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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그들은 갑작스러운 대표님의 명령에 무슨 상황인지 몰라 당황하여 그 자리에 한참을 그대로 서 있었다.

유소영이 그들을 보고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

“왜요. 당신들도 하기 싫습니까?”

몇 명의 경호원이 그녀의 말에 꿈에서 깨어난 듯 정신을 차리고 부용혁에게 말했다“가시죠. 대표님의 명령입니다.”

일을 되돌릴 수 없이 커졌음을 아는 부용혁은 이대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유소영을 향해 소리쳤다.

“대표님. 나중에 두고 봐요.”

그리고 이민혁을 호되게 노려보더니 몸을 홱 돌려 걸어갔다.

바로 이때 이민혁이 얼굴을 흐리더니 그를 불러세웠다.

“잠깐.”

천천히 몸을 돌린 부용혁이 그를 향해 말했다.

“이미 다 끝난 것 같은데. 뭘 어쩌자고.”

“아까 누가 내 발 핥겠다고 한 것 같은데?”

이민혁이 다리를 꼬며 자기 신발을 흔들어 보였다.

부용혁의 안색이 갑자기 확 변했다.

“아무리 창피를 줘도 유분수지. 도 넘는 일은 하지 마.”

“도를 넘어?”

이민혁이 힘주어 말했다.

“그쪽이 손여진과 다른 여직원들을 괴롭힐 때는 도를 넘는다는 생각은 안 해봤습니까?”

“너...”

부용혁은 화가 나 말을 잇지 못하고 얼굴이 붉어진 채로 서 있었다.

유소영은 이민혁이 책임을 추궁하려는 모습을 보고 말없이 바라보았다.

부용혁은 총관리자다. 비록 방금 해고당했지만 지금 그의 앞에 서 있는 직원들은 전날 그의 부하들이었다. 그들 앞에서 이처럼 큰 수모를 당한 그는 이대로 가게를 떠날 수 없어 버티고 서 있었다.

이민혁이 그런 부용혁을 보고 하하 웃으며 말했다.

“후회되죠? 괜찮습니다. 지금은 그냥 가도 되지만, 손여진과 기타 여직원들을 괴롭힌 건 재판에서 판결받아야 할 겁니다.”

부용혁은 더는 버티고 서서 고집부릴 수 없었다. 그가 한 짓이 세상에 드러나면 인생에 빨간 줄이 그어질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삶이 고되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더니 한 걸음 한 걸음 이민혁의 곁으로 다가와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눈을 감은 채 절망적인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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