부는 진서준 씨의 인성을 믿습니다.”한지유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저희는 진서준 씨를 믿어요. 연아의 안목도 믿고요.”김연아는 한지유에게 진서준이 자기를 치료해 줄 때 거의 헐벗었다고 했었다.그리고 진서준은 치료 과정 중에서 전혀 자신의 사심을 채우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한지유가 그렇게 말했으니 진서준도 더는 난감해하지 않았다.“전 일단 돌아서 있을게요. 한지유 씨는 바지를 벗은 뒤에 겉옷도 벗어주세요.”진서준이 말했다.“네.”바스락 소리와 함께 한지유는 아주 빠르게 진서준의 분부대로 바지와 겉옷을 벗었다.조성우는 알코올을 들고 VIP룸으로 돌아왔다.진서준은 알코올로 소독했고 조성우는 진서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진서준 씨, 전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침놓는데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요.”조성우가 자신을 믿어주자 진서준도 별말 하지 않았다.“진서준 씨, 전 준비 됐어요. 언제든 침을 놓으셔도 좋아요.”한지유는 널따란 소파에 누워서 눈을 감고 진서준이 침을 놓아주길 기다렸다.은침을 들고 돌아선 진서준은 한지유의 훌륭한 몸매를 보았다.풍만한 가슴에 길고 흰 다리, 성숙한 여자에게서만 느
용행 무관.그곳에서는 십여 명의 검은색 도복을 입은 청년들이 연습하고 있었다. 도관 안에는 총 50여명 정도가 있었고 다들 실력이 약하지 않은 듯 보였다.그중 반 이상이 시 대회나 전국 대회에 나가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었다.얼마 뒤, 청년 두 명이 안으로 들어와서 빠른 걸음으로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중년 남성의 앞으로 걸어갔다.“강 관장님, 도전장은 이미 보냈습니다.”청년은 공손한 태도로 중년 남성을 보았다.그 중년 남성은 강호걸의 아버지이자 서울시 무술 협회 부회장인 강옥산이었다.그는 여러 차례 서울시 무술 협회를 대표해 전국 태권도 대회, 킥복싱 대회에 참가했고 무에타이 등 다양한 무술로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심지어는 해외 고수들까지 그에게 패배한 적이 있었다.“감히 내 아들의 팔을 부러뜨리다니. 난 오늘 그놈의 사지를 부러뜨리겠어. 내가 너무 오랫동안 조용히 지냈나 봐. 그래서 우리 강씨 집안이 만만하다고 생각한 거겠지.”말을 마친 뒤 강옥산은 두 눈을 번쩍 떴다.그의 호랑이 같은 눈동자에 무관의 코치들은 겁을 먹고 안색이 창백해졌다.강옥산은 갑자기 손을 번쩍 들어 앞에 놓인 대리석을 단번에 부쉈다.펑 소리와 함께 20센티미터 두께의 대리석이 소리를 내면서 깨졌다.도관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강옥산의 실력을 아는 코치들의 눈동자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관장의 실력이 또 강해진 듯했다.“호랑이도 관장님의 무시무시한 한방을 당해낼 수 없을 거야.”“도전장을 받은 청년이 오늘 저녁 찾아온다면 틀림없이 죽을 거야.”“저걸 사람이 맞았다면... 감히 상상도 못 하겠네.”“저녁에 우리 내기하자고. 저 녀석이 얼마 버티는지 말이야.”일부 수강생들과 코치들이 수군덕댔다. 강옥산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에 두려움과 존경심이 가득했다.“아버지, 겨우 청년 한 명일 뿐인데 왜 직접 나서세요? 제가 대신하겠습니다!”그 목소리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문가를 바라보았다.강옥산의 얼굴에 희색이 감돌았다.185센티미
“어서 송 어르신과 다른 분들을 병원으로 옮겨.”“아가씨, 어서 도망치십시오. 이 자들은 아가씨를 잡으러 왔습니다.”송휘운이 다급히 외쳤다.“저를 잡으러 왔다고요?”김연아가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너희 둘은 누구야? 왜 우리 진씨 가문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네가 김연아야?”소르의 질문에 김연아가 대답했다.“그래, 내가 김연아야.”“우리랑 같이 가야겠어.”루돌프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김연아가 왜 너희랑 가야 하지? 너희는 대체 누구야?”김혜민이 이들을 손가락질하며 불쾌한 목소리로 따졌다.“안 따라가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죽을 거야.”소르의 표정에는 일말의 감정도 없었다.소르는 진씨 가문 전체를 인질 삼아 김연아를 협박하고 있었다.그 말을 듣자 김연아의 얼굴이 차분해졌다.“좋아, 너희와 함께 가지.”“야. 너 미쳤어? 저놈들이 순순히 널 풀어줄 것 같아? 저놈들 따라가면 목숨도 장담 못 해.”김혜민은 급한 나머지 발을 동동 굴렀다.“잠깐만, 내가 지금 진서준에게 전화해서 오라고 할게.”김혜민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네 전화를 기다려줄 시간 없어. 지금 출발하자.”소르가 무심하게 말했다.“알겠어.”진씨 가문 사람들의 목숨이 걸린 문제인지라 김연아는 망설이지 않았다.“안 돼, 기다려. 진서준이 오면 우리를 구해줄 거야.”김혜민은 필사적으로 매달렸다.김혜민은 예전부터 김연아를 미워했지만 요새 여러 일을 겪으며 점점 이복형제인 김연아를 좋아하게 되었다.“난 괜찮아. 진서준에게 연락해서 절대 무모한 짓 하지 말라고 전해 줘.”김연아는 조용히 마지막 부탁을 남기고 망설임 없이 소르의 차에 올라타 진씨 저택을 떠났다.“젠장!”김혜민은 다급히 진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그때 진서준은 오영수와 술을 마시며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 있어 전화 소리를 듣지 못했다.“왜 전화를 안 받아?”김혜민은 초조하게 휴대폰을 연신 바라보며 발을 굴렀다.“진서준, 빨리 전화 받아!”한편, 김연아는 소르와 루
밤은 먹물을 풀어놓은 듯 짙게 깔려 있었다.유령 같은 실루엣 두 개가 진씨 가문의 대문 앞에 나타났다.“멈춰, 너희는 누구야?”문 앞을 지키던 경호원들이 즉시 경계 태세를 취했다.이들은 바로 아담과 함께 온 천의방 강자였다.한 사람은 천의방 79위에 올라와 있는 소르였는데 그는 평생 해외를 누비며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전설적인 인물이었다.한때, 소르는 혼자서 초아국의 가장 삼엄한 감옥을 습격해 안에 갇혀 있던 부자를 한 명 구출해 냈다.그 일로 인해 초아국에서 몇 년간 수배당했고 결국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그 후, 소르는 얼굴과 신분을 바꾼 뒤 차이더리스 가문에 숨어들었다.또 한 사람은 천의방 77위에 올라와 있는 루돌프였다.소르와는 달리 루돌프는 한 차례 패배한 적이 있었다.그러나 그건 결코 치욕적인 패배는 아니었다.루돌프가 마주한 상대는 바로 교회의 주교였기 때문이다.지선에게 패하고도 살아서 도망쳐 나온 것 자체가 오히려 공포스러운 일이었다.그런 천의방 고수 두 명이 직접 김연아를 잡으러 온 것이다.이것만으로도 진씨 가문에 대한 큰 예우라 할 수 있었다.금발의 남자가 어색한 대한민국어로 말했다.“김연아가 우리와 함께 가줘야겠어.”“네 놈이 뭔데 우리 가주께서 따라가야 한단 말이야? 거기 사람 없어? 여기서 소란을 피우는 놈들이 있어!”경호원이 즉시 지원을 요청하자 순식간에 수많은 경호원들이 몰려와 소르와 루돌프를 단단히 포위했다.“당장 꺼져.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보안대장이 싸늘한 목소리로 경고했다.“어휴, 어쩔 수 없네. 또 손을 써야겠군.”소르가 고개를 저었다.“대한민국 놈들은 원래 그래. 직접 쓴맛을 봐야 실력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아.”루돌프가 차가운 얼굴을 한 채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쿵!산을 뒤엎을 듯한 위압이 루돌프의 몸에서 터져 나왔다.순간 그 자리에서 열 명이 넘는 경호원이 그 기세를 견디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루돌프를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네
“뭐, 귀찮긴 하겠죠. 하지만 이미 귀찮은 일에는 익숙해 있습니다. 게다가 그 녀석은 진짜 한 대 처맞을 짓을 했거든요?”진서준의 눈빛이 싸늘해졌다.하경범은 도지아를 강제로 성추행하려다 실패하자 그녀의 커리어를 박살 내버렸다.그런 놈은 맞아도 쌌고 때려죽여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솔직히 진서준의 여자가 그런 일을 당했더라면 진서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녀석을 죽였을 것이다.“걱정 마세요. 르벨에 가더라도 절대 오씨 가문에 폐를 끼치지 않을 겁니다.”진서준이 오영수와 약속했다.“진서준 씨,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죠.”오영수가 진지한 표정으로 반박했다.“진서준 씨는 우리 전신전에 엄청난 도움을 줬습니다. 지금 진서준 씨는 우리 전신전의 은인이라고 봐도 됩니다. 게다가 진서준 씨는 용맥의 일족이잖아요. 우리 아홉 후손 가문은 용맥의 일족을 보호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하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우리 오씨 가문과 부딪히게 된다면 우리도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오씨 가문은 천 년을 이어온 가문이었고 가문의 구성원들은 모두가 무도 강자였다.하씨 가문과 정면으로 부딪치게 된다면 승패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싸움이 될 것이다.“좋아요, 그럼 저도 미리 준비할게요. 출발할 때 미리 연락해 주세요.”진서준의 말에 오영수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죠.”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둘이서 뭔 얘기 그렇게 길게 해? 얼른 들어와서 술 마셔.”용홍권이 두 사람을 안으로 불렀다.“네, 우리 들어갈게요.”강남 국제공항.차이더리스 특유의 마크가 새겨진 비행기 몇 대가 천천히 착륙했다.곧이어 비행기의 문이 열리더니 검은 정장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남자들은 공항 전체의 안전 상황을 빠르게 장악했다.모든 것이 이상 없음을 확인한 후, 비로소 가운데 비행기의 문이 열렸다.그리고 선글라스를 낀 월런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월런의 뒤에는 금발 중년 남자 두 명이 따라 나왔다.겉보기엔 아담과 비슷한 나이였으나 사실 이
진서준이 구해주고 있던 노인은 바로 며칠 전 김혜민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그 장애인이었다.노인은 눈, 귀, 입이 온전치 않았고 얼굴의 절반은 망가진 상태였다.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누군가가 쇠판을 용접해 강제로 붙여놓았다.진서준은 설마 이곳에서 다시 이 노인을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어르신, 나쁜 놈들은 우리가 전부 쫓아냈습니다. 이제 안전하니까 시름 놓으세요.”진서준은 노인의 손에 천천히 글씨를 적었다.그러자 노인은 그 자리에서 오열하며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정말, 정말 고맙네.”노인은 떨리는 손으로 답을 적었다.납치된 노숙자들을 모두 지상으로 보낸 뒤 용홍권은 곧바로 지역 군부에 연락을 취해 연구소의 모든 장비를 수거하도록 지시했다.“이런 실험실이 과연 여기 하나뿐일까?”용홍권이 깊은 고민에 잠겼다.“이번에 하나를 들켰으니 놈들이 더욱 조심할 게 뻔합니다. 앞으로 단속도 더 어려워질 거고요. 진서준 씨, 오늘 진서준 씨가 없었다면 이렇게 순리롭지 않았을 겁니다.”용홍권은 진서준을 향해 다시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별말씀을요. 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진서준은 가볍게 미소 지었다.그때, 용홍권이 갑자기 제안했다.“아직 시간이 이르니 우리 다 같이 술 한잔하는 게 어떨까요?”다른 이들도 바로 동조했다.“좋죠. 오늘 큰일을 해냈으니 한잔할 만하죠.”“그러게요. 오랜만에 술 마시고 싶었는데 잘됐네요.”전신전의 규율은 매우 엄격해서 작전 중 술을 마시는 건 절대 금지 사항이었다.하지만 지금은 임무 종료인지라 다들 이 기회에 마음껏 마시고 싶었다.용홍권 일행이 열렬하게 초대하자 진서준도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게다가 오영수에게서 용맥의 일족에 관한 정보를 더 많이 얻을 생각이었다.“좋습니다. 초대해 주셨으니 저도 굳이 거절하지 않겠습니다.”진서준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모두 차에 올라 근처 호텔에서 내린 후, 술과 음식을 실컷 즐겼다.술자리가 끝난 후, 진서준은
진서준의 아버지 진요한은 진혁이 주워 키운 아이였다.그렇다면 진서준과 진요한의 진짜 성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었다.“뭐, 이 문제는 나중에 다시 토론하죠. 지금은 일단 저 개조인들을 처치하는 게 우선입니다.”진서준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먼저 눈앞의 일을 해결한 다음, 전력을 다해 아버지의 행방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아버지만 찾을 수 있다면 진서준 마음속의 수수께끼들도 하나씩 풀릴 것이다.셋은 계속 걸어가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부전주님 일행이 아직 안 왔는데...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성미영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부전주님은 워낙 강하시니까 이 개조인 따위는 상대도 안 될 거야.”오영수가 담담하게 말했다.약 10분쯤 기다리자 드디어 용홍권 일행이 도착했다.하지만 용홍권을 제외한 나머지 몇 명은 정도가 다르게 다쳤다.“너희가 우리보다 먼저 도착할 줄은 몰랐어.”용홍권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다 진서준 씨 덕분입니다. 저랑 미영은 딱히 한 게 없어요.”오영수가 씁쓸하게 웃었다.개조인을 주먹 한 방에 터뜨려 버리는 진서준을 보며 오영수와 성미영은 도저히 싸움에 낄 틈은 없었다.지금 진서준은 혈기가 사라진 상태라서 등에 있던 오조금용도 모습을 감췄다.그래서 용홍권 일행은 그 신비한 모습을 보지 못했다.용맥의 일족은 철저히 숨겨진 존재였기에 전신전의 부전주라 할지라도 오영수가 먼저 밝힐 순 없었다.“진서준 씨를 모셔 오길 정말 잘한 것 같군요.”용홍권이 웃으며 말했다.“잡담은 그만하죠. 지금 당장 이 연구소를 박살 내고 배후에서 지시하는 흑막을 찾아내죠.”진서준이 앞장서며 문을 박차고 들어가자 용홍권 일행도 그를 따라 움직였다.지상은 폐허처럼 엉망진창이었지만 지하 주차장은 오히려 새것처럼 깔끔했다.주차장 깊숙한 곳에서 환한 불빛과 함께 귀를 찢는 듯한 비명이 들려왔다.“서두르자, 얼른 사람 살려야 해.”모두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철판으로 만들어진 연구실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개조 전사가 되고 나면 고통이 뭔지도 모르고 죽음도 두렵지 않게 된다.게다가 뼈와 근육의 강도도 예전보다 열 배 이상 강해진다.천의방 강자라 해도 개조 전사를 한 방에 터뜨려 핏물로 만들어버리는 건 불가능했다.그런데 지금 그 신기한 장면이 눈앞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었다.“이... 이게 진서준 씨 진짜 실력인가?”오영수가 침을 꿀꺽 삼키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예전에 자칫 자기를 죽일 뻔한 개조인이 진서준 앞에선 장난감처럼 한순간에 박살 났다.이 압도적인 격차를 오영수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 순간, 오영수는 동북 무명산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설마... 그때 모든 게 진서준 씨가 한 거였어?”생각할수록 그럴 가능성이 컸다.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그 묘강의 수배범을 처리하는 것도 식은 죽 먹기였을 거였다.“너... 넌 도대체 누구지?”개조인의 두목이 공포에 질려 진서준을 바라봤다.“당장 죽을 놈이 알 필요 없어.”진서준은 덤덤하게 말을 마치고는 그 자리에서 모습을 감췄다.그리고 다음 순간, 진서준은 개조인 두목의 바로 앞에 나타났다.그리고 전력을 다해 두목에게 주먹을 내리꽂았다.펑!두목은 아무런 반항도 못 한 채 다른 개조인처럼 핏방울이 되어 흩어져 사라졌다.“오 대장, 저 녀석 등에 있는 문신 봤어요? 움직이는 거 같던데요?”성미영이 뭔가 이상한 걸 발견했다.“그건 문신이 아니야.”오영수가 고개를 저었다.“아니라고요? 그럼 뭔데요?”성미영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설마... 태어날 때부터 생긴 건 아니겠죠?”성미영은 저런 이상한 걸 설명할 방법이 문신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대한민국에는 특별한 혈통을 갖고 태어난 이들이 있어. 그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보통 인간과는 다른 강대한 능력을 갖추고 태어나지. 대한민국의 후손이 용의 후손이라 불리는 이유가 뭔지 알아? 수천 년 전, 문명을 처음 개척한 자들은 등에 오조금용을 새기고 있었어. 그리고 외부인들은 자연스레 그 사람들을 용맥의 일족이
“넌 그렇게까지 지은이 날 떠났으면 해?”진서준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당연하지. 지은은 내 가장 소중한 친구야. 내가 어떻게 절친이 너라는 심연에 빠지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어?”성미영이 콧방귀를 끼며 말을 이었다.“너 실력은 강한데 사람 상대하는 건 진짜 꽝이야.”성미영은 남자가 여자 여럿을 끼고 다니는 걸 세상에서 제일 싫어했다.“맞아, 사람 상대하는 거 난 진짜 서툴러.”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응? 너 오늘 좀 이상한데?”진서준이 순순히 인정하자 성미영이 의아해했다.“아무것도 아냐.”진서준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쳇, 말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마. 나도 별로 듣고 싶지 않으니까.”성미영이 새침하게 돌아섰다.30분 후, 차는 오래전에 폐쇄된 한 병원 앞에 멈춰 섰다.“도착했습니다.”용홍권의 말에 진서준이 차에서 내려 폐허가 된 병원을 바라보았다.병원 밖에서 보기만 해도 뭔가 섬뜩한 기운이 감돌았다.“이 병원은 10년도 더 전에 폐쇄됐습니다. 그놈들이 연구 장소로 여길 택한 것도 들키지 않기 위해서였을 겁니다.”용홍권이 천천히 설명했다.“연구소는 이 병원의 지하 주차장에 있습니다.”용홍권이 오늘 밤 작전을 지시했다.“우린 두 팀으로 나뉠 겁니다. 진서준 씨와 성미영, 오영수랑 한 팀이고요. 나머지는 저랑 같이 움직일 겁니다. 동쪽과 서쪽 입구로 나뉘어 진입한 후, 나중에 지하 주차장 앞에서 합류하죠.”일행 중에서 진서준과 용홍권이 가장 강했다.두 사람이 각각 팀을 나눠 이끌어야 다른 사람들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거였다.“그렇게 하죠.”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팀을 나눈 후, 일행은 즉시 움직였다.병원에 들어서자 싸늘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얼마 가지 않아 어둠 속에서 그림자 여러 개가 모습을 드러냈고 바로 운대산에서 마주쳤던 그 개조인들이었다.“설마 여길 쫓아올 줄이야.”개조인 무리의 두목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살기 싫다면 그냥 여기서
하씨 가문은 확실히 쉽게 건드릴 수 없는 가문이었다.하지만 하경범은 단지 하씨 가문의 직계 중 한 명일 뿐이었다.하씨 가문의 직계만 해도 백 명이 넘는데 하 어르신이 손자 하나 때문에 황씨 가문과 전면 전쟁을 선포할 수가 없었다.조금 전 하경범이 한 말 중에 틀린 건 사실 없었다.상인의 세계에서는 이익이 가장 중요했다.황예은은 하경범 한 명만 때렸을 뿐이지 하씨 가문 자체를 모욕한 게 아니었다.그러니 하씨 가문 전체가 황예은을 상대로 복수하지는 않을 것이다.“진서준, 아까 네 덕에 일이 잘 풀렸어. 한잔 받아 줘.”도지아는 술을 한 잔 따라 올렸다.“난 술 안 마실 거야. 밤에 할 일이 좀 있어서 그래.”진서준이 거절하자 황예은이 즉시 질문을 던졌다.“누구랑 데이트라도 하려고?”“전신전 사람들이랑 볼일이 있어.”진서준은 대충 둘러댔다.“그래? 이젠 남자들도 좋아하게 된 거야?”황예은이 정색한 얼굴로 말하자 도지아의 입꼬리가 바르르 떨렸다.황예은이 설마 저런 말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밥 먹을 때는 제발 입 좀 다물고 밥만 먹어.”진서준이 한숨 쉬며 눈을 흘겼다.‘이 여자가 점점 선을 넘네. 혹시 내가 이 여자의 이상한 취향을 깨워버린 건가? 설마 그럴 리 없겠지?’저녁 식사가 끝난 후, 진서준은 경호원 역할을 하며 두 사람을 집까지 바래다주었다.황예은은 이번에 오기 전에 강남에 대뜸 별장을 하나 사버렸다.이게 바로 부자의 삶이었다.뭐든지 고민 없이 살 수 있는 게 돈의 힘이기에 사람들이 돈에 그렇게 집착하는 것이다.도지아는 기분이 좋아서 술을 많이 마셨고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잠들어 있었다.진서준은 도지아를 업고 방까지 데려다주었다.“난 이만 가볼게. 여긴 명주가 아니야. 오늘 네가 하경범을 그렇게 개망신 줬으니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진서준이 마지막으로 귀띔했다.“응, 너도 조심해.”황예은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근데 너 정말 남자들이랑 데이트하러 가는 거 아니지?”진서준은 그 말을 듣고 헛디
하경범은 미친 사자처럼 포효했다.“너희 둘은 거기서 뭘 멀뚱히 보고만 있어? 나 방금 맞은 거 안 보여?”하경범의 두 부하는 겁먹은 표정을 지을 뿐,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은 얼마 전 링 위에서 벌어진 처참한 장면을 똑똑히 목격했었다.진서준이 천의방 고수를 어떻게 박살 냈는지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했다.“진서준 씨, 당신이 싸움을 잘하는 건 알겠는데 우리 하씨 가문에도 천의방 고수는 많습니다.”하씨 가문의 중년 남자가 경고했다.“우리 르벨의 하씨 가문을 건드리면 절대 무사하지 못할 겁니다. 당장 우리 도련님을 놓아주세요.”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그 말을 듣고 술렁였다.“뭐? 저 사람들이 르벨 하씨 가문 사람이었어?”“하씨 가문이 그렇게 대단한 집안이야? 난 처음 듣는데?”“당연히 대단하지. 르벨 도박왕이 바로 하씨 가문의 현 가주야. 자산만 해도 조 단위를 넘고 세력이 어마어마하지. 경성 최고급 가문들도 하씨 가문은 함부로 못 건드려.”“헐, 그렇게 대단한 집안이었어? 그럼 저 세 사람은 완전히 끝난 거 아니야?”사람들은 하씨 가문의 실력에 감탄하며 웅성거렸다.“때릴 거면 얼른 때려, 때릴 용기 없으면 그냥 닥치고 서 있어.”진서준은 싸늘한 눈길로 상대를 내려다봤다.그러고는 도지아를 바라보며 말했다.“더 때릴래? 다 때렸으면 밥이나 먹자. 근데 내가 너라면 한 대만 때리고 끝내진 않을 거야.”도지아는 그 말에 이를 악물고 양손을 번갈아 휘둘러 열 대도 넘게 따귀를 날렸고 너무 거칠게 후려쳐 손바닥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꺼져.”진서준이 발차기를 날려 하경범의 배를 거칠게 걷어차자 하경범은 공중으로 날아가 10미터나 떨어진 테이블에 처박혔다.테이블과 의자가 넘어지며 식당은 난장판이 되었다.식당 주인은 그 장면을 보고도 섣불리 다가서지 못했다.바닥에 쓰러진 하경범은 어제저녁에 먹은 것까지 다 토해 버렸다.“너희 셋, 가만두지 않겠어. 두고 보자.”하경범은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 진서준 일행을 손가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