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지 마세요, 삼 일내로 이 프로젝트에 관한 사전 준비는 모두 끝낼게요.”육해연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였다.김세자가 직접 지휘한다니!육해연은 긴장하면서도 격동되었다.어쩌면 직접 김세자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흥! 김예훈, 당신이 그랬지 김세자가 날 맘에 안 들어 할뿐만 아니라 그에게 이미 여자가 있다고! 그런데 어쩌지 김세자가 이미 날 대신해 직접 이번 프로젝트를 지휘한다고 하니 나한테 마음 있는 게 확실해!’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육해연은 호기심에 찬 얼굴로 물었다.“그런데, 송준 씨, 김세자님은 언제 대전에 오시는 거예요? 제가 만나 뵐 수 있나요?”송준이 웃으며 대답하였다.“글쎄요, 세자님은 평소에도 비교적 바쁘세요. 하지만 만약 이번 일만 잘 성사하시면 친히 나서서 격려할 거예요! 그렇게 되면 만나 뵐 수 있지 않겠어요?”그 말을 들은 육해연은 자신에게 주문을 걸기 시작하였다.‘육해연아, 해연아. 네 남신을 찾아가는 데에는 이 프로젝트밖에 없으리라.’이어서 그녀는 입지 선정부터 프로젝트의 완성까지 모두 직접 나서서 하였다.그녀가 능력이 뛰어나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동창, 친구 나아가서 연장자들마저도 적지 않은 힘을 보태고 있었다.대전 이런 곳에서 그녀가 상업 입지 선정을 하는 것은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었다.당연히 이 모든 건 사전 준비에 지나지 않았다.제일 어려운 건 육해연이 어떻게 하면 자신이 선택한 그 부지를 따내는 것이냐였다.왜냐하면 상업 중심은 도시 중심에 건설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전의 부지는 금싸락과도 같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주시하고 있으며 더욱이 나아가서 어떤 부지는 이미 주인이 있는 것들도 많았다.많은 사람들이 사재기하듯 땅을 사들여 횡재하기만 기다리고 있었다....대전 중심의 한 호텔, 프레지던트 스위트 룸 안.정장 차림을 한 한 무리의 남성들이 모두 손을 모으고 서 있었고 그 중심에는 하얀 정장 차림을 한 남성이 서 있었다.만약 대전 상
김청미가 가볍게 웃어넘겼다. 그녀는 백기영처럼 자신의 분수를 아는 태도를 매우 좋아하였다.이런 사람은 능력뿐만 아니라 야망도 있기 때문이다.“CY그룹에 대해 들어본 적 있겠지?”백청미가 자신의 손가락을 거둬들이며 가볍게 물었다.백기영은 여전히 눈을 뜨지 못한 채 정신은 집중하여 대답하였다.“들어본 적 있어요. 그들 대전 지사가 최근 며칠 동안 충청 지역의 자원을 통합하여 대전에 새로운 쇼핑몰을 계획 중이라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김청미가 미간을 좁혔다.“난 이 쇼핑몰이 건설되지 않았으면 해. 영원히!”“네!”백기영은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숙연하게 고개만 숙였다.얼마나 지났을까 발걸음 소리가 멀어질 때까지 기다리고서야 그는 천천히 눈을 떴다. 표정에는 살기가 가득한 채 말이다.“대전에 피 바람이 불 것 같네. 하지만 이건 우리 백씨 가문에게도 기회일지 몰라. CY그룹이라. 재밌네.”백기영의 비릿한 미소와 함께 표정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육해연이 선정한 곳은 오래전 폐기된 대형 상가였다.이곳은 오래전에 폐기되어 호화로운 대전 지구에서는 꽤 골치 아픈 상가였다.육해연의 생각이 맞다면 여기에 자신의 상업 중심지를 세운다면 아마 앞으로 대전의 랜드마크로 될 것이다.또 새롭게 건설되는 쇼핑몰은 곧 CY그룹이 대전의 중심이 되는 것에 한몫할 거고 나아가 이를 중심으로 주변으로 경제가 확장될 것이 틀림없었다.자회사는 이 부지를 얻기 위하여 이미 20억의 계약금을 지불한 상태이며 오늘은 정식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남은 100억 잔금도 치르는 날이었다.나름 스케일도 있는 자리인지라 김예훈은 자신이 직접 나서기로 하였다.CY그룹에서는 이미 고위 인사들이 아침부터 비행기를 타고 와 있었다.김예훈과 송준도 현장에 도착하였다.폐기된 상가 안 사무실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정장을 입은 남성이 앞장섰고 그의 행동에는 거침이 없어 보였다.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회전의자에 앉아 두 다리를 탁자 위에 걸치고 입에는 담배를 물고
김예훈은 그가 귀찮다는 듯 상대하지도 않은 채 계약서를 펼쳐 검토하기 시작하였다.“퍽!”김진국 뒤에 있던 사람이 앞으로 나와 한 손으로 김예훈 손에 들려 있는 계약서를 빼내서는 땅에 던졌다.“사인할거야 안 할 거야? 사인 안 하면 오늘 여기서 걸어나가지 못 할 줄 알아!”김예훈이 웃었다.“당신들 이거 지금 강매예요!”김진국은 손에 들려있는 담배를 한 모금 빨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것 봐요, 여기 동생. 밥은 마음대로 먹을 수 있지만 입은 함부로 놀리면 안 되는 거야. 난 장사꾼이야. 어떻게 강매할 수가 있겠어. 내가 성격이 좀 많이 급한 것뿐이야. 내가 기분 좋을 때 빨리 사인하고 가.”김예훈은 여전히 그를 무시하고 있었다.송준이 계약서를 다시 집어 들어 빨리 훓어보고 있었다. 그러다 그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대표님, 계약서 내용이 다릅니다. 저희가 제시한 금액은 백억이에요. 하지만 오늘 계약서에 0이 하나 더 붙었어요. 천억이에요.”가격을 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냉기를 내 뿜고 있었다.정말 지독하기 그지없네!얼마 안 되는 사이에 인수가격이 10배로 뛰었다니!송문영은 재빨리 계약서를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대표님, 계약서 잘못된 것 같은데요? 이건 작은 미스가 아니에요.”김진국은 김예훈을 포함한 그들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잘못되었다고? 난 틀린 적 없어. 이 땅 가격은 원래부터 천억이었어. 한푼도 빼놓지 않았다고!”“대표님, 어제까지 저희끼리 가격과 계약서 내용들에 대해서 다 검토 끝마친 상태였어요. 어떻게 갑자기 가격을 이렇게나 많이 올릴 수 있어요?”“상업 신용에 어긋나는 행동이에요!”고위 인사들도 이런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분위기가 어수선하였다.성남에서는 그들 앞에서 그 누가 감히 이런 태도를 취할 수 있겠는가?그런데 대전에 오자마자 이런 사람들과 맞닥뜨리다니?김진국이 웃었다.“상업 신용? 그게 뭔데? 돈이 제일 중한 법이야. 솔직하게 말할게, 어제 저녁부터 지
김진국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이것 봐, 이건 내가 인정하지 않는 문제가 아니라 정말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몰라서 그래. 난 어제 당신들과 계약에 대해 검토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계약금은 더더욱 받지 않았다고.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당신들 돈을 가져간 사람들한테서 계약금을 돌려받는 건 어때?”이 말은 들은 모두가 그 자리에서 당황의 빛을 내비췄고 이어서 모두가 하나같이 김진국 뒤에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기 시작하였다.아니나 다를까, 어제 계약에 대해 함께 검토하던 사람은 한 명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위 인사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송문영은 어제 받은 어음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서늘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대표님, 어음에 당신들 회사 도장과 대표님 개인 도장까지 찍혀져 있어요.”김진국이 자기 머리를 치더니 입을 열었다.“생각났어, 얼마 전까지 우리 대전에 외지에서 온 사기꾼들이 판을 치고 다녔어. 당신네들 이 도장이 내 도장과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가짜야. 돈 받은 사람도 내가 아니고. 한번 그 사기꾼들을 찾으러 가봐, 아니면 우리가 대신 신고라도 해줄까?”김진국은 선심이라도 쓰듯 말을 이어나갔다.하지만 그의 말을 듣고 있던 다른 이들의 표정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지고 있었다.여기에 바보가 있지 않고서야 사기꾼 같은 이런 말에 넘어갈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그들이 지금 당황스러운 것은 무려 사업하면서 감히 돈을 먼저 받고 계약서를 고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었다.그들의 뻔뻔한 태도에 모두가 화가 나서 치를 떨 지경이였다.김예훈이 웃으며 손을 휘저으며 다른 사람들을 뒤로 물러서게 하였다. 그리고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김진국 씨, 맞죠? 우리 단도직입적으로 해결하죠, 이렇게 서로 간 보지 말고. 우리 20억 계약금 돌려줄 생각 없죠?”김진국이 몸을 일으키며 살기 어린 눈빛으로 김예훈을 쏘아 보았다.“이봐, 청년. 우리 말은 좀 가려서 하지 그래! 뭐가 돌려줄 생각이 없어? 나한테 없는 돈을 왜 나한테
“꺼져!”“더 이상 안 꺼지면 너희들 손모가지를 잘라버릴 거야!”“그리고 너 얼굴도 반반한 게 오늘은 오빠들과 함께 재미나 볼까?”그들의 수법은 비열하기 그지없었다.CY그룹의 고위 임원들의 표정도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그들은 지금까지 항상 프리미엄한 장소에서 정상적인 사람들만 상대해 왔었다.오늘같이 이런 망나니 같은 사람들과 이런 일은 그들도 처음 겪는 일이라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을 지릴뻔하였다.하지만 김예훈과 송준의 표정에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물었다.“김진국, 다시 한번 기회를 줄게, 계약금 물어내.”김진국이 비웃으며 말하였다.“이 건방진 새끼가, 아직도 안 꺼지고 뭐 해? 다리 하나가 부러져 봐야 정신을 차릴런가? 그래, 좋아. 다들 뭐해? 이 새끼 다리 분질러 놓지 않고!”그의 명령이 떨어지기 바쁘게 여러 명이 그에게로 달려들려고 하자 김예훈의 옆에 서 있던 송준은 갑자기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더니 한 발로 김진국의 가슴을 그대로 걷어찼다.곧이어 송준은 김진국의 머리를 잡고는 테이블로 잡아당기고서는 한 손으로는 펜을 잡아 그대로 찔렀다.“헉!”사인펜은 김진국의 동공을 스쳐 그대로 테이블 위에 꽂혔다.김진국은 놀라서 그대로 오줌을 지릴 뻔하였다.“저들한테 전해, 멈추라고.”송준의 냉기 서린 목소리였다.“멈춰!”김진욱은 무의식적으로 큰소리를 치긴 하였지만 몸은 여전히 떨려왔고 식은땀마저 났다.그는 송준이 든 사인펜이 테이블마저 뚫을 정도면 자기 머리에 갖다 꼽는 일은 식은 죽 먹기라는 것쯤은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다.뒤에 서 있던 사내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송준을 보았고 왜 자신들의 손을 멈추게 하게 했는지도 의문이었다.“손에 있는 무기 전부 버리고 꿇어.”송준이 이어서 명령하였다.“안 들려? 모두 무릎 꿇어!”김진국은 땀범벅이 된 얼굴로 누굴 원망할 겨를도 없이 명령하였다.건장한 사내들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어찌해야 할지 몰라 하였다.“내 말 안 들려? 나 죽이고 싶어서 환
김예훈은 손을 뻗어 김진국의 머리를 툭툭 치더니 더럽다는 듯 다시 그의 옷에 닦더니 입을 열었다.“그럼 다시 물을게. 계약서를 바꾸고 내 계약금을 통째로 먹으라고 사주한 사람 누구야.”김진국은 아파서 숨을 헐떡이면서도 이를 갈았다.“아닙니다, 이 일은 제가 한 일입니다. 다른 사람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일입니다. 사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다만 오늘 이렇게 당신들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말입니다.”김예훈이 웃었다. 그러고는 송문영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먼저 나가봐, 지금부터는 애들이 보면 안 되니까.”고위 이사들은 이미 얼굴이 창백하여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리를 떠났다.그들이 다 떠나고서야 김예훈이 웃었다.“송준아, 전장에서 너한테 가르친 거 잊지 않았겠지? 오늘 그 테스트 좀 하자.”“네.”송준이 웃더니 이내 김진국의 머리를 잡고는 더할 나위 없는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두려워할 거 없어. 아프진 않을 거야. 먼저 간단하게 설명 좀 해줄게. 지금 말이야 별로 무기가 많지 않은 관계로 좀 있다가 네 이빨부터 하나하나 뽑아볼까 해. 그리고 네 손가락과 발가락도 하나하나 부러뜨리려고 하는데.”여기까지 말은 마친 송준의 얼굴에 갑자기 화색이 돌기 시작하였다.“김 대표님, 당시 미르 제국의 기사단들도 모두가 하나같이 여기에서 무너졌죠. 제 기억으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제가 시도 하기도 전에 자백하던지 말입니다. 여기 계시는 대표님은 절 즐겁게 해주길 기대할게요.”김예훈은 그대로 송준을 발로 걷어차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쓸데없는 말 하지 마! 말하지 않았어? 말은 짧게! 행동은 과감하게!”“네네네!”송준은 공손한 표정을 하더니 이내 종이 한 장을 빼내서는 조심스레 김진국의 엄지를 감싸며 웃었다.“처음에는 좀 아플 수도 있어, 하지만 그다음부터는...”“말할게요! 말할게요!”김진국은 정말 바지에 오줌을 지렸는지 바지는 젖어있고 이내 역한 냄새가 풍겨오기 시작하였다.너무도 무서웠다!자신이 도대
생글거리는 김예훈의 얼굴을 보자 김진국은 무언가를 눈치챈 듯 흠칫 떨었다.비록 그들은 30명이 넘었지만, 만약 이 타이밍에서 물러서지 않는다면 고작 2명 뿐인 상대방한테 손쉽게 당할 거라고 직감했다.그때가 되면 10억은커녕 천원도 못 건지게 생겼다.결국 김진국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계약서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고,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이를 악물고 10억을 CY그룹 계좌로 다시 이체했다....대전 지사.사건의 자초지종을 알게 된 육해연은 대표라는 사람한테 감탄을 금치 못했다.부지를 매입하는데 최소 100억은 필요할 것이며, 심지어 상대방이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안할 거라는 마음의 준비까지 마쳤는데 결국 10억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적극 협조하는 상대방 덕분에 각종 수속과 인수인계도 하루 만에 마쳤다.그러고 나서 해야 할 일은 별거 없었다. 즉, 시공사한테 프로젝트를 진행하되 최단기간 내에 대전 쇼핑몰을 지으라고 하면 그만이다.육해연의 계획에 따르면 빠르면 3개월, 늦으면 6개월이 걸릴 것이다....대전 태호 언저리에 있는 민박.김진국이 손을 감싸고 상처를 치료하던 중 민박 대문이 벌컥 열리더니 흰색 슈트 차림의 백기영이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걸어들어왔다.“악!”처참한 비명과 함께 김진국은 백기영 부하의 발길질에 벌러덩 넘어졌고, 이내 질질 끌려가 강제로 백기영 앞에 무릎을 꿇었다.백기영은 구두 신을 발로 김진국의 턱을 들어 올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제정신이야? 그 땅은 팔면 안 된다고 했어? 안 했어? 이제 내 말은 대전에서 먹히지 않는다는 건가?”“기영님의 말을 무시한 게 아니라...”김진국이 굽신거리며 말을 이어갔다.다만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백기영이 발로 걷어차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강제 침묵하게 되었다.김진국은 콧대가 부러진 듯 코를 부여잡았고, 눈은 원망으로 가득 찼다.“기영님, 상대방이 제 친구랑 아는 사이라서 어쩔 수 없이 부탁 좀 들어줬어요. 부디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
대전에서 백씨 가문의 입지는 그야말로 탄탄했다.김청미가 지켜보는 앞에서 백기영은 바로 전화를 걸었고, 대전건설 대표는 프로젝트 계약은 물론 계약금까지 받을 테지만 시공은 절대 진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즉, 착공하기 전까지 적어도 몇 년은 질질 끌 작정이었다.결국 기약 없는 일정 때문에 대전도 대전이지만 충청지역을 통틀어 CY그룹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컸다.어쨌거나 김예훈과 육해연은 최대한 6개월 안으로 쇼핑몰 공사를 마치고, 자원 통합과 지사 확장을 위한 사전 준비를 1년 안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따라서 백기영의 전화 한 통으로 사실상 김예훈과 육해연의 계획은 물 건너간 셈이다.“청미님, 전 백씨 가문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충청지역의 모든 건설업에 CY그룹과 거래하지 말라는 금지령으로 내리고 싶어요.”전화를 마친 백기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김청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단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이내 백기영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만약 이 일만 잘 처리한다면 김청미의 마음속에서 그의 위상은 달라질 게 뻔했다.어쩌면 마냥 불가능하게 느껴졌던 소원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컸다.곧이어 충청지역의 모든 건설업이 이 금지령에 대해 전해 들었다.대전 백씨 가문은 일류 가문으로서 충청지역의 기관은 물론 조직 거물과도 친분이 있다.게다가 워낙 유명한 현지 토박이라서 그들을 건드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CY그룹의 프로젝트가 아무리 돈이 된다고 해도 몇 푼 더 벌려고 차마 백씨 가문의 심기를 건드리는 위험은 무릅쓰지 않을 것이다.물론 김예훈 일행은 아직 눈치채지 못했다.어쨌거나 대전건설과 계약을 체결했으니 시공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김예훈은 대전에 며칠 더 있으려고 했지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여보세요? 형부? 형부예요? 형부! 살려줘요. 그 사람이... 뚜뚜뚜...”정소현한테서 걸려온 전화란 걸 알아차린 김예훈은 넋을 잃고 말았다.사고 난 건가?그가 떠난 지 고작 사흘밖에 안 됐는데, 정소현한테 일이 생