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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그녀는 조현영더러 이제는 가보라고 눈치를 주었다. 하지만 조현영은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오히려 자기의 남자친구도 같이 자리에 앉으라 손짓하며 말했다.

“이렇게 우연히 만나기도 어려운데 그냥 다 같이 먹는 건 어때.”

“아, 네 친구도 불편할 것 같은데?”

손여진이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안 불편해.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재밌는 법이잖아?”

손여진은 어이가 없었지만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여기서 조현영과 마주하고 싶지 않았고, 밥은 더욱이 같이 먹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 말을 차마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

이때 이민혁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서로 약속하고 만나는 것보다는 이렇게 우연히 만나기가 더 어려운 법인데 다 같이 먹는 거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그 말에 조현영이 답했다.

“민혁아, 내가 듣기로는 오늘 이 식사 자리 여진이가 사는 거라며?”

“응.”

이민혁이 답했다.

그러자 조현영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너 여기서 식사 한 끼 하는 게 얼마인 줄 알아?”

“아, 그건 모르겠네. 나 이런 곳에는 별로 안 와봐서 말이야.”

이 말은 사실이었다. 이민혁은 평소에 서양 음식을 별로 먹지 않으니 잘 모를 수밖에 없었다.

조현영은 경멸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두 사람이 한 끼 밥값만 해도 거의 30~50만 원이야. 거기에 와인 까지 한 병 추가하면 아마 거의 백만 원 할걸.”

“그렇게나 비싸?”

이민혁은 고작 서양 음식이 이렇게나 비쌀 줄 생각지도 못했다.

이민혁의 깜짝 놀라 하는 모습을 본 조현영은 더욱 비아냥거리며 차갑게 말했다.

“당연하지. 그러니까 여진이에게 뭘 어떻게 해볼 생각은 하지도 마. 넌 여진이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니까.”

“응?”

조현영의 말에 이민혁은 더욱 어안이 벙벙했다. 그 둘은 애초부터 그런 관계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조현영이 계속하여 차갑게 말을 이어나갔다.

“너 그동안 해외에서 일하면서 돈은 벌었니?”

“조금은 벌었지.”

이민혁이 담담하게 답했다.

그 말에 조현영이 이어서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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