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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Penulis: 낭아감자
사람들의 시선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둘 다 간덩이가 부었나? 남편은 진주 이씨 가문이나 도발하고, 와이프는 무려 전남산의 앞길을 가로막다니?

그리고 자기 주제도 모르는 데릴사위가 또다시 전남산 어르신을 막아서지 않겠는가?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이때, 참다못해 폭발한 임무경이 김예훈을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김예훈, 이 쓰레기 같은 놈아! 대체 뭘 하려고 그러는 거야? 얼른 경비원 불러! 전남산 어르신을 귀찮게 하지 않도록 당장 저 자식을 끌고 가!”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말을 보탰다.

“제발 그만해! 전남산 어르신에게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 알아? 만약 모두가 겁 없이 전남산 어르신의 앞길을 가로막는다면 대체 일은 언제 처리하겠어?”

“얼른 꺼져! 전남산 어르신을 계속 귀찮게 한다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김예훈은 그들을 가뿐히 무시한 채 전남산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눈을 깜빡거렸다.

“혹시 전남산 어르신 맞을까요? 저는 우버 운전기사인데, 차는 밖에 있어요.”

전남산은 김예훈을 빤히 바라보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

“2천 원 맞아요?”

김예훈이 웃으며 대답했다.

“네, 맞아요. 하지만 카풀이라서 다른 곳도 들러야 할지 모르거든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전남산은 고개를 끄덕였다.

“카풀을 불렀으니 당연히 기사님이 가는 데로 따라가야죠.”

두 사람의 대화에 다들 어안이 벙벙했다.

자칫 잘못 들은 줄 알고 자기 귀를 후벼 파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카풀?! 전남산 어르신 같은 분이 카풀을 불렀다고? 게다가 저 데릴사위가 픽업하러 왔다니?

사람들은 하나같이 황당하기 짝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남산에게 접근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문과 대기업이 얼마나 많은데, 고작 우버 기사한테 전남산을 빼앗기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니?

이장우를 비롯한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때, 누군가 재빨리 치고 나서며 말했다.

“어르신, 차가 필요하시면 저한테 말씀하시지 그러셨어요. 밖에 마이바흐 리무진이 대기하고 있는데, 어디 가시게요? 제가 모셔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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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아는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더듬거리며 말했다.“김예훈, 장난치지 마! 어르신을 목적지까지 모셔다드리는 게 중요하지, 자칫 어르신에게 폐라도 끼친다면 책임질 수 있겠어?”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자기야, 괜찮아. 어차피 카풀 부르기 전에 오늘 내로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면 된다고 이미 얘기했거든. 2천 원 내면서 빨리 가려는 건 욕심이지.”정민아는 말문이 막혔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이지? 어르신을 데리고 한 곳만 들르는 게 아닌가?한편, 주위에 있는 사람은 원망이 가득한 눈초리로 김예훈을 노려보았다.이때, 이장우가 다가오더니 호통치기 시작했다.“김예훈, 괜히 전남산 어르신의 시간이나 지체하지 말고 꺼져. 내가 어르신을 모셔다드릴 테니까.”“안 돼.”김예훈이 무심하게 말했다.“왜?”이장우는 화가 발끈 났다.“어르신이 다른 차 타고 가시면 누가 결제해줄 건데? 공항까지 오는데 기름값은 안 드는 줄 알아?”김예훈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그래? 네가 원하는 건 돈이잖아. 이 정도면 기름값으로 충분하지? 이제 꺼져!”이장우는 지폐 뭉치를 꺼내서 김예훈 앞에 던졌다.김예훈은 무심하게 말했다.“더러운 돈 따위 관심 없어.”“이...!”이장우는 화가 나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제야 김예훈이 일부러 말썽부리러 찾아왔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이때, 전남산이 이장우를 빤히 바라보며 쌀쌀맞게 말했다.“이세자, 난 살면서 남의 재산을 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죠.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날 모욕하는 겁니까?”폭발 직전까지 갔던 이장우는 겁에 질린 나머지 부르르 떨면서 황급히 허리를 숙였다.“어르신, 용서해주세요. 저 무능한 놈이 감히 어르신을 모시고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겠다고 하니 마냥 지켜볼 수가 없었어요. 저한테 속죄할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어르신을 목적지까지 모셔다드릴게요.”전남산이 무덤덤하게 말했다.“진주 이씨 가문은 사업하는 집안으로서 이미 신용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 않나요? 고작 의사에 불과한 나도 일약천금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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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예훈은 손목에 찬 앤티크 롤렉스 시계를 내려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그건 좀... 약속 시간이 다 돼서 전남산 어르신을 얼른 약속 장소로 모셔다드려야 해.”사실 이건 김예훈의 핑계다.전남산 어르신을 모시고 백운 별장 공사장에 온 것만으로도 미안해 죽겠는데, 임씨 가문까지 찾아가라니?사실 김예훈에게 임씨 가문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에 불과하다.정민아만 아니었다면 임씨 가문을 상대할 일조차 없었을 테니까.결국 김예훈은 전남산을 모시고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왔다.안 그래도 활동적인 그는 김예훈이 당도 부대 본부에 거처를 마련하자마자 냉큼 성남대병원에 가 본업에 복귀했는데, 전문의도 아닌 일반의로 단돈 2000원에 예약 후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이 소식이 퍼지는 순간 성남시 전체가 들썩였다.그동안 난치병에 고생하던 사람들이 진찰을 받으려고 우르르 몰려들기 시작했다....반면, 임씨 가문에서 정성껏 준비한 음식이 차갑게 식어갔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전남산과 김예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약 1시간이 지난 뒤, 마침내 정민아의 전화가 걸려왔다.“외할머니, 제가 김예훈한테 얘기했는데 시간이 없다면서 얼른 전남산 어르신을 약속 장소에 모셔다드려야 한다고 가버렸어요.”“뭐라고?!”임옥희가 식탁을 내리쳤다.“내가 이미 다른 가문의 회장님을 모셔와 식사 자리까지 마련했는데, 이제 와서 그 쓰레기 같은 놈이 어르신을 모시고 갔다고 말하면 어떡해? 그전에는 무슨 수로 공사장에 데려갔는데?”정민아는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외할머니도 아시다시피 카풀이 시간제한이 있잖아요. 만약 4시간 안에 승객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지 못하면 비용이 차감돼요. 김예훈이 수입이 마이너스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얼른 데려다줘야 한다고 했단 말이에요.”임옥희는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고작 이런 이유로 전남산 어르신을 모시고 갔단 말인가?임옥희가 전화를 끊자 나성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어르신, 임씨 가문의 지위도 우리가 상상했던 만큼 대단하지는 않네요. 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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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이 되자 김예훈은 전남산과 식사하려고 성남대병원을 찾았다.전남산은 딱히 취미가 없긴 하지만, 그나마 노포를 찾아다니면서 현지 음식을 즐기는 걸 좋아했다.밤이 되자 김예훈은 일부러 허름한 봉고차를 다시 끌고 와서 전남산과 같이 밥을 먹으러 갔다.전남산은 모처럼 여유를 즐기며 말했다.“총사령관님, 오늘 밤 코 삐뚤어지게 마셔봅시다.”김예훈도 딱히 거절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로서 생사를 함께 하며 각별한 우정을 나눈 두 사람이 술 몇 잔 마시는 게 뭔 대수랴!오늘이 아니면 김예훈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술을 입에 대지도 않을 테니까....한편, 프리미엄 가든.정소현을 포함한 정민아 가족이 모두 집에 있었다.이때, 갑자기 밖에서 한 무리의 사람이 몰려와 갖은 연장을 들고 문을 부수는 바람에 문이 산산조각이 났다.곧이어 일당은 하나같이 살벌한 기운을 내뿜으며 당당하게 걸어들어왔다.그들은 누가 봐도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다.집에 들어선 불청객들은 미안한 기색이 하나도 없이 주변을 살피다가 정민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당신들 누구야! 왜 갑자기 남의 집 문을 부수고 난리야? 이게 얼마인지 알아? 배상할 능력은 되고?”마침 팩하고 있던 임은숙이 일어나서 버럭 화를 냈다.“짝!”맨 앞에 선 남자가 임은숙의 뺨을 세게 내리치자 마스크팩이 저 멀리 떨어져 나갔고, 임은숙은 이내 얼굴이 벌겋게 부어올랐다.감히 집까지 찾아와서 손찌검하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따로 없었다.반면, 정민아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벌떡 일어나서 임은숙의 앞에 막아섰다.“당신들 누군데? 무단으로 주거 침입하면 불법인 거 몰라? 게다가 손찌검까지 해? 경찰에 신고 할 거야!”앞장선 남자가 웃으면서 말했다.“정민아 양 맞죠? 딱히 폐를 끼칠 생각은 없지만, 경찰에 신고 안 하는 게 좋을 거예요. 어차피 서로 시간만 낭비하게 되는데 무슨 의미가 있어요?”그는 마치 정민아를 노리고 온 듯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뭐?”정민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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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일본인이 말 잘하는 걸로 유명하던데 오늘 그걸 직접 경험할 줄이야. 대한민국 무신이 나한테 이런 말을 했으면 분명 믿었을 거야. 그런데 입만 번지르르하고 배신에 익숙한 일본인이 한 말을 어떻게 믿으라고. 내가 곧 죽을 나이가 된 건 맞지만 알건 다 알아. 남양국과 대한민국 간의 분쟁은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어. 그런데 만약 언젠가 일본이 목적을 달성하는 날이 다가온다면 우리 남양국도 좋은 날이 없을 건 확실해. 공과 사를 불문하고 내가 너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설득에 실패한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러면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얼마든지 덤벼. 지옥으로 보내줄 거니까.”아마미네 토시로는 표정이 심각해지더니 속으로는 김예훈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진주·밀양에 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어떻게 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세력을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는 거지? 김예훈을 죽이지 않았다간 앞으로 일본인이 진주·밀양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거야.”“불가능할 텐데? 지금은 물론 전성기 시절에도 나를 죽이지 못했을 거야. 나를 죽이려면 아마 야마자키파 전 수장인 야마모토 타케시를 모셔 와야 할 거야.”양상철은 태연하기만 했다.“넌 아직 그럴만한 자격이 없어.”아마미네 토시로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분은 더 이상 속세의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 너 같은 잡것들이 어르신을 방해하지 않게 내가 노력할 수밖에.”아마미네 토시로는 또 알약을 하나 삼켰다.알약을 삼키자마자 그는 근육이 수축하면서 눈동자가 새빨개지기 시작했다.다음 순간 양상철을 향해 비수를 날렸다.양상철은 넓은 소매를 휘둘러 비수를 한쪽으로 내팽개쳤다.펑.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지면서 숲속에 불꽃이 튀겼다.이 모습에 양상철은 속으로 일본인이 정말 뻔뻔하다고 욕했다.‘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 정정당당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옆길로 샐 궁리만 한다니. 정말 염치가 없네.’공격을 피한 양상철은 앞으로 나

  • 지존 사위   제2758화

    오륜 사찰 금지구역.아마미네 토시로는 복부 상처를 감싸 쥔 채 얼굴이 일그러져있었다.그는 곧 알약 하나를 삼키고는 절벽 끝에 엎드려 망원경으로 아래쪽 상황을 지켜보았다.잠시 후 그는 얼굴이 약간 창백해지더니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혜선 스님이 아직 저 자식을 죽이지 않았다니. 역시 여자 등이나 처먹는 기생오라비가 맞았어. 여자들마다 아까워서 죽이지 못하잖아.”아마미네 토시로는 조심스럽게 일어나 이곳에 남긴 흔적을 없애고는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일어서는 순간 뒤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려왔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무언가를 짐작한 듯 재빨리 거즈로 상처를 감싸고는 검을 쥐고 심각한 표정으로 뒤쪽을 바라보았다.1분 1초가 흘러가면서 주변 공기는 점점 무겁게 가라앉았다.이 순간은 1분이 마치 1년처럼 느껴졌다.잠시 후, 마침내 숲속에서 어떤 노인이 뒷짐을 쥐고 서서히 걸어 나왔다.그는 어마어마한 기세를 뿜어내면서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아마미네 토시로를 쳐다보았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맞은편에 있는 노인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남양 무신 양상철?”양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나를 알아봤으면 너의 아들보고 너한테 전하라고 한 말도 들었을 텐데. 지금 보니 내 말을 귓등으로 흘린 모양이군. 왜. 10년 동안 너무 조용하게 지냈더니 나를 잊은 거야?”남양 무신 양상철을 알고 있는 아마미네 토시로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남양국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섬라국과 화국에 의해 멸망하지 않은 것도, 심지어 동해 해역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양상철 덕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전해지기로는 대한민국 출신인 그의 조상님이 남양국으로 이주한 뒤 혼자 힘으로 이 나라를 일궈냈다고 했다.남양 무신은 남양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양국을 쥐락펴락할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기도 했다.간단히 말해서 남양국에는 무신이 한 명뿐이지만 단 한 명으로 모든 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적어도 아마미네 토시로는 지금 상태로는 절대 그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 지존 사위   제2757화

    “총사령관님은 젊고 멋있는 분이야. 포스까지 장난 아니라고. 그분은 우리 대한민국 국방부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무슨 염치로 자기가 총사령관이라고 하는 거야? ‘총사령관’이라는 이름을 더럽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혜선 스님은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이 이유만으로도 난 네가 너무 싫어졌어. 오륜 사찰에 사람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되는 규칙만 없었더라면 넌 오늘 살아서 나가지도 못했을 거야.”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내가 한 말은 다 사실인데 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네.”혜선 스님은 김예훈이 우상인 총사령관의 이름을 더럽혔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김예훈을 쫓아내. 저 자식이 원하든 말든 진주 밖으로 쫓아내라고. 그리고 앞으로 김예훈이 총사령관이라고 자칭하거나 진주·밀양에 발을 내딛는 순간 오륜 사찰에서 죽여버릴 거라는 공식적인 입장도 전해.”혜선 스님은 말을 끝내자마자 뒤돌아 떠나려고 했다.다음 순간, 열몇 명의 오륜 사찰 제자들이 나타나 검으로 김예훈을 겨냥했다.그중 한 명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김예훈, 꺼져.”김예훈은 이들을 무시한 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혜선 스님을 바라보며 말했다.“혜선 스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전해. 나를 오륜 사찰에서 쫓아내는 건 상관없는데 진주·밀양에서 쫓아낼 생각은 하지도 마. 내가 총사령관이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한마디만 물을게. 김현민이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걔가 과연 전설 속 당도 부대 총사령관일까? 나이, 실력은 막론하고, 정말 김현민이 총사령관이라고 생각해? 총사령관님은 유라시아 전쟁에서 5대 강국을 단숨에 제압하고 혼자 힘으로 일본의 수많은 검신, 음양 대가들을 물리치신 분이야. 총사령관님 같은 분이 굳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탐내서 일본인에게 굽신거릴까? 솔직히 말해서 김현민 같은 사람한테 총사령관이라는

  • 지존 사위   제2756화

    “24시간 내로 진주에서 꺼져주시면 예전에 있었던 일을 따지지도 않을게요. 어쩌면 저희가 약간의 혜택도 드릴 수 있어요.”혜선 스님의 진지한 말투에 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성녀님, 저희 오늘 두 번째로 만나는 거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도 싫으세요? 제가 정말 진주를 떠났으면 좋겠어요?”“네. 김예훈 씨가 진주에 오고부터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고요.”혜선 스님은 차분한 모습으로 제자가 건넨 차를 마시며 말했다.“안동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의 기둥과도 같아요. 김예훈 씨 존재만으로도 진주·밀양에 피바람이 불고 있는데 하루빨리 떠났으면 좋겠어요. 안동 김씨 가문을 위한, 진주·밀양을 위한, 김예훈 씨 자신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이 간단한 조건을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웃는 얼굴로 말했다.“혜선 스님,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이렇게 많은 일이 벌어진 걸 보면 김현민이 수장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는 거 아니겠어요? 제가 있든 없든 수장 자리를 지켜낼 자격이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저랑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일이 아닐까요? 이런 일로 제가 진주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혜선 스님이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씨,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예요?”“고집을 부리는 게 아니라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해서 그래요. 제가 왜 진주를 떠나야 하는 거죠?”김예훈은 어깨를 으쓱이며 직설적으로 말했다.“이곳이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제 자유 아닌가요? 아무도 저한테 뭐라 할 자격이 없는 것 같은데요? 오륜 사찰이 아직 저한테 해명해야 할 것이 있는 건 둘째치고, 그런 일이 없었다 하더라도 제가 실수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고 꺼지라는 거예요? 혜선 스님, 장사를 너무 잘하시네요. 오히려 제가 그 보잘것없는 몸매를 보고 눈을 버릴 뻔했는데도요? 서로 없었던 일로 하는 건 괜찮은데 이걸로 저를 협박해서 진주에서 쫓아내려

  • 지존 사위   제2755화

    옷을 갈아입고 나온 혜선 스님은 정말 선녀와 다를 바 없었다.그녀는 유리알 같은 눈동자로 김예훈을 차갑게 쳐다보면서 말했다.“제 목욕탕에 무단 침입했으니 김예훈 씨를 죽일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전에 선재 스님 사건 때 저희 오륜 사찰에 해명을 요구했었죠? 이제 서로 빚진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혜선 스님.”오륜 사찰 여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성녀님의 알몸까지 봤는데 이대로 넘어간다고? 아, 선재 스님 사건을 해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면 누가 손해 보는 거지?’이때 한 여제자가 무의식적으로 혜선 스님을 힐끔 쳐다보며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설마 오륜 사찰과 맨날 사이가 안 좋던 저 자식을 성녀님이 인정해버린 걸까?’김예훈은 그저 어이없기만 했다.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이 여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오늘은 어쨌든 잘못한 것이 있으니 천천히 목욕탕에서 나와 혜선 스님이 살벌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향긋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냈다.그의 아무렇지 않은 행동에 한 제자가 말했다.“그건 성녀님께서 몸 닦는 수건인데...”퍽.제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혜선 스님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앞으로 걸어가 김예훈의 가슴팍을 쳤다.퍽.김예훈은 재빨리 손으로 막았지만 뻘쭘한 마음에 별로 힘을 쓰지도 않았다.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혜선 스님이 이미 수건을 빼앗아 간 후였다.혜선 스님의 표정은 다시 냉랭해지면서 김예훈을 차가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이제 저희 오륜 사찰에 볼일 없을 것 같은데 이만 가시죠.”김예훈은 상대방의 분노를 느끼고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더 이상 도망가지 않으면 그녀가 칼을 빼 들고 죽일 것만 같았다.김예훈은 피식 웃으며 돌아서서 말했다.“가긴 가겠지만 한마디만 할게요. 오늘 이 일이 정말 우연이라면 제가 해명해야 되겠지만...”김예훈은 말을 하다 말고 눈빛이 차가워지고 말았다.“만약에 오륜 사찰이 일본인과 손잡고 저를 함정에

  • 지존 사위   제2754화

    “성녀님? 도포? 오륜 사찰? 당신이 바로 혜선 스님이에요?”보지 말아야 할 모습까지 다 봐버린 김예훈은 표정이 일그러져있었다.오륜 사찰의 성녀인 혜선 스님의 목욕탕에 빠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을 보니 왜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라고 하는지 이해할 것만 같았다.‘성녀의 목욕탕에 빠뜨리는 것이 바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계획이었나? 정말 그의 계획이라면 김현민이 자기를 죽일까 봐 걱정되지도 않았을까? 그리고 내 기억이 맞는다면 김현민 그 자식이 성녀 혜선 스님을 마음에 품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혜선 스님은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애써 감정을 추스르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잠시 후, 갑자기 자기 목욕탕에 나타난 이 건방진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이때 혜선 스님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 씨?”“뭐? 몇 번이고 우리 오륜 사찰의 얼굴에 먹칠하고 경매회까지 망친 그 김예훈?”“선재 스님을 해친 것도 모자라 3일 안에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으라고 하지 않았어?”“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성녀님, 저 자식이 이곳에 나타난 건 성녀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모욕이에요. 죽여야 한다고요.”오륜 사찰의 한 제자가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곧장 달려들어 김예훈을 검으로 찌르려 했다.퍽.이때 혜선 스님이 손가락을 튕겨서 검을 날려버리고는 뒤돌아 병풍 뒤로 가서 옷을 갈아입으며 말했다.“진주에 어쩌다 천연 온천이 생겼는데 여기서 피를 볼 순 없지.”제자들 모두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성녀님, 저희가 너무 성급했나 봐요. 지금 바로 저 자식을 데리고 나가서 죽여버릴게요.”제자들은 검을 빼 들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아직 목욕탕에서 나오지 않은 김예훈을 째려보았다.‘계속 우리 오륜 사찰을 건들던 놈이 감히 성녀님 목욕탕에 뛰어들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보네.’“툭하면 죽이느니 마느니 하지 말고 제 설명 좀 들어보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아무리 그래도 여자 목욕탕에 뛰어들어 못 볼 꼴

  • 지존 사위   제2753화

    쨕.아마미네 토시로는 옆으로 날아가더니 세게 바위에 부딪히면서 피를 뿜어냈다.그는 얼굴이 일그러진 채 눈빛이 어두워지면서 긴장하기 시작했다.비록 처음부터 온갖 함정까지 파놓으면서 김예훈을 평생의 적으로 대했지만 김예훈이 이런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할 줄 몰랐다.연기까지 하면서 겨우 이곳까지 끌고 왔는데 김예훈을 죽이지도 못하고 오히려 뺨 맞을 줄은 더더욱 몰랐다.‘정말 괴물이네.’퍽.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에 뺨 자국이 나 있는 채로 이를 꽉 깨물더니 말없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검을 휘둘렀다.칼날은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처럼 빠르고도 정확했다.김예훈도 무심한 표정으로 검을 휘둘렀다.‘쨍’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또다시 스쳐 지나갔다. 김예훈은 절벽 끝에 서 있었고, 아마미네 토시로는 울창한 숲 변두리에 서 있었다.“대단한데?”아마미네 토시로는 칼날을 만지작거리면서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너 같은 사람은 몇 년 더 지나면 아마 내가 너의 상대가 안 될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널 얼마든지 죽일 수 있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자신 있었다면 왜 이런 꼼수를 부린 거지? 일본인은 무신 경지에 이르렀어도 결국엔 본성을 잃지 못하네. 네가 도망치려고 바다에 뛰어든 순간부터 넌 영원히 나를 따라잡을 수 없었어. 지금까지 너를 죽이지 않았던 이유도 네가 또 어떤 꼼수를 준비했는지 알고 싶어서였어. 그런데 너무 실망이네.”“실망하긴 아직 이른 것 같은데?”아마미네 토시로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예훈,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있어? 여기에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냐고. 모르고 있었다면 내가 알려줄까?”아마미네 토시로는 검으로 힘껏 바닥을 내리쳤다.쿵.격렬한 진동이 울리면서 김예훈이 서 있던 절벽이 순식간에 갈라졌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손에 쥐고 있던 검을 앞으로 던졌다.“풉.”몸에 검이 제대로 꽂힌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후회되지 않는 듯 미친 듯이 웃으며 뒤로 물러났다.반면으로

  • 지존 사위   제2752화

    “풉!”핏덩이를 토해낸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었다.“김예훈, 역시 대단해. 어린 나이에 탑 무신 급 경지에 이르다니.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으면 절대 믿지 않았을 거야. 너 같은 사람이 우리 일본의 귀족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김예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아마미네 토시로, 아무리 쓸데없는 소리를 해도 난 널 살려줄 마음이 없어. 요트에 있을 때 이미 이 구역 통신을 차단하라고 했거든. 간단히 말해서 네가 방금 나 몰래 보낸 메시지, 아무도 볼 수 없다는 뜻이야.”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이 살짝 굳으며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꺼냈다. 그런데 몇 분 전에 보낸 구조 요청 메시지가 발신 실패로 떠 있는 것이다.“이런 제기랄!”이 순간 아마미네 토시로는 본능적으로 고함을 질렀다.“정말 나랑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받아라! 불사참!”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노의 함성을 지르며 양손에 들고 있던 검을 힘껏 내리쳤다.칼날이 얼마나 매서운지 마치 귀신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김예훈은 아무런 무기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미간을 찌푸린 채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하지만 아마미네 토시로가 이 기세를 몰아 검을 휘두를 거라 생각하고 있을 때, 김예훈을 스쳐 지나 산꼭대기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다.김예훈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무신이라는 놈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공격하는 척하면서 또 도망쳐?’“아마미네 토시로, 그만 도망치지?”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그만 쫓아오지?”아마미네 토시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계속 울창한 숲을 이용해 김예훈을 따돌리려 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전혀 급할 거 없이 10미터 정도의 거리를 유지했다.한 사람은 도망치고, 한 사람은 쫓아가는 것이 마치 사냥꾼이 사냥감을 쫓는 듯했다.곧 두 사람은 산 정상에 가까운 한 공터에 도착하게 되었다.먼저 땅에 발이 닿은 아마미네 토시로의 얼굴에는 음산한 기운이 가득했다.다음 순간 그는 땅을 구르더니 미리

  • 지존 사위   제2751화

    야마자키파 검신, 일본 무신, 황실 어의인 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명 눈치가 있는 놈이었다.오늘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까지 불러내면서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한 방에 무너질 줄 몰랐다.이런 상황에서 아마미네 토시로가 정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 남아서 김예훈과 맞서 싸울 일은 없었다.그래서 상대를 존중하는 척 부하의 뺨까지 때리고, 부하의 시체로 요트 엔진을 고장 내서야 쥐도 새도 모르게 도망친 것이다.게다가 도망치는 경험까지 풍부해서 바다 한가운데에 있던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닷가에 도착해 있었다.김예훈은 요트 위에 남아있는 잔병들을 힐끔 쳐다보았다.이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져 마치 어떤 신념이 완전히 무너진 듯했다.이들과 말 섞기도 싫은 김예훈은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고는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아마미네 토시로가 도망친 방향으로 쫓아갔다.어쨌든 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었기에 아무리 겁을 먹었다고 해도 실력이 있는 것은 분명했다.김예훈은 오늘로써 한 방에 끝내고 싶었다.아니면 어딘가 숨어서 언제 또 습격할지 몰랐다. 김예훈은 상관없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안전 또한 고려해야 했다.아마미네 토시로도 김예훈이 놔줄 생각이 없어 보이자 속도를 내 바닷가의 울창한 숲속으로 뛰어들었다.이 지역은 진주 태산 뒷산으로 진주 상류 인사들이 휴양하는 곳이라 절대 개발이 허락되지 않았다.이곳은 산짐승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진주에서 보기 드문 한적한 곳이었다.아쉽게도 지금의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온 힘을 다했더니 마침내 절벽 끝에 오래 방치된 정자 하나를 발견했다.그런데 숨을 돌리기도 전에 멀지 않은 숲속에서 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태연하게 걸어 나왔다.“김예훈, 내가 이렇게까지 멀리 왔는데 좀 쉬면 안 돼? 요트에 그 많은 사람의 목숨으로는 부족했어? 왜 하필 나를 따라다니는 거야. 노인을 공경할 줄도 몰라?”아마미네 토시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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