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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조현영은 자랑스럽다는 듯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 그룹 고위층이자 곧 경성에 지사를 설립할 대표님이야. 이런 젊고 능력 있는 사람만이 우리 같은 미모의 여성과 어울릴 수 있는 거야. 너처럼 별 볼 일 없는 남자가 아니라.”

별 볼 일 없다는 말에 이민혁은 어이가 없었다.

게다가 조현영은 학창시절 철벽 여신으로 유명했다. 그 어떠한 남자도 그녀에게 접근하기 어려워서 그녀의 별명은 얼음 공주였다.

하지만 현재 남자친구를 바꾸는 속도는 물을 마시는 것처럼 빈번했다.

이민혁이 아무 말도 없자 조현영은 더욱 의기양양 해하며 차갑게 말했다.

“이제 그 차이를 알겠지? 그러니 내 말 잘 기억해둬. 여진에게 다른 속셈 갖지 말고. 알겠어?”

옆에서 더는 들어줄 수 없었던 손여진은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현영아, 너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진짜 네가 생각한 것처럼 그런 거 아니야.”

“넌 아직도.”

조현영은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손여진을 흘기며 말했다.

“너도 몸매면 몸매, 얼굴이면 얼굴 뭐 어디 부족한 거 없이 예쁜 편에 속하는데 머리는 왜 그렇게 멍청해? 물론 나보다는 덜 예쁘지만 말이야. 이건 네 한평생과 연관이 된 일이라고. 그러니 너 마음 단단히 먹어. 저런 놈에게 괜히 기회를 줘서 네 인생 망치지 말고.”

말을 마친 조현영은 이렇게 말해도 손여진을 설득할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아예 대화 화제를 돌렸다.

“주문하자. 나 배고파.”

조현영은 메뉴판을 들고 이민혁을 바라봤다.

“넌 여자애한테서 밥 얻어먹는 게 부끄럽지도 않니?”

“내가 사도 돼.”

이민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조현영은 그제야 웃어 보였다.

“그래, 이제야 말귀를 좀 알아먹네. 네가 말한 거다? 이거 네가 사는 거라고.”

“응, 당연하지.”

이민혁이 답했다.

이윽고 조현영은 종업원을 부르더니 단번에 여러 가지 요리를 시켰다.

그녀는 애피타이저, 식전 메뉴, 메인 메뉴, 디저트에 값비싼 와인까지 주문했다.

이 세트는 거의 300만 원은 되어갔다.

주문을 마친 조현영은 미소를 지으며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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