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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욕설이 난무하는 와중에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휘청거리는 정민아를 보자 임은숙은 참다못해 폭발했다. 안 그래도 막무가내인 그녀는 이참에 앞으로 나서서 주위를 손가락질하면서 맞받아쳤다.

“어디서 욕지거리야? 전남산 어르신을 초대하든 말든 그쪽이랑 무슨 상관인데? 게다가 우리 딸이 무슨 사람인지 몰라? 무려 김세자의 프러포즈마저 거절했던 여자라고! 이 중에서 감히 김세자를 거절한 영광을 누린 사람이 있기나 해? 우리 딸이 지금 공사 현장을 구경시켜주려고 전남산 어르신을 초대하는 건 결국 어르신의 체면을 세워주는 거라고.”

말을 마친 임은숙은 팔짱을 끼고 전남산을 바라보았다.

“어르신도 김세자는 들어보셨겠죠? 우리 딸은 김세자의 약혼녀와 마찬가지예요. 우리 딸은 몰라도 김세자의 체면은 세워줘야 하지 않겠어요?”

이 말을 듣자 주위에서 야유가 퍼졌고, 전남산도 안색이 어두워졌다.

반면, 정민아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차라리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갔을 텐데 말이다.

이렇게 낯뜨거울 수가!

어머니라는 사람이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임은숙은 개의치 않은 듯 팔짱을 낀 채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능한 김예훈이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지 두고 보기로 했다.

정민아가 그 병신이랑 이혼할 수만 있다면 만사대길이 따로 없을 테니까.

더 높은 곳에 오를 일만 남은 딸인데, 어찌 쓰레기 같은 놈 때문에 인생을 망칠 수 있겠는가!

이때, 전남산이 조용히 하라는 듯 손짓했다.

단지 손만 들었을 뿐인데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모습에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던 임은숙마저 기가 죽어서 감히 그를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했다.

전남산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정민아를 쳐다보았다.

“그쪽이 김세자의 약혼녀라고?”

정민아는 핏기가 사라진 얼굴로 입술을 꼭 깨물었다.

“어르신, 우리 엄마가 원래 큰소리 좀 잘 쳐요. 저는 김세자와 아무 상관이 없어요.”

전남산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진짜 구경시켜주려고 날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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