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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1화

김예훈은 손목에 찬 앤티크 롤렉스 시계를 내려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좀... 약속 시간이 다 돼서 전남산 어르신을 얼른 약속 장소로 모셔다드려야 해.”

사실 이건 김예훈의 핑계다.

전남산 어르신을 모시고 백운 별장 공사장에 온 것만으로도 미안해 죽겠는데, 임씨 가문까지 찾아가라니?

사실 김예훈에게 임씨 가문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에 불과하다.

정민아만 아니었다면 임씨 가문을 상대할 일조차 없었을 테니까.

결국 김예훈은 전남산을 모시고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왔다.

안 그래도 활동적인 그는 김예훈이 당도 부대 본부에 거처를 마련하자마자 냉큼 성남대병원에 가 본업에 복귀했는데, 전문의도 아닌 일반의로 단돈 2000원에 예약 후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이 소식이 퍼지는 순간 성남시 전체가 들썩였다.

그동안 난치병에 고생하던 사람들이 진찰을 받으려고 우르르 몰려들기 시작했다.

...

반면, 임씨 가문에서 정성껏 준비한 음식이 차갑게 식어갔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전남산과 김예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약 1시간이 지난 뒤, 마침내 정민아의 전화가 걸려왔다.

“외할머니, 제가 김예훈한테 얘기했는데 시간이 없다면서 얼른 전남산 어르신을 약속 장소에 모셔다드려야 한다고 가버렸어요.”

“뭐라고?!”

임옥희가 식탁을 내리쳤다.

“내가 이미 다른 가문의 회장님을 모셔와 식사 자리까지 마련했는데, 이제 와서 그 쓰레기 같은 놈이 어르신을 모시고 갔다고 말하면 어떡해? 그전에는 무슨 수로 공사장에 데려갔는데?”

정민아는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외할머니도 아시다시피 카풀이 시간제한이 있잖아요. 만약 4시간 안에 승객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지 못하면 비용이 차감돼요. 김예훈이 수입이 마이너스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얼른 데려다줘야 한다고 했단 말이에요.”

임옥희는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

고작 이런 이유로 전남산 어르신을 모시고 갔단 말인가?

임옥희가 전화를 끊자 나성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임씨 가문의 지위도 우리가 상상했던 만큼 대단하지는 않네요. 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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